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1873
그리폰 기지, 인형 숙소.
안녕, 들어가도 될까?
그래, 들어와.
좋은 날씨네, 지휘관. 무슨 일 있어?
어...
날 등지고 뭔가를 조립하고 있는 마카로프의 옷차림은 평소와 많이 다르다.
이번 행사를 위해서 아주 많은 준비를 한 것이 눈에 보인다.
지휘관?
... 미안, 잠깐 멍하니 있었네.
옷차림 참 보기 좋다.
그래서 내 옷차림을 미리 보려고 온 거야? 보다시피, 이런 옷이야.
확실히 궁금해서 왔지.
핼러윈의 분위기가 있어서 참 좋아 보이네.
그나저나 마카로프.
칭찬 고마워, 그럼... 응?
다른 일 있어, 지휘관?
내가 갑자기 물어봐서 그런지, 마카로프는 속이 빈 철구를 조립하는 것을 멈추고 뒤돌아 나를 보았다.
넌... 귀신 무섭지 않아?
마카로프는 날 바라보다, 가볍게 한숨을 쉬곤 다시 뒤돌아 도구를 조립했다.
그것참 안 됐네, 난 그런 거 전혀 안 무서워.
그게 있든 없든, 물리칠 수 있든 없든, 전혀 두렵지 않아.
그러니까, 이번 귀신의 집 행사에서 서프라이즈 같은 건 바라지 마.
(... 속마음까지 읽혔구나.)
그것 정말 아쉽네, 뭔가 깜짝 놀랄만한 것이라도 있을까 해서 기대했는데.
정말로 기대하고 있었다면, 미리 훔쳐봐서는 안 됐지.
사전 정보 수집이 직업이니 어쩌겠어.
그리고 다른 애들의 준비 상황은 아직 보지 않았으니까 기대할 거리는 많이 남아있어.
그 얼간이들이 사고라도 안 일으키면, 그게 놀랄 일이지.
자 자, 지휘관, 난 이제 귀신의 집에 출근해야 하니까 나중에 봐.
그래, 나중에 보자고. 네 스테이지를 기대하고 있을게, 마카로프.
기대할 거 없다니까...
...
귀신의 집 탐험 시작하기까지 30분 전, 스테이지 3 앞.
아무래도 너희에 대해서 너무 몰랐나 보네.
우왓! ... 아, 마카로프잖아, 깜짝 놀랐네.
귀신 역할인 인형이 내가 부른 것 가지고 놀라면 어떡해?
그나저나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빨리 왔어?
M1919는 손에 든 전술 패드를 흔들어 보였다. 마카로프가 보자 위에는 글자가 빼곡했다.
이제 와서 흡혈귀 정보를 벼락치기 하고 있는 거야?
헤헤, 빙고!
자신의 설정에 충실한 것만으로도 다른 녀석들 보다 낫네.
그러고 보니 네 그 옷... 언제 봐도 참 잘 만들었네.
스프링필드도 네 옷에 많이 신경 썼겠지? 흡혈귀 씨.
그야 물론이지!
할 거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원칙인걸.
게다가 모처럼 이렇게 다른 사람을 놀래킬 기회잖아!
... 결국 넌 그냥 사람을 놀래키고 싶은 거네.
그래도 다시 봤어, 얼렁뚱땅인 네가 이렇게 얌전히 책을 보고 말이야,
그러니까, 나에 대해서 너무 모른다니까?
네가 이렇게 진지한 걸 보니, 나도 힘을 내야겠네.
힘내, 카밀라 아가씨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하길 기대할게.
기대하라고!
그나저나 넌 또 왜 벌써 온 거야?
네 성격으론 조용히 대기만 하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모두 긴장을 풀 수 있는 행사니까.
나도 꽉 막힌 녀석은 아니야, 이참에 동료와 친목을 다지는 것도 좋은 경험이니까.
상황에 맞는 일을 하는 것이 효율이 좋은 법이지.
그런게 가장 꽉 막힌 행실이잖아, 뭐든지 철저하게 계산해서 행동에 옮기고...
아니, 이건 경험에 따른 판단이야...
달칵.
우와앗! 무슨 일이야?
갑자기 깜깜해졌어!
M1919는 손에 쥔 패드로 불을 밝혔다.
미약한 빛 속에서 마카로프는 여전히 태연하게 서 있었다.
아직 있었구나... 다행이야.
응, 아직은 있어...
다만 이제 나도 제자리에 돌아가야 하니까, 먼저 갈게.
마카로프가 문을 연 순간, 무언가 휙 하고 지나갔다.
…
너도 아까 봤지, 마카로프...
무언가 날아간 것 같은데...
저런 트랩을 만든 적이 있었나?
...모르겠어.
너도 너무 무덤덤한 거 아니야? 마카로프...
안 무서워? 무슨 일이라도 일어난 거면 어떡해?
우린 우리가 할 일만 하면 돼.
그리고... 우리의 "사냥감"은 아직 귀신의 집에 안 왔으니까.
맞는 말이네.
그럼 가는 길 조심해! 넘어지지 말고!
희미한 빛 속에서 마카로프가 M1919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힘내, 카밀라 씨.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해줘.
...
칠흑같이 어두운 복도에서.
그나저나 이게 무슨 일이지...
일단 전력 공급실에 가보자.
전력 공급실의 문은 살짝 열린 채, 안에서 약간의 빛이 새어 나왔다.
마카로프가 다가가자마자 문이 열리고 한 인형이 튀어 나왔다.
어라, 너 왜 여기 있는 거야?
<Size=55>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Size>
… 야야, 진정해. 나 마카로프야.
너구나... 놀랐잖아, 하마터면 쏠 뻔했네.
항상 "단독 작전의 엘리트"라고 지껄이지 않았어? 뭐야 아까 그 반응은.
시끄러워! 귀신 같은 거 안 무서워, 적을 경계하고 있었을 뿐이야.
누가 귀신 무서워하냐고 물어봤어?
근데, 너 미스터리 사건을... 좀 어려워하는 거야, WA2000?
내가 귀신을 무서워할 리가 없잖아? 그런 비과학적인 건 이 세상에 없어.
그리고 방금 배전반을 고치고, 차단기도 올리지 않았는데, 그 전자 귀신들이 나올 리가 없는 걸! 내가 겁먹을 게 뭐가 있어?
...
그래, 말이 되네.
그럼, 네 등 뒤의 저건 뭐지?
WA2000은 제자리에 굳었다.
몇 초 지나 삐끄덕 고개를 돌리더니...
<Size=55>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Size>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 엄청 빠르네, 진짜 소총 인형인가?
그나저나, 누가 저 홀로그램을 쟤 등 뒤에 매단 거지?
게다가 건전지로 작동하는 것 같고, 재밌어 보이네.
전혀 귀신이 안 무서운가 보네요, 마카로프.
그런 거 내 설정에 없어.
그리고 아까 문 앞에서 날아간 거 너였지, 64식?
그거 정말 아쉽게 됐네요.
다만 그것보다 이번 행사가 더 아쉽게 됐어요.
모두 열심히 준비했는데, 정전으로 다 망쳤네요.
그래? 그래도 원래 사람을 놀래키려는 행사잖아.
어떻게든 놀라게 하면 성공이지,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해.
그 말도 일리가 있네요...
흐음, 다 놀라긴 했지만, 지휘관님은 놀래키지 못해서 역시 아쉬운 느낌이 들어요.
... 그래?
그럼 내버려 둘 순 없지.
어머?
좋은 수라도 있나요, 마카로프?
아직 행사가 끝나진 않았어, 지금 포기하기엔 일러.
장치는 아직 다 남아있으니까, 작전을 재개하자고.
괜찮긴 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모두 불러 모을까요?
아니, 지금 불러봤자 늦었어.
말하면서 마카로프가 통신창을 열었다.
M1919A4, 들려?
좋아, 너한테 맡길 일이 있으니까 잘 들어...
...
좋아, 부탁할게.
...후훗, 참 재밌어 보이네요.
분명 효과 만점이겠죠?
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어쩌면 지휘관에게 먹히지 않을지도.
불안한가요?
미안하지만, 전혀. 기다리고 있자고.
몇 분이 지났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조용하네요...
아무래도 실패했나...
우와아아아아앗!!!
통신 채널에서 지휘관의 소리가 들려왔다.
...
아, 성공했네요.
참 끔찍한 비명소리네요, 지휘관님이 걱정될 정도로요.
좋아, 이걸로 작전 성공.
훌륭한 작전이었어요.
다만 귀신을 무서워하는 사람만이 사람을 놀래킬 줄 아는 건데.
정말 귀신이 안 무섭다면 이런 방법을 떠올릴 리가 없지 않나요?
이제 시간도 됐으니까... 카페에 가서 모두와 합류하자.
대답해주지 않는 건가요?
흥... 그냥 지휘관에게 주는 서, 프, 라, 이, 즈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