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슬링거 걸
콜라보 · 건슬링거 걸

솔직한 피노키오ⅠⅠ

4결산 스토리

-38-4-1End

1 / 115
전체 대사 보기 (109줄)
지휘관

다 해치웠나...?

트리엘라

증원으로 보이는 것도 없습니다!

지휘관

피노키오는 아직 멀리 가지 못했을 거야, 위에 올라가서 그 애가 보이는지 찾아봐!

난 가서 차를 가져올 테니까!

트리엘라

애라뇨?

지휘관

피노키오는 보라색 머리에 엄청 화려한 옷을 입은 여자애니까, 확연하게 눈에 띌 거야!

트리엘라

아, 알겠습니다!

제5공화국파의 오합지졸들을 처리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 지금 시노를 절대 놓쳐선 안 된다.

여기서 시노를 놓치게 되면, 녀석을 어디서 다시 찾아야 할지조차 모르게 될 것이다. 기억이 수정됐든 안 됐든, 우선 녀석을 따라잡아 대화를 해봐야 한다.

나는 서둘러 창고로 가, 숨겨 둔 차에 시동을 걸어 몰고 나왔다.

트리엘라도 타이밍 좋게 돌아와 조수석으로 뛰어들었다.

지휘관

찾았어?

트리엘라

히르샤 씨 말대로 아직 멀리 못 갔어요!

방향 안내는 저한테 맡기시고 운전하세요!

...저깄다! 히르샤 씨, 저기요!

이 속도로 쫓으면 금방 따라잡을 거예요!

카르카노M91/38

!!!

지휘관

조심해, 녀석이 반격한다!

우리가 쫓아오는 것을 눈치챈 시노는 뒤로 엎드려, 차를 향해 총을 조준했다.

나는 기겁하며 핸들을 빠르게 꺾었고, 다행히 탄환은 빗나가 길가의 표지판에 구멍을 뚫었다.

지휘관

제길, 고개 숙여!

하지만 차의 균형을 바로잡을 새도 없이, 시노는 이미 재장전을 끝내고 두 번째 탄환을 쏘았다.

날아든 두 번째 탄환은 타이어를 터뜨렸고, 차는 제어력을 잃고 회전했다.

미끄러진 차는 그대로 소화전을 들이받았고, 난 터져 나온 에어백과 시트 사이에 끼어 버렸다.

에어백을 어떻게든 밀어내려 했지만, 충격으로 고장이라도 났는지 바람이 빠지질 않았다.

지휘관

트리엘라... 트리엘라!

트리엘라

......

대답이 없었다. 에어백이 전개된 충격으로 기절한 모양이었다.

필사적으로 버둥거렸지만, 방금의 충격 때문에 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질 않았다.

지휘관

이대로 실패인가...? 설마 내 수하 인형한테 당할 줄이야...

헨리에타의 목소리

죠제 씨, 괜찮으세요?!

지휘관

실수했어... 시노가 아무리 빨리 달리는 차량도 손쉽게 저격할 수 있단 걸 깜빡했네...

헨리에타의 목소리

죠제 씨를 다치게 하는 놈은... 절대 용서 못해요! 비타 안에서라도 용서 못해요!

죠제 씨, 잠시만 기다리세요!

지휘관

뭘 하려는... 헨리에타?

헨리에타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체 뭘 어쩔 셈이지?

권한 소유자가 아니면 비타의 사전 설정에 간섭할 수 없으니, 목소리가 들리는 정도가 최선 아니었나?

난 다급히 주위를 두리번댔다. 거리에선 행인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느라 바빴고,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단검을 뽑아 에어백을 터뜨렸다.

겨우 어느 정도 움직일 공간을 확보했지만, 문이 완전히 찌그러져 몸으로 부딪쳐봐도 열리질 않았다.

그리고 앞유리 너머로, "피노키오"가 된 인형은 총구를 내게 향한 채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지휘관

시노... 너 정말 피노키오가 되어버린 거니?

카르카노M91/38

저는 "피노키오"인 동시에, "피노키오"가 아니에요.

지휘관

하아... 지금은 뭐가 거짓말인지도 모르겠네...

카르카노M91/38

전 거짓말한 적 없어요.

시노가 내 머리를 조준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방아쇠를 당길 수 있는데... 망설이고 있었다.

카르카노M91/38

당신은 대체 누구죠? 왜 익숙한 느낌이 들죠...?

지휘관

기억이... 완전히 변조되지 않은 건가?

카르카노M91/38

지... 지휘관님?

지휘관

기억났어?

카르카노M91/38

여긴 어디죠...?

왜 제가 여기에...

시노가 혼란스러워하는 사이, 난 다시 온힘으로 차 문에 부딪쳤다. 콰직하는 소리와 함께 찌그러진 차 문이 드디어 떨어져 나갔고, 난 도로로 굴러떨어졌다.

지휘관

으윽... 아야야...

그 모습을 본 시노는 긴장하며 다시 총을 내게 겨눴다.

카르카노M91/38

머리가... 아파...

방금까지 분명... SAT8의 방에...

지휘관

시노, 진정하고 무기부터 내려놔.

카르카노M91/38

오... 오지 마요!

지휘관

시노, 난 널 해칠 생각 없어. 천천히 다 설명해 줄게.

카르카노M91/38

전... 전 당신이 누군지 몰라요.

지휘관

그런 거짓말은 이제 안 통해.

네 거짓말을 구분하는 데엔 이골이 난 몸이라고.

카르카노M91/38

......

뭔가가 시노의 마인드맵에 간섭하는 게 분명했다. 마치 그녀를 이 이야기에서 강제로 떼어내려는 것만 같았다.

시노는 무기를 등에 메더니, 그대로 도망쳤다.

지휘관

시노, 기다려!

여기까지 와서 시노를 놓칠 순 없었다.

아직도 온몸이 지끈거렸지만, 나는 걸리적거리는 코트를 벗어던지고 전력으로 시노를 뒤쫓았다.

시노의 기억이 수정됐다. 분명 헨리에타가 무슨 수를 쓴 것이다.

지휘관

헨리에타, 내 말 들리니?

헨리에타의 목소리

죠제... 씨...

지휘관

괜찮아?

헨리에타의 목소리

죄송해요, 죠제 씨... 잠깐 쉴게요...

지휘관

헨리에타?

......

대답이 없다.

지휘관

역시 헨리에타가 무슨 수를 쓴 건가...

카리나, 아직 거기 있지?

카리나

<color=#00CCFF>큰일났어요 지휘관님!</color>

지휘관

<color=#00CCFF>뭐, 뭔데?</color>

카리나

<color=#00CCFF>누가 외부에서 강제로 그 공간에 간섭해서 사전 설정을 수정했어요!</color>

<color=#00CCFF>시노가 자신이 "피노키오"가 아니란 걸 자각해서, 공간을 구성하는 알고리즘에 모순이 생겨서 비타 전체가 붕괴되기 시작했어요!</color>

지휘관

<color=#00CCFF>완전히 붕괴되면 어떻게 되는데?</color>

카리나

<color=#00CCFF>출구까지 막혀서 그 안에 모두 갇혀버리고 말 거예요!</color>

지휘관

<color=#00CCFF>뭐라고?! 그런데 전엔 외부에서 간섭할 수 없다며!?</color>

카리나

<color=#00CCFF>그게... 결과 신경 안 쓰고 억지로 시도하면 되긴 해요...</color>

<color=#00CCFF>하지만 만약 리코 때와 마찬가지로 이 공간이 시노의 마인드맵으로 구성된 거라면...</color>

<color=#00CCFF>이런 식으로 무리했다간 운행 중인 마인드맵에까지 손상이 가요. 심하면 시노의 마인드맵이 융해될 수도 있어요!</color>

지휘관

<color=#00CCFF>갈수록 태산이군...</color>

카리나

<color=#00CCFF>리코의 비타에서도 누가 나타나 권한을 줬다고 했고, 방금 헨리에타도 좀 수상하고...</color>

<color=#00CCFF>지휘관님, 어쩌면...</color>

지휘관

<color=#00CCFF>일단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color>

<color=#00CCFF>이 이야기를 최대한 빨리 완결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color>

카리나

<color=#00CCFF>원래의 이야기에서, 트리엘라는 거기서 피노키오에게 한 번 패배한 후 특수부대에서 훈련을 받아 다시 조우했을 때 쓰러뜨렸어요.</color>

<color=#00CCFF>하지만 지금 공간의 붕괴 속도로 봤을 땐 거기까지 이야기를 진행할 시간이 없을 거예요.</color>

지휘관

<color=#00CCFF>그럼 다른 방법은?</color>

카리나

<color=#00CCFF>어떻게든 엔딩 조건만 달성하시면 제가 모두를 그 공간에서 빼낼 수 있을 거 같아요.</color>

지휘관

<color=#00CCFF>그러니까 시노를... 아니, "피노키오"를 여기서 쓰러뜨리면 된다는 거지?</color>

카리나

<color=#00CCFF>시노에겐 미안하지만, 그게 가장 빠른 방법이죠.</color>

지휘관

<color=#00CCFF>혹시나 해서 말이다만, 그런다고 시노한테 나쁜 영향을 준다거나 하진 않지?</color>

카리나

<color=#00CCFF>아마도요, 여긴 가상 공간이니까요. 하지만 시노가 지휘관님을 좀 싫어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color>

지휘관

<color=#00CCFF>...엥?</color>

카리나

<color=#00CCFF>농담이에요, 농담. 시노가 기억이 돌아오면 제가 잘 설명해 줄 테니, 어서 비타를 완결내 주세요.</color>

지휘관

<color=#00CCFF>지금 농담이 나오니... 그리고 말이야 쉽지!</color>

젖먹던 힘까지 짜내 달리는 중이었지만, 시노는 점점 멀어져 갔다.

지휘관

쟤가 나보다 훨씬 빠르다고!

가상 현실 속에서도 인형은 인형인 만큼, 시노의 기동력을 인간인 내가 따라잡을 수 있을 리 만무했다.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히기는커녕, 시노의 뒷모습이 점점 시야에서 작아져 가는 걸 두고볼 수밖에 없었다.

트리엘라

히르샤 씨!

지휘관

트리엘라!?

그때, 트리엘라가 그 찌그러진 차를 몰고 쫓아왔다.

트리엘라

죄송해요, 잠깐 기절했습니다! 타실래요?

지휘관

난 됐으니까 쫓아가서 해치워!

트리엘라

네? 공사에선 생포하라 하지 않았나요?

지휘관

그럴 상황이 아니게 됐어. 할 수 있지?

트리엘라

히르샤 씨의 명령이라면...!

트리엘라는 액셀을 있는 힘껏 밟아, 시노를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시노는 민첩하게 총을 들어 운전석을 사격했고, 순식간에 차 앞유리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지휘관

트리엘라!

차는 통제를 잃고 흔들렸고, 시노는 아예 총도 버리고 다시 도망치려 했다.

그리고 차가 시노 옆을 스쳐지나가는 그 순간이었다.

트리엘라

실패는 절대 용납 못해... 널 이기고야 말겠어!

트리엘라는 한발 앞서 조수석으로 이동해, 격하게 요동치는 차에서 어떻게든 균형을 잡아 시노의 몸을 조준하고 있었다.

카르카노M91/38

!!!

묵직한 총성과 함께, 주위가 새하얀 빛으로 물들어 가기 시작했다. 시노가 너무 토라지지 않으면 좋겠는데...

트리엘라는 다시 운전석으로 몸을 옮겨 차를 세웠다.

트리엘라

히르샤 씨!

제가 해냈어요! 이 정도면 칭찬받을 만하죠?

지휘관

그래, 정말 잘했어, 트리엘라.

이제 그만 여기서 나가자.

트리엘라

네...? 여기서 나간다니요?

주위가 완전히 환해지면서, 난 어느새 비타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 작별 인사도 못했지만, 모두 무사히 나와서 다행이다.

헨리에타

여긴 이렇게 끝나는구나...

헨리에타가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내 곁이 아니라, 깜깜한 건물을 바라보며 혼잣말하듯 중얼거리고 있었다.

헨리에타

원래보다 괴로운 일이 줄었구나...

내 이야기도... 이렇게 끝날 수 있다면...

지휘관

헨리에타?

이제 괜찮니?

헨리에타

아... 네, 많이 나아졌어요.

지휘관

헨리에타,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아까 네가 시노의 기억에 간섭했니?

시노가 원래 누군지 아는 거야?

헨리에타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숙인 채, 고민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잠시 후, 그녀는 왠지 체념한 듯 고개를 들어 입을 열었다.

헨리에타

죠제 씨, 아직 데려와야 할 의체가 한 명 더 있잖아요?

분명 다음 비타 안에 있을 테니까 당장 찾으러 가요.

지휘관

트리엘라가 돌아왔는데, 정원엔 안 들르고?

헨리에타

그러고 싶지만... 이제 시간이 얼마 없어요. 죠제 씨가 궁금하신 건, 가면서 대답해드릴게요.

지휘관

...그래, 그럼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