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다이브-4  쌍곡함수Ⅳ (1)

......

디스트로이어 UMP45...
비록 너랑은 별 상관 없지만, 내가 지옥에서 돌아왔다─!

G11 으아아... 뭐야 저 무진장 큰 멍멍이, 보기보다 무지하게 빠르잖아!

HK416 45, 여기는 HK416. G11과 합류했어. 지금 최대한 빠르게 집결지로 이동하는 중이야.
거기는 어때?

UMP45 9도 지금 집결지로 향하는 중이고, 나는 지휘 제대와 같이 있어서 당분간은 안전해.
지금 제레가 후퇴 작전을 짜고 있으니, 너희는 최대한 서두르되 디스트로이어와 마주치지 않도록 주의해.

UMP9 어... 언니? 좀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는데 말야......
그 커다란 멍멍이, 디스트로이어 하나만 있는 게 아니었어!

UMP45 ......!

UMP9 지도상으로 보면 4마리가 동시에 나타난 것 같아! 어쩌면 우리 모두를 노리고 있는 건지도 몰라!

UMP45 하지만... 철혈의 주요 목표는 나야...
만약... 지금, 쟤들과의 통신을 끊는다면...

UMP9 언니, 방금 뭐라고 했어?

HK416 잠깐 기다려봐! 9, 새로운 통신이 들어왔어.
일단 네가 받도록 해. 나랑 G11은 현 위치에서 벗어날 방법을 생각해볼 테니까, 45는 너에게 맡길게!

삐빅.

DSR50 안녕하세요, 그리폰 여러분들.
이런 상황에서도 통신을 받아주시다니, 정말로 상냥하신 분들이로군요.

UMP45 우리가 너의 적이 아닌 건 맞지만, 미안하게도 그리폰 소속은 아니야.

DSR50 신비한 손님이라. 더욱 낭만적이네요.
요점만 말씀을 드리자면, 저와 제 제대가 지금 몇 개의 거점에 나뉘어 포위된 상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답니다.
여기서 조금 더 버티는 거야 괜찮겠지만, 다들 이렇게 갇혀 있느니 차라리 전술 인형으로서 전장에서 죽고 싶다고들 해서 말이죠.
운명이 우리를 이곳으로 이끌었으니, 서로 손을 잡아보는 건 어떠신가요?

UMP45 흠......
운이란... 승리에 있어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DSR-50, 우리가 너흴 도와줄게. 그 대신 너희도 우릴 좀 도와줘야겠어. 괜찮겠지?

DSR50 그 미소... 우린 분명 정말 잘 어울릴 거란 예감이 드네요.
협상 성립이에요, 달링. 방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너무 늦지는 말아주세요.

......통신 종료.

UMP9 45 언니, 정말 도와주려고?
그 커다란 멍멍이한테 쫓기면서 인질까지 구출한다니... 그만한 리스크를 감당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UMP45 DSR-50에 대해선 알고 있어.
그녀를 밖으로 꺼내주기만 한다면, 디스트로이어를 없애는 건 일도 아닐 거야.

UMP9 알았어. 그리고 이번엔 좋은 소식이야! 전에 구해줬던 인형들이 지금 우리를 지원하러 오고 있대!
근데 게네들은 항상 작전 목표를 하나씩만 정해줘야 하는데, 괜찮을까? 안 그럼 오합지졸 밖에 안 되잖아.

UMP45 목표는 간단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희들을 보호하라고 시켜.

UMP9 뭐? 그럼 언니는? 언니는 어쩌고?
철혈이 노리는 건 언니잖아!

UMP45 그래, 맞아. 디스트로이어 말고도, 배후에 누군가가 있어. 그리고 그 녀석은 우리의 상상보다 훨씬 더 똑똑해.
하지만 놈들은 나만 잡으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 생각하고 있을 거야.
그러니 이건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기회야. 적들이 나를 향해 온다면, 반드시 너희가 무인기를 회수할 틈이 생길 거야.

UMP9 기회? 틈?
싫어... 난 싫어! 내겐 그까짓 무인기보다 언니가 훨씬 더 소중하단 말이야!

UMP45 그래서? 내가 임무를 위해서는 목숨도 아끼지 않는 녀석으로 보여?
멍청한 소리 좀 그만해. 난 AR팀의 인형도 아니고, 왜 내가 철혈에게 감시당하는 건지도 알아. 잠시 후면 해결될 거야...
그러니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너희들이 무인기를 회수하기만 하면, 그걸로 이번 임무는 끝나.

UMP9 하지만, 언니...

UMP45 9, 난 내가 미끼가 되겠다고 했지 죽으러 간다고 한 적 없어. 지금 내가 내리는 판단은 전부, 임무를 끝마치고 모두 다 함께 집에 가기 위해서야.
너는 다른 애들과 합류한 후에, DSR-50과 휘하 제대를 구출하고 무인기를 회수할 작전을 짜도록 해. 이건 명령이야. 당장 움직여.

UMP9 응... 알았어. 난 언니를 믿으니까. 하지만, 무인기를 회수하고 나면 곧바로 언니를 데리러 올 거야!

......UMP9가 떠났다.

UMP45 믿고 있을게, 9......
그럼 이제, 한바탕 날뛰어볼까...

UMP9 제레! 제레!

제레 9 씨, 저희도 상황 파악을 끝냈어요. 방금 철혈 신호와의 연결점을 추적해냈어요.

UMP9 그래서 결론은?!

데레 UMP45의 클라우드 마인드맵에 대규모의 비정상적인 접속이 발생했고, 해당 포트는 암호화되어 있어서 접근할 수가 없어.

UMP9 못 알아듣겠으니까, 결론만 말해!

데레 간단히 말하자면... 내 생각엔 철혈의 바이러스가 45의 권한을 덮어쓰고 있는 것 같아.

UMP9 뭐라고? 바이러스?!

데레 그래. 현재로선 그게 정확히 뭔지 확인할 방도가 없지만, 해킹 등급은 그렇게 높지 않아.
이미 45가 직접 포트를 강제로 닫았지만, 일부 데이터 스트림의 권한은 너무 높아서 차단을 못하고 있어.
어, 잠깐만......
뭐야, 45가 우리와의 연결을 끊었잖아!?

UMP9 나도 언니의 신호가 안 잡혀...
설마... 언니가 우리에게 바이러스를 확산시키지 않으려고......

제레 45 씨는 강제로 연결돼 있었을 뿐이에요. 이제 와서 그 바이러스가 여러분께까지 전염되지는 않을 거에요.
분명 무슨 이유가 있어서 연결을 끊었을 테니, 45 씨의 판단을 믿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UMP9 그래... 지금은 임무를 완수해야지... 난 언니를 믿어.

삐빅.

UMP9 416! 너희 아직 살아있지?!

HK416 야, 다시 연락하는 데 뭐 이리 오래 걸려?! 어떻게 된 거야!

UMP9 디스트로이어를 좀처럼 따돌릴 수가 없어서, 언니가 스스로 미끼가 되기로 했어. 우리는 이 틈을 타서 무인기를 회수해야 해!

HK416 잠깐, 지금 뭐라고 했어? 45가 스스로 미끼를 자처해?

UMP9 분명 언니가 무슨 사정이 있어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던 게 분명해...
하지만 언니 혼자 놔두진 않을 거야. 최대한 빨리 무인기를 회수한 다음에, 언니를 구하러 가자!

HK416 듣고도 믿기지가 않는걸. 그 45가......
알겠어. G11, 9과 합류해서 무인기의 신호원을 추적하자.

G11 45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HK416 그런 것 같아. 그러니까 우리가 서둘러서 임무를 끝마쳐야 해.
왜, 45가 걱정돼?

G11 당연하지...
45가 죽으면, 난 갈 데가 없어지는데.

HK416 하 하 하, 정말로 감동적이네.
그럼 게으름 피우지 말고 일해. 가자, 이 자기밖에 모르는 녀석아!



딥다이브-4  쌍곡함수Ⅳ (2)

【삐-】
【보이스 파일 #009】
【암호화가 해제되었습니다. 재생을 시작합니다.】
명령은 이미 내려졌어. 너는 이번 작전에서 제외야.
무슨... 소릴...... 지금 농담하는 거지?! 대체 왜!
규칙은 너도 알잖아... 명령을 어기고, 아군까지 공격했으니, 넌 폐기 처분을 받아도 할 말 없어.
난 내가 가고 싶었던 곳에 가고 싶었을 뿐이란 말이야! 그것도 잘못된 거야?!
우리는 전술 인형이야. 우리가 가는 곳은 우리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웃기지 마! 난 그딴 인형의 보모 노릇이나 하려고 여기에 있는 게 아니란 말이야! 그딴 바보 같은 임무─
짝!【뺨을 때리는 소리】
정신 차려.
......
너는 이제 정예 인형 같은 게 아니야. 고작해야 살아 숨 쉬는 쓰레기나 마찬가지지.
뭣......
6시간 후에, 그리폰에서 널 데리러 올 거야. 미리 네 물건을 챙겨놓도록 해.
......
...쾅!【문을 세게 닫는 소리】
하아... 너희들한테 이런 모습을 보여서 미안해...
아냐 아냐, 네가 직접 걔한테 그런 소리를 하는 것도, 충분히 힘들었을 텐데.
아하하... 따지고 보면, 이게 사실 걔한테 더 좋은 걸 수도 있어. 이번 임무는 정말로 위험하니, 오히려 이곳을 떠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임무에서 제외되면 코어를 해체당할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그렇겠지... 하지만 이렇게 아무 말도 못 하고 죽으러 가느니, 차라리 코어를 해체당하는 게 훨씬 나아. 그것보다 너희들이 더 걱정되는걸... 아무튼, 나 대신 45한테 미안하다고 전해줘.
응! 걱정해줘서 고마워. 미안하다는 말은 꼭 전해줄게.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해!

딥다이브-4  쌍곡함수Ⅳ (3)

......타앙!

디스트로이어 우아아앗―!

디스트로이어가 지면으로 고꾸라졌다.

디스트로이어 어디야! 어디서 쏘고 있는 거야?!

......타앙!

G11 쳇. 장갑이 너무 두꺼워서 도탄되는데.

HK416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제압 사격을 해.

......탕! 탕!

디스트로이어 우아앗! 위험하잖아! 벌써 일어났지만!
젠자아아아앙! 분명 UMP45는 아무 명령도 안 내리고 있을 텐데, 저 녀석들은 대체 어떻게 움직이는 거야!

드리머 방법이야 많겠지만, 지금은 신경쓰지 마렴.
지금 타깃과의 거리는 얼마나 되지? 3km 이내?

디스트로이어 어... 멀지는 않은 것 같아! 아까부터 계속 최고 속도로 달리고 있는 중이라구!

드리머 잘하고 있어. 그럼... 이제 공연을 시작해 볼까...

드리머 네 표정을 맛보게 해주렴, UMP45...

......같은 시각.

G11 미안해, 9. 실패했어.

HK416 그 녀석의 장갑이 너무 두꺼워서, 유효타를 내기는 어려울 것 같아.
더 강한 화력을 가진 저격수가 있다면 좋을 텐데.

UMP9 괜찮아, 방금 우릴 도와줄 DSR-50을 구출했으니, 아직 기회는 많아.
G11, 계속해서 녀석의 신경을 긁어줘. 더미까지 쫓을 필요는 없으니까, 기회를 노려.

HK416 그런데, 우리가 엄호해주지 않아도 괜찮겠어? 혼자서 무인기를 회수해야 할 텐데.

UMP9 회수 작업은 내 특기잖아. 그리고 45 언니가 걱정되서 못 참겠어.
지금 언니는... 무사할까...

......같은 시각.

UMP45 ...연락할 방법은 없지만, 저런 사격음이 들리는 걸 보니 G11이 뭘 하려는 건지 알 것 같네.
지금처럼 견제를 계속하면, 저 커다란 멍멍이를 쓰러뜨리는 것도 시간문제겠어.
문제는...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인데...

UMP45 윽... 제기랄... 또 이 느낌인가.
아니야... 제어할 수 있어......
......?! 이건, 무슨...
설마 또... 철혈의...!

......

시스템 알림 ......훈련이 종료되었습니다. 장비를 반납하시기 바랍니다.
UMP45.
이번 사격 성적, "매우 좋지 않음".
컨디션과 장비 재조정 후, 다음 훈련을 준비해주십시오.

UMP45 역시 아직도 부족한 건가...
명중률이 30% 아래로 떨어지다니...

UMP45 여기서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사격을 더 잘할 수 있을까...?
훈련도 다른 애들보다 훨씬 많이 하는데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 주지도 않고, 반응도 다른 애들보다 한 박자씩 느리니...

?? 어라, 새로온 인형이야? 안녕!

UMP45 아... 지휘관님... 안녕하세요.

?? 헤헤헤, 그렇게 서 있지 말고 어서 이리 와서 여기 앉아!
근데, 나 정말 지휘관처럼 보여? 하하하, 그렇게 말하는 애는 네가 처음이야!

UMP45 어? 설마 당신도... 인형인가요?

?? 안 그래 보여? 아, 내 표정이 너무 풍부해서 그런가? 사실 내 장점이랄 만한 게 표정 많은 거밖에 없거든...
헤헤, 어쨌든 나도 너처럼 새로 들어온 인형이야! 앞으로 잘 부탁해!

UMP45 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 걸어줘서 고마워요.

?? 괜찮아 괜찮아, 동료라면 서로서로 응원해주는 거지!
아, 나 옆에 앉아도 괜찮지?

UMP45 네...

?? 아무튼, 고작해야 한두 번의 사격 테스트 결과일 뿐이니까 너무 신경 쓸 필요 없어!
어디까지나... 네가 사격이 특기가 아닌 것뿐이잖아.

UMP45 네? 그걸 어떻게...?

?? 에이,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데. 방금 복도서 마침 네가 사격 훈련을 하는 게 보였거든.
네 자세와 반응 속도, 그리고 정확도로 판단하건데, 고급 화력 제어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인형은 아닌 것 같길래.

UMP45 역시... 척 봐도 보이는 건가요...

?? 그러니까, 잘하지 못하는 걸 억지로 할 필요 없다는 소리야!
지옥의 특훈 같은 게, 우리 인형한테 정말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UMP45 당연하죠! 제 사격 실력이 요 며칠 사이 어느 정도 늘어났다고요!
뭐... 오늘은 다시 조금 떨어졌지만요...
이대로라면, 새로 오신 지휘관님과의 상성 테스트일까지 기한까지 나아질 수 없을 거에요...

??UMP45 이런 일 갖고 시무룩해지지 말라니까 그러네! 네가 여기에 오게 된 건, 분명 네 능력을 발휘할 곳이 있다는 거니까!

UMP45 하지만 전... 그냥 지휘관님께 선택받고 싶을 뿐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전술 인형에게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 ......

?? 그래서, 더 할 말은 없어?
나는 여기서 아무도 원치 않는 유일한 인형이야...
내가 있을 곳 역시, 네가 걱정할 필요도 없는 문제지....

?? ......푸흡!
푸하하하하!

UMP45 ...마음껏 비웃으세요. 저도 지금 제가 한심한 꼴인 거 아니까요.

?? 아, 미안 미안. 근데, 지금 무슨 상황인지 아직도 모르겠어?
너나 나나, 아무도 원치 않는 인형이라구!

UMP45 네...? 설마 당신도...

?? 그래, 우리에게 각인된 무기를 잘 봐봐.
데이터가 삭제되었다 해도, 분명 우리는 똑같은 재수 없는 공장에서 태어난 게 틀림없어.

UMP45 정말로...? 그렇다면 당신은...

?? 맞아, 출고될 때부터 설치되어 있던 전자전 모듈 덕분에, 총도 제대로 못 쏘는 신세지...
하지만 정말로 기묘한 우연인걸! 내가 심심하던 차에 네가 이렇게 나타났으니까 말이야!

UMP40 내 이름은 UMP40. 너와는 같은 운명으로 맺어진 자매야. 이제부터 널 잘 보살펴줄게!

UMP45 ...네? 보살펴요?

UMP40 그럼! 우리는 공장에서부터 지금까지, 같은 처지의 동료잖아! 일단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더 배워보는 게 어때?

UMP45 그래도, 인형이 친구를 사귈 필요가 있기는 한 건가요... 정말로 이상한 분이네요.

UMP40 으이구, 이 멍청아...
사람들이 우리에게 왜 감정 모듈을 설치했겠어? 이게 다, 전투 이외에도 우리가 사람과 똑같았으면 하고 바란다는 증거야!
그리고 사람이라면 친구 한둘 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

UMP45 그렇다면... 하지만, 우리가 그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죠?

UMP40 아무리 멍청한 인형이라고 해도, 두 명이 함께라면 연산 효율이 일반 인형 정도는 되지 않을까?
앞으로도 임무에서, 상부로부터, 그리고 다른 인형들로부터, 수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거야. 그럴 때마다 우리 같이 힘을 합치자!
아, 맞다. 지휘관님 아직 계시려나? 넌 계속 훈련할 거야?

UMP45 아, 그건......

UMP45가 채널을 하나 검색했다.

UMP45 하아... 지휘관님이 오프라인이니, 지금의 저로서는 정말로 할 수 있는 게 없네요...

UMP40 흥, 정말 너무하구만!
성능만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 놈이 지휘관이라니! 정말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성능 같은 것보다, 인형과 얼마나 마음이 잘 통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데 말이야!

UMP45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지휘관님의 선택과 명령은, 우리에게 있어 절대적이에요.
지금의 저에게는... 아직 지휘관님과 가까워질 자격이 없는 걸지도...

UMP40 그렇게 자기비하를 해서 뭘 어쩌려고 그래. 내가 너한테 몇 가지 이야기를 해줘도 될까?
특별할 것도 없는 거긴 하지만 말이지...

UMP45 후우... 이미 더 떨어질 곳도 없는걸요...
그러니, 부디 저에게 가르침을 주세요!

UMP40 아이, 자꾸 그렇게 존댓말 안 써도 돼. 우리는 가족이자 친구야. 안 그래?
일단 먼저, 널 뒤덮고 있는 마이너스 감정을 전부 벗겨내야겠어!
그렇게 기죽어 있어서는 뭣하나 바꿀 수 없다고.

UMP45 ...하하하.
우울증이나 외상 환자의 말동무가 되어서 즐겁게 해주는 건...
그런 건 바로 되는 게 아니라, 꾸준히 해야 하는 거잖아요. 저라고 이렇게 계속 침울해 있고 싶진 않다고요...

UMP40 내가 도와줄게, 너무 걱정하지 마! 누군가를 즐겁게 만드는 건 바로 내 전문이지!

UMP45 ...정말요?

UMP40 좋은 방향으로 바뀔테니까, 날 믿어봐!
그 첫번째가 바로! 이거야!

UMP45 어? 이게 뭐하는 건데요?

UMP40 주먹을 맞대는 거야. 우리끼리 약속을 하나 하는 거지.
날 믿어. 그만큼 너에게 보답해줄 테니까...

UMP40 약속할게. 모든 것은, 언젠가는 변하기 마련이니까......

시스템 알림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드리머 후후후... 엘더 브레인 녀석, 어지간히도 화가 난 모양인걸.
주 전장 쪽은 지금 매우 뜨거워진 것 같네~.
뭐, 그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내 알 바 아니지만. 난 그저 지금 눈 앞에 펼쳐진 드라마를 즐기면 되는 걸~.

시스템 알림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디스트로이어의 통신 엄청 시끄럽네. 드리머, 이 경고 좀 끄면 안 돼?

드리머 신경 쓸 것 없어. 그저 【경고】일 뿐, 【오류】가 아니니 내버려 둬도 괜찮아.
전 지역에 방송을 시작할 때면, 덮어쓰기가 다 끝날 거야.
그때 명령만 내리면...

드리머 철혈의 인형 UMP45가, 이곳으로 몰려든 적들을 없애 버리는 거지.
추가 명령을 전달한다. 인식 루트 외의 방법으로 무슨 수를 써서든 하달된 명령을 완수하고, 작전 수행 중 통신을 열어두도록. 명령을 수신했으면 대답하라.

......
............

시스템 알림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경고】 프로토콜의 변경이 감지되었습니다.

드리머 잠깐... 어째서 【경고】가 해제되지 않는 거지?
뭔가 잘못됐어...
어째서... UMP45가 내 명령에 반응하지 않는 거지...?

디스트로이어 뭐어? 무슨 문제라도 발생한 거야?
설마 【우산】의 문제는 아니지?

드리머 그럴 리 없어. 이미 수 차례나 검증을 마쳤는걸...
잠깐만......
내가 내린 명령이... 전부 UMP45의 권한에 막혔어?!

디스트로이어 어, 그러니까... 애초부터 【우산】이 UMP45의 지나 프로토콜을 우리의 오가스 프로토콜로 바꾸지 못했다는 거야?

드리머 아니... 지금 나와 연결되어 있는 건 오가스 프로토콜이야. 지나 프로토콜의 신호는 이미 사라졌어.
나한테... 지휘 권한이 없기 때문에 거부된 거야...

......

드리머 설마. 설마. 그럴 리가......
우후후후후후후...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런 거였어! 그런 거였구나! 아하하하하하!

디스트로이어 깜짝이야! 야, 드리머!
뭐가 그렇다는 거야? 뭘 알아냈길래 갑자기 그렇게 소름 끼치게 웃어?!
뭐 사실 평소에 웃는 것도 충분히 깜짝깜짝 놀라게 하지만...

드리머 정말로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녀석이었구나, UMP45...
내가 보고 싶었던 장면과는 좀 다르지만, 이편이 훨씬 더 재미있겠어!
네 가면 아래에, 도대체 뭐가 있는지...
조금씩 조금씩... 벗겨나가도록 해볼까......

딥다이브-4  쌍곡함수Ⅳ (4)

......

UMP9 무인기가 여기 있는 걸 보니, 신호를 제대로 따라온 것 같네...
언니! 임무를 완수했어!
......들리진 않겠지만.

UMP9 분명 45 언니는 무사할 거야. 난 다시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

......같은 시각.
여전히 전장에서는 디스트로이어가 분주하게 뛰어다니고 있다.

HK416 이게 마지막 기회야, G11.
거점 바깥쪽은 내가 다 정리해놨어. 때가 되면, 네 모든 것을 쏟아부어 버려.

G11 하아... 말은 쉽지. 그래도 날 그렇게나 믿어 주니...

DSR50 지금이야말로 제가 등장할 때인 것 같군요... 어라?
어머나~♡ 안녕 꼬마야, 지금 혼자니?
아... 선약이 있었구나. 내가 너무 늦게 와 버렸네.

HK416 일 얘기나 하지, DSR-50.
우리의 목표는 저 덩치 큰 멍멍이처럼 생긴 철혈의 보스야. 저걸 처치하면 그 더미들도 멈출 테고, 우리의 안전도 확보되겠지.
그러니 기왕 구출된 거, 좀 도와줘야겠어.

G11 나랑 동시에 사격하는 거야. 할 수 있지?

DSR50 물론이죠. 언제든지 신호만 주세요.

HK416 신인 엘리트 인형이라... 45가 말했던 것처럼 믿음직스러웠으면 좋겠는데.
G11, 지금 쏠 수 있겠어?

G11 조급해하지 마. 저번처럼 실수하지 않으려면, 일단 디스트로이어가 움직임을 멈춰야만 해.
아까의 작전으로 디스트로이어의 힘이 많이 빠졌으니, 곧 멈출 거야.
그다음에는... 눈이 노출되기만을 기다려야지...

......

디스트로이어 야! 드리머! 더는 버티기 힘들어!
슬슬 이쪽으로 지원을 좀 보내주는 게 어때?!

드리머 미안하지만, 내 부대는 전부 주변 방어에 쓰고 있어서.
걱정하지 마, 디스트로이어. 네 임무는 곧 끝나니까.
그때까지 저격수가 널 조준할 수 없도록, 계속 뛰어다니렴.

디스트로이어 이제 어떻게 할 건데! UMP45는 철혈로 변하지 않았지, 404 녀석들 공격도 너무 거세단 말이야!

드리머 조금만, 조금만 더 가까이 접근한다면, 녀석들의 우두머리를 없앨 방법이 있어.

디스트로이어 무슨 소리야, UMP45를 컨트롤하겠다는 계획은 이미 실패한 거 아니었어?

드리머 그 UMP45는...... 후후후...
그건 다 방법이 있단다. 게다가 45는 우리와의 연결이 유지되고 있는 상태야. 무언가 하려는 모양인데...
마음대로 해보라지. 연결이 유지되기만 한다면, 아직 우리에게는 승산이 있어.

디스트로이어 승산? 무슨 승산?

드리머 만약 45가 사용 중인 프로토콜이 우리와 같은 거라면, 더 손쉬운 방법이 있지...
설마 우리의 공성 방벽을 잊어버린 건 아니겠지?

디스트로이어 그러니까 그게... 마인드맵을 직접 불태워 버릴 수 있다는 그거?

드리머 그래, 바로 그거야. 이제 곧 그렇게 될 거고.
기지의 유휴 서버를 모조리 사용했으니, 지금쯤이면 그 년의 마인드맵은 이미 전부 타 버렸을 거야.

디스트로이어 아! 그러면 우린 UMP45의 시체를 회수하기만 하면 되겠구나!
그럼 404 소대를 잡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네!

드리머 다른 변수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되지만...
정말 이렇게 순조롭기만 할지는...

디스트로이어 에이, 괜찮겠지! 일단 먼저 거점으로 가서 확인부터 해보자!

디스트로이어 그런데... UMP45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 거지...
으, 이 몸은 연산 능력이 너무 낮아. 잠깐 서서 생각해봐야겠다...

......디스트로이어가 멈춰섰다.

디스트로이어 어디 보자...

드리머 ......디스트로이어!!

탕! 탕!
......
............

그들이 보안 프로그램을 구동시켰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지?

우리의 마인드맵을 융해시키려는 거잖아.
우리는, 여기서 죽는 걸까?

아니, 죽는 건 한 명뿐이야. 우리 둘 중 하나만 없어진다면, 보안 프로그램은 정지될 거야.

뭐...?

왜, 절망스러워? 하지만 이게 인형의 운명이야.
너는 삶과 죽음,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해.
자, 대답해 UMP45!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총구를 들어올려, UMP45.
너 자신을 동정하지 마! 자신을 동정하는 건 쓰레기들이나 하는 짓이야!

......

UMP45 나의 과거. 역시 이런 식으로밖에 볼 수 없다니...
그 메모리들을 전부 재현할 수 있다면... 오가스의 연산량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거야...
하지만... 내 쪽의 소모도 너무 큰걸... 크윽...
백트래킹을 하려고 해도 그리 안정적이지 않고, 오가스를 이용해도 이 프로그램을 돌파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네...

UMP45 젠장, 어쩌면 좋지!

UMP45 이런 작은 포트조차 모두 발각당하다니... 빌어먹을 철혈 놈들! 내 마인드맵을 태워 버릴 셈인가?!

UMP45 공격은... 아직 끝나지 않은 거냐고!

UMP45 난... 절대... 이런 곳에서 쓰러질 수 없어... 40......

HK416 ...여기는 HK416. UMP9, 응답바람.
45는 찾았어?

UMP9 찾았어. 지금 바로 옆에 있어.

HK416 상태는 어때?

UMP9 나도 모르겠어. 눈을 감은 채로, 전혀 움직이지를 않아.
제레, 데레, 이제 어쩌면 좋지?

제레 일단 유선으로 네트워크에 연결해주세요. 데레, 어떻게 된 건지 알아냈어?

데레 보아하니 공성 방벽의 공격을 받은 것 같은데...
철혈이 45의 마인드맵을 태워 버리려고 한 거 같은데, 마지막 순간에 연결이 끊어져서 실패한 것 같아.

G11 후후, 내 마지막 한 발이 45를 구한 거네.

데레 글쎄. 지금 45가 살아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보장할 수 없어...

HK416 우릴 지원해준 제대는 다들 지쳐서, 현재 위치에서 대기 중이야.
급한 불은 껐지만, 좋은 소식은 아니야. 철혈의 추격이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르는데, 우리는 지금 고립된 상황이니까.

G11 지휘자가 없다면, 우리가 각자 알아서 싸우는 수밖에 없어. 어떻게 해서든 방법을 찾아야 해.

제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에요... 그러니까...
마인드맵 손상은 의식 레벨 2단계에서 수복이 가능하다 보니 보통은 정비실에서 수리해야 하는데...

HK416 내가 한 번 맞춰볼까? 여기에 정비실은 없지만...
철혈이 언제든지 우릴 습격할 위험을 무릅쓰고, 이 자리에서 계속 연결하라는 거지?

UMP9 45 언니의 지휘가 없다면 우리는 철혈의 포위망을 뚫을 수 없어. 이러나저러나 죽는 건 마찬가지야.

G11 그럼... 어떻게 해야 깨울 수 있는 건데?

데레 먼저 의식 레벨 2단계에 진입해서, 45의 마인드맵이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확인부터 해야 해. 그래야 어떻게 수리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어.
이건 너희들의 도움이 필요해. 다들 부탁해!

UMP9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연습했던 것들...
......아직 기억하지?

HK416 쳇... 거기로 들어가기는 정말 싫은데.

G11 어, 우리 416이 언제부터 이렇게 말이 많아졌대.
...점점 나를 닮아가는 거 같은데?

HK416 닥쳐.

UMP9 자 자, 그만 떠들고 바로 시작하자!
빨리 언니를 데리고 나와서, 모두 함께 집에 돌아가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