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전역-1N  호문쿨루스Ⅰ (1)

............
......S08 구역에 위치한 철혈의 취조실.

알케미스트 ......우리가 지금 무슨 얘기하고 있었지?
아, 그래. 폭탄이었지. 지금, 우리는 폭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단 말이야.
너는 시한폭탄을 좋아하니? 아니면 격발식?

F2000 아아...... 그건 말이지......
임무에 따라 선호하는 게 달라지는걸?
애초에 인간이 그렇게나 많은 종류의 무기를 만든 건, 여러 가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잖아? 안 그래?

알케미스트 하,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조차 모른단 말이야? 정말이지 인생을 즐기는 법을 하나도 모르는군.
전쟁이 싫다면, 최소한 병사로서 그중 일부분이라도 좋아할 줄 알아야지.
F2000, 전술 인형으로서 살아오면서, 전장에서 네 흥미를 끄는 물건이 하나도 없었던 거야?

F2000 미안한걸...... 난 전장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연구해보지 않아서 말이야......
우리 좀 가벼운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건 어떨까?
예를 들자면 신발, 그래 우리 신발을 가지고 얘기를 나누는 건 어때? 알케미스트?

알케미스트 ......신발?
평소에 그리폰 인형들의 대화 주제는 예쁜 신발과 핸드백이란 거야?

F2000 그건...... 무기를 좋아하는 인형은 엄청 많지만, 난 소수파라서 말이야.
미안하지만, 네가 원래 노리던 건 내가 아닐텐데......
나같이 재미없는 데다, 별것 아닌 인형을 잡아봤자 별 도움도 안됐을 텐데 말이야.

알케미스트 ......그럴리가, F2000.
적어도 너를 통해 엘리트 인형이 아니더라도, 표정이 풍부하다는 걸 알아낸 데다가.
네가 있음으로써 다른 사냥감과 비교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말이야.

F2000 .......뭐라고?

알케미스트 어머, 몰랐던 거야? 나에게 잡힌 건 너 하나뿐만이 아니란 말이지.
이 무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아?

......알케미스트가 소총을 하나 꺼내 보였다.

F2000 그건..... T91의......
그녀를...... 그녀를 어떻게 한 거야?!

알케미스트 그녀는 여기서 도망친 유일한 녀석이야. 남은 녀석들은 내가 전부 처리해 버렸지만 말이지.
이제 알겠니? 네가 기세 좋게 나섰음에도 불구하고, 네가 구해낼 수 있었던 동료들은 몇 명 없었다는 걸 말이야.

F2000 후......

......F2000은 시원하게 웃어 보였다.

F2000 최소한 한 명이라도 여기서 도망칠 수 있었다면, 내 임무는 끝이야......

알케미스트 이야......
그리폰의 인형들이란 어쩜 이렇게 전부 재미없는 녀석들뿐일까......

알케미스트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아서 그나마 다행이네.

......알케미스트가 손에 쥔 자동 권총을 들어 올렸다.
......F2000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눈을 감으며,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F2000 난...... 여기서 끝나는 걸까......

......탕! 탕!

F2000 꺄악!

............?
......알케미스트가 권총으로 더미 중 하나를 맞춰 쓰러뜨렸다.

F2000 알케미스트...... 지금......?

알케미스트 쉿...... 입 다물고 있어 줘 F2000...... 내가 널 찾지 못하게 말이야......
지금은 그저 조용히 숨을 참으면서......
이 총 안에 들어있는 총알과 네 녀석의 운, 둘 중 어느 게 먼저 바닥을 보일지 기다리는 거야......

......탕! 탕!

F2000 ......!

알케미스트 "사람이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다른 사람과 섞여 들어가기 위해 애쓰지만......"
"......죽음만큼은 온전히 너 자신의 것."
최후의 최후까지 잘 생각해 봐, 달링......
우리의 이런 모습이...... 과연 살아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
............3시간 후, S08 구역에 위치한 그리폰 기지의 휴게실.

FN57 ......어쨌든 간에, 이게 우리의 임무란 소리네.
FAL! 듣고 있어? 야! 귀라도 먹은 거야?

FAL ............
인형은 귀가 없어도 소리를 들을 수 있어, 57.

FN57 FAL, 난 네 청각 모듈이 문제라고 말한 적 없다구......
난 네 머릿속에 꽃이라도 핀 게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
네 마인드맵은 너처럼 구닥다리니까 말이지. 어쩌면 대장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야 할지 모르겠네...
──이번에는 또 뭘 보고 있는 거야?

......57은 앞으로 나와, FAL이 보고 있는 패션 잡지를 뺏어 들었다.

FAL 야!

FN57 ......이 핸드백 너무 촌스럽지 않아? 네가 맨다고 치더라도 너무 촌스러운데.

FAL 다음부터는 가격부터 보고 말하지그래. 내가 얼마나 벼르고 있었는지 넌 모를 거야, 57.

FN57 마음대로 해. 내가 관심 있는 건 우리의 임무니까.
만약 실패하기라도 하면, 핸드백 살 돈은 고사하고 대장 자리마저 나한테 뺏길 텐데.
잘 알아두라고. 그때가 오면 내가 아아아아주 근사한 보답을 해줄 테니까 말이야.

......FAL이 잡지의 한 귀퉁이를 접어 표시를 한 뒤, 가방에 도로 집어넣었다.

FAL 제대로 일하면 되는 거잖아?
이번 작전을 맡은 지휘관에게로 가자. 출발할 준비해.

FN57 자, 잠깐만, 내 말을 좀 들어봐. 너 정말로 이번 임무를 끝마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혹여나 나중에라도 실수였다고 말하면 안된다구?

FAL 고작 여기서 실종된 인형 몇 명을 찾는 것뿐이잖아?

............FAL이 휴게실을 떠나자, FN-57이 그 뒤를 따라 나갔다.

FN57 그, 그럼 상대방이 누군지는 알고는 있는 거야? 잔인하기로 소문난 바로 그 알케미스트란 말이야.

FAL 그러니까 돈이 되는 거잖아. 빨리 처리하고 돈이나 받자.

FN57 흥, 그 자식을 잡으려는 이유가 고작 그딴 촌티 나는 핸드백을 사려는 거였어?

FAL 잘 어울리잖아? 안 그래?

............
10분 후, 지휘실.

FAL 안녕, 지휘관. 나는 이번 구출 작전의 대장을 맡은 인형 FAL이야.
너무 그렇게 긴장하지 말아 주겠어? 나도 내가 얼마나 예쁜지 알고 있으니까 말이지. 하지만 지금은 귀를 쫑긋 세우고 내 말을 잘 들어주겠어?

FN57 (소곤소곤) 내가 보기에는 그냥 잠이 부족한 것 같은데......

FAL ............
일이 끝나면, 같이 커피나 마시러 가자.
일단, 지금 우리의 임무는 두 명의 임시 소대원과 합류하는 거야.
그 아이들은 S08 구역에 남아있는 정찰 대원인 FN-49와 FNC.
그 두 명은 임시로 편입되는 신입들이지만, 그 아이들의 보고를 들을 필요가 있으니까.
지휘관, 그 아이들과 우리가 만날 수 있게 길을 뚫어주길 바라.

제6전역-1N  호문쿨루스Ⅰ (2)

......작전이 끝나고, FN 소대원들과 FAL이 합류했다.

FAL 너희 둘, 너무 느리잖아.

FN49 저, 정말 죄송해요! 적이 너무 많아서, 멀리 우회할 수밖에 없어서......

FAL 57, 네가 분명 쟤네들이랑 가까운 곳으로 장소를 정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FN57 쟤네들이 문제없다고 해서 말이야. 그 이상 물어보지는 않았지.

FN49 죄송해요...... 지정된 시간까지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약간 억지를 부렸거든요......

FAL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면 억지를 부리지 말았어야지. 자신의 한계를 명확하게 아는 것도 능력이야.

FN57 애들한테 너무 뭐라 그러지 마── FN49, 다음부터는 조심해야 해. 알았지?
그럼 이제 정찰 결과를 알려줄래?

FN49 네...... FNC가 알려드릴 거예요. FNC?
FNC? 그만 먹고 빨리 말씀드려!

FNFNC 읍...... 읍......! 알겠어!
그...... 우리가 전부 자세하게 확인해봤는데!
이곳의 철혈 보스는 확실히 알케미스트였어. 게다가, 알케미스트가 이번 인형 실종 사건의 원흉임을 확인했어.

FN57 알케미스트라고? 알케미스트가 아직도 여기에 있을 줄을 생각도 못 했는데......
이 구역은 철혈에게 별다른 가치가 없을 텐데, 어째서......

FAL 알케미스트가 어째서 여기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계속해서, 작전 계획을 토론해보도록 하자.

FNFNC 에에, 이대로 일을 시작하려고? 우리 넷이서?

FN57 FN 소대의 다른 두 명은 다른 임무를 맡고 있어서 말이야, 그러니까 이번에는 잘 부탁해.

FN49 감사합니다! 같이 일하게 되어 정말로 영광입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FAL 최선을 다하든 어떻든, 내가 내리는 지시에 잘 따르기나 해.

FN57 FAL, 어쨌든 간에 얘네들은 신입이니까, 조금쯤은 격려해줘도 문제없잖아?

FAL FNC, FN49. 내가 이번 작전에 너희들을 투입시키는 이유는 별거 아냐.
너희들의 각인이 우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작전 시 효율이 조금 높기 때문이지. 단지 그뿐이야.
임시 소대원이라고는 하지만, 너희들이 충분히 활약만 한다면, 너희들에게 돌아가는 보상도 그만큼 커질 테니까...

FNFNC 우오오오── 우리 이번에 반드시 작전을 성공시켜야겠네!

FAL 할 수 있다면 말이지. 그럼 이곳의 지도를 한 번 보여주겠어?
......이 구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물이 바로 저 폐허가 된 기지인가?

FN57 그래. 정보에 따르면, 저곳은 이전에 AR15가 M4A1을 납치한 장소라는 모양이야.

FAL 후후...... 그럼 저걸 랜드마크로 써먹으면 되겠네?
기지를 기준으로 두 구역으로 나누면 딱 될 것 같네. 두 명이면 충분할 테니, 여기서 정하도록 하지.

FN57 꺼림칙한 웃음이라니...... FAL, 이번에는 또 무슨 수작을 꾸미려고 하는 거야?

FAL 우리가 알케미스트를 잡기 위해선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FN57 당연히 알케미스트를 찾아야겠지.

FAL 고맙게도, 알케미스트가 먼저 나서주고 있어.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FN57 ......찾아 나서야 할 사냥감이 있어야겠지.

FAL 그러니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사용할 거야. 그게 바로......

FN57 ......미끼란 말이네.

FN57 어...... 그러니까 무슨 말인지 잘 알겠어...... (FN49와 FNC 쪽을 바라보며)

FNFNC 어? ......뭐, 뭔데?

FN49 네? 설마......
네에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