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98
MOD 3
그리폰 기지 훈련 사격장.
사격장에 총소리가 울려 퍼지고, 달구어진 탄피가 바닥 가득히 뿌려졌다.
명중, 명중, 명...
야, 지금 너밖에 안 남았는데, 슬슬 그만하지그래?
아직이야.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잔뜩이야, 또 그런 위기를 만났다간...
저기 말이야...
너 이런 훈련에 안 어울리잖아? 돌격소총이나 기관단총도 아니고.
SV98이 쏘고 있는 표적지를 바라보았다. 쉴 새 없이 좌우로 전후로 움직이고, 새로운 표적이 불규칙하게 튀어나왔다.
... 볼트액션 소총으로 이런 템포에 따라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확실히 근접전과 신속 사격에는 약하지만, 어떻게든 극복해내지 못하면 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말아.
과연 노력해서 될 문제인가... 인형마다 잘하고 못하는 일이 있는 거잖아.
SVD는 엘리트니까 날 이해 못 하겠지.
다만 나 같은 건 이런 노력이라도 안 하면, 스스로 쓰레기라고 납득하는 거잖아!
...흥, 정 그런 생각이면 나도 더 할 말 없어.
떠나는 SVD의 뒷모습을 보며 SV98은 한숨을 쉬고, 탄알집을 꺼내 다시 장전했다.
저번 일로 감사해도 모자랄 참인데.
하지만 더 강해지지 않으면, 부대 모두를 볼 면목이 없는걸...
이 늦은 시간까지 훈련하는 사람이 있는 건가?
지휘관님!
바닥 가득한 탄피를 어림잡아봐도 거의 100발에 가까웠다, 그것도 같은 구경의 탄피로.
혼자서 이렇게 많이 쏜 거니? 설마 사실은 트리거해피였다는 것은 아니겠지.
저, 카리나 씨에게는 이미 신청을 제출했어요! 지정 배급량을 초과한 탄약은 제 급여에서...
그런 말은 하지 말아. 자발적으로 단련하는 건 물론 좋지, 나도 절대적으로 지지하고.
그래도, 무슨 일이든 적당히 해야지 않겠어?
혹시... 아직도 저번 임무의 일을 신경 쓰고 있는 거니?
지휘관님, 저번 임무에서 그런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더욱 강해질 필요가 있어요.
아니, 반드시 강해져야 해요...
그렇게까지 강해지고 싶어?
안 되나요...
SV98, 인간이 어째서 자율인형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그건... 붕괴 재해와 3차 대전 이후 인구와 노동력의 격감으로 인해서...
정석인 교과서식 답안이구나.
하지만 그뿐이라면 자율인형이 아니라 평범한 로봇만으로도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지.
...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
그럼 왜 우리를 만들어낸 거죠?
내 생각에는, 그냥 내 생각으로는 말이야...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똑같이 그다지 완벽하지 못한 친구를 원한 것이 아닐까 싶어.
네? 어째서요?
딱딱하게 시키는 대로 하는 기계라면, 세탁기나 전자레인지나, 그 군용인형들하고 뭐가 다르겠어?
그럼 저희는... 군용인형처럼 될 수 없는 건가요?
왜 꼭 군용인형처럼 되려는 거지?
그것이 저희의 참고점이 아닌가요...
군용인형은 너희와 관계없어.
너희는 이미 충분히 자신의 자리를 잡았어. 바로 여기, 그리폰 회사에서.
너희의 참고점은 우리 인간이야,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실수를 하지.
그 말씀은... 저희는 의도적으로 완벽하지 않게 만들어졌다는 건가요? 처음부터 결함을 안고 태어난 건가요?
그럼 과연 어떤 것이 "완벽"한 거지?
뭐라 해도 "개성"을 "결함"이라고 할 순 없잖아?
개성...
저의 실수도... "개성"이라고 할 수 있나요?
자신의 문제점을 직시해, 가볍게 봐선 안 되지만, 너무 무겁게 봐서도 안 돼.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거부하는 것은 의미 없어, 언젠가는 스스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도록 해.
저... 알겠어요, 지휘관님...
하지만... 지금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는 도무지 모르겠는걸요...
망설이고 있지만, 사실 답은 이미 다 알고 있잖아?
네?
일단 넌 지금 자신의 약점과 한계를 완전히 깨달았어.
강해지기 위한 첫 단계를 마친 셈이지.
그, 그런 것 같아요,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는 이미 알았어요.
하지만...
사실은 말이야, 최근 IOP에서 연락이 왔는데...
네?
설마...
나의 말을 듣자 SV98은 두 눈을 크게 떴다.
그 눈동자에는 흥분한 기색이 넘쳐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