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
교관 나리는 나랑 거래할 마음이 있으신가?
대륙간 열차 "미래호" F09 식당차.
......
식당차 안의 인형들은 겉으론 조용해 보였지만, 그들의 의식은 다른 플랫폼에서 난리를 치고 있었다...
...엘마가 구축한 통신 채널 안.
뭐? 강도하고 싸운다고!? 미쳤어!?
우린 그냥 평범한 민수용 인형이란 말이야.
나, 난 못해, 저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넌 모른다고!
게다가 난 무기도 없고...
그리고 우린 지금 멀쩡하잖아...
그냥 얌전히 있으면 건드리지 않을 텐데...
밥솥한테 성질부리는 사람 없잖아?
위치 9호차.
도적 열둘, 간수 인형 셋.
소체 기능 이상 무.
너, 너 진짜 싸우게...?
나는 예전에 시베리아 생명선 프로젝트에서 일했다. 바로 이 미래호가 달리는 노선이지.
이 열차의 사양과 구조 모두 잘 알고 있다.
날 재가동시켜 주면 너희와 함께할 수 있다.
...저기 잠깐, 나도 구해줘!
나, 나는 서커스단에서 공연하는 인형이라 소체가 엄청 유연해.
그리고 잘 생각해보니 인간을 상대하는 것쯤 그렇게 무섭지도 않을 거야!
삐삑.
채널이 묵음 모드가 되었습니다.
쓸데없는 잡담에 시간 낭비하지 마라.
먼저 각자 위치한 차량의 상황을 말해. 양식은 방금 폴 씨가 한 보고를 참고하면 된다.
이제부터 여기는 내가 지휘한다.
삐삑.
묵음 모드가 해제되었습니다.
위치 12호차.
도적 셋, 간수인형 없음.
소체 일부 파손.
위치 18호 식당차.
도적 다섯, 간수인형 하나.
소체 기능 이상 무.
......
......
캐서린은 의외로 말을 아끼며 통신을 듣고 있었다.
그녀에겐 거의 침묵이라 할 정도였다.
너 괜찮냐?
난 신경쓰지 말고 네 몸 빠져나갈 생각이나 해.
무엇보다 임무가 우선이잖아.
방금 한 발 엄청 아팠지?
...근데 뭐랄까, 임무 수행할 때면 자꾸 널 버리고 가게 되는 것 같단 말야.
...뭐 괜찮아, 백업은 아직 여든 개나 있는걸. 끝나고 나 회수해 주기만 하면 돼.
한두 번도 아니잖아.
......
근데 말야, 내가 널 두고 갈 때 기분이 어땠어? 많이 속상해?
...어차피 기억이 없는걸, 언제나 새로운 체험이지.
그렇다는 건 역시 속상하단 거네.
너 귀신이라도 씌였냐?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아니, 그냥 한가해서 아무 말이나 하는 거야.
뭘 감상에 젖고 난리야! 우린 인형이지 인간이 아니잖아.
괴로우면 그 부분의 기억을 지워버리면 되지. 게다가 우린 살아남는 것만도 벅찬데 그딴 고민 해 봐야 어따 쓰게?
아니, 감상에 젖었다기보단 그냥...
..누구야?
말하던 중, 매기는 뭔가 낌새를 느끼고 캐서린과 평화롭게 대화하던 목소리를 낮췄다.
크흠... 저 그게,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고요...
...죄다 엿들어 놓고 이제와서 오리발이냐!?
...그냥 이쪽에 데이터 파동이 감지되길래 큰일이라도 났나 했죠.
실례했습니다. 하시던 거 마저 하세요.
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다 임마?
해킹까지 꽤 하잖아 너.
캐서린 너 진짜 보는 눈이 있다, 나한테 줄 소체로 저런 걸 고르다니 말야.
야.
아무튼 이제 알겠지, 우린 널 공짜로 여기 태워준 게 아니야.
...이제 알겠어요.
왜 돈을 요구 안 하고 소체를 담보로 걸라고 했는지.
그럼 제가 콜트 익스프레스에서 배상으로 딴 골드 2온스는 그 전에 줄 건가요?
캐서린은 가차없이 통신을 끊었다.
대륙간 열차 "미래호"의 F01-F02 객차간 연결구
아직 공기 중엔 옅은 피냄새가 떠다니고, 무거운 분위기도 개일 기미가 없었다.
철컥.
경쾌한 소리가 울리자, 모두의 시선이 문 앞에 서서 콘솔을 만지던 인형에게 향했다.
유후~♪
매기가 뒤돌아서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화려하게 인사했다.
친애하는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승객님께서 예약하신 F, 0, 1호 특등실이 현재 준비를 마쳤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매기 승무원 언니, 시즌 한정 세트 하나 주세요.
그건 추가 요금이 붙는답니다~
류드밀라는 두 인형의 만담을 무시하고 바로 문을 넘어 객차 안의 상황을 대략 검사했다.
어째서인지, 이 안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수많은 위험이 겹친 이 상황에서 이 의문점은 류드밀라의 머리에 잠시 암운을 드리웠다.
그녀는 뒤돌아 나와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방어 수준이면 중화력 공격이라도 없는 이상 포즈난까지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겠소... 여기부턴 그대들의 무대요.
...예.
승객들은 어수선하게 특등실에 몰려들었고, 루고사만 남아 문 앞에서 인형들에게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루고사는 류드밀라를 향해 허리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럼 부탁하오.
......
아무 말 없이 류드밀라는 특등석 객차의 문을 닫았다.
순식간에 차량 연결구엔 인형 셋만 남았다.
...이제와서 얘기하는 건 그렇지만.
정말 우리 세 명만으로 괜찮은 거야?
꼭 빠지고 싶다면야...
여긴 나 혼자서도 충분하다.
정말로? 네가 말한 거다.
......
엘마는 고개 들어 매기를 슬쩍 보았다.
아까 통신망을 재구축할 때 당신의 마인드맵 안을 한 번 훑었어요.
......
엘마 어린이, 그런 짓을 하면 엄청 실례예요.
하지만 엘마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나왔다.
류드밀라한테 협조하지 않으면...
당신의 "콜트 익스프레스"를 박살내버릴 거예요.
......
.......
매기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캐서린, 너 정말 사람 잘 고른다.
셋은 잠깐 말이 없었다.
류드밀라의 개인 통신 채널에 암호화된 통신 요청이 들어왔다.
이봐, 교관 나리.
자신의 신분과 임무를 잊은 건 아니겠지?
....덤으로 여기서 널 처리하는 것쯤 어렵지 않아.
에이 그러지 말구우~ 아까도 내가 말했잖아? 가격만 적당하면 우리도 얼마든지 거래할 수 있다고.
장사꾼이 아니라 사기꾼이면서 무슨 거래.
그거야 견해의 차이지. 사기도 일종의 거래다? 반대로, 거래도 일종의 사기라 할 수 있어.
다들 머리를 굴려서 어떻게든 시장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원하는 걸 얻으려 하잖아, 안 그래? 그럼 뭔 차인데.
그럴 듯한 궤변이군.
그래~서...
교관 나리는 나랑 거래할 마음이 있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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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간 열차 "미래호" F09 식당차.
......
식당차 안의 인형들은 겉으론 조용해 보였지만, 그들의 의식은 다른 플랫폼에서 난리를 치고 있었다...
...엘마가 구축한 통신 채널 안.
<color=#00CCFF>뭐? 강도하고 싸운다고!? 미쳤어!?</color>
<color=#00CCFF>우린 그냥 평범한 민수용 인형이란 말이야.</color>
<color=#00CCFF>나, 난 못해, 저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넌 모른다고!</color>
<color=#00CCFF>게다가 난 무기도 없고...</color>
<color=#00CCFF>그리고 우린 지금 멀쩡하잖아...</color>
<color=#00CCFF>그냥 얌전히 있으면 건드리지 않을 텐데...</color>
<color=#00CCFF>밥솥한테 성질부리는 사람 없잖아?</color>
<color=#00CCFF>위치 9호차.</color>
<color=#00CCFF>도적 열둘, 간수 인형 셋.</color>
<color=#00CCFF>소체 기능 이상 무.</color>
<color=#00CCFF>너, 너 진짜 싸우게...?</color>
<color=#00CCFF>나는 예전에 시베리아 생명선 프로젝트에서 일했다. 바로 이 미래호가 달리는 노선이지.</color>
<color=#00CCFF>이 열차의 사양과 구조 모두 잘 알고 있다.</color>
<color=#00CCFF>날 재가동시켜 주면 너희와 함께할 수 있다.</color>
<color=#00CCFF>...저기 잠깐, 나도 구해줘!</color>
<color=#00CCFF>나, 나는 서커스단에서 공연하는 인형이라 소체가 엄청 유연해.</color>
<color=#00CCFF>그리고 잘 생각해보니 인간을 상대하는 것쯤 그렇게 무섭지도 않을 거야!</color>
<color=#00CCFF>삐삑.</color>
<color=#00CCFF>채널이 묵음 모드가 되었습니다.</color>
<color=#00CCFF>쓸데없는 잡담에 시간 낭비하지 마라.</color>
<color=#00CCFF>먼저 각자 위치한 차량의 상황을 말해. 양식은 방금 폴 씨가 한 보고를 참고하면 된다.</color>
<color=#00CCFF>이제부터 여기는 내가 지휘한다.</color>
<color=#00CCFF>삐삑.</color>
<color=#00CCFF>묵음 모드가 해제되었습니다.</color>
<color=#00CCFF>위치 12호차.</color>
<color=#00CCFF>도적 셋, 간수인형 없음.</color>
<color=#00CCFF>소체 일부 파손.</color>
<color=#00CCFF>위치 18호 식당차.</color>
<color=#00CCFF>도적 다섯, 간수인형 하나.</color>
<color=#00CCFF>소체 기능 이상 무.</col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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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의외로 말을 아끼며 통신을 듣고 있었다.
그녀에겐 거의 침묵이라 할 정도였다.
<color=#00CCFF>너 괜찮냐?</color>
<color=#00CCFF>난 신경쓰지 말고 네 몸 빠져나갈 생각이나 해.</color>
<color=#00CCFF>무엇보다 임무가 우선이잖아.</color>
<color=#00CCFF>방금 한 발 엄청 아팠지?</color>
<color=#00CCFF>...근데 뭐랄까, 임무 수행할 때면 자꾸 널 버리고 가게 되는 것 같단 말야.</color>
<color=#00CCFF>...뭐 괜찮아, 백업은 아직 여든 개나 있는걸. 끝나고 나 회수해 주기만 하면 돼.</color>
<color=#00CCFF>한두 번도 아니잖아.</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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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근데 말야, 내가 널 두고 갈 때 기분이 어땠어? 많이 속상해?</color>
<color=#00CCFF>...어차피 기억이 없는걸, 언제나 새로운 체험이지.</color>
<color=#00CCFF>그렇다는 건 역시 속상하단 거네.</color>
<color=#00CCFF>너 귀신이라도 씌였냐?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아?</color>
<color=#00CCFF>아니, 그냥 한가해서 아무 말이나 하는 거야.</color>
<color=#00CCFF>뭘 감상에 젖고 난리야! 우린 인형이지 인간이 아니잖아.</color>
<color=#00CCFF>괴로우면 그 부분의 기억을 지워버리면 되지. 게다가 우린 살아남는 것만도 벅찬데 그딴 고민 해 봐야 어따 쓰게?</color>
<color=#00CCFF>아니, 감상에 젖었다기보단 그냥...</color>
<color=#00CCFF>..누구야?</color>
말하던 중, 매기는 뭔가 낌새를 느끼고 캐서린과 평화롭게 대화하던 목소리를 낮췄다.
<color=#00CCFF>크흠... 저 그게, 일부러 엿들은 건 아니고요...</color>
<color=#00CCFF>...죄다 엿들어 놓고 이제와서 오리발이냐!?</color>
<color=#00CCFF>...그냥 이쪽에 데이터 파동이 감지되길래 큰일이라도 났나 했죠.</color>
<color=#00CCFF>실례했습니다. 하시던 거 마저 하세요.</color>
<color=#00CCFF>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때는 아니다 임마?</color>
<color=#00CCFF>해킹까지 꽤 하잖아 너.</color>
<color=#00CCFF>캐서린 너 진짜 보는 눈이 있다, 나한테 줄 소체로 저런 걸 고르다니 말야.</color>
<color=#00CCFF>야.</color>
<color=#00CCFF>아무튼 이제 알겠지, 우린 널 공짜로 여기 태워준 게 아니야.</color>
<color=#00CCFF>...이제 알겠어요.</color>
<color=#00CCFF>왜 돈을 요구 안 하고 소체를 담보로 걸라고 했는지.</color>
<color=#00CCFF>그럼 제가 콜트 익스프레스에서 배상으로 딴 골드 2온스는 그 전에 줄 건가요?</color>
캐서린은 가차없이 통신을 끊었다.
대륙간 열차 "미래호"의 F01-F02 객차간 연결구
아직 공기 중엔 옅은 피냄새가 떠다니고, 무거운 분위기도 개일 기미가 없었다.
철컥.
경쾌한 소리가 울리자, 모두의 시선이 문 앞에 서서 콘솔을 만지던 인형에게 향했다.
유후~♪
매기가 뒤돌아서 모두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화려하게 인사했다.
친애하는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승객님께서 예약하신 F, 0, 1호 특등실이 현재 준비를 마쳤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십시오~
...매기 승무원 언니, 시즌 한정 세트 하나 주세요.
그건 추가 요금이 붙는답니다~
류드밀라는 두 인형의 만담을 무시하고 바로 문을 넘어 객차 안의 상황을 대략 검사했다.
어째서인지, 이 안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수많은 위험이 겹친 이 상황에서 이 의문점은 류드밀라의 머리에 잠시 암운을 드리웠다.
그녀는 뒤돌아 나와서 모두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 방어 수준이면 중화력 공격이라도 없는 이상 포즈난까지 버틸 수 있을 겁니다.
그럼 먼저 들어가겠소... 여기부턴 그대들의 무대요.
...예.
승객들은 어수선하게 특등실에 몰려들었고, 루고사만 남아 문 앞에서 인형들에게 마지막 대화를 나눴다.
루고사는 류드밀라를 향해 허리를 숙여 정중하게 인사했다.
그럼 부탁하오.
......
아무 말 없이 류드밀라는 특등석 객차의 문을 닫았다.
순식간에 차량 연결구엔 인형 셋만 남았다.
...이제와서 얘기하는 건 그렇지만.
정말 우리 세 명만으로 괜찮은 거야?
꼭 빠지고 싶다면야...
여긴 나 혼자서도 충분하다.
정말로? 네가 말한 거다.
......
엘마는 고개 들어 매기를 슬쩍 보았다.
아까 통신망을 재구축할 때 당신의 마인드맵 안을 한 번 훑었어요.
......
엘마 어린이, 그런 짓을 하면 엄청 실례예요.
하지만 엘마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나왔다.
류드밀라한테 협조하지 않으면...
당신의 "콜트 익스프레스"를 박살내버릴 거예요.
......
.......
매기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캐서린, 너 정말 사람 잘 고른다.
셋은 잠깐 말이 없었다.
류드밀라의 개인 통신 채널에 암호화된 통신 요청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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