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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제9전역

무지개 다리Ⅰ

Act1: 예정한 장소에서 철혈과 싸우는 장면을 찍는다. ——"아직까진 순조롭네요." 개런드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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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도 않게 헤어지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만나지.

아무렇지도 않게 통신을 끊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통신을 기다리지.

매일, 아무렇지도 않게 같은 일을 반복하지.

......

그러다, 때가 다가와서야 깨닫게 되지...

M4A1

......

...M......16...... 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있는 거죠!!!

M16A1

아무래도 페르시카가 말한 것처럼, 확실히 변한 것 같네.

아무렇지도 않게 겪었던 만남과 헤어짐은...

전부 운명이 서로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이라는 것을.

......

M4A1

그... 모습은...

무슨 일을 당한 거죠...!?

M16A1

나 말이야?

M16A1

철혈에게 붙잡혀 온갖 고문을 당했어, 이 정도 답변이면 만족하려나?

M4A1

어째서, 대체 어째서!

M16 언니... 어떻게 이런 일이!

M16A1

많은 일들은 네 눈에 비친 겉모습과는 달라.

난 널 돕고 있는 거야, 그저 다른 방식으로 말이지...

M4A1

처음엔 AR15... 지금은 언니까지...

분명 페르시카 씨가 구해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M16 언니, 눈앞에서 또다시 언니를 놓치지 않겠어요!

M16A1

아직은 안 돼, M4.

난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어.

M4A1

어째서!

대체 무엇 때문인데요!?

M16A1

......

M16A1

너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서야.

저기...

쉬잇!

M4A1

모두를 위해서라면, 왜 우릴 믿어 주지 않는 거죠!?

그 모든 걸 혼자서 감당할 필요는 없잖아요...

M16A1

......

인간은 나무와 같아, 밝은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을수록, 뿌리는 저 어두운 땅속으로 파고들지.

M4A1

전 AR팀의 리더이기 이전에, 언니의 동료예요.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함께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갔잖아요...? 이번에도 분명...

M16A1

......

M4A1

우리를 믿어 준다면...

M16A1

......

난... 너희를...

......

잠깐만요, 이건 M16 씨가 설득당하는 흐름이잖아요!

아차...

그래!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

M4A1

전 AR팀의 리더이기 이전에, 언니의 동료예요.

우리가 힘을 합친다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을 거예요...

지금까지 함께 수많은 난관을 헤쳐 나갔잖아요...? 이번에도 분명...

M16A1

......

나도 모두를 믿고 있어!

그치만, 나도 말 못 할 사정이 있단 말이야!

M4A1

...네?

M16A1

아 진짜 답답하네! 알아서 돌아갈 거라니까!

어...

......

개런드

어...

저기... M16 씨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을 거라 보는데요...

T65

응? 그래?

그치만 이러면 모순점도 없고 딱인걸?

M3

저, 저도 M16 씨가 M4 씨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진 않을 거라 생각해요...

개런드

맞아요, T91 씨가 봤다간 단박에 자신이 알던 M16 씨와는 다르다고 알아챌 거예요.

제일 중요한 건 T91 씨에게 들통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T65

아이, 뭐가 이렇게 귀찮아? 그럼 어떡하라고?

에이, 몰라. T77, 가서 마실 것 좀 사 와.

T77

......

T65

야! 마실 거 사 오라니까? 대본 고치지 말고!

T77

...선배랑 대화하는 건 너무 불편하다니까.

저번이랑 같은 거 사 올게.

개런드

"널 믿기 때문에, 이렇게 하기로 결정한 거야."

...분위기가 많이 비슷해졌어요.

M3

네... 딱 M16 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게 상상될 정도예요...

T65

아니, T77이 멋대로 고친 거 가지고 뭘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

개런드

하지만 이게 더 그럴싸한걸요...?

T65

우이씨, 지금 나 왕따 하는 거지?! 너희랑은 이제 안 놀아!

개런드

지금 절교하면 동영상도 못 만들어요.

T65

으윽...

개런드

T77 씨도 다 T91 씨를 위해서 고친 거예요.

그리고 T65 씨도 T91 씨를 위해 지금 이렇게 노력하고 있잖아요?

T65

......

알았어, 알았다고...

뭐가 이렇게 복잡하담... 이게 다 M16 선배가 느닷없이 행방불명된 탓이야!

다 M16 선배 탓이라고!

개런드

T65 씨, 지금 그런 일로 화내 봤자 아무 소용 없어요...

T65

......

나야말로 누가 나한테 말해 줬으면 좋겠어...

M16 선배가 행방불명됐단 거, 다 뻥이라고...

M3

하지만 지휘관님께서 직접 모두에게 말씀하셨으니...

T65

그치만 M16 선배잖아?! 분명 무슨 오해가 있을 거야!

겨우 파일 하나 회수하러 갔을 뿐인데, 철혈 놈들이 선배한테 무슨 심한 짓이라도 하겠어?

그래, 선배는 분명 복귀하다 잠깐 길을 잃었을 뿐일 거야!

M3

그, 그렇다면 좋겠지만요...

개런드

저도 지휘관님께서 지난 몇 주간 일어났던 일들이 다 가짜였다고 말씀해 주셨으면 해요.

하지만 지금으로선, 지휘관님도 RO 씨도 그 일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려 하지 않으니...

어쩌면... 정말로 우리의 예상을 넘어선 일이 닥친 것일지도 몰라요...

T65

흥! 그 철혈 놈들이 날고 기어 봤자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M16 선배인데!

무려 M16 선배인데...

개런드

네, 분명 사정이 있어서 귀환이 조금 늦어지고 있는 거겠죠.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

T65

우리야 기다릴 수 있지만...

......

T57 선배가 그러길, 그 녀석 상태가...

T77

선배, 여기 애플 소다.

T65

아! 고마워!

좋아! 함부로 대본을 건드린 건 용서해줄게!

T77은 말 대신 휙휙 손짓으로 대답했다.

개런드

...T77 씨, 그냥 직접 말로 해주시겠어요? 손짓으론 오해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T77

T91의 밀크티는 이번에도 걔의 탁상에 뒀어.

하지만 이제 더는 놓을 자리가...

개런드

아직도 한 모금도 안 마셨어요...?

T77이 고개를 저었다.

T65

......

이젠 지휘관한테 "M16이 행방불명됐을 리가 없어!"라고 따질 힘도 없는 건가...

T77

뭐, M16 선배가 행방불명된 지 한참이나 지났으니까.

T91 녀석, 마인드맵이 못 버티고 붕괴된 거 아닐까?

T65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게 바로 그거야.

T57 선배의 말처럼... T91의 상태가 더욱더 악화되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아직 무너지지 않았더라도, 벼랑 끝인 상태일 거야...

M3

네?! 그, 그렇게 심각한 일이었어요...!?

며칠째 T91 씨가 안 보이길래, 그저 정비가 오래 걸리고 있어서라고 생각했는데...

T65

처음엔 그냥 정비 받고 있었어.

그런데, 설마 갈수록 상태가 나빠질 줄은...

M3

어떻게 그럴 수가...

페르시카 씨와 지휘관님께는 말씀드려 봤나요?

T65

M16 선배에 대한 동경심이 우리를 합친 것보다 큰 게 그 녀석인데, 다른 누구도 아니고 그 사람이 실종됐으니까 말이지...

나도 지휘관에게 T91의 기억에서 M16 선배와 관련된 부분을 전부 지우는 게 어떻겠냐고 건의해 봤지만... 거절당했어.

T77

선배가 그런 건의를 했다는 걸 T91이 알았다간 평생 미움받을걸?

T65

흥, 마음대로 하라지.

지금 그 꼴보단, 차라리 길길이 날뛰면서 나한테 화를 내는 게 천배 만배는 나아.

개런드

하지만 지휘관님께서 말한 방법은, 확실히 T91 씨의 기억을 조작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봐요.

순조롭게 된다면 말이죠...

T65

그래서 내가 너희를 불러 모은 거 아니야!

이 정도 머릿수가 뭉치면, 짧은 영상 하나쯤이야 뚝딱 만들 수 있을 거야!

T77

그런데, 아무리 T91의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거라지만...

이거 정말 괜찮을까? 솔직히, 이건 녀석을 속이는 거잖아.

낭떠러지 끝자락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무지개다리를 건너오라고 하는 거랑 뭐가 달라?

개런드

다른 길이 없는 사람에겐, 그 무지개가 미래의 희망이에요.

"M16A1은 금방 돌아올 것이다"라는 메시지만 잘 전하면 돼요.

영상의 M16 씨가 T91 씨를 격려해 주면 문제없을 거예요.

T77

......

하지만, 정말로 영영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해?

아니면... 돌아왔을 때, 더 이상 우리가 알던 그 모습이 아니면 어떡해?

T65

......

그... 그럴 리가 없잖아!

M3

......

개런드

......

T65

M3 선배랑 개런드 선배도 뭐라고 말 좀 해봐!

M16 선배가 진짜로 떠났을 리가 없잖아... T91은 어떡하냐고... M4랑, 다른 사람들도...

개런드

......

지휘관님과 AR팀의 모두가 M16 씨를 믿고 있으니, 우리도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더라도, 지금 우리는 눈앞의 일에 집중해야 해요.

T65

그, 그렇지?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T77

선배들 모두 대충 낙관적이니...

나도 잠시 후의 촬영이 별 탈 없이 진행되길 빌 수밖에 없네.

M3

...네? 잠시 후요?!

지휘관님께서 내일 새벽에 찍는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T77

내일 새벽에 찍으려면 오늘 밤에 나가야지.

M3

......

예?

에에에에에에??

개, 개런드 씨...

개런드

...오늘 밤 맞아요.

M3

아, 아직까지 준비하고 있길래 시간이 한참 남은 줄 알았는데...

T77

하하, 망했네.

개런드

흠흠...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고생하게 되니까요.

그래도, 걱정 마세요, 이제 남은 건 금방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예요.

T65

그래, 해야 할 일을 다 대본에 적어놨는데 뭐가 걱정이야?

고작해야 카메라 들고 촬영하는 건데 뭘!

T77, 어서 가자!

......

T77

대본은 완성했지만...

T77

현실은 절대 대본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

......

M3

으으... 추워...

다 왔나요? 정말 이렇게까지 멀리 나올 필요가 있어요?

개런드

도착했어요.

하지만 지금부터는 조용히 해야 해요. 이 주변에는 아직 소탕하지 못한 철혈의 잔당이 남아 있어요.

M3

네?! 진짜 철혈과 싸우는 장면을 찍는다고요!?

너무 위험한 거 아니에요?!

개런드

CG로 편집하는 건 너무 오래 걸리거든요... 우리의 현재 조건상, 실사로 찍는 게 가장 효율적이에요.

다 지휘관님과 논의해서 얻은 결론이에요. 조금 멀긴 해도, 이 구역은 기지의 지원을 얼마든지 받을 수 있어요.

M3 씨는 먼저 저와 같이 가서 화장할게요. 필요한 장면만 찍고 나면 곧바로 돌아갈 테니까요.

M3

아... 네...

T77

일단 철혈과 교전하는 장면을 찍는 거지?

......

정찰, 기습, 매복, 소탕... 수많은 임무를 해봤지만, 카메라를 들고뛰는 건 처음이야.

T65

해본 적 없는 일을 체험하는 건 소중한 경험이지!

철혈아 철혈아, 어디 있니~ 얼굴 좀 찍어 보자~

T77

나 참... 짝퉁 만드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야?

개런드

......

헛된 꿈과 희망은, 따지고 보면 종이 한 겹 차이에요.

슬픔에 잠긴 사람에게 미래로 나아갈 희망을 줄 수 있다면, 속임수일지라도 포기할 수 없어요.

T77

......

정말로... 무사히 속여넘길 수 있을까?

전투 종료.

T65

......

멍하니 서 있는 T65의 얼굴에 T77이 손을 흔들었다.

T65

......

T77

선배, 멍 때리면서 뭐 해?

T65

멍 때리다니...

...핫!

내가 전장 한가운데서 멍 때릴 리가 없잖아! 헛소리하지 마!

T77

응응, 내가 잘못했어.

아무튼, 정찰 결과 이 구역은 이제 안전해.

T65

그래...

......

T77

선배, 누구 기다리기라도 하는 거야?

T65

T77, 저쪽 좀 봐. 저 언덕의 건너편.

어쩌면... 지금 저 안개 너머에 M16 선배가 있지는 않을까...

T77

정말 저기 있다면, 왜 안 나와?

성대하게 마중 나오지 않아서 삐진 거야?

T65

그럴지도...

T77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해.

개런드 선배는 어디 갔어?

T65

지금 M3 선배의 분장을 돕는 중이야. 거의 다 됐겠네.

T77

......

음... M3 선배한테 이런 일은 부담감이 너무 크지 않을까?

T65

걱정할 것 없어, M3 선배보다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러니까 너도 괜한 걱정은 하지 마.

T77

M3 선배가 맡은 역할이야 괜찮더라도, 상대역인 M16 선배 담당 때문에 걱정인 건데...

개런드

다 끝났어요.

T65

드디어 다 됐구나!

어디 보자!

T77

...내버려 두자.

개런드

디테일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긴 했지만, 누가 봐도 감쪽같을 거예요!

M3 씨, 너무 긴장하지 말고 편하게 움직이세요.

M4-1

저, 저기... 그게...

목소리까지 바꾸긴 했지만... 정말 제가 M4 씨의 말투를 잘 따라할 수 있을지는...

T65

괜찮아 M3 선배, 음성쯤이야 나중에 다시 더빙하면 그만이니까.

지금은 영상만 그럴싸하게 찍으면 돼.

대사는 다 외웠어?

M4-1

외우긴 했는데...

아직 상대역인 AK-47 씨가 안 와서, 정말로 준비됐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T65

뭐야, AK-47 선배 아직도 안 왔어?

바로 그쪽으로 간 줄 알았더니?

개런드

네? 저도 T65 씨에게 간 줄 알았는데요...?

......

T77

하하, 망했네.

M4-1

혹시... 까먹은 거 아닐까요?

개런드

그럴 리가요. 기지로 복귀하면 곧장 여기로 오라고 몇 번이나 신신당부를 했는데...

마카로프 씨에게 연락해 볼게요...

삐이...

T65

아이고, AK-47 선배인데 뻔하지 뭐. 지금쯤 술 퍼마시고 있거나 퍼마시러 가는 도중일 거야.

까먹은 게 분명해.

T77

...그리고 취한 상태로는 연기할 수 없어.

M4-1

그래도 의리 있는 사람이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이런 일마저 까먹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T65

글쎄. 아무튼 지금 그 술꾼이 뭐 하는 중이든, 빨리 찍어야지.

개런드

앗...

T65

연결됐어?

뭐래, AK-47 선배 언제 온대?

개런드

연락은 됐어요... 그런데...

AK-47 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