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추상
한 번의 엿봄이 끝나기도 전에, 더 무거운 추를 얹는다.
――굶주린 고양이를 우리 안에 넣고, 우리 밖에 싱싱한 생선을 둔다면...
이 고양이가 우리를 탈출해 생선을 먹는 데, 과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
페르시카 씨, 새벽 3시에 갑자기 한시가 시급한 일이라고 부르시길래 경찰서 일까지 내팽개치고 달려왔더니, 그런 고양이와 상자 실험을 대신 기록해 달라는 거였어요?
인상 푸셔, 보안관 아가씨.
위대한 실험은 항상 아무도 모르는 한밤중에 몰래 행해지는 법이야. 이 실험에 참여하게 된 건 나중에 큰 자랑거리가 될――
그 말인즉 저더러 복잡하고 번거롭고 아마 허가도 안 받은 실험을 기록해 달라시는 거군요, 야근 특별 수당도 안 줄 거면서.
...상황 파악됐네. 그럼 바로 시작할까?
페르시카는 실험 브리핑용 화면을 끄고 최근자 실험 기록 파일을 열었다.
"1번 상자". 제1 실험군, 참여 인형 - M4A1, ST AR-15, M4 SOPMOD II.
데이터 로딩 중...
실험 목적... 실험 내용...
실험 원리... 변수 나열...
...데이터 수신 완료.
아무튼, AR팀의 이 세 명을 지정 위치까지 운반하고, 이들이 깨어나면 모의전투가 시작된다는 거죠?
같이 모의훈련도 해본 오랜 동료 사이니까 잘 알 거 아니야.
그리고, 이 실험 시작 6일 전에 제1 대조군에서 마인드맵 데이터 이상 정황을 발견해서――
M4A1의 실전 데이터의 보고서에 거짓이 없다면, 그녀는 자신의 지휘 모듈을 최소 380%의 성능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동 보고서에 AR-15와 SOP2는 화기관제 코어 및 다수의 파츠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고요.
자세한 원인은 불명이지만, 아마 마인드맵 데이터의 이상으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겠죠.
AR팀의 실전 데이터는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어.
몇 번이고 검산해도 결론은 똑같았어. 이 결과가 나올 확률은 0.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래서 직접 실증해볼 필요가 있다 판단하셨나요?
......
페르시카는 뒤로 돌아 실험실의 관찰용 창문 앞에 서서, 실험이 시작되길 기다리는 AR팀을 내려다보았다.
"사람은 이 우주와 이 우주를 세우는 일을 자신이 영위하는 정서적 삶의 중심축으로 만드는데, 이는 개인적 체험이라는 가파른 소용돌이 속에서 발견할 수 없는 평화와 고요를 찾기 위한 것이다."
그렇죠, 답을 찾을 수 없을 땐 더 많은 실천과 체험이 외골수를 빠져나올 열쇠가 되는 법이니.
"최대의 과제는 순수한 연역을 통해 자신의 우주를 세울 때 이에 필요한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법칙에 도달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실험의 결과를 통해 인형의 한계를 돌파할 보편적인 법칙을 찾아내고 싶으시단 건가요?
에이~ 코봉아, 나는 그냥 뽀꼬랑 카라스봉, 토메키치가 몽상 없이 맛있는 생선을 먹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보려는 거야.
그런 이상한 별명 붙이지 마세요, 쓸데없이 연산력만 낭비돼요.
아쉽네, 마음에 들어할 줄 알았더니.
알았어 보안관 아가씨, 실험 바로 시작하자.
......
측산 준비 완료. 실험도 준비 끝났습니다.
...기록 시작. 01차 실험, 개시.
흐으음... 확실히 예상 밖인데.
01차 실험 데이터 분석 끝났습니다. 이상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실 수 있겠나요?
아니, 전혀.
우주의 모습이 이제야 베일 한 꺼풀 벗어서 흐릿한 윤곽이 간신히 드러났을 뿐인걸. 좀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어야 해.
...그러니까, 지금 데이터는 기존에 비해 약간 편차가 있을 뿐, 이상 현상을 재현하기엔 부족하단 말씀이시죠?
그럼 다음은 어떡하실 건데요?
파라미터를 살짝 건드려 봐야지.
그렇군요. ...어?
잠시만요, 이거 너무 높게 설정하신 거 아니에요? 변화 그래프가 거의 페르시카 씨가 커피 드신 후의 혈당치 그래프 수준인데요.
AR팀한텐 이 정도쯤이야 식은 죽 먹기야.
그리고, 어떻게 구한 리코의 실험기인데. 얻어낼 수 있는 가치를 최대한으로 쥐어짜내야지.
일단 주의드립니다만, 아무리 훈련이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요.
AR팀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난이도를 좀 더 신중하게 설정하시는 게 어떨까요?
내가 디자인한 인형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진 가늠하고 있으니까 시키는 대로 해.
...알겠습니다.
전체 대사 보기 (33줄)
――굶주린 고양이를 우리 안에 넣고, 우리 밖에 싱싱한 생선을 둔다면...
이 고양이가 우리를 탈출해 생선을 먹는 데, 과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
페르시카 씨, 새벽 3시에 갑자기 한시가 시급한 일이라고 부르시길래 경찰서 일까지 내팽개치고 달려왔더니, 그런 고양이와 상자 실험을 대신 기록해 달라는 거였어요?
인상 푸셔, 보안관 아가씨.
위대한 실험은 항상 아무도 모르는 한밤중에 몰래 행해지는 법이야. 이 실험에 참여하게 된 건 나중에 큰 자랑거리가 될――
그 말인즉 저더러 복잡하고 번거롭고 아마 허가도 안 받은 실험을 기록해 달라시는 거군요, 야근 특별 수당도 안 줄 거면서.
...상황 파악됐네. 그럼 바로 시작할까?
페르시카는 실험 브리핑용 화면을 끄고 최근자 실험 기록 파일을 열었다.
"1번 상자". 제1 실험군, 참여 인형 - M4A1, ST AR-15, M4 SOPMOD II.
데이터 로딩 중...
실험 목적... 실험 내용...
실험 원리... 변수 나열...
...데이터 수신 완료.
아무튼, AR팀의 이 세 명을 지정 위치까지 운반하고, 이들이 깨어나면 모의전투가 시작된다는 거죠?
같이 모의훈련도 해본 오랜 동료 사이니까 잘 알 거 아니야.
그리고, 이 실험 시작 6일 전에 제1 대조군에서 마인드맵 데이터 이상 정황을 발견해서――
M4A1의 실전 데이터의 보고서에 거짓이 없다면, 그녀는 자신의 지휘 모듈을 최소 380%의 성능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동 보고서에 AR-15와 SOP2는 화기관제 코어 및 다수의 파츠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이용률을 보였고요.
자세한 원인은 불명이지만, 아마 마인드맵 데이터의 이상으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겠죠.
AR팀의 실전 데이터는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어.
몇 번이고 검산해도 결론은 똑같았어. 이 결과가 나올 확률은 0.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그래서 직접 실증해볼 필요가 있다 판단하셨나요?
......
페르시카는 뒤로 돌아 실험실의 관찰용 창문 앞에 서서, 실험이 시작되길 기다리는 AR팀을 내려다보았다.
"사람은 이 우주와 이 우주를 세우는 일을 자신이 영위하는 정서적 삶의 중심축으로 만드는데, 이는 개인적 체험이라는 가파른 소용돌이 속에서 발견할 수 없는 평화와 고요를 찾기 위한 것이다."
그렇죠, 답을 찾을 수 없을 땐 더 많은 실천과 체험이 외골수를 빠져나올 열쇠가 되는 법이니.
"최대의 과제는 순수한 연역을 통해 자신의 우주를 세울 때 이에 필요한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법칙에 도달하는 일이다."
그러니까, 실험의 결과를 통해 인형의 한계를 돌파할 보편적인 법칙을 찾아내고 싶으시단 건가요?
에이~ 코봉아, 나는 그냥 뽀꼬랑 카라스봉, 토메키치가 몽상 없이 맛있는 생선을 먹는 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보려는 거야.
그런 이상한 별명 붙이지 마세요, 쓸데없이 연산력만 낭비돼요.
아쉽네, 마음에 들어할 줄 알았더니.
알았어 보안관 아가씨, 실험 바로 시작하자.
......
측산 준비 완료. 실험도 준비 끝났습니다.
...기록 시작. 01차 실험, 개시.
흐으음... 확실히 예상 밖인데.
01차 실험 데이터 분석 끝났습니다. 이상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실 수 있겠나요?
아니, 전혀.
우주의 모습이 이제야 베일 한 꺼풀 벗어서 흐릿한 윤곽이 간신히 드러났을 뿐인걸. 좀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어야 해.
...그러니까, 지금 데이터는 기존에 비해 약간 편차가 있을 뿐, 이상 현상을 재현하기엔 부족하단 말씀이시죠?
그럼 다음은 어떡하실 건데요?
파라미터를 살짝 건드려 봐야지.
그렇군요. ...어?
잠시만요, 이거 너무 높게 설정하신 거 아니에요? 변화 그래프가 거의 페르시카 씨가 커피 드신 후의 혈당치 그래프 수준인데요.
AR팀한텐 이 정도쯤이야 식은 죽 먹기야.
그리고, 어떻게 구한 리코의 실험기인데. 얻어낼 수 있는 가치를 최대한으로 쥐어짜내야지.
일단 주의드립니다만, 아무리 훈련이라도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요.
AR팀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난이도를 좀 더 신중하게 설정하시는 게 어떨까요?
내가 디자인한 인형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진 가늠하고 있으니까 시키는 대로 해.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