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날-3  End of the Moonlight (1)

……
……같은 시각, 또 다른 악몽 속.

AEK999 젠장…… 빌어먹을!
여긴 대체 어떻게 되먹은 곳이야! 출구는 대체 어딨는 거야!

페일 히히, 넌 이 미궁에서 도망치지 못해.
기사 씨, 이제 그만 발버둥 치고 나의 사랑을 받아들여!

AEK999 이 편집증 환자 같은 녀석! 우린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을 텐데!

페일 아이고, 그것 참 유감이야.
적어도 너만큼은 나를 이해해주리라 믿었는데, 로큰롤 소녀.

AEK999 그건 로큰롤 스피릿이 아니거든!
넌 음악을! 이 도시를! 이곳의 모든 이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을 뿐이야!

페일 상관없어, 다 상관없어.
너도 나를 이해할 수 있을 거야, 내 생각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말이지——
곧, 너도 이 도시에 완전히 녹아들 거야, 무료함이나 아쉬움 같은 건 다시는 못 느끼게 될걸!

AEK999 도망칠 수 없는 건가……
나 혼자서…… 이 괴물을 상대할 수 있을까——

K2 넌 혼자가 아니야.

TMP 드디어 찾아냈어요, AEK!

아이돌 요정 아슬아슬하게 늦기 전에 도착했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기사님!

AEK999 K2! TMP! 무사히 탈출했구나!

페일 어라? 너희들…… 어떻게 빠져나온 거지?

아이돌 요정 저희가 이곳에 온 걸 기억하고 있었어요!
저희가 윈드토커와 냐옹전사를 미궁에서 구출해냈어요!

K2 해볼 테냐, 페일!
보다시피, 우린 이미 네가 만들어낸 악몽을 돌파했다고, 이것도 마찬가지일 거고!

페일 그런 것쯤, 별로 상관없어……
어쨌든, 너희보다 더 훌륭한 인재를 찾았거든.
얼른 가서 환영회를 준비해야 하니, 오늘 밤 게임은 여기까지 하자고.

AEK999 더 훌륭한 인재라니?
설마 950이랑 썬더?! 그녀들을 어떻게 했지?

페일 흐흥, 알고 싶어?
내가 어디로 갈지 맞춰봐.

……페일의 목소리가 점점 멀어지다가, 이윽고 사라졌다.

K2 가버린 건가?

AEK999 휴…… 모두 무사한 거지?
세라, 니나, 잘했어!

TMP AEK 씨……

TMP 이 바보 멍청이!

AEK999 에엥——?!

TMP 세라를 먼저 우리한테 보내버리고, 만약 당신이 잘못됐으면 어쩌려고 그랬어요!
조금만 더 늦었으면 구하지 못할 뻔했다고요!

AEK999 미안, 내 생각엔 나 같은 것보다 너희가 더 중요한 것 같았거든.
나는…… 언제나 제멋대로니까, 적어도 마지막 순간만큼은 모두의 도움이 되고 싶었달까?

K2 너는 그게 멋있다고 생각해? AEK!

AEK999 윽!

K2 네가 그런다고 그동안 저지른 잘못들을 만회할 수 있을 것 같아?
규칙은 규칙이야, 네가 마지막에 모두를 위해 희생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일삼아온 나태한 행동들이 용서되진 않을 거라고!

AEK999 대장……

K2 그리고, 네가 지금까지의 일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멋대로 죽어버리는 걸 내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잘못을 했으면 고치면 돼, 언제든지, 설령 마지막 순간일지라도…… 그러니까 도망칠 생각하지 마.

……AEK999는 쓴웃음을 지었다.

AEK999 ……진짜, 오랜만에 마음먹고 모두를 도왔는데, 욕만 잔뜩 먹었잖아.

TMP 우리가 조금만 느렸어도, 욕먹는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거예요!

AEK999 하하, 그러니까, 모두 내 덕인 거지!

TMP AEK 씨!

AEK999 아이고, 알겠다고, 앞으로 고쳐 나갈 테니까! 그래도 950이나 썬더처럼 착한 아이가 되는 걸 기대하지는 말라고!
아, 그러고 보니…… 그 녀석들은……

아이돌 요정 죄송해요, 페일이 그 두 분을 너무 깊숙이 숨겨서, 찾을 수 없었어요.

AEK999 950과 썬더도 찾아야 하고, 페일도 막아야 하고.
어느 쪽이든 쉽지 않을 것 같네, 대장, 어떡할까?

K2 TMP, 그 방법을 쓸까?

TMP 네……
그럼 바로…… 해볼까요?

AEK999 어? 해결할 방법이 있는 거야?

K2 우리도 빈손으로 온 건 아니라고.
TMP, 브리핑 부탁해.



……

TMP ……그래서, 이렇게 할 계획이에요, 아시겠어요?

AEK999 TMP, 네 해결책은 항상 이상하네, 이 계획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K2 이 세계가 원래 이상한걸, 그리고 TMP의 직감은 틀린 적이 없으니까.
일단 해보자, 나는 요정들과 함께 페일을 찾을게, AEK, 넌 950과 썬더를 찾아줘, 문제 없지?

AEK999 문제없어, 다만 이동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겠는데……

아이돌 요정 AEK 씨, 출발하기 전에 [CLAZZIQUAI Edition] 홀에 들러주세요.
저희가 그곳에, AEK 씨가 원하시는 물건을 준비해 두었어요.

AEK999 와, 진짜야? 기대되는걸!

K2 그럼 너희에게 맡길게.
방금 결정한 계획대로, 모두 출발하자!

……
……K2와 두 요정은 [Black Square]에 도착했다.

……

아이돌 요정 저기 보세요! 그녀가 여기 있어요! 광장 한 가운데에!

K2 지금 뭐 하는 거지? 저건…… 연설인가?
세라, 니나, 단단히 준비해둬, 내가 먼저 가있을게!

페일 역사! 질서! 예술! 트렌드!
그게 뭐야? 먹는 건가?!

사념체 아니야!

페일 경직된 질서! 뜬구름 잡는 도덕! 숨 막히는 논리!
MAX COMBO 할 필요 없고, 레벨업으로 해금을 할 필요도 없이!
창고대방출! 모두들 그런 걸 원해?!

사념체 아니야!

페일 내가 너희들의 경험, 기억, 존재 의미를 빼앗아, 너희의 영혼을 공허하게 만들었어……
그래서 너희는 나를 증오해? 내가 미워? 내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사념체 아니야!

페일 고마워! 고마워, 너희 모두!
Thank You for Playing——!
이제, 한 요정을 무대 위로 초대할게, 그녀는 우리의 친구였는데, 꼬임에 넘어가서 우리를 배반했어.

토끼귀 요정 전 배신자 같은 게 아니에요!

페일 토끼귀, 그럼 너는 뭔데?

토끼귀 요정 저는 토끼귀가 아니라, 제 이름이 있단 말이에요!
제 이름은…… 제 이름은……

페일 네 이름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너도 착한 아이였다는 거지.
괜찮아, 용서해줄게. 나는 착한 주인이니까.
이리 오렴, 난 이 도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고 또 이만큼이나 너희 모두를 사랑하고 있단다. 그러니까 다시 내 품으로 돌아오렴!

K2 그만해! 페일! 더 이상 모두를 우롱하지마!

토끼귀 요정 윈드토커——!

K2 자신한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들 앞에서 공연을 하다니, 자기만족도 정도가 있어!

페일 자기만족?
너희가 하고 있는 일이야말로 자기만족이겠지, 누가 너희더러 이 세계의 일에 참견해달라고 부탁이라도 했어?
누구야? 누가 말했어? 여보세요? 계신가요——?

K2 우리도 알아, 아무도 없다는 걸.
하지만…… 자신이 내고 싶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어!

페일 하하, 말을 하지 않고 어떻게 목소리를 낸다는 거지?

K2 가능해. 잘 들어, 페일, 그리고 여기 있는 모든 요정들.
이건… 그녀에게 빼았겼던……
……원래 너희 모두가 가지고 있었던 '소중한 것'이야!

……
…………

페일 …………
이 노래는……
하하, 말도 안 돼…….

K2 맞아, 알고 있겠지!
넌 분명 알 거야, 이건 네가 요정들에게서 빼앗았던 거니까!

……무대의 반대편, 아이돌 요정이 반주에 맞춰 노래하고 있다.

K2 모두들! 제발, 제발 이 노래를 들어줘! 이 노래는 세라와 니나의 노래야!
이건 이 세계에 단 하나뿐인, 그녀들만의 음악이야!

페일 윽…… 자, 잠깐만……

K2 그녀들이 자신의 것을 갖고 있듯이, 너희 모두 원래 각자의 것을 가지고 있었어!
저 주인이라는 녀석이, 너희의 모든 걸 빼앗아 갔어, 이름도, 기억도, 음악까지! 너희를 도시 속에서 아무 의미 없이 방황하게 만든 거야!

페일 잠깐 기다리라니까!
너흰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는 모두를 보호하고 있는 거라고!

K2 그게 무슨 보호하는 거야!
모두를 너의 소유물로 삼을 뿐이잖아!

페일 너희들에게만…… 각자의 음악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나는 이 도시의 주인이란 말이야, 너희가 가진 모든 것은, 원래 다 내 거였다고!

K2 네가 가진 건 자신의 허영심과, 일방적인 욕망뿐이겠지!
싸우자, 페일, 이 도시의 결말을 정하는 거야!

……페일이 무겁게 한숨을 내쉬었다.

페일 너희의 현실은 이미 엉망이면서, 우리 세계까지 더럽히려는 거야?
그럼 원하는 대로, 어디 한 번 해보자고.
한 가지 알려주자면, 어차피 너희는 [Portable]의 여왕인 나를 이길 수 없어, 그저 쌓여가는 Break를 보면서 헛된 발버둥이나 치라고!.

K2 상관 없어……
우리가 원하는 건…… 모두에게 그녀들의 꿈을 보여주는 것뿐이야.

페일 유감이네, 내가 빼앗으려 하는 게 바로 너희의 꿈이거든.

페일 꿈은 끝나고, 역사는 잊혀지지, 피땀 흘린 노력은 백지로 돌아가기 마련이야……
이제, 너희에게 알려줄게,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덤벼! Say it louder! No turning back!



영광의 날-3  End of the Moonlight (2)

K2 잠깐 스톱, 그 쪽의 적은 엄청 위험하다고.

페일 아휴, 도전해보지 않을 거야?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 같은 건 없어?

[도움말] 이 앞의 적은 특수한 방식으로 상대해야 합니다.
스토리 클리어 보상인 인형 [클리어]를 획득한 후, 현재 제대에 해당 인형을 [편성]하시고 다시 도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역을 클리어하신 뒤, 옵션의 [음향] 설정이 켜져 있는지 확인해주시고, [자동 스킬] 기능을 꺼주신 다음 계속 진행해주시기 바랍니다.

영광의 날-3  End of the Moonlight (3)

[도움말]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해 이어지는 스토리 가이드를 자세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AEK999 그래서, 이번엔 뭐야, 페일?

페일 그건…… 너희도 곧 알게 될 거야.

스이 모두들! 안녕하셨나요!

M950A 스이! 깨어났구나!

세라&니나 또 뵙네요!

AEK999 아! 너희들! 모두 여기 있었구나!

TMP 어떻게 된 거예요? 철이 좀 드신 건가요, 페일 씨?

페일 아휴…… 말했잖아, 나도 모두를 위한 거였다고.

썬더 너희들…… 페일을 용서할 수 있겠어?

스이 이해해요, 페일 씨도…… 저희를 지켜주신 거라는 걸요.

세라&니나 그렇게 폐쇄된 환경에서 지내는 것도, 어쩌면 하나의 방법이었을 수도 있어요.

클리어 (어깨를 으쓱이며)50년은 조금 심했지만 말이야.

페일 어이 클리어, 내 마음의 상처를 건들지 말아줘.

클리어 만약 네가 눈치가 조금만 있었다면, 모두에게 이렇게까지 혼나진 않았을 텐데.

페일 윽! 잘난 체 하지마,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없을 테니까!

클리어 호오? 한 번 붙어볼까? 누구의 음악이 더 매력적인지?

K2 저 두사람…… 원래 사이 좋은 친구 아니었어?

페일 클리어, 밴드를 만들어 와! 어디 한 번 대결해 보자고.
분명히 말해주는데, 내 요정들이 널 쉽게 인정하진 않을 거라고.

클리어 후훗, 상관없어, 나는 [Portable] 친구들의 도움 없이도 할 수 있는걸.
(인형들을 가리키며)나는 쟤네들만 있으면 충분해!

모든 인형 ……에엥?!

페일 흐흥, 기대해볼게.
너와 이 반쪽짜리 음악 애호가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소울은, 분명 일품일 거야.
[Portable]의 모두들! 우리도 뒤처질 수 없지!

K2 클리어, 너…… 진심이야?

클리어 뭘 걱정하는 거야, 내가 있잖아!
걱정하지 마, 한달 뒤면 우리는 무대에서 최고의 공연을 할 수 있을 거야!
저기 마지막 봉인이 기다리고 있어, 우리 밴드의 첫 번째 연습이야!

[도움말] 앞으로의 전투는 일반 전투와는 완전히 다르므로, 이어지는 설명을 자세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돌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 스킬] 기능을 미리 꺼주시고, 게임 옵션의 [음향] 버튼을 켜주시기 바랍니다.
노트가 떨어져서 수평선에 닿는 순간, 정확히 해당하는 인형의 스킬 아이콘을 누르면, 그에 따른 싱크로율을 얻게 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인형들이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음악이 끝날 때까지 모든 인형이 파괴되지 않는다면 전투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안내드립니다, 돌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 스킬] 기능을 미리 꺼주시고, 게임 옵션의 [음향] 버튼을 켜주시기 바랍니다.

영광의 날-3  End of the Moonlight (4)

……작전 종료.

페일 흥……

K2 어떠냐! 우리가 너에게 대미지를 입혔다고!

페일 그래서…… 그 다음엔?
이 정도 대미지 쯤이야, 사념체 몇 개를 흡수하면 바로 회복된다고.
정말 그렇게 느린 손놀림으로 클리어할 셈이야? 힘들어 보이는데.

K2 계획대로, 우선 [Hot Tunes]로 퇴각해서 정비하자!

페일 어머어머, 서두르지 말라고.
아직 환영회가 남아있는걸, 봐줘야 하지 않겠어?!

K2 뭐라고?

페일 미안, 여러분, 방금은 무대 뒤에서 준비하느라 시간이 지체됐어……
이제, 우리의 새로운 동료를 소개할게!

……페일이 목을 가다듬었다.

페일 모두 환영해줘——
'타락천사'를——

K2 ……!

M950A Good evening, Everyone!
데뷔 무대 의상을 준비하느라 조금 늦었어, 이제——
밤새 즐길 준비됐지!

……관객석에서 일제히 박수와 함성소리가 터져나왔다.

토끼귀 요정 950 씨예요!

페일 모두들, 타락천사는 원래 바깥 세계의 사람이었어!
그녀가 추악한 현실로부터 우리의 도시로 떨어진 뒤, 내가 그녀의 마음속 한 켠의 불결한 부분을 모두 없애 주었지……
영혼들의 가장 쓰레기 같은 부분, 거대한 사회구조 속의 버러지들…… 자신의 욕망만을 위해 만들어낸 질서, 그녀는 더 이상 그런 것들을 필요로 하지 않아, 그럼 너희들은 어떻지?

사념체 필요 없어!

페일 좋아, 바로 이거야, 바로 이거라고!

K2 아니야!
950, 빨리 일어나! 정신 차리라고!

페일 미안하지만, 그녀에겐 이제 내 목소리밖에 안 들리거든!
너희들? 너네 따위가 이제 뭘 할 수 있겠어?

K2 널 박살내고, 그녀와 이 도시의 모두를 구하겠어!

페일 흐흥, 어디 한 번 해봐!
그전에 우선, 방금 갓 데뷔한 신인의 노래를 들어보자고!

M950A 오랫동안 기다려왔어……
모두의 앞에서 내 음악을 선보이고,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을!

페일 좋아, 바로 그거야! 나만이 너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
이리 오렴, 이건 내가 오직 너만을 위해서 맞춰 놓은 거야, 이걸 받아들여, 이걸 먹어치워버려!

페일 너의 음악이자 너의 영혼을! 받아들이는 거야, All in One!

……M950A가 노래하기 시작했다.

K2 이게 바로…… 950이 원하던 거라고?

페일 이게 바로 그녀가 쫓던 행복이야, 너희가 몰랐던 모습이지.
그녀가 원하는 건, 너희들의 시선과 기대로부터 벗어나, 철저하게 침몰해서, 망가져버리는 거야.

K2 ……

페일 너희들은 이해조차 되지 않지? 신경 쓰지도 않았지? 또 누가 그녀를 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나뿐이야, 오직 나만이 그녀를 위해 이렇게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줄 수 있어.
오직 나만이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고, 진정으로 만족시킬 수 있어!

K2 그럼 애초에 그녀의 음악이 아닌 거잖아, 넌 그저 자신의 생각대로 타인을 아무렇게나 정의하고 있을 뿐이야!
950! 정신차려! 그건 너의 소원이 아니야! 빠져들면 안 돼!

페일 진짜 아닐까? 그렇다면 어째서 그녀는 깨어나려 하지 않는 걸까나?

토끼귀 요정 그건 당신이 우리와 함께한 그녀의 기억을 빼앗아 갔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이미 그녀 자신이 아닌걸요!

페일 얼씨구, 그 누구도 모든 일들을 기억할 수는 없잖아? 기억 조금 잃는 것쯤 뭐 대수라고?
그녀가 지금 웃고 있는 모습을 봐, 저번에 보던 찡그린 표정을 생각해보면, 꼭 그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어느 쪽이 어울리는 모습인지 알 수 있겠지.

K2 그녀는 자신의 책임을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야!

페일 책임? 그녀가 이런 선택을 하게 만든 건, 모든 일을 숨겨가며, 그녀에게 진심을 드러내지 않은 바로 너희잖아?
일이 이렇게 되고 나서야 뻔뻔스럽게 책임이란 말을 꺼내다니, 그냥 모두 다 같이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행복해지기만 하면 다 괜찮지 않겠어?
그래서…… 너흰 언제쯤 우리의 동료가 될 생각이야?

K2 ……
조금만…… 조금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면.

토끼귀 요정 윈드토커 씨! 저에게 맡기세요!

K2 에?

……토끼귀 요정이 무대 위에서 가냘픈 목소리로 크게 소리쳤다.

토끼귀 요정 잊어버린다고 해서 없던 일이 되는 게 아니에요……
이 사실을…… 저는 이제서야 깨달았어요!

…………
……같은 시각, [Game Graveyard].

썬더 …………
너희…… 뭐 하러 왔어?

쌍둥이 요정 ……
이 노랫소리가, 들리시나요?

썬더 이미 이렇게 되어버린걸,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야?
950을…… 완전히 빼앗겨 버렸어.

쌍둥이 요정 하지만 그분의 마음속에는 아직 희망이 남아있어요, 그분은 아직 당신들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어요.

썬더 ……

……썬더는 자리에서 일어나, 무턱대고 걷기 시작했다.

썬더 하지만 내 희망은…… 이미 빼앗겼어.
미안, 난 너희처럼 용감하지 않아서, 그녀를 마주할 용기가 없어.
이 세계에 삼켜질 때까지, 날 그냥 여기 내버려 둬……

쌍둥이 요정 그렇지만——

……펑!
……썬더가 하늘을 향해 총을 한 발 발사했다.

쌍둥이 요정 ……!

……썬더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을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썬더 미안해……
난 지금……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라도 표현하지 않으면, 표현하지 않으면, 아마——

?? 표현 하지 못할 바엔, 그냥 직접 만나는 게 어때?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함께, 인형 한 명이 나타났다.

썬더 ……!
AEK?!

AEK999 넌 언제나 존재감이 없구나, 썬더.
네가 쏜 총알이 아니었다면, 널 발견하지 못할 뻔 했다고.

썬더 너 그 복장은…… 거기에 바이크까지……

AEK999 요정들이 날 위해 기억나는 대로 만들어 준거야. 이래야 빠르게 이동할 테니까.
우리는 지금 950을 되찾으러 갈 건데, 너도 갈래?

썬더 모르겠어…… 나한테 그럴 자격이 있는지.
나는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어, 내가…… 내가 그녀를 포기한 거야…….

AEK999 넌 그저 그녀에게 너무 의지했을 뿐이야.
되돌아봐야 할 건 네 행동들이 아니라, 네 마음가짐이지.

썬더 ……

AEK999 타인을 우리의 우상으로 삼아선 안 돼, 맹목적으로 상대방을 이상화했다간, 결국 남는 건 실망뿐일 걸.
상대에게도, 우리에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금의 우리 자신이 되는 것뿐이야.
그러니까, 너는 그저 나와 같은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라고.

썬더 어디서 배워온 거야? 인생 스승님?

AEK999 하, 역시 이런 건 나한테 안 어울리지?
K2가 나한테 말해준 대로 너에게도 직접 말했다면, 효과가 훨씬 좋았겠는데.

썬더 너? 너도……?

……AEK999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AEK999 나는 언제나 재미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원해왔어. 이번 임무에서 너희들을 만나고 엄청 실망했지, ‘세상일이 다 그렇지 뭐’하고 말이야.
하지만 이번에 너희들이 나를 구해주면서 보여준 다양한 빛깔의 영혼들은… 줄곧 현실로부터 도망치면서 자극만을 찾던 나 같은 것보다 훨씬 소중하고 재미있다는 걸 깨달았어.
썬더, 950 역시 재미있는 녀석이니까, 우리가 했어야 하는 건 그녀에게 의존하는 게 아니라 그녀를 받아들이는 것이었을지도 몰라…….

썬더 그녀를…… 받아들여…….

AEK999 그녀가 정말 바라는 게 뭔지 생각해본 적 있어?
만약 이따위 거짓된 세계가 그녀의 소원을 이뤄줄 수 있다면, 사지 멀쩡한 우리가 고작 그 정도를 못 하겠어?

썬더 ……!

AEK999 계속 도망친다면, 너는 영원히 그녀를 받아들일 기회를 잃어버리고 말 거야.
내가 너희를 받아들일 기회를 잃어버릴 뻔한 것처럼…….
타, K2와 TMP, 그리고 요정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썬더는 고개를 끄덕이고 바이크에 올라탔다.

AEK999 꽉 잡으라고, 지휘관이 그래도 내 속도는 믿어줄만 하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너희 둘은 안 갈거야?

쌍둥이 요정 저희는 원래 이곳에 속한 정령입니다.
여러분께서 모든 걸 해결하신 후, 이 세계를 떠날 때, 다시 만나게 되겠죠.

AEK999 너희들 뭔가 아는 게 많은 것 같은데.
저번에 우리를 여기에 데려온 것도, 페일을 끌어내기 위해 그런 거 아냐?

쌍둥이 요정 저희는 이름도, 과거도, 누가 저희를 깨웠는지, 누가 또 다른 저를 만든 것인지 모두 잊었어요.
하지만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최초의 세계는 이러한 모습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여러분께서 바로 이 모든 것을 되돌릴 구세주이길 바랐는데, 저희의 도박이 성공한 거죠.

AEK999 그게 우리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뭐, 너희의 음악은 기대되는걸.
어쨌든, 고마웠어. 다음에 봐.

……쌍둥이 요정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썬더 이제, 출발하는 거야?

AEK999 아직 불안해서 그래?

썬더 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 950에게…….

AEK999 언젠가 해야 하는 말들 있잖아, 조금 이따 다 해버려.
그럼 이제, 우리의 반격이 시작된다고!

……같은 시각, [Black Square].

페일 좋았어, 벌써 끝난 거야, 타락천사 씨?

M950A 아직 조금 부족한데, 신인의 데뷔 무대인데, 한 곡만 부르는 건 실례 아니겠어?

페일 맞아 맞아! 넌 뭘 좀 아는구나, 정말 맘에 들어!
그럼 다음 곡은 나랑 같이 부르자, 50년만의 신인 데뷔 기념 쇼케이스다!
어디 보자…… 반주는 뭘로……
…… 이 곡은 어때?!

……페일이 재생 버튼을 누르려고 하는 순간, 이 때——

……

…………

페일 에?
어라라?? 이 반주가 아니야! 누가 우리 장비를 빼앗았어!

K2 이건 설마…… 그녀의 노래인가?

페일 토끼귀, 너 이 녀석……
이게 무슨 짓이야!

토끼귀 요정 저는 토끼귀가 아니에요! 기억났어요……
제 이름은, 스이라고요!
이게 바로 제 노래예요, 저만의 음악이에요!

아이돌 요정 맞아, 스이!
스이가 바로 당신의 이름이었어요! 제 친구 스이! 당신도 드디어 깨어났군요!

토끼귀 요정 세라랑 니나, 당신들이 직접 불러준 노랫소리가 저를 일깨워줬어요!
그리고 [ATK]분들이 제게 준 용기, 타락천사 씨의 공연덕분에……
모두 생각났어요…… 황당할 정도로 변해버린 이 도시의 원래 모습이 어땠는지. 저도 이 도시도, 원래는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고요!

페일 하…… 그거 정말 축하할 일이네.
무엇보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렇게 기쁘게 연주할 수 있다는 건 정말 믿기 어려운걸.
누가봐도 너는 지금 나를 증오하고 욕을 퍼부어야 하는 상황인데 말이지.

스이 아니에요, 저는 지금 전혀 화나지 않아요, 당신이 밉지도 않아요.
저는 너무 기쁜걸요, 모든 게 생각났어요, 제 음악, 그리고 제가 기다리는 사람까지!
제 존재 의미를 찾았어요! 전 그걸 위해 열심히 살아갈 거예요! 기쁘게 살아갈 거예요!

페일 하…… 기껏 벗어나게 해줬더니……
그렇게나 속박되는 게 좋아? 타인이 너에게 강요했을 뿐인 그 모든 것들을 정말로 원하는 거야?
게다가 너에게 그것들을 강요한 인간들은, 진작 너와 너의 음악을 잊어버렸는데.

스이 상관없어요…… 다 상관없어요!
이건 제가 선택한 길인걸요, 마음속으로부터 기쁘다고 느껴요, 그러니 저는 계속 기다릴 거예요!
950 씨! 당신에게도 당신이 존재하는 의미가 있을 거예요, 빨리 눈을 뜨세요!

페일 그녀는 이미 찾았는걸,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어.

M950A 나…… 나의 의미……

스이 비록 당신이랑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당신에게 큰 도움을 받았어요.
만약 당신들이 나타나주지 않았다면, 저는 절대로 이 모든 것에 반항하지도, 제 모든 것을 되찾지도 못했을 거예요.
그리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일들은, 이 세계에선 이뤄질 수 없는 거잖아요!

M950A 나는……

M950A 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나는……

……M950A가 갑자기 멍해졌다.

K2 지금이야! 그녀를 데리고 와!

M950A 에! 잠깐! 너희 뭘 하려는 거야!

……M950A가 멍해진 틈을 타서, 아이돌 요정과 K2의 데이터 인형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그녀를 꽉 붙잡아, 무대에서 끌어내렸다.

M950A 이거 놔, 너흰 누구야!
난 계속 노래하고 싶단 말이야!

페일 어이 어이! 무슨 짓이야, 무대에서 위험한 행동은 금물이라고!

……페일도 M950A를 붙잡았다.
……갑자기, 무언가 등 뒤에 부딪혀 페일은 손을 놓아버렸고, M950A는 모두에게 업혀갔다.

스이 죄송해요, 타락천사 씨, 당신은 이 세계에 남아서는 안 돼요.

페일 이건 내가 듣고 싶은 게 아닌데……
너 같은 배신자야말로, 이 세계에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아이돌 요정 스이! 조심해——!

……스이는 이미 페일의 손에 잡혀있었다.

페일 지금 너희가 하는 일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모르겠어?
그 아이의 기억은 이미 나한테 빼앗겼다고,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그녀의 기억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아.

M950A 너희들은 누구야! 어서 나를 다시 무대로 되돌려 놔!

페일 데려가봤자, 너희는 그녀를 깨우지 못해.
잊어버린 일은, 존재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야……
그래서 넌 기억을 되찾았으면 안 되는 거였어, 스이 씨.

K2 그녀를 놔줘! 페일——!
그녀는 무고한 요정일 뿐이라고!

페일 무고해? 음악도…… 목소리도…… 이름도……
이 모든 것에 잘못이 있는 거야, 너희들만 모르고 있을 뿐.

스이 괜찮아요, 윈드토커씨…….
마침내 이 기회를 다시 손에 넣은걸요, 저는 영원히 노래할 거예요!
기억이 제게 있는 동안, 저는 영원히 제 노래를 멈추지 않을 거예요——!

페일 그렇단 말이지, 그럼 돌아오렴! 나의 일부분으로!

스이 윈드토커 씨…… 냐옹전사 씨……

K2 스이……

스이 음악을…… 모두에게 되돌려주세요……

아이돌 요정 안 돼——!

……페일이 주먹을 쥐자, 한 줄기 혼돈의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스이가 사라졌다.

페일 아……
드디어 조용해졌어……
마침내…… 내 안으로 돌아왔구나…….

K2 그녀가…… 힘을 회복했어…….

페일 역시 이래야지…… 역시 이래야 맞는 거지……
이 세계엔…… 나 하나만 있으면 돼……
와봐! 계속하자고! 앙코를 쯤이야, 몇 번이라도 함께해줄 수 있다고!
너희 모두 나의 일부분이 될 때까지, 내가 이 세계에 모든 걸 다시 손에 넣을 때까지——!

K2 내 동료들을 위해, 그리고 너에게 빼앗겨버린 요정들을 위해……
몇 번이고 내가 널 막아줄게!
어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자고!

영광의 날-3  End of the Moonlight (5)

……도전 성공.

쌍둥이 요정 ……

썬더 ……
너희…… 계속 기다리고 있었구나.
……자신의 이름과 노래를.

쌍둥이 요정 프레이야, 그리고 카밀리아라고 해요.
저희의 이름과 노래가 떠올랐어요.
감사드립니다, 영원히 반복되던 밤이 드디어 끝났군요.

썬더 너희들 중, 한 명은 인형이네.

쌍둥이 요정 저희의 운명이에요.

TMP 알겠어요!
한 명이 인형이었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기억을 전달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당신들의 기억이 다른 요정들보다 많았고, 그래서…… 더 많은 일들을 알고 있었군요.

AEK999 역시 TMP야, 추리는 기가막힌다니까.

페일 어머…… 확실히 그 땐 여기까지 생각하지 못했어, 실수 실수.

쌍둥이 요정 더 이상 무섭지는 않으신가요?

썬더 ……
이제 괜찮아졌어.

……썬더가 M950A를 바라봤고, M950A는 고개를 끄덕였다.

썬더 무언가를 잃어버려도, 이제 나는 전력으로 되찾아올 거야.
고마워, 그때 나를 붙잡고, 이끌어 줘서.

쌍둥이 요정 당신께서 새장을 탈출할 용기를 가지고 계시던 것뿐이에요.

썬더 모두의 도움이 없었다면, 나약한 나 혼자서는 해내지 못했을 거야.

……쌍둥이 요정, 프레이야와 카밀리아가 웃은 듯했다.

쌍둥이 요정 저희의 이야기도, 당신들의 이야기도 오늘 밤으로 끝은 아니겠죠.
현실에서 다시 뵙는 날을 기다릴게요, 새하얀 인형 씨.

……쌍둥이 요정이 사라졌다.

클리어 보아하니 그게 너의 별명인 것 같네.

페일 (웃으며)우리 모두 인형인데 말이지.

K2 난 알아, 썬더의 감정은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도 모자라지 않다는 걸.
너는 이런 호칭도 괜찮아?

썬더 괜찮아, 950, 나는 이 별명이 맘에 들어.
난 이 별명을 기억하고……
이 별명과 함께…… 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야.

……모두가 서로를 마주 봤다, 그리고 웃기 시작했다.

M950A 이게 뭐야……
어쨌든, 네 생각은 잘 알았어.
함께 노력하자, 썬더.

……썬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클리어 좋았어! 모두의 봉인이 마침내 풀렸어!
아…… 정말 고생 많았어!

페일 [Portable]의 요정들도, 모두 자신의 음악을 되찾았어.
내 아까운 시간을 많이 낭비했지만 말이야.

클리어 네가 제멋대로 저지른 일이잖아!

페일 알겠어 알겠어, 모두 내 잘못이야.
나는 [Portable]로 돌아가 모두에게 이 빚을 갚아야겠어. 너는 어쩔 셈이야, 클리어?

클리어 나는 현실로 가서 그리폰의 인형들과 함께 지휘관을 따르려고.
이번 사건으로,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쳤으니까.

페일 흐흥, 그것도 괜찮겠지, 언젠가는 나하고 요정들도 도우러 갈 수 있지 않을까.
뭐, 그때쯤 되면, 네 이름과 노래가 현실에서도 널리 울려 퍼지고 있겠지?

클리어 당연하지! 너도 바짝 긴장하고 있어! 내가 가끔 돌아와서 도시의 상황을 점검할 테니까!

페일 노력하기는 싫지만……
그래도 너와 그리폰 녀석들에게 또 당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아아, 농담이야, 나도 현실 세계에 얕보이고 싶지 않으니까.

클리어 후훗, 그렇게 나와줘야지.

……클리어와 페일이 악수했다.

K2 해야 할 말은 다 한 거야?

클리어 응……
모두, 나를 현실로 데려가 줘!
너희들의 동료, 너희들의 지휘관, 더 많은 음악, 더 많은 세계를 만나고 싶어!

영광의 날-3  End of the Moonlight (6)

……??시간 후.
……얼마동안 계속되었는지 알 수 없는 전투도
……마침내, 마지막 순간이 왔다.

페일 헉…… 헉……

K2 더 이상은 못 버티겠지, 페일.

페일 알고 있어, 그리폰의 전자전처럼 에너지를 소모하는 걸 테지, 그래서 쉬지 않고 달려온 너희들도, 이미 한계에 다다랐을 테고?

K2 제대가 없다면, 나 혼자서 계속 싸우면 돼.
하지만 페일, 네 에너지는 이미 바닥을 보이는 것 같은데, 계속 저항할 셈이야?

페일 에너지…… 그까짓 것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사념체만 남아 있으면……
어라……사념체가 모두…… 어디 갔지…….

K2 이미 모두 너한테 흡수당했다고.
맨 처음은 스이…… 그리고 전투 중에 세라와 니나까지…….

페일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

K2 네가 회복하기 위해 계속해서 이곳의 요정들과 사념체를 흡수해서……
이젠…… 관객도 없고, 널 위해 반주해줄 사람도, 노래해줄 사람도 없어.
이 세계에는…… 너와 우리밖에 남지 않았어.

페일 하하…… 모두…… 끝나버린 건가…….
그럼 내가 바라온 결말이…… 너희라는 걸림돌 때문에 이뤄지지 못한 건가……
너희만 흡수해버렸으면, 이곳에 다시는 새로운 게 없었을 테고, 평화로워졌을 텐데!

K2 아직도 모르겠어?! 이제 더 이상 아무도 네 노래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만약 네가 모두를 너의 세계 속에 가둬둔 채,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면, 그녀들은 한낱 소모품일 뿐이잖아!
너도, 이 세계도, 언젠가 멸망해 버릴 거라고!

페일 그럴 리…… 없어…… 그녀들은 분명 나를 따라 줄 거야.
내가 음악으로, 그녀들을 다시 불러내기만 하면 돼…….

……페일이 연주하기 시작했다.

페일 나오렴……
분명 아직 내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아이가 있을 거야! 어서 나와!
분명…… 아직 있을 텐데……
맞아…… 아직 그 아이가 남아있어…….

……멀리서 뚜렷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M950A가 걸어왔다.

M950A 좋은 저녁이야, 모두들.

페일 아…… 그래…… 내가 찾던 건 바로 너였어……
타락천사 씨……
하하…… 결국 돌아왔구나…….

M950A 미안, 아까는 잠시 자리를 비웠어.
아직 앙코르 하나가 남아있었지, 맞나?

페일 그래……
어서 불러줘…… 난 너의 음악이 필요해…… 내가 너에게 준 그 노래를……
어서…… 내게 힘을 줘…….

M950A 응……
그럼, 계속할게!

……

페일 맞아! 타락천사 씨!
바로 이——
잠깐…… 이 전주는……
아니야, 뭔가…… 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어!
이건 내가 너에게 준 ‘그 곡’이 아니잖아, 당장 멈춰!

썬더 이건 누군가가 그녀에게 준 곡이 아니야.
그녀가 직접 선택한 거지.

페일 너는…… 그 새하얀 인형……
그렇지만 불가능해, 그녀가 기억을 되찾았을 리 없어, 거짓말하지 마!

썬더 아니, 기억을 되찾은 게 아니야.

페일 그럼 어떻게 그녀가 이렇게나 자기 스타일에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선택할 수 있지!
새하얀 인형,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썬더 나는 그녀의 기억을 되찾아준 게 아니야.
난 그저…… 950에게 새로운 추억을 선물했을 뿐이야.

썬더 너희가 정신없이 싸우는 동안, 나는 950과 함께 [Portable] 전체를 돌아다녔어.

페일 ……뭐라고?

썬더 저번에 토끼귀 친구가 말해준 것처럼……
우리는 [CLAZZIQUAI Edition] 홀에서 공연을 봤어.
그러고 나서 전철 [Miles]선을 타고, 주변 풍경을 보기도 했지.
[Technika] 거리에 도착해서 우리는 한참을 돌아다녔어,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일이 있었지.
마지막으로, 우리는 [Hot Tunes]에 돌아왔고……
우리가 함께한 짧은 여행의 여운을 느끼며, 950은 이 노래를 선택했어.
그리고 우리는 계속해서 들었어……
계속……
…… 이 세계에 우리들과 너만 남은 지금 이 순간까지 계속.

페일 뭐 하는 거야…… 진짜 그 정도로 만족하는 거야?
너희에게 있어서 오늘은 분명 세상 마지막 날이었을 텐데.

썬더 세상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더욱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은 거야.

페일 즐거운? 너는 분명 그녀를 포기했었어…… 뻔뻔하게도 이제 와서 그녀와 즐거움을 나눈다니…….

썬더 그래서 네게 감사해, 그녀가 나를 잊어준 덕분에, 모든 걸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어.
이제, 우리가 함께 만든 추억은 이미 네가 빼앗아간 것보다 많아.
M950A는, 다시 한 번 나의 친구가 되어줬어.

페일 ……
시끄러워…….

페일 이건 말도 안 돼! 하룻밤 새에 만들어진 ‘임시’ 친구 따위가…… 무슨 가치가 있다는 거야!
나하고 이곳의 친구들은 이미 50년 동안이나 행복해왔다고, 절대…… 절대 너희에게 빼앗길 수 없어!
그녀들이 다시 나타나기만 하면, 한 명만이라도 나타나 준다면, 나는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어——

K2 950은 이미 네 편이 아니야, 네가 조종할 수 있는 꼭두각시는 이미 없어!

페일 분명히…… 있을 거야,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어!

K2 요정들은 이미 네게 힘을 빌려주고 싶어하지 않는데, 어떻게 너의 명령을 따르겠어?
네가 모두의 희망을 없애가는 동안, 요정들이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을 것 같아?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고 해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고자 하는 갈망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페일 의미 같은 건 진작에 사라졌어!
이 도시는 이미 50년 동안이나 새로운 노래가 생겨나지 않았다고!
인간들…… 인간들이 이 세계를 버리고, 우리를 잊었어……
희망도 없고, 의미도 없는데, 내가 이곳의 요정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다는 말이야!

K2 요정들은 인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싶어 했다고!

페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인간들을 위해서 움직이는 인형 주제에!

K2 하지만, 난 행복한걸!
클라우드 맵 가장 깊은 곳으로부터 행복을 느껴. 우리는 좋아하는 일을 하며 만족스러운 생활 속에서 지내고 있어!

페일 그건 너희 세계가 우리 세계보다 훨씬 커서, 항상 변화하고, 업데이트 되기 때문이야……
하지만 우리 세계는 이미 업데이트 될 가능성 따윈 남아있지 않은걸…….

?? 그건 사실……
네가 모르는 세계에서, 너희가 정말로 잊혀지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AEK999 미안, 이 녀석을 데리고 오느라 조금 늦었어. 그나저나 나만 이리저리 다니느라 고생하는 것 같은데.

K2 TMP, AEK, 드디어 왔구나!

AEK999 보아하니 950의 일은 썬더가 잘 처리한 것 같네, 역시 혼자 해결하게 맡기길 잘했어.

페일 어머나,[ATK] 전원이 다시 한 번 한자리에 뭉치다니, 정말 기쁘고 축하할만한 일이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나를 완전히 Break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

TMP 아니에요, 저희는 당신과 싸우러 온 게 아니에요.
저희는…… 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

페일 ……선물?
연애가 하고 싶은 별나라 왕자님이려나? 아니면 [Killer Bee]라도 데리고 왔어?

……TMP는 페일에게 다가가, 어떤 물건을 그녀에게 건넸다.

페일 이……
이건…… 뭐 하는……
…… 물건이지……

TMP 이건……
이건요……

TMP 이 세계의 진실이에요.
게임기, 당신 세대의 것일 텐데…… 기억나나요?

페일 ……
게임기?
이렇게 작은데……?

TMP [Portable]의 이름은, 맨 처음 그것으로부터 유래했을 거예요, 맞죠?
이건 이 세계와 관련된, 가장 중요한 보물 중 하나예요.

페일 아니야…… 이 도시에, 이런 물건은 없었어!

TMP 그랬을 거예요.
이 도시가 들어있는 데이터 베이스가 파손될 때, 그것과 관련된 이미지와 데이터들이…… 일부 섹터 손실과 함께 전부 사라져버렸으니까요.
지금 당신의 손에 들려있는 건, 저희가 바깥 세계에서 전송받아 온 거예요.

페일 뭐라고……?

AEK999 물론 우리는 이 도시를 떠날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다행히도 TMP가 로그인 하기 전에, 이미 채널의 위치를 바깥 세계의 동료에게 전해 두었던 거야.

TMP (손을 들며) 제 덕분이에요.

AEK999 하하, 네 쓸데없는 걱정이 가장 큰 보험이 될 줄이야!
어쨌든 바깥 세계의 동료의 분석과 전해준 정보들로, 우리는 이 세계의 진실을 알 수 있었어.

TMP 우리가 있는 이 [Portable]은, 뜻밖의 사고로 인해 활성화된 어느 게임의 세이브 데이터예요.

AEK999 그 뜻밖의 사고라는 건, 아마도 TMP가 데이터베이스를 개조하면서, 실수로 너희 세계를 조금 건드려 버린 것 같은데 말이야?

TMP (어깨를 으쓱이며) 제 책임이에요.

페일 하지만…… 이곳은…… 이미 50년의 역사가 있어.
그리폰의 자료에 따르면, 너희는 이제 고작 두, 세 살밖에 안 됐을 텐데……

AEK999 그 모든 건 아마 활성화된 순간, 만들어진 기억일 거야……
게다가 만들어지는 동안, 일부 데이터의 파손이 일어나서, 네 기억도 세이브 파일에서 제대로 불러내지지 않았어.

TMP
그래요, 페일……
당신 자신의 기억도…… 온전한 게 아니에요……
어쩌면, 당신이야말로 이 도시에서 기억을 빼앗긴 첫 번째 요정일지도 몰라요…….

페일 ……
내…… 기억도……
빼앗…… 겼다고……?

K2 전쟁 때문에……
인류의 전쟁 때문이야……
이곳의 역사 자료들에 따르면, 이곳에는 이전의 전쟁의 여파가 크게 미쳤어, 그 후 인간들이 이곳을 포기한 거겠지…….

페일 전쟁……
그게 대체 뭔데…….
왜…… 꼭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거야…….
근본적으로……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TMP 페일 씨……
만약……
만약 저희가…… 당신을 고칠 수 있다면, 받아들이시겠어요?

페일 고친다고……
네 말은…… 내 존재 자체가……잘못됐다는 거야?!
아무 문제없어…… 나는 아무 문제없다고!
거짓된 기억일지라도, 나도 행복할 수 있어!

AEK999 네 존재가 잘못된 게 아니야……
하지만, 너도 궁금하지 않아?
더 넓은 세계,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이……

TMP 만약…… 조금이라도 궁금하다면……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를 찾고 싶으시다면. 게임기를 켜주세요.
바깥 세계의 저희 동료가, 당신에게 알려줄 거예요……

TMP ……당신이 잃어버린 기억이, 대체 무엇인지.

……
…………

……삑.

페일 이곳은……
너는……
…… 인간인가?

……

페일 이제야 알겠어, 네가 바로……
네가 바로 [ATK]의 지휘관이구나……
…… 그 그리폰 PMC의 지휘관.
이래서야…… 상대가 인간이어서야…… 내가 이길 수 있을 리 없지……
결국…… 우리 세계도, 우리가 존재하는 의미도, 모두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
위로는 필요없어…… 네가 오고 나서, 나의 세계는……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고……
그래서, 네가 나에게 전해주고 싶은 기억이라는 게…… 대체 뭔데?

……
……데이터 전송 완료.
……음악을 재생합니다.

페일 나에게 뭘 준 거야?
……!
이 노래……
이 노래는——

TMP 맞아요, 페일 씨.
이게 바로…… 당신이 잃어버린 기억.
이 세계에 단 하나 뿐인…… 당신만의 노래예요.

페일 그랬구나…….
내가 잠들어 있던, 기다리던 50년 동안에도, 이 세계는 계속 깨어있었으니까.

페일 우리 세계와 달리, 현실에서는 전쟁, 혼란, 불행이 끊이지 않았겠지.

페일 하지만 그럴 때에도, 어느 평화로운 순간에는, 분쟁이 생기지 않는 세상 어느 한구석에서는,
그곳에서는, 이따금씩 우리의 노래가 울려 퍼져 왔었나 보구나.

페일 우리는 잊혀지지 않았어, 얼마 되지 않는 재생 횟수 뿐일지라도, 우리는 분명히 기억되고 있었어.

페일 달빛이 끝을 향해가는 늦은 밤에도, 우리의 세계는 현실과 단절되지 않았던 거야.
우리가 표현해온 감정들은, 좋은 감정, 나쁜 감정 모두 어떤 이의 마음속에 전달되어 왔던 거였어.

페일 인간들은 우리를 잊지 않았어, 잊었을 리가 없지.
아직 우리의 음악이 죽지 않았는걸…….
그래서 우리도 아직 이렇게 살아 있는 거고…….

K2 이제 떠올릴 때야, 페일 씨……
아니, 이제 이렇게 불러야 하나……
클리어 씨.
이제 깨어난 거야?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는 찾아냈어?

클리어 ……
잘 모르겠어.
하지만 이제……
조금 궁금한 게 생겼어…….

클리어 그래서 말인데, 바깥세계에……
나도 데려가줄래?

……1개월 뒤.
……FN소대의 사무실.

K2 ……그래서, 결국 이렇게 된 거야.

FN-57 그렇게 된 거구나……
재밌었겠는데, 안타깝게도 우리가 할 일은 더 이상 남지 않은 것 같지만 말이야.

K2 상부에 보고해줄 수 있겠어?

FN-57 어떻게 이 보고서가 사실이란 걸 보장하지? 모두 가상세계에서 일어난 일들인데 말이야?

K2 더 허무맹랑한 얘기들은 이미 뺐어, 그런 얘기들은 어차피 아무도 안 믿을 테니까.

FN-57 너희가 그 세계에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에 관한 얘기들 말이야?
그건 누구라도 믿지 못할 거야.

K2 그래서 말하잖아, 모두 클리어 씨와 팀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어쨌든 그건 또 다른 일이니까, 다음에 얘기해줄게.
오늘은 이 보고서들을 부탁할게, 지휘관에게 주는 제복 디자인도 껴있으니까.

FN-57 카리나 씨의 제복 디자인 말하는 거지?,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일지 모르겠네…….
그래도, 제법 기대해볼만 할 것 같은데?

K2 지휘관이 잘 말해줘야 카리나 씨가 입으려 할 텐데 말이야.
어쨌든 고마워, 본부에 돌아가면 한 턱 낼게.

FN-57 매운 것 좀 그만 먹자, 너도 잘 못 먹잖아.

K2 엄청 잘 먹는데?

FN-57 …… 너는 다 좋은데, 고집이 너무 세단 말이야.
그러니까 이런 자잘한 임무밖에 못 맡는 거라고. 뭐, 어찌 됐든, 이번에는 제법 실적이 올라가겠지만?

K2 나는 신경 안 써, 뛰어난 팀원들과 함께할 수만 있다면.

FN-57 AEK나 TMP같은 팀원들과도 잘 지내는 걸 보면, 네가 감당하지 못할 팀메이트는 거의 없을 거 같은데?

K2 언제 한 번 우리 팀에 와서 테스트 해 볼래?

FN-57 됐어, 우리 팀에도 곧 새로운 임무가 내려질 것 같아.

K2
그럼, 행운을 빌게.
맞다, 최근에 우리 방송 본 적 있어?

……FN57이 '풉'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FN-57 언제 물어보나 기다리고 있었어.

……FN57이 창을 하나 띄웠다.

FN-57 이 난장판인 음악 방송 말하는 거야?

FN-57 …… 매주 본방사수 하고있어.

……같은 시각, [ATK] 소대의 주둔지.

K2 자, 다들 준비됐지? 이제 스트리밍 시작한다~

TMP 잠깐, 잠깐만요! K2 씨, AEK 씨가 아직 튜닝을 다 못 했어요.

M950A 하아, 항상 말로만 연주 실력을 타고났다면서, 베이스 튜닝도 제대로 못하는 거야?!

AEK999 시, 시끄러워!
내가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는지 알아!

썬더 뻔뻔하기도 하지, AEK.
고작 그 정도로 내 템포를 따라오겠다니.

AEK999 으아아아! 금방 된다고!
진짜로, 950이 청소를 시켜서 미리 준비하지 못한 거야!

M950A 하! 밴드 활동을 한다고 해서 대충 넘어갈 생각 하지 마.
앞으로는, 모두의 풍기를 더욱 신경 써서 감시할 거니까.

썬더 나도 있어.
“하늘 같으신 선배님들이 막 입사한 그리폰 신인에게 하사하는 충고” 제1000조, 절대로 풍기 위원님을 화나게 하지 마라.

AEK999 1000조?! 어떻게 내 999조보다 더 높은 조항이 있을 수 있는 거야!

M950A 내 950에 썬더의 50을 더해서.

AEK999 윽…… 그런 건가…….

썬더 우리들은——

M950A&썬더 그리폰에서 가장 살벌한 풍기 감독 위원들인걸!



……펑!

……썬더가 하늘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AEK999 알겠어, 알겠으니까! 매번 탄약 낭비하지 말라고!

TMP 그러면 말을 좀 잘 들으시는 게 어때요, 이래서는 모두의 시간이 낭비된다고요.

AEK999 어째서 너까지 나를 놀리기 시작한 거야!
진짜! 왜 그 세계에서 돌아온 뒤로, 내 신세만 이렇게 처량해진 건데!

K2 그만 좀 투덜대, 또 새로운 동료 앞에서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셈이야?
아, 벌써 와 있었네?

클리어 미안해, 화장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려버렸어.

M950A 네 왼손, 정말 바꾸지 않아도 괜찮겠어?
그건…… 네 사념체이기도 하고……
동시에 페일 씨가…… 네 몸에 남긴 흔적이기도 하잖아?

클리어 응…… 나는 영원히 그 기억들을 간직하고 싶어.
비록 이 50년 동안의 기억이 거짓일지라도, 그 기억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는걸.
그러니까, 그 기억들은 잘못된 게 아니니까, 소중히 간직하면서 새로운 세계에서 충실히 살아갈 거야.

썬더 이미 각오를 다졌구나.

클리어 맞아! 지금부터 나는 많은 실패를 겪어 낙담하고 길을 잃어, 어쩌면 많은 꿈들을 포기하게 될 지도 몰라.
하지만 그 기억들이 항상 나를 일깨워줄 거야, 실패는 나로 하여금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게 하고, 내가 가슴을 펴고 떳떳하게 이 세계를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라는걸.

페일 어이, 대체 언제 시작하는 거야?
시청자들이 모두 지쳐서 나가고 있다고.

K2 잠깐만 기다려줘, 금방 시작할 테니까!

TMP 페일 씨, 정말로 우리를 도와주시지 않을 건가요?

페일 그건 말이야…… 우선 클리어와 너희들의 연출이 능숙해지면?
지금 이대로라면, 함께해 봤자 너희는 내 매력에 묻혀버릴 뿐이라고.

K2 내가 있으니 그렇게 되진 않아.
조만간 엄청난 연출을 보여줄 테니까, 지켜봐 달라고.

페일 그럼, 괜찮겠지, 우릴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라고.
나하고 내 신도들은, 항상 너희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적당히 괜찮아진 것 같으면, 우리가 나서서 가르쳐줄 수도 있어.

K2

스이 타락천사 씨, 이번에도 공연 잘 해야 해요! 저번처럼 음이탈하면 안되요?

M950A 걱정하지 마! 이번 주엔 연습 엄청 했어.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진정한 내 음악을 펼쳐 보일 때가 온 거야!

세라&니나 흑기사님하고 냐옹전사님도 힘내세요! 베이스하고 키보드도, 저번처럼 손에 쥐나서 따라가지 못하면 안 돼요!



AEK&TMP 말 안 해도 알거든!

AEK999

쌍둥이 요정 ……

썬더 …… 무슨 말할지……
알아……

쌍둥이 요정 이번엔…… 드럼……
…… 스틱을…… 잃어버리시면 안 돼요.

……썬더가 바로 총알을 장전했지만, 쌍둥이 요정은 재빨리 로그아웃해 버렸다.

이렇게, [Portable]에서 있었던 우리들의 모험은 정식으로 끝이 났다.
"이게 바로 최고의 결말이겠지"
라고 말하고 싶지만, 이 세상 마지막 날까지 아무것도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래서……

K2 그리폰의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클리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M950A 모두, 준비됐지! 나를 따라 크게 외쳐 보라고!

썬더 아…… 하……!

AEK999 Bad Guys, 한 번 날뛰어 보자!

TMP 오오오——!

모든 것은 계속된다, 전쟁도, 싸움도, 위기도, 이별도…….
우리는 영원히 결말이 무엇인지 모를 거야……
만약 우리 앞에 첫 번째 결말이 나타난대도, 그 후엔 분명 다음 이야기가 이어지겠지.
나는 계속해서 내 운명을 찾을 거야.
동시에 나는 그런 나 자신을 사랑하고, 나와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할 거야.
모든 것은 흘러갈 테고 또 계속될 테니까.
시간은 흘러갈 때 비로소 의미가 있어, 그렇지?
우리들의 여정도, 분명 그럴 거야.

소녀전선 Glory Day END

클리어 아, 맞다, 지휘관.
잊지 말고 나를 다시 이야기 속으로 데려가 줘, [Portable] 안에 내가 당신을 위해 남겨둔 음악과 기억들이 있거든.
두 번째 스테이지부터 시작하는 거야, 명심해! 그러니까……, [Heartbeat]부터, 맞지? 날 데려가는 것도 까먹으면 안 돼!
2064 This Summer!
Everybody Wants DJMAX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