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K16
거위털 같은 눈송이가 소복소복 내려앉아, 가상공간 중앙의 수정 구슬을 살짝 어루만지네요.
수정 구슬 안에 무엇이 있는지 뚜렷이 보이지 않고 희미한 단편들만 보여요.
마치 어느 겨울날 아침, 거실에 백발의 소녀들이 모여 웃고 떠들며 장난을 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도 없는 극장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소녀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 같기도 해요.
소녀는 노래를 불러요...
???
악마는 본디 천사였으니, 천사도 결국 악마가 되리니.
인간의 마음의 거래는 바로 욕망의 둥실거림이라.
나의 동료여, 너는 나에게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었지.
내가 돌아갈 길은 바로 오늘, 바로 지금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