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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VA-11 Hall-A

무대 울렁증

무대 울렁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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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으응...

여긴... 어디지...

왜 이렇게...

숨이 가쁘지...?

도로시

뭐야, 왜 내 다리가 멋대로 움직이고 있어!?

여기 어디야! 나 지금 어디로 가는 거야?!

스텔라

소리 지르지 마, 시끄러워. 정신도 차렸겠다, 화이트 나이트한테 잡히기 싫으면 달리기에 집중해!

도로시

스텔라??

도로시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나... 언니한테 몸을 빼앗기지 않았어?

스텔라

어째선지 안나가 갑자기 네 몸에서 빠져나갔어. 기절한 너를 거기에 버리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 내가 널 해킹해서 조종한 거고!

스텔라

...왜 그래?

도로시

아, 아무것도 아니야...

도로시

그... 그냥... 이렇게... 당하는 느낌도...

스텔라

안나가 또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장 여기서 도망쳐야 해!

도로시

침입해서... 조종...

이... 이런 방법도 있었다니...

스텔라

...도로시?

너 상태가 이상한데...? 네 AI에 오류라도 생겼나 봐. 강제 원격 조종을 너무 오래 지속한 탓인가...

나중에 캐시 메모리를 정리하고, 과열된 모듈도 냉각――

도로시

으하아앙――♥

더는 못 참아――!!

도로시가 느닷없이 전속력으로 달음박질쳤다.

스텔라

도로시, 멈춰! 그 앞엔――!

도로시

스텔라――! 내 안에 침입해 줘! 강제로 명령을 내려!! 내 캐시 메모리를 잔뜩 점유해줘! 내 모듈을 과열시켜줘!!

꽈당!!

스텔라

어... 도로시? 너 괜찮아?

도로시

으으...

벽에 부딪혔어. 자가진단 좀 해야지...

스텔라

그럴 시간 없으니까 빨리 일어나! 아직 화이트 나이트가 쫓아오고 있단 말이야!

스텔라는 도로시가 부딪친 벽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스텔라

뭐야? 왜 막다른 길이지?!

건축 설계도상 여기에 통로가 있어야 하는데!

??

그야, 비밀 통로니까.

스텔라

벽 뒤에서 소리가...?!

이... 이 목소리...!

세이!

막다른 복도의 벽이 천천히 열리더니, 화이트 나이트 대원 한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세이

오랜만이야, 스텔라.

스텔라는 잠시 넋을 잃더니, 세이를 부둥켜안았다.

스텔라

아...

세상에...

내가 꿈을 꾸는 건 아니겠지?

여기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거 같아...

세이

하하, 그러면 내가 여기에 온 의미가 없잖아.

도로시

으으... 이제야 좀 정신이 맑아졌네.

도로시

너희들 뭘 꾸물거리고 있어! 얼른 여기서 나가야지!

세이

만나서 반갑습니다, 도로시 총리.

화이트 나이트 765 블리츠크리그 군단 소속, 세이 P. 아사기리입니다. 당신을 구출하러 왔습니다.

세이는 둘을 비밀 통로 안으로 들여보낸 뒤 문을 닫았다.

세 사람은 어두운 비밀 통로를 따라 아래층으로 이동했다.

스텔라

네가 와서 다행이야... 세이, 설마 네가 이곳에 올 줄은...

세이

오는 길에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 도로시 총리, 안나, 그리고 너에 관한 이야기를.

네가 있다는 말을 듣자마자 곧장 달려왔어. 늦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도로시

이런 곳에 비밀 통로가 다 있었어? 나도 몰랐는데!

세이

여긴 화이트 나이트의 비상 이동 통로입니다. 대장급 대원만이 사용 권한을 갖고 있죠.

10분 정도만 가면 시청의 뒷문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겁니다.

스텔라

하지만 넌 부대장이잖아?

세이

그렇지. 하지만 제리코 대장이 내게도 권한을 줬어.

원주민은 목숨이 하나뿐이니, 나한테 더 쓸모 있을 거라면서.

스텔라

세이...

제리코는 어떻게 됐어?

세이는 한숨을 내뱉었다.

세이

스텔라... 나한테 그런 일을 시키고서 어떻게 됐냐고 묻는 건 너무하지 않아?

스텔라

미안해...

하지만... 인형은 마인드맵을 백업할 수 있잖아...

네가 제리코를... 그러면 전부 없었던 일로 할 수――

세이

이걸 어떻게 없었던 일로 해!?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보라고! 제리코 대장은 잊어버리겠지. 하지만 난? 난 어떡해?! 이 일을 평생 기억할 텐데!

스텔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내가 너까지 끌어들여서...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볼게... 기억 소거 수술이라든지...

세이

난 제리코 대장을 죽이지 않았어.

스텔라

뭐...?

세이

처음엔 정말 급소를 노리고 쐈어. 차라리 그러는 게 마음이 편할까 싶어서.

하지만 빗맞혔어. 그리고... 도저히 다시 쏠 수가 없었어.

그래서 바깥에 두고 왔어. 정신이 들면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곳에... 그러면 분명 살아남을 거라고, 그리고 대장이라면 그래도 우리의 편을 들어줄 거라고 믿었으니까.

스텔라

그랬구나... 하지만 그것도 결국 헛수고가 됐어.

내 계획 대로였다면... 우산 바이러스로 모든 그리폰 인형을 조종해서, 도로시를 붙잡고 안나를 끄집어내면 전부 해결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이

그건 그렇고, 어떻게 철혈의 우두머리가 된 거야?

스텔라

세계 최고의 해커... 알마에게 철혈을 조사해 달라 의뢰했거든.

그리고 물건을 받기로 한 날 밤, 알마가 화이트 나이트에게 체포돼서... 당황했어.

도로시

나, 난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몰랐어! 언니가 또... 분명 언니가 한 짓일 거야...

스텔라

그래도 알마와 사전에 약속한 대로, 임무를 맡은 인형과의 접선 장소로 가 봤어.

Super-Shorty와 IDW는 없었지만, 적어도 임무를 완수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지...

...철혈의 엘더 브레인, 엘리사의 소체가 접선 장소에 있었으니까.

스텔라

난 그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 엘리사를 연구해 지휘 모듈을 적출해서 내 것으로 만들었어.

그리고 그 후로 줄곧 진실이 무엇인지 조사했던 거야. 철혈, 테라 컴퓨터, 그리고 안나에 대해서...

세이

정말 너다운 행보구나, 스텔라.

스텔라

그리폰 시티를 구해내겠다고 내 모든 것을 걸고 맹세했는데...

그런데... 사태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폭주했어. 완전히 내 예상 밖이야...

세이

모든 일을 컨트롤하는 건 불가능해, 스텔라.

넌 어릴 적부터 그랬어. 항상 타인을 위하지만... 너 자신에겐 자꾸 너무 엄격하게 굴어.

과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언제나 혼자서 모든 문제를 짊어지려고 해.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채지 못하게 되고...

스텔라

나는... 납득할 수 있는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옳은 판단이라 여기고 실행했을 뿐이야.

세이

그래, 네 말이 옳아. 하지만 항상 옳을 수만은 없잖아. 뭐든지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잖아.

명령보다 확실한 건 신뢰야. 나를 믿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믿어 봐.

도로시

맞아 맞아! 미리 나랑 얘기했다면 너나 나나 지금보단 상황이 훨씬 나았을 거야!

스텔라

하, 하지만! 성과를 얻기는 했잖아!?

적어도 안나가 모습을 드러내게 해서, 모든 사건의 원흉임을 밝혀냈잖아?!

도로시

그래 그래. 그래서 우리 언니는 지금 어디 있는데?

스텔라

바로 그게 문제야. 하지만 난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사람이 정말로 존재할 거라고는 믿지 않아.

세이

후후, 무슨 발음 테스트야?

난 이번에도 네가 옳으리라 믿어. 내가 본 사람들 중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니까, 분명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 거야.

스텔라

하지만 이번만큼은 나도 잘 모르겠어...

이번 상대는 내 상식을 벗어났어. 어쩌면 그녀 말대로 "신"일지도 몰라...

세이

아니면 그냥 유령이든가. 스텔라, 그 "안나"란 사람이 누군지, 무엇인지는 아무 상관없어.

내가 예전에 아폴로 신용 은행에서 철혈에게 둘러싸였을 때, 네가 뭐라고 했는지 기억나?

스텔라

...사람은 마지막 순간에야 희망을 잃는다.

세이

그래, 그거. 그 말을 듣고, 난 건물에서 뛰어내려서 목숨을 건졌지.

아직 "마지막" 순간은 아니야, 스텔라. 힘내.

스텔라

그래...

너와 함께니, 아직 최악의 상황은 아니야... 아직 희망은 있어.

하지만, 이젠 나 혼자서는 안 돼.

도로시, 안나에 대해서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어? 뭐라도 좋으니까 잘 생각해 봐.

도로시

음...

아, 원주민 거주구 VA-11번지의 술집 알아? 길모퉁이에 있는 데.

스텔라

그 술집... *키라* 미키의 블로그에서 본 적 있어. 몇 번 가보기도 했고. 그런데 거기가 왜?

세이

VA-11 Hall-A 말인가요?

도로시

응, 거기! 다들 가본 적 있나 보네? 나도 여러 번 갔어!

그리고 안나 언니가 거기에 대해서 말한 적이 있어...

그곳이... 모든 것의 시작점이라고.

스텔라

모든 것의 시작점? 인간 거주구의 술집이?

그 술집에 무슨 특별한 점이라도 있어?

세이

나도 몇 시간 전에 처음 가본 거야. 제리코 대장이 추천해 주셔서.

비누 냄새랑 개오줌 냄새가 진동하지만, 오너가 흥미로운 사람이었어. 하지만 술집 자체는 평범했어.

오히려... 다른 술집들보다도 더 평범한 곳이야. 바텐더가 노출이 심한 복장을 입은 것도 아니고, 쌍절곤 묘기를 부리는 것 같은 퍼포먼스도 없었어.

스텔라

그래도 가봐야 해.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지도 몰라.

세이

위험하진 않을까? 안나가 지금 그곳에 있다면...

스텔라

아니, 안나는 거기에 없을 거야. 갑자기 도로시의 몸에서 빠져나가더니, 여태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거야.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서... 세이, 제리코에게 연락해서 화이트 나이트 대원 몇 명을 보내달라고 부탁해 줘.

세이

알았어. 하지만 과연 허가해줄지...

도로시

지금 그리폰 시티 전체가 난장판이라고. 세상을 구하고 싶은 건 우리뿐만이 아닐걸? 분명 다른 사람들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 거야!

물론, 여기서 그 술집까지 가려면 도중에 성가신 녀석들이 잔뜩이겠지만.

세이

지금 바로 그 성가신 녀석들을 만날 거예요.

여러분, 이제 시청 밖으로 나갑니다. 문 앞엔 폭주한 기갑 유닛이 적어도 10기는 우릴 기다리고 있겠죠.

스텔라

시간을 끌어 줘. 인형을 최대한 많이 제어해서 우릴 돕게 하겠어.

도로시

그런 거라면 이 댄져러스한 도로시한테 맡겨!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몸을 개조했거든!

세이

그 두 손은 MIRD113? 그렇다면...

도로시

손끝에서 5등급 총탄 발사 가능! 그래서 경호원을 많이 안 뒀던 거라구!

세이

준비되셨나요? 문을 엽니다!

세이는 무기를 단단히 쥐고서, 비밀 통로의 출구 문을 열었다.

타탕! 탕!

그리고 세 사람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청 앞 광장과 지면을 뒤덮고 있는 화이트 나이트 기갑 유닛의 잔해들이었다.

인간 경호원

도로시 총리, 무사하십니까!?

인간 기자 K

이제야 나오셨군!

도로시

하하하, 거 봐, 내가 원주민은 믿음직하다고 했지!

세이

현장에 있는 모두에게 우리가 건물에서 나올 때까지만 시간을 벌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만...

설마... 이렇게 잘 싸울 줄은 몰랐네요.

도로시

스텔라, 가끔은 우산 바이러스 없이도 모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스텔라

명령보다 확실한 건, 신뢰...

WA2000

<color=#00CCFF>...슨 로즈가 스텔라에게.</color>

<color=#00CCFF>...네 왼쪽이야.</color>

타앙!

스텔라 일행을 향해 돌진해오던 기갑 유닛이 철갑탄에 꿰뚫렸다.

스텔라

뭐야, 너 아직도 있었어?

WA2000

<color=#00CCFF>널 버리고 가면 내 보수는 누가 지불해?</color>

스텔라

...우리 모두 살아남으면 두 배로 줄게.

여러분!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우리에게 힘을 빌려주세요!

하지만 더 이상 우산 바이러스를 쓰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의지로 우리를 도와주세요!

MP5

아, 저 사람은...

MP-446

아까 MP5를 넘어뜨린 이상한 원주민이잖아? 저 사람이 우릴――

도로시

그리폰 시티의 여러분! 내 말을 들어줘!

나는 지금까지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눈앞에 닥친 문제들을 회피하기만 했어...

하지만 이제 깨달았어. 거짓 없이 모두들, 인형들과 인간들, 그리고 나사들과 세포들을 보고 있어!

도로시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 배후에서 그리폰 시티를 지배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난 모두가 나처럼 겁이 많고 나약해서 진실을 마주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비밀을 숨기고, 모두에게 다 괜찮을 거라고 속였어...

도로시

하지만, 오늘 이렇게 모두가 용감하게 싸우는 모습을 봤어! 모두의 용기를 모두가 품고 있는 희망을 우습게 봤던 거야! 그래서――

도로시

모두가 사랑하는 나, 도로시 헤이즈가!

고개 숙여 모두의 협력을 부탁할게! 그리폰 시티를 위해서! 그리고 지구의 마지막 희망을 위해서! 우리와 함께 어둠 속에 숨어 이 도시를 위협하는 적과 맞서 싸워줘!

MP-446

와! 도로시 총리가 그 소문을 드디어 인정했어!

인간 기자 K

하, 이제야 좀 총리 같은 말을 하는군.

MP5

우... 우리도 도와주자!

나쁜 놈들한테 그리폰 인형의 무서움을 보여주자! 각인의 출력을 최대로 높여!

인간 경호원

우오오오오오!

인간 경호원

내 목숨을 도로시 님께!

세이

분위기가 단번에 바뀌었네요.

스텔라

인정할게. 너희 모두 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을 처리하는구나. 전부 나름대로 효과적이기도 하고.

도로시

그리고 우리는 지금 목적도 일치하지!

하지만 아직 긴장을 풀기엔 일러. 도시 전체에 화이트 나이트의 기갑 유닛들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고 있다고. 절대 피해서 갈 순 없을 거야.

세이

어서 출발하죠. 술집 VA-11 Hall-A를 향해서!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G28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시길!

좋은 남반... 어? 잠깐――

도로시

드디어! 도로시 님께서 발할라로 돌아오셨노라!

도로시

너는 아까 전의 그...

G28

아하하... 금방 다시 만났네요, 도로시 총리!

네, 제가 하는 또 다른 아르바이트는 이곳의 바텐더 일이랍니다. 3시간 만에 다시 뵙게 되어 영광이에요!

어... 이쪽 두 분은...

스텔라

스텔라 호시이입니다. 아까는 소란을 일으켜서 죄송해요.

G28

에이, 괜찮아요. 어차피 지금은 더 큰 난리가 났는걸요.

스텔라

저기... 세이? 노출이 심한 복장인 바텐더는 없다며...

세이

그때는 점장인 질 씨가 손님을 받고 있었거든...

몸매가... 음... 이 인형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인간분이셨어.

G28

히히, 그 말 보스가 들으면 화내실 거예요. 사실이지만!

아차, 소개가 늦었네요. 제 이름은 G28이지만, 여기선 다들 "길리안"이라고 불러요. 누가 지은 건진 모르겠지만, 바텐더로 일할 땐 이 이름을 쓰고 있어요.

세이

...왠지 강아지 같은 이름이네요.

도로시

그런데, 지금 그리폰 시티 전체가 난리인데 멀쩡하게 영업 중이네?

G28

보스가 "세상에 종말이 다가왔다면 그 무엇보다 술집이 가장 필요하다."라고 하셨거든요.

뭐라도 주문하시겠어요?

도로시

음... 그럼 언제나 시키던 거, 피아노 우먼 한 잔 부탁해!

G28

어... 저는 처음 받는 주문인데요.

도로시

그렇겠지, 항상 네 보스가 만들어 줬으니까.

그러니까 네 처음을 맛보자고, 베이비!

스텔라

보스... 그 질이라는 여자애 말인가요?

G28

아, 네. 그런데 "여자애"라... 보스는 벌써 27살인데 말이죠.

도로시 총리, 주문하신 피아노 우먼입니다~

도로시

고마워!

도로시

으음...? 이거 맛이 왠지 좀 다른 거 같은데?

G28

네? 레시피에 적힌 대로 만들었는데... 보스는 따로 비법이 있는 걸까요?

스텔라

그래서, 질은 어디 있나요?

G28

아... 보스는...

집으로 피난 가셨어요. 그... 지금 거리는 많이 위험하잖아요?

도로시는 술잔을 홀짝이고는, 슬며시 스텔라의 곁에 다가갔다.

도로시

저 애, 거짓말하고 있는 거 같아. 여자이자 릴림으로서의 감이니까 믿어도 돼.

스텔라

...G28 씨.

질 씨는 아직 여기 있죠?

G28

그걸 어떻...

어떻게 그럴 리가요! 한참 전에 집에——

스텔라

G28 씨, 제 눈을 똑바로 봐 주세요.

G28

네?

부웅!

스텔라

...질은 뒷문 쪽에 있어.

G28

어...

절... 해킹한 거예요?

몸이... 몸이 안 움직여요!

스텔라

미안해요, 길리안 씨. 5분 정도만 가만히 있어 주세요. 우린 여기에――

세이

밖에 인기척이 있어요. 말소리가 들리는데, 잠시 엿들어 봐요.

세 사람은 꼼짝 못 하는 G28을 방치하고 귀를 뒷문에 댔다.

......

오늘의...

세이

질 씨의 목소리네요.

G28

으으... 망했다...

카드의 계시는...

유령이 나에게 대격변을 가져온다, 라...

스텔라

뭐라고...?

유령이... 그 검은 머리 소녀의 유령이, 나에게...

"모든 것은 여기서 시작되었고, 여기서 끝난다."라고 말한다...?

도로시

스텔라, 내 머리에 네 가슴 얹지 말아 줄래?

스텔라

뭐어? 안 그랬거든?

세이

쉬잇! 두 사람 다 조용히!

그럴 줄 알았어!

역시 내 "오라 개념에 의거한 과학 이론"은 혁명적인 이론이 틀림없어!

나는 곧 이 세상에 오컬트 과학의 특이점을 열게 될 거야!

끼이이익!

도로시&스텔라&세이

으아악!

녹슨 경첩은 결국 세 사람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다. 날카로운 금속음과 함께, 문은 질을 엿듣던 세 명을 밖으로 뱉어냈다.

누구——

어...?

세이 씨, 스텔라 씨에... 도로시 총리?

도로시

안녕, 질.

세이

아... 좋은 남반구입니다, 질 씨. 또 만났네요.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이죠?

셋 중 아무 두 명이 팀을 짜도 나머지 한 명을 죽일 이유가 떠오르는 것 같네요.

스텔라

설명해드릴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우선 당신이 지금 뭘 하고 있었는지 말해 주시겠어요?

전...

G28

보, 보스는 취미가 오컬트 연구에요.

조금... 이해하기가 힘들긴 하지만요...

오컬트라니! 이건 과학이라고! 인공 생명체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도로시

아이 참... DFC-72이자 지구 최후의 총리로서 그런 말을 들으니 속상하네?

그건 둘째 치고, 우리가 그렇게 고생해서 찾아낸 세계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게, 27살이나 먹고서 트윈테일에 중2병 행각을 벌이는 내 친구였을 줄이야.

윽... 중2병이라니...

아니야! 정말이라고! 여러분, 전 유령과 대화할 수 있어요! 오늘은 그 유령이 강림할 거라 해서 그 본체를 소환하는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고요!

세이

질 씨, 죄송하지만 지금 바깥은 난리가 났어요.

거리에서 인형들과 원주민들이 화이트 나이트의 기갑 유닛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어요.

그리고 보시다시피 화이트 나이트 탈영병과 철혈 우두머리, 거기에 그리폰 총리가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함께 뛰어다니고 있고요.

지금은... 세상이 당신의 순수한 꿈에 눈길을 줄 시기가 아니라고 봐요.

도로시

자기의 비밀을 또 하나 알게 되어서 정말 기뻐. 오컬트 연구 잘 해봐.

스텔라

...잠깐만.

완전히 관련이 없지는 않은 거 같아.

질, 그 유령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시나요?

어... 검은색 긴 머리에, 외모만 보면 열몇 살 정도려나...

새까만 옷을 입고, 얼굴 표정은 장난감 인형처럼 딱딱해요.

스텔라

이름은요...?

"안나"라 불러달라 했어요.

"안나 그램".

도로시

안나!? 세상에, 정말 안나 언니였어?!

스텔라

질 씨, 다시 그 유령을 불러낼 수 있나요?

글쎄요... 오늘 본격적으로 절 인도해 주겠다 해서, 안나가 해달라는 대로 다 하긴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모습을 감췄어요. 여태까지 소환 의식은 잘 되어가고 있었는데... 뭐, 별일 없다면 곧 다시 오겠죠.

그래서, 안나에게 무슨 볼일인가요?

저한테는 "진실을 알고 싶다면, 반드시 나를 믿어야 해."라고 했는데, 전혀 나쁜 아이처럼 보이진 않던걸요!

도로시

어... 저기...

스텔라

질 씨... 올해로 27살이시면서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수상하다고는 생각해본 적 없나요?

성장이란 저주가 아니라 업적이에요. 제가 27살이나 먹었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은 거라고요.

게다가... 유령보단 지금 도시의 상황이 더 위험하잖아요?

도로시

저기, 얘들아...? 나 지금 키가 커지고 있는 거야?

세이

그게 무슨... ?!

도로시 총리! 지금 몸이 공중에 떠오르고 있어요!

도로시

으에엑!? 나 지금 날고 있는 거야?!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 말고 오컬트 과학을 목격한 사람이 또 있다니!

스텔라

아니야! 이건... 공중부양 포션이야!

세이, 빨리 붙잡아! 도로시가 하늘로 떨어져 버려!

세이

자, 잡았어!

스텔라

아... 술! G28의 짓이 틀림없어!

스텔라가 가게 안을 향해 몸을 돌리려는 그때...

팡!

갑자기 무언가에 부딪혀 넘어졌다.

세이

스텔라!?

스텔라

으윽...!

G28...! 날 가슴으로 쳤겠다!

G28

죄송해요, 여러분.

화이트 나이트 손님, 꼭 붙잡으세요. 안 그러면 도로시 총리가 하늘로 떨어져 버릴 거예요!

G28

그리고 스텔라 씨, 다시는 제 눈 똑바로 보지 마세요!

스텔라

으아악! "월스 오브 제리코"잖아――!

G28

네, 아까 제게 전수해준 그 기술이에요! 보스, 지금이야! 빨리 도망쳐!

뭐?

G28

이 사람들은 안나를 찾으러 온 거야! 빨리!

어...

하, 하지만 어디로 가야 하는데?!

G28

안나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질은 멍하니 생각했다.

안나를... 볼 수 있는 곳...

G28

빨리 가, 보스!

안나도 보스라면 반드시 찾아올 수 있을 거라고 했잖아!

도로시

거기 서――!

세이

으아아, 움직이지 마세요! 놓친다고요!

G28

어서 가, 질! 어서 가라고!

스텔라

젠장! 세이, 총!

세이는 다른 한 손으로 권총을 뽑아 질에게 겨눴다.

세이

죄송합니다! 움직이지 마세요!

무, 무슨 짓이에요!? 쏘지 마세요!

G28

야! 보스한테서 그거 치우――

으갸갸갸갸갸!

G28이 한눈을 판 그 순간, 스텔라가 역으로 G28을 제압했다.

스텔라

얌전히 좀 있어, 이 망할 인형아!

세이! 도로시는 나한테 던져! 너는 질을 확보해!

도로시

으아아, 살살해 살살!

도로시

휴우, 세이프!

세이

질 씨, 협조 부탁드립니다.

다,다다다, 다가오지 마세요!

세이

당신을 해칠 생각은 없어요. 그저 몇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괜찮죠?

세이는 총을 다시 홀스터에 집어넣고, 질에게 손을 건넸다.

세이

무서워 마시고, 제 손을 잡으세요.

도로시

...세이, 너 그러는 거 보니까 블리츠크리그보단 발키리 군단이 더 어울릴 거 같다.

저...

G28

보스...

세이

이제 괜찮아요. 천천히...

세이, 그리고 여러분...

전——

세이

아니!?

세이는 손을 뻗어 질을 잡으려 했지만...

그저 허공을 휘저을 뿐이었다.

도로시

뭐...

세이

질 씨? 질 씨! 어디 계세요!?

스텔라

뭐야... 사라졌어?

세이

그런 것 같아...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졌어.

도로시

좋아... 우리 젖소 바텐더 아가씨~?

우리한테 숨기는 게 또 있는 모양이네?

G28

으으...

스텔라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네 마인드맵을 강제로 구석구석 살펴볼 테니까.

G28

아, 안 돼요! 알았어요, 말하면 되잖아요!

...말해도 못 믿을 거 같지만.

세이

길리안 씨, 질 씨가 인간이 아닌 무언가라도 저희는 편견 같은 거 안 가져요. 그러니――

G28

아뇨, 제가 말하려는 건 보스나 안나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G28

이 세계의... 진실에 관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