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의 죽음 Ⅲ
두고 봐, 내가 전세계에 보여줄 테니까. 유적 기술따위 전혀 필요 없다고.
■기록■ PACC76539820163287, 디코딩...
서맨사 쇼(2009-2062)
본명 "예카테리나 바실리예브나 페트로프스카야"
......
2034년, 주콥스키 공군 아카데미 입학
......
2037년, 자동화 및 고급 기계 설계학 석사 학위 취득, 같은 해 신소련군의 전문직 우등생 모집에 기술 전문가 신분으로 입선 【첨부 파일 77】
......
2037년, 소피아가 유적 기술 반대 조직 "판도라"의 구성원으로 검거되어 체포 및 수감, 예카테리나가 면회 【첨부 파일 81】
......
첨부 파일 77, 디코딩...
학우와 교수진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예카테리나 페트로프스카야입니다.
저는 자동화 및 고급 기계 설계 전공을 졸업하여, 이번 기수 우수졸업생으로 후배 여러분께 약간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저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제가 이런 인삿말을 하느니 혼자 실험실에 처박혀 기계나 만지기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겠죠.
근데 그럴 수가 없어요. 새 프로젝트를 하려면 예산을 따야 하는데, 그럼 교수님들한테 밉보이지 않아냐 하니까 이렇게 시답잖은 소리나 하러 나왔습니다.
저는 "십자가의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거긴 염수호, 천연 가스, 그리고 아무 데나 마구 똥을 싸 놓는 야생동물이 잔뜩인 곳이죠.
그런 환경이지만, 제가 비행기를 좋아하는 걸 방해할 순 없었습니다.
어릴 적 종이 비행기를 갖고 놀았고, 커서는 진짜 비행기를 타고 싶었죠.
교수님들은 여러분께 전공을 선택할 때 수익성이니, 천부적 재능이니, 이상이니, 아무튼 그런 걸 다 고려하라 했겠지만...
제가 보기에, 그딴 거 다 개소립니다.
전 무슨 고상한 이유를 가지고 여길 다니지 않습니다. 애초에 보시는 바와 같이 제가 딱히 고상한 사람도 아니고요.
공부는 진짜 고통이에요.
그저 공부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즐거운 결과가 있기에 버틴 겁니다.
일단, 제가 어디 호텔 주방에서 야채나 볶는 그림은 전혀 상상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이 전공의 장점은 아주 뚜렷합니다——
우리 전공 교실이 식당에서 제일 가까워서, 누구보다 빠르게 학식 먹으러 갈 수 있어요.
첨부 파일 81, 디코딩...
......
......
그런 상 난 것 같은 얼굴 하지 마, 나 안 죽었어.
...6년이나 소식이 없었어서 죽은 줄 알았어.
다행히 네가 있잖아, 지금 네 모습에 엄마도 아빠도 자랑스러워 하실 거야.
계급장도 달았다면서? 이거 혹시 나 때문에 불이익 생기는 건 아니지?
괜찮아, 어디 떨어지든 난 신경 안 써.
그보다, 언니는 어쩌다 그렇게 됐어?
협박, 사기, 세뇌 같은 걸 생각하겠지만... 아니,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자원했어.
왜?
인류는 유적 기술을 건드려서는 안 돼. 세살배기 아이가 크레이지 이반의 스위치를 집어선 안 돼. 너무 위험한 거야.
유적기구 관리를 납치하는 건 안전하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유적기구고 뭐고, 학술 연구를 내세우면서 노리는 건 단지 더 많은 이익이야.
...바보야 정말.
...그럴지도.
사람 몇 명 죽는다고 유적기구가 유적 연구를 포기할 거 같아?
...나도 알아.
하지만 뭐라도 하고 싶었어.
카샤, 어쩌면 이 일이 무의미할 수도 있어. 하지만 이게 내가 유일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이야.
그래서 바보라는 거야.
두고봐, 내가 옳은 방법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 줄 테니까.
카샤, 너...?
면회 시간 끝났습니다, 퇴장해 주세요.
너, 뭘 할 셈이야?
보고 있으라니까? 내가 이 세상에 증명하겠어, 우린 유적 기술 따위 하나도 필요 없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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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PACC76539820163287, 디코딩...
서맨사 쇼(2009-2062)
본명 "예카테리나 바실리예브나 페트로프스카야"
......
2034년, 주콥스키 공군 아카데미 입학
......
2037년, 자동화 및 고급 기계 설계학 석사 학위 취득, 같은 해 신소련군의 전문직 우등생 모집에 기술 전문가 신분으로 입선 【첨부 파일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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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7년, 소피아가 유적 기술 반대 조직 "판도라"의 구성원으로 검거되어 체포 및 수감, 예카테리나가 면회 【첨부 파일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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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 파일 77, 디코딩...
학우와 교수진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예카테리나 페트로프스카야입니다.
저는 자동화 및 고급 기계 설계 전공을 졸업하여, 이번 기수 우수졸업생으로 후배 여러분께 약간의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영광입니다.
저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제가 이런 인삿말을 하느니 혼자 실험실에 처박혀 기계나 만지기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아시겠죠.
근데 그럴 수가 없어요. 새 프로젝트를 하려면 예산을 따야 하는데, 그럼 교수님들한테 밉보이지 않아냐 하니까 이렇게 시답잖은 소리나 하러 나왔습니다.
저는 "십자가의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거긴 염수호, 천연 가스, 그리고 아무 데나 마구 똥을 싸 놓는 야생동물이 잔뜩인 곳이죠.
그런 환경이지만, 제가 비행기를 좋아하는 걸 방해할 순 없었습니다.
어릴 적 종이 비행기를 갖고 놀았고, 커서는 진짜 비행기를 타고 싶었죠.
교수님들은 여러분께 전공을 선택할 때 수익성이니, 천부적 재능이니, 이상이니, 아무튼 그런 걸 다 고려하라 했겠지만...
제가 보기에, 그딴 거 다 개소립니다.
전 무슨 고상한 이유를 가지고 여길 다니지 않습니다. 애초에 보시는 바와 같이 제가 딱히 고상한 사람도 아니고요.
공부는 진짜 고통이에요.
그저 공부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즐거운 결과가 있기에 버틴 겁니다.
일단, 제가 어디 호텔 주방에서 야채나 볶는 그림은 전혀 상상할 수 없으니까요.
물론 이 전공의 장점은 아주 뚜렷합니다——
우리 전공 교실이 식당에서 제일 가까워서, 누구보다 빠르게 학식 먹으러 갈 수 있어요.
첨부 파일 81, 디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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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 난 것 같은 얼굴 하지 마, 나 안 죽었어.
...6년이나 소식이 없었어서 죽은 줄 알았어.
다행히 네가 있잖아, 지금 네 모습에 엄마도 아빠도 자랑스러워 하실 거야.
계급장도 달았다면서? 이거 혹시 나 때문에 불이익 생기는 건 아니지?
괜찮아, 어디 떨어지든 난 신경 안 써.
그보다, 언니는 어쩌다 그렇게 됐어?
협박, 사기, 세뇌 같은 걸 생각하겠지만... 아니, 그런 거 아니야. 내가 자원했어.
왜?
인류는 유적 기술을 건드려서는 안 돼. 세살배기 아이가 크레이지 이반의 스위치를 집어선 안 돼. 너무 위험한 거야.
유적기구 관리를 납치하는 건 안전하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유적기구고 뭐고, 학술 연구를 내세우면서 노리는 건 단지 더 많은 이익이야.
...바보야 정말.
...그럴지도.
사람 몇 명 죽는다고 유적기구가 유적 연구를 포기할 거 같아?
...나도 알아.
하지만 뭐라도 하고 싶었어.
카샤, 어쩌면 이 일이 무의미할 수도 있어. 하지만 이게 내가 유일하게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이야.
그래서 바보라는 거야.
두고봐, 내가 옳은 방법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 줄 테니까.
카샤, 너...?
면회 시간 끝났습니다, 퇴장해 주세요.
너, 뭘 할 셈이야?
보고 있으라니까? 내가 이 세상에 증명하겠어, 우린 유적 기술 따위 하나도 필요 없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