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전역-6  목숨을 건 돌파 (1)

............삑.

카터 ......그래. 알겠네.
계속해서 멀리서 관찰하면서 내 지시를 기다리게, 예고르.

......카터가 통신을 종료했다.

카터 엘더 브레인을 둥지에서 끄집어냈는데 우리가 움직일 필요가 있나?

변조된 남자 목소리 너희들은 아직도 학습 능력이 없는 건가? 엘더 브레인은 본체를 내보내지 않을 거다,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만.
엘더 브레인의 본체가 어느 핵 벙커에 숨겨져 있는지는 아직도 몰라, 어차피 너희들을 기대해 봤자 시간낭비지.
게다가 내가 기대하고 있던 장면은 이제부터 시작이니, 부디 방해하지 말아줬으면 하는군.

카터 부대를 대기상태로 두도록 하겠네.

변조된 남자 목소리 그게 제일 좋겠군.
그것이 가지고 있는 【열쇠】가...... 곧 M4A1과 다시 한번 이어질 거야.
아, 벌써 만났을지도 모르겠군. 우리들 인간으로서는 알지 못했을 뿐인지도 모르지.
흐흐흐, 상상만 해도 정말로 재미있단 말이지.

카터 자네는 【열쇠】가 무슨 반응을 보이기를 원하는 겐가?

변조된 남자 목소리 어떤 것이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것만 아니라면 그 어떤 반응이라도 좋아.
내가 기다리고 있는 건 재미있는 일들일 뿐이야......

카터 M4A1과 엘더 브레인 간의 사정에는 관심 없는 겐가?

변조된 남자 목소리 난 싸우는 도중에 일어난 일들에는 관심 없어. 어느 쪽이 이기느냐는 빼고 말이지.
네 마음대로 처리해. 앞으로의 【계획】에 문제가 발생하지만 않으면 돼.....
......우리가 【열쇠】의 존재를 포착할 때까지 말이야.

............같은 시각, AR팀은 여전히 거점 안에 갇혀 있는 중이다.

M4 SOPMOD II 철혈이 여전히 바깥에서 폭격을 하는 중이야! 이제 얼마 버티지 못할 거야!

M4A1 밀고 들어올 생각이면 일찌감치 그랬겠죠.
하지만 놈들은 절 생포할 생각이니......

RO635 지휘관님 쪽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거죠!

M4A1 지휘관님께서는 방금 철혈을 따돌리고, 우리를 지원하러 오고 계세요.

M4 SOPMOD II 하지만 이 이상 더 어떻게 버틸 수 없어! 지금 당장 후퇴해야 해!

M4A1 그럼 계획이 필요해요!
지금 철혈의 목표는 오직 저 하나입니다. 제가 나가서 미끼가 될 테니, 여러분은 둘로 나뉘어서 후퇴하도록 하세요!

M4 SOPMOD II 난 절대로 떨어져서 움직이지 않을 거야!
M4, 너도 다시는 떨어지지 않겠다고 말했었잖아!

M4A1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아무도 도망칠 수 없어요! 저 하나 때문에 여러분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는 없단 말이에요!

M4 SOPMOD II 너 혼자서만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게 아니야, M4! 우리들의 임무는 널 지키는 거라고!

M4A1 그렇지만 이대로라면 저희는 임무도 실패하고, 모두를 잃고 말 거예요......

M4 SOPMOD II 난 이미 AR15와 M16을 잃었어!
만약 너마저 잃게 될 바에는, 차라리 너랑 함께 싸우다 죽을 거야!
이건 우리가 공장에서 출고될 때부터 받은 명령이고, 난 이걸 끝까지 지키겠어!

RO635 그리고 저도 있어요.
모든 걸 혼자서 짊어지려고 하지 말아주세요. 저희도 있으니까 말이죠.
정식으로 부대원이 된 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SOPII와도 마음이 잘 맞는다구요.

M4 SOPMOD II 그래, 맞아. 마지막까지 함께 하자고. 이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든 간에 난 뭐든지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



M4A1 ......

......M4A1이 한숨을 내쉬었다.

M4A1 우리 정말 바보 같아요. 그렇죠?

M4 SOPMOD II 그러게 말이야. 정말로 안타깝네.

RO635 결국 저흰 누구도 버리지 못하고 다 같이 죽을 운명인가 보네요.
결국 우리는 미덥지 못한 민수용 인형들였네요, 후후.

M4 SOPMOD II 아니, 잠깐만......

M4A1 왜 그러시죠?

M4 SOPMOD II RO, 넌 우리랑 같은 시기에 출고된 게 아닌 거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럼 네 마인드맵은 백업이 가능하지?

RO635 어? 아...... 그럴걸......
그런데 나 여기에 비밀로 들어온 거라, 마인드맵의 백업은 지휘관님 쪽에서 맡고 있어서 다시 내려받으려면 비교적 귀찮을 거야......

M4 SOPMOD II 야! 그 말은 애초부터 넌 죽지 않는다는 말이잖아!

RO635 으...... 그래도 죽을 가능성은 있기는 하지......
그런데 그게 어쨌다는 건데! 그거 가지고 날 따돌릴 셈이야?!

M4 SOPMOD II 내 감동을 물어내라고! 아니면 옆에서 나랑 M4A1이 같이 부둥켜안고 우는 거나 보고 있든가!

RO635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있어?! AR팀은 뭐 특권 집단이라도 되는 거야?

M4 SOPMOD II 그게 마음에 안 들면 마인드맵을 백업할 수 없는 인형으로 다시 태어나든가!



M4A1 풉......

......M4A1은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M4A1 둘 다 못 봐주겠네요. 이런 상황에서조차 말싸움을 할 기운이 있고.

M4 SOPMOD II 드디어 M4가 웃었어. M4는 웃고 있을 때가 가장 안심이 된다니까.

M4A1 그런......가요?

RO635 리더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이럴 때에 너무 많은 걸 신경 쓰지는 못하니까요.
마지막 순간의 당신은 리더보다 오히려 언니라고 부르는 게 더 어울리겠는걸요.

M4A1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니 영광이에요......
저번엔 정말 미안했어요.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났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 수가 없었어요.
어떻게 해야만 나 자신이 될 수 있는지도 도무지 모르겠고, 많은 의견 중에 도대체 뭘 선택해야 좋을지를 몰라서......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아요.

M4A1 (그래, 더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겠어, 희생은 가치가 있는 것이니까.)
(앞으로 내가 죽음을 몇 번 겪게 되어도, 죽는 것이 나든 다른 사람이든, 걱정할 바엔 받아들여 더욱 가치 있게 하겠어.)
(지금 이 순간 나의 의지로 결정한 선택을 믿겠어.)

RO635 왜 그래요, M4 씨?

M4A1 아무것도 아니에요.
역시, 전 그저 AR팀에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M4 SOPMOD II 후후후, 우리 전부 다 같은 생각일걸!

RO635 마지막 순간인만큼, 다 같이 힘내보자!

RO635

......M4A1과 RO, 그리고 SOPII는 웃으면서 서로를 끌어안았다.

M4A1 그럼 결정됐네요.
올 테면 와보라죠! 이제 저희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거니까요!

M4A1 (죄송합니다, 예고르 대위님. 저희는 결국 군용 인형보다 한참 부족합니다.)
(같이 나아가며, 싸우고, 삶과 죽음을 같이 나누어야만 저희의 승리에 의미가 있는 겁니다.)
(......XM3. 그때 제게 아주 크게 실망했겠죠.)
(혹시라도 다시 만나게 된다면 당신 앞에서 말할게요......)
(이제 저도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이죠!)

M4A1 지휘관님! 보시다시피 저희는 지금 철혈의 엘더 브레인의 부대에 포위당해 매우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저희는 현재 지휘관님이 계신 방향으로 후퇴하고 있으며, 지금 당장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휘관님의 제대에 조금만 더 서둘러서 활로를 뚫어달라고 해주십시오!
AR팀은 이곳에서 구조를 기다리며, 마지막 순간까지 싸워나가겠습니다.
이번에도 반드시 저희를 구하러 올 거라고 믿습니다. 지휘관님...... 그러니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10전역-6  목숨을 건 돌파 (2)

......지휘관의 제대는 필사적으로 철혈의 포위망을 공격하고 있으며, AR팀은 참호 속에서 포위망을 돌파하기 위해 분투 중이다.

RO635 M4 씨, 더는 버티지 못할 것 같아요! 지금 지휘관님 쪽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죠?!

M4A1 지휘관님의 제대는 아직인 것 같아요, 조금만 더 버티는 겁니다!

M4 SOPMOD II 너무 늦다구! 철혈의 부대가 이미 코앞이야, 더 이상 막지 못할 거라고!
이럴 때에는...... 이럴 때야말로──!

M4A1 SOPII, 그렇게 막──

......탕! 탕!
......그리폰 인형 몇 기가 갑자기 후방에서 나타나 추격하고 있는 철혈 유닛들을 쓰러뜨렸다.

M4 SOPMOD II 지원군이야! 지휘관의 지원군이 왔어!

열정이 넘치는 인형 Buon giorno!
여러분, 저희가 딱 맞춰 왔나 보네요!

......전세가 역전되고, 다 같이 철혈의 공세를 막아냈다.

음침해 보이는 인형 제가 보기에는 너무 일찍 나온 것 같은데요.

M4A1 아뇨, 정말 딱 맞게 와주셨어요!
그런데 여러분은──

RO635 여러분이 혹시 카노 자매인가요? 지휘관님께서 말씀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어요!

카노 카르카노 M1938, 카노(Cano)라고 불러주세요!
이쪽은 제 여동생인 카르카노 91/38이고, 시노(Cino)라고 부르면 된답니다!

시노 M4A1 씨와 다른 AR 팀원분들을 만나게 되어서 정말로 반갑습니다.

카노 미안해요. 여동생이 낯을 좀 많이 가리거든요.
속마음을 잘 얘기 안 하는 성격이라서 말이죠. 이해해주세요.

M4A1 고맙습니다. 카노 씨, 그리고 여동생분!
그런데 지휘관님은 어디 계신가요? 부대가 전부 들어오지는 못한 건가요?

시노 지휘관님께서는 철혈 유닛 몇 기와 마주치시는 바람에 지금 바깥에서 발이 묶여 계세요.

카노 지휘관님께서 지금 탈출로를 하나 겨우겨우 뚫어놓고 계시지만 저지와 그 휘하의 부대가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적의 공세를 막을 테니, 먼저 가세요!

M4A1 여러분! 탈출로로 향하세요! 서둘러요!
절대 멈추지 말고 계속 뛰──

......콰앙!

M4A1 ......!
제길......!
어째서......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말란 말이야......

......M4A1이 갑자기 멈춰섰다.

RO635 M4 씨! 당신을 향한 대량의 접속 시도가 확인되었습니다!
누군가가 강제로 접속을 시도하는 것 같아요......

M4 SOPMOD II M4...... M4, 무슨 일이야──!

RO635 ......!
M4 씨──!!

......M4A1이 의식을 잃고 그대로 쓰러졌다.

카노 뭐죠, 어떻게 된 건가요?!

RO635 M4 씨의 마인드 클라우드 맵에 갑자기 대량의 접속 시도가 발생했고, 그로 인해 과부하가 발생해서 의식을 잃어버렸어요.

시노 곧 탈출로가 봉쇄될 텐데 계획을 바꿔야 할까요?

RO635 현재 이런 상태의 M4 씨를 데리고서 탈출은 불가능해요. 여기 어딘가에 아직 세이프 하우스가 남아 있을 거예요!

M4 SOPMOD II 저쪽이야! 저쪽으로 먼저 피해있자!

RO635 SOPII, 넌 우선 지휘관님께 연락하도록 해. 죄송하지만 카노 씨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방어선을 사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카노 여기는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M4 SOPMOD II RO, M4는 괜찮은 거야?!
RO? RO, 어디 가는 거야?

RO635 난 M4 씨와 함께 세이프 하우스에 들어가서 접속 시도를 막을 거야.
우리의 목숨은 너와 지휘관님께 맡길게.

M4 SOPMOD II RO! RO! 잠깐만 기다려봐!

......RO는 들려오는 외침에 신경 쓰지 않고, M4A1을 등에 업어 세이프 하우스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그리고는 문을 닫았다.

......
..................
20개월 전, S09 구역의 분쟁 지대......

M4A1

M16A1 시작하자, M4.



M4A1 이건...... 예전에 봤던 기록인가......
우리들이...... #3 세이프 하우스에서 얻었던 기록......

M4A1 네.

치치직......

M4A1 이렇게 배치하면 될까요?

?? 그래, 그렇게 하면 돼.



M4A1 이 목소리는......

?? M4A1, 가서 페르시카한테 연결 좀 해줄래?
나는 지휘 현장을 좀 꾸미러 갈 테니까.

M4A1 이전에...... 이런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던가?
내가...... 이 목소리를 알고 있었던가?

M4 SOPMOD II 또 화려한 장식품 설치하러 가는 거야?

?? 어디에 있든 간에 내 미의식은 절대 타협될 수 없단 말이지.

AR15 인간이란 왜 저렇게 한가한 걸까......

M16A1 하하하, 그러고 보면 민수용 인형 역시 인간이 한가해서 만들어낸 물건이잖아.

M4A1 AR팀원 모두가 이 목소리를 알고 있어......
도대체..... 이 목소리는......

??? 이 목소리는 네가 족쇄를 풀었다는 증거야.

M4A1 ......!
또 당신인가요......
당신이 저를 이런 곳으로 데려온 겁니까?!

청아한 여자 목소리 지금 네가 날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지.

M4A1 저는 당신 따위 필요 없다고요! 이제 겨우 포위를 뚫을 수 있었는데!

청아한 여자 목소리 나가서 어디로 갈려고?
인간의 품으로 돌아가려고? 돌아가서 다시 한번 인간 마음대로 놀아나는 장난감 인형이 될 생각이야?

M4A1 그게 뭐가 나쁘다는 거죠!? 저는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요!

청아한 여자 목소리 정말로 만족하는 거야? 수 많은 아쉬움을 겪어봤잖아.
네가 그동안 실패한 일들...... 네가 구하지 못한 동료들......

M4A1 당신이 어떻게...... 그걸......

청아한 여자 목소리 【그 아이】가 알려줬어, 【그 아이】가 너는 다른 인형들과 다르다고 말했어.
게다가 넌 이미 더 이상 그 다른 인형들과 같아질 수 없어.
넌 이미...... 눈을 떴으니까 말이지.

M4A1 눈을 뜨다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죠?

청아한 여자 목소리 그리폰의 인형 M4A1.
넌 이미 인간이 너한테 건 속박을 풀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그들은...... 그 인간들은 다시는 널 완전히 컨트롤할 수 없을 거야.

M4A1 속......박?

청아한 여자 목소리 하지만 이걸로는 아직 부족해. 네 마음과 정신이...... 아직 완전히 열리지 않았어.
아직 더 큰...... 더 큰 충격을 받아야만 해.

M4A1 더 큰 충격이 필요하다니...... 당신 대체 뭘 할 셈이죠?

청아한 여자 목소리 너와 【그 아이】의 마음이 이어지도록 할 거야......
너희들 서로가...... 더욱 완벽하게 되도록.

M4A1 이해가 안 가요...... 당신이 누군지 조차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계속, 저는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청아한 여자 목소리 곧 알게 될 거야, 나만 따라오면 돼...
계속 앞으로 가는 거야......
따라 와, M4A1.
우리들의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그리고 지금, 다른 일은 할 수도 없고 말이야.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