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전역-4E  역경 탈출 (1)



23시 40분, 베오그라드 어느 거리 구석의 하수도 안.

RO635 저, 저게 무슨 소리지?

M4 SOPMOD II 적이야?

RO635 아니, 센서에 신호는 없어, 하지만 물리 반사 면적이 갑자기 상승했어...

M4 SOPMOD II 반사면적이 상승...? 저기 좀 알아듣게 말해봐!

RO635 쉿... 방향을 보니 적은 아닌 것 같아...
잠깐... B2, G5, K9 수문 제어 방문 권한 상승?!

M4 SOPMOD II RO, 발밑을 봐! 물이야! 물이 차오르고 있어!

RO635 물이라고!?
하수도의 수문이 열린 거야! 녀석들 우릴 익사시킬 셈이야!

M4 SOPMOD II 인형인 우릴 익사시킨다고?

RO635 너 잊었어?! 지금 우리의 소체는 제일 기본적인 방수기능밖에 없어, 침수가 발생하면 고장 난다고!

M4 SOPMOD II 어... 아직 늦진 않았겠지?

RO635 아무리 빨리 달려도 물이 차오르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저기 있다! 중간 발판이 있어! SOP2, 뛰어 올라갈 수 있어?

M4 SOPMOD II 맡겨 줘! 영차!

SOP2와 RO는 발판 위로 뛰어올랐다.

RO635 여기서 잠시 버틸 수 있겠어...
기다려봐, 다시 수문 제어 권한을 가져와 볼게...
... 제길, 접근이 거부당했어!
어쩐지 방금은 너무 쉽게 권한을 덮어씌울 수 있었나 했어! 처음부터 우리를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였던 거야!

M4 SOPMOD II 아까처럼 권한을 뺏을 수 없어?

RO635 그건 저쪽이 일부러 권한을 내준 거야, 지금 방화벽이 업그레이드 되었어...
그리고 다른 수문의 제어 권한도 덮어씌워지고 있어, 빨리 막지 않으면...
SOP2, 날 잡아줘! 좀 시간이 걸릴 거야, 레벨 2 플랫폼에 들어가 다시 돌파해볼게. 날 물에 빠뜨리지 마!

M4 SOPMOD II 안심해! 내가 꼭 껴안고 있을 테니까!

RO635 그래. 지휘관님, 계십니까?

지휘관 심어 둔 미끼 트로이목마가 방화벽에 식별 당했다, 다른 침입 경로를 탐색 중이다.

RO635 감사합니다, 지휘관님.
지휘관님의 말씀대로 적의 함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중요한 단서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RO635 레벨 2 플랫폼에서 수문의 제어 권한을 다시 뺏어보겠습니다, 어쩌면 적들이 아예 외부 접근을 끊어버릴 수도 있지만.
적들도 원격 제어 중인 것을 고려하면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기를 바라야죠...
최대한 빨리 적의 수비를 돌파하기 위해 다른 인형들의 연산능력을 제게 넘겨주세요! 작전 개시합니다!

M4 SOPMOD II 좋아! 시작하자!
어... 이번엔 눈 안 감는 거야...?

RO635 놈들이...

M4 SOPMOD II 놈들이...?

RO635 놈들이 원격 인터페이스를 다 끊어버렸어...! 더는 수문을 제어할 생각이 없다는 건가?!

M4 SOPMOD II 뭐야!!
그럼 정말 이대로 끝장인 거야!?

RO635 치... 침착해... 아직 방법은 있어...

M4 SOPMOD II 정말 방법이 있는 거야? 벌써 무릎까지 차올랐단 말이야!

RO635 괘, 괜찮아, SOP2. 치치침착해 봐, 네가 키가 좀 작아서 그런 걸 거야!

M4 SOPMOD II 뭐야!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Mk46 RO, 아직 거기 있어?

RO635 그래! 너희는 괜찮아?

Mk46 우린 괜찮아, 하지만 여기서 보이는데, 두 차단구에서 물을 빼고 있어, 지금 적이 너희를 익사시킬 생각인 거야?

M4 SOPMOD II 맞아! 그거 말고 더 있겠어?

Mk46 그래, 알았어.
다른 제대도 도착했고, 지휘관도 적 지휘부의 위치를 찾아냈어, 지금 단숨에 돌격해서 녀석들을 쓸어버릴 거야.

M4 SOPMOD II 그럼 서둘러줘! 안 그럼 난 RO 머리 위에 올라타서 피해야 한다고!



제11전역-4E  역경 탈출 (2)



...

Mk46 청소 끝, 마지막 신호도 사라졌어.
RO, 지금 들려?

RO635 들려...어푸... 잘 들려, 빨리 수문을 열...어푸... 열어줄래?

Mk46 여기에 수문 스위치는 없는걸?

RO635 제길... 제어 플랫폼은... 지휘부에 없었던 건가...
다 해치웠으면 원격 포트라도 연결해봐!

M4 SOPMOD II 으아아... RO, 좀 가만히 있어 봐, 나 물에 빠지겠어!

RO635 백가지가 넘는 최후를 생각해 봤지만... 침수로 누전되서 죽는 건 생각해 본 적 없어...
다음에 소체를 바꾸게 되면 페르시카 씨에게 방수기능이 아주 좋은 거로 부탁할 거야...

M4 SOPMOD II 야야,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마, 넌 침수돼도 백업이 있지만, 난 너처럼 몸을 바꿀 수 없다고!

갑자기 저 멀리서 수문이 열려 물이 빠져나갔다. 수면도 점점 낮아졌다.

RO635 어? 수문이... 저절로 열렸어?

M4 SOPMOD II Mk46 그쪽에서 스위치를 찾았나? 으엑... 이 물 냄새 나... 못 참겠어, 후각 시스템을 끄려면 어떻게 하더라...

RO635 먼저 내 머리 위에서 내려와...

M4 SOPMOD II 아직 물이 다 안 빠졌잖아, 좀 기다려 봐!

?? 결국은 또 적을 모두 해치워서 문제해결이라니, 과연 그 유명한 그리폰 지휘관의 일 처리로군.

RO635 이 목소리는...
K... 씨?

K 그래, 적어도 이번엔 "정보원 씨"라고 부르지 않는군.

RO635 먼저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저희를 구해주신 겁니까?

K 내가? 아니, 난 그냥 평범한 인간이야.
수문은 제어 플랫폼을 만지거나, 원격 해킹으로 제어해야지. 난 분신술을 할 줄 모르고, 전자전도 잘 못 해.

RO635 그럼 도대체...

K 너희 수호천사에게 감사해라. 안 그럼 너흰 거리에서 끝장났을 테니까.

RO635 수호... 천사요?

K 아까 말했듯이, 너희가 살아남은 다음에 얘기하자고 했지. 그럼 얘기를 하자고.

RO635 네, 수호천사는 나중에 말하고...
그럼... 안젤리아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K 그리폰의 인형은 성질이 다 이렇게 급한가? 먼저 눈앞의 문제부터 얘기하는 게 정상이 아닌가?

RO635 ... 그럼... K 씨는 어째서 이 하수도에 대해 잘 아시는 거죠?

K 마호로, 녀석들의 잔해를 확인해.

메이드 인형 네.

K 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한 가지 조건을 확인하지.
너희가 해치운 적의 샘플을 가져가겠다. 이게 너희의 질문에 대한 정보비용이다. 어때, 아주 이득인 장사지?

RO635 지휘관님...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그럼 질문에 대답해주실 수 있습니까?

K 하수도는 내 탈출 통로야, 여기 쥐구멍에 쥐가 몇 마리 살고 있는지도 다 알고 있지. 녀석들이 여기까지 쫓아온 근성은 칭찬할만해.
저 하얀 녀석들, 난 여태까지 녀석들을 조사하고 있었지, 그러다 결국 녀석들에게 걸렸고 말이야.
놈들을 하수도에 유인한 다음 슬그머니 떠날 셈이었는데, 너희가 와주었으니 덤으로 이득을 취한 거지... 이렇게 샘플을 얻을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RO635 저 하얀 적들은... 대체 무슨 자들이죠...

K 그건 놈들의 잔해에 물어봐야지. 너희 인형과 다르게, 저 기계 속에는 인간이, 혹은 인간의 일부가 들어있어.

RO635 인간이라고요!?

K 물론 방아쇠를 당길 때 죄책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 안의 인간은 이미 죽었으니까. "신앙"의 힘으로 움직이는 거야.

RO635 신... 신앙이요...? 점점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군요.

K 그래, 신앙, 적어도 놈들은 그렇게 떠벌리고 있어.
물론 다 헛소리인 건 알고 있지만, 놈들의 신자들에겐 신의 기적 같은 물건이야.

RO635 신자... 그러니까, 저 "사람"들은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믿으며, 신앙으로 움직였다는 건가요... 마치 사이비 종교처럼 들리네요...

K 도시 바깥의 사람들에게, 광역성 저복사 감염증에 걸리면 사망 선고나 다름없지.
그 누구든 자신에게 감염증에 대항할 방법이 있다고 말하면, 그 사람을 무조건 따르게 되는 거지.

RO635 ELID 말입니까? 그거라면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K 절망에 빠진 인간이 희망을 발견하면, 그 생존의 욕망은 엄청난 힘을 발휘하지. 그리고 터무니없이 이용당하기 쉬워져.
설사 쇠덩이 상자 속에 갇혀도, 하루만이라도 더 살 수 있다면, 죽어서도 이용당한다 해도 중요하지 않지, 그들에게는...

RO635 그래서... 누군가 절망을 이용해, 어떤 사이비 종교를 창설했고...
그 사이비 종교를 이용해, 자신의 군대를 만들었다는 겁니까...?

K 흥... 사이비 종교라. 나도 완전히 조사해낸 건 아니지만, 거의 네가 말한 그대로겠지.
아무런 배경도 없으면서, 최첨단의 무기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병사들을 지닌 세력. 듣기만 해도 무섭지 않아?

RO635 ...

K 딱 1년 전, 옐로우 존의 실종 인구가 갑자기 늘었어, 그리고 동시에 변두리 지역의 단체 폭력 사건도 급격히 늘었고.
6개월 전, 실종 인구수는 줄어들지 않은 상황에서, 단체 폭력 사건의 수가 급감했어.
해당 지역 안전을 담당하던 계약사는 편해졌다고 좋아했지만, 이 뒤에 조직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지.

RO635 저희도 몇 개월 전, 저들과 싸운 적이 있었습니다, 설마 이런 부대였을 줄은... 저들은 대체 무엇이고, 또 어떤 목적이 있는 건지...

K 그 사건 말인가, 용케도 살아남았군.
하지만 그때 너희는 철수하느라 바빴고, 그때 있었던 일들 모두 깔끔하게 청소되었지.
그들의 목적은 아무도 몰라. 내가 알고 있는 건, 녀석들이 이 도시에 나타난 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야, 너희가 우연으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닌 것처럼.

RO635 저희가 여기에 온 건... 우연이 아니라...

K 받아, 그리폰에게 주는 인사 선물이다.

RO635 이 슈트케이스는 뭡니까?

K 너희 다음 작전에 도움이 될 물건이다.

K 그리고, 거기에 있는 지휘관, 지금 단말기로 이곳을 감시하고 있는 건 알고 있어.
자네가 어떻게 생겼는진 모르지만, 방금 전의 지휘로,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이 자네를 두려워하는지 알았어.
다만 이 도시에서 만큼은, 나를 적으로 두고 싶지 않겠지, 내가 당분간은 자네와 적이 되고 싶지 않은 것처럼.

아무튼 인사를 하지.
"만나서 반갑다"고 할까, "베오그라드에 온 걸 환영한다"고 할까?
자네가 오길 오래 기다렸어.

그럼 이제...
안젤리아... 그녀에 대해서 말해보자고.
어디서부터 이야기해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