딥다이브-4  심지혼선Ⅳ (1)

......

?? ...45?
빨리 일어나! UMP45!

UMP45 으음............

UMP45 나... 얼마나 잔 거야?

UMP9 그리 오래 지나진 않았어. 제레가 언니의 조정이 끝났다고 해서, 우리가 언니를 부르러 온 거야. 단지...

HK416 단지 네가 눈을 그렇게 똥그랗게 뜨고 있는 걸 처음 봐서, 재미있었을 뿐이야.

G11 조금 전까지 전원이 꺼져 있는 줄로만 알았어.

UMP45 ............
갑자기 회선에서 이탈되는 바람에, 적응이 조금 늦었을 뿐이야... 이번 전투는 그다지 순조롭게 끝나지는 않은 것 같네.

제레 죄송해요, 45 씨. 방금 긴급 사태가 발생했어요...
네트워크를 검사하고 있던 도중에 다른 인형의 신호가 포착됐어요.

HK416 불청객이 온 건가? 설마 철혈의 인형?

제레 아니에요, 그리폰의 신호예요. 아마 칠칠치 못한 인형이 네트워크에 진입한 모양이에요.
제 생각에는 아마, 지휘관에게 전입 신고를 준비하던 신입인 것 같아요. 전입 신고를 하려던 중, 네트워크 입구를 잘못 들어온 것처럼 보여요.
아니면, 데레가 또 모니터링을 게을리하다가 포트를 헷갈렸던가...

G11 그 말은... 우리가 언제든지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잖아...

데레 멋대로 지껄이지 마! 내 실수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큰 문제도 아니란 말야.
저 녀석이 네트워크에 진입할 때, 인증을 통과할 수 없어서 백신 프로그램에 의해 마인드맵이 잠겼단 말이지.
그러니까, 저쪽에서는 이쪽 포트로 접속을 할 방법이 없을 테니 자연히 너희들이 발견될 일도 없어! 그러니까 호들갑 떨지 좀 말라고!

UMP9 얌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그리폰에서 인형의 클라우드 마인드맵이 조금이라도 비어있는 걸 발견하면, 우리를 찾는 건 시간 문제라고.

UMP45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겠어?

데레 데이터베이스에는 매칭되는 자료가 없어. 이번에 새로 전입해 온 인형 같아.
하지만 별로 중요하지는 않잖아! 단순히 네트워크에서 추방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내가 위치를 파악할 때까지 시간이 조금 걸릴 테니, 너넨 그냥 쉬고 있으면 돼.

UMP45 ............
이런 좋은 기회를 그냥 넘길 수는 없지. 네트워크로 들어가서 그 녀석을 찾도록 하자.

데레 하아? 너 설마 이걸로 훈련할 셈이야?

UMP45 어찌 됐든 목표 신호를 찾는 거니까, 이 기회에 실전 경험을 쌓는 것도 나쁘지 않아.
겸사겸사 그리폰의 새로운 인형에 대한 데이터도 얻어서, 너희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채우는 걸 도와줄 테니 고맙게 생각하라고.

G11 우으... 또 못 자는 거야?

UMP9 언니, 정말로 괜찮겠어? 만약 노출된다면...

UMP45 실전에서는 노출될 위험이 이것보다 더 커. 리스크를 생각하지 말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하도록 해.
내가 같이 있으니까, 너희들은 내가 내리는 명령에만 따르면 되잖아?

HK416 내가 걱정하는 건 45, 바로 너야. 우리 모두 지금 네 상태를 걱정하고 있어.

UMP45 걱정하지 마. 난 누구보다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으니까. 당장은 걱정할 필요 없어.

UMP9 ............
응, 알겠어. 45 언니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그럼 우리도 출발하도록 하자!

UMP9 위치가 확인된 건가... 일단 먼저 이 불청객 씨의 클라우드 마인드맵 데이터를 수집해야겠는걸!

HK416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데?

UMP9 아주 간단해... 우리가 아까 보안 키를 사용한 방식이랑 같다고 보면 돼. 데이터에 접근해서 데리고 돌아오면 끝이라구!
다만, 클라우드 마인드맵의 신호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을 테니, 데이터 조각들을 잘 모아와야 할 거야.

G11 귀찮을 것 같은데... 하나만 가지고 돌아오면 안 되는 거야?...

UMP9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러면 너무 불쌍하잖아...
인형에게 클라우드 마인드맵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건, 인간으로 말하자면 정신 장애가 온 거나 마찬가지야.

UMP45 훈련이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클라우드 마인드맵 데이터를 전부 회수해서 돌아오도록 해.

딥다이브-4  심지혼선Ⅳ (2)

......

KLIN 어이! 이봐! 누구 아무도 없는 거야?!
너희 말야! 그리폰의 NO.1을 이런 데다 내팽개쳐두는 게 말이나 되는 거냐고!
여기 지휘관은 뭐 하고 있는 거야! 마중 나오지 못한다면 적어도 주스 정도는 내줄 수 있잖아!

HK416 보아하니 저쪽의 마인드맵은 아직도 떠돌아다니는 중인 것 같은데, 지금 바로 데리고 나갈까?

G11 쳇... 쫑알쫑알 너무 시끄러운데, 그냥 여기다 버리고 가면 안 돼?

UMP45 일단 보스를 처리하지 않으면, 봉쇄된 구역은 열리지 않을 거야.

UMP9 다들, 조금만 더 힘내자!
비록 모의 작전이라고 해도, 위험한 건 실전이랑 다를 바 없으니까.
45 언니, 조금만 천천히 할 테니까, 갑자기 저 애를 놀라게 하지는 말아줘.

딥다이브-4  심지혼선Ⅳ (3)

............작전 종료.

KLIN ............
여기는... 어디야?

카리나 우와아, 드디어 일어났구나!
아까부터 계속해서 잠꼬대를 반복하던데, 문제라도 생긴 거야? 날씨가 너무 더워서 온도 조절 모듈이 고장 나기라도 한 걸까?

KLIN 무슨... 넌 또 누구야...

카리나 어라? 나까지 못 알아보는 거야? 방금 네 신체검사를 도와준 사람인데!?
내 이름은 카리나야. 편하게 카린(Kalin)이라고 불러도 괜찮다구. 너는 분명 이전에 배치를 보고했던... 누구였지?

KLIN 카린? 내 이름이랑 무지 비슷한걸!
내 이름은 KLIN! 오늘부터 잘 부탁해!

카리나 어, 어 그래... 잘 부탁해.
(생각보다 기운 넘치는 인형인걸...)

KLIN 흥,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혹시 너도 인형이야?

카리나 나? 나는 아니야. 난 이곳의 보급관이라구!
(이 아이는 너무 오랫동안 잠들어 있어서, 일부 모듈들이 아직 가동되고 있지 않은 걸까...)
어쨌든, 지휘관님께서는 아직 임무 때문에 밖에 나가 계시니, 일단 여기서 기다리고 있도록 해.
아! 장난감이라도 가지고 놀고 있을래? 여기에 다른 인형들이 남겨두고 간 게 아직...

KLIN 야! 지금 날 놀리는 거야?!
난 그리폰의 NO.1이 될 인형이라고! 좀 더 날 진지하게 대하란 말이야!
여기에 사격장이 있지? 여기 있는 인형들의 사격 수준이 어떤지 확인해야겠어!

카리나 그래 알겠어, 사격장은 이쪽이야.
(사격을 잘 하는 인형이 남아 있어야 할 텐데... 그렇지 않으면 무시당할 거야...)
(그런데 이 애, 갑자기 꺼졌다가, 갑자기 재기동 되다니... 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
...........같은 시각.

HK416 또다시 이름 없는 영웅이 되셨군. 이제 만족들 했어?

UMP9 헤헤, 아무리 우리라도 좋은 일을 하면 기분 좋아지지 않아?

G11 마음대로 해... 이제 끝났으니 쉬러 가도 되는 거지?

HK416 ...이건 그저 시작일 뿐이야. 내 말 맞지? 45?

UMP45 이건 간단한 테스트였을 뿐이야. 아직 실전이 남아 있다는 걸 잊지 마.
다들 자신의 기체 상태와 보급품을 점검하도록 해. 12시간 후에 출발할 거야.

UMP9 ...45 언니, 상태는 좀 어때? 휴식이 필요한 것 같은데...

UMP45 새로운 모듈에 적응을 끝냈으니 이제 괜찮아. 충전 좀 하고 나서, 제레에게 임무를 받으러 가야겠어.
저녁에는 다시 바빠질 테니, 너희는 우선 쉬고 있도록 해.

............12시간 후.

UMP45 그러니까, 이게 페르시카가 얘기했던... "요정"이란 거야?
하나도 안 귀여워 보이는데 말야.

제레 아, 그게... 가동하고있지 않은 요정은 평범한 무인기랑 똑같아요.
하지만 가동 상태가 되면, 사용자와 연동된 영상을 투영하게 되죠.
그때 비로소 페어리의 귀여움을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여러분, 전원을 켜보시겠어요?

UMP45 페르시카는 이런 이상한 물건을 개발하는 걸 참 좋아한단 말이지...
우리들의 이번 작전은, 분명 이걸 테스트하려는 목적도 있겠지?

수색요정 앗! 당신이 제 지휘관이신가요!?
우아앗, 하나도 안 착해 보이시네요! 저 좀 무서워졌는걸요!

UMP45 ............
잠깐만 있어 봐. 이 무인기, 내가 상상하던 거랑 너무 다른데...

제레 아... 아하하...
이건 말이죠, 먼저 무인기의 AI에게 자신의 모습을 디자인하게 해줘야 해요. 그래서 페르시카 씨가 이걸 "요정"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이 전술 요정은 신호를 탐색하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어요. 페르시카 씨가 이번 임무를 위해 특별히 프로그램을 조정해주셨어요.
요정이 자동으로 목표를 탐색하고 여러분들을 검색된 위치로 이끌어줄 거예요.

수색요정 괜찮아요! 문제 없다구요! 저한테 맡겨만 주세요!

UMP45 아... 하하... 이렇게 쓸데없이 한가하게 스스로 인격을 부여하는 AI를 작성할 수 있는 사람은 페르시카 말고는 또 없을테니까...
게다가 페르시카의 성격으로 미루어볼 때, 타깃의 위치를 탐색하는 것 외에도, 돈 한 푼 안 쓰고 우릴 테스터로 써먹으려 했던 게 뻔히 보이는데.

제레 마스터께서 자세하게 말씀해주시지 않으신 데다가, 저는 페르시카 씨를 잘 알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특별히 뭘 하실 필요는 없어요. 임무에 따라 필요하시다면 요정을 사용하시면 되고요. 어찌 됐든 보수를 주는 임무가 최우선이니까요.
요정의 사용 방법에 대해서는 45 씨의 마인드맵에 전부 기록해놓았으니, 궁금하신 게 있다면 언제든지 저에게 물어보세요.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45 씨는 요정이 마음에 안 드시나요?

UMP45 아니. 너무 시끄럽게 굴지만 않으면, 상관없어.
그... 이 전술 요정이라는 거, 페르시카 혼자서 만든 게 아니지?

제레 그건 잘 모르겠어요. 신경 쓰이시나요?

UMP45 그냥 조금 궁금해져서 말이야. 다들 곧잘 다른 사람의 과거를 궁금해하잖아. 안 그래?
내 과거, 페르시카의 과거, 그리고 너의...

제레 ............
UMP45 씨...

UMP45 농담이야. 룰이 뭔지는 알고 있어. 더 묻지 않을게.
이제 작전을 시작할 테니, 모두를 불러주겠어?

............같은 시각, 철혈의 지휘실.

디스트로이어 이봐! 드리머!
드리머! 내 말 듣고 있는 거야!?

드리머 어머... 또 무슨 일이니?

디스트로이어 내가 곧 시작할 거라고 말했잖아?
...무인기 수색 작전 말야!
격추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는데, 늑장 부리다가 그리폰 녀석들이 선수 치면 어쩌려고 그래?

드리머 그 무인기 말이구나...

드리머 후후... 그것도 그렇네.
우리 엘더브레인 님께서 회수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는 걸 보면, 그다지 중요한 물건은 아니라는 결론이 나오는걸.
하지만 이미 추락시켰으니까, 엇비슷하게 찾게 되려나...

디스트로이어 넌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하지도 않은 거야?

드리머 딱히. 내가 보고 싶은 건, 자신의 노력이 완전히 물거품으로 돌아간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녀석이 보여줄 표정뿐이야.
아니지, 그건 디스트로이어, 네 일이 아니잖아?
얼른 네트워크에 연결해서, 무인기의 좌표를 수색하지 못해?

디스트로이어 쳇, 너 말야. 메모리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 아냐?
난 전자전 모델이 아니라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검색 능력 따윈 없다고 말했잖아!

드리머 그렇다면 네 발로 직접 뛰어다녀야겠는걸. 격자식 수색이라면 할 수 있지?

디스트로이어 난 단독으로 작전하는 데 특화된 인형이 아니란 말야! 나 혼자 나가봤자 험한 꼴만 당할 거라고!
예전에도 나갔다가 거의 죽을 뻔 했고, 나갈 때마다 한 무더기의 그리폰 인형들이 날 잡으려고 달려들었단 말야!
나한테 더 강력한 몸을 준다고 했잖아! 안 줄 거라면, 난 죽으러 갈 생각 없다구!

드리머 내가 그런 것까지 해준다고 했었나? 자느라고 몇 가지 일을 까먹은 것 같네.
좋아, 내가 너에게 새로운 신체를 줄게. 실은 나도 요즘 생각하는 게 있어서 말이지...
더 강한 화력을 가지고 싶니? 아니면 좀 더 민첩하게 움직이고 싶어? 그것도 아니면... 좀 더 화려하게 싸우고 싶다든가?

디스트로이어 화... 화려하게? 그것도 좋............
아니! 그게 아니라! 전부 다 고를 수는 없는 거야!?
왜 자꾸 날 무시하는 건데! 넌 생산 라인의 권한을 가지고 있잖아! 치사하게 혼자서만 온갖 모듈을 장착하면서 나한테는 왜 주지 않는 거냐구! 완전 불공평하잖아!

드리머 어머... 그렇다면 원하는 대로 해줄게. 그런데, 정말로 그렇게 할 거야? 강력해지려면 그만큼의 대가가 필요할 텐데~

디스트로이어 어... 그렇게 말하니까, 갑자기 불안해지잖아...
외형이 바뀌는 거라면 됐어. 난 철쪼가리들을 줄레줄레 달고 전장에 나가고 싶지는 않다구.

드리머 아~ 외모 말이구나...
내가 보장할게, 겉모습만큼은 지금과 똑같이 귀여울 거야. 후훗.

디스트로이어 정말!? 정말이지!? 귀엽기만 하다면 아무 문제 없다구!
흐흐흥, 뭘 꾸물거리고 있는 거야, 빨리 시작하자구!

드리머 그러면 일단 먼저 잠부터 자 둬.
후후훗, 좀 있다 깨어났을 때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완전히 새로워진 자신이 반겨줄 테니까!

디스트로이어 너 말야... 그 웃음, 왠지 위험해 보이는데...
아냐, 됐어! 그래도 동료인데, 네가 날 다치게 할 리는 없겠지...

드리머 우후훗, 그래, 그래. 우리는 영원히 동료인걸...
그럼, 잘 자고, 좋은 꿈 꾸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