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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 강철비 예찬

강철비 예찬-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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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전자음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발음을 배경으로, “때아닌” 라이브 방송이 시작되었다.

본래의 신호가 강제로 탈취되어 라이브 신호가 전 구역에 송출되었고, 심지어 적군의 전술 채널까지 점령했다.

MDR

<color=#00CCFF>동네사람 신사숙녀 여러분! 그리고 아직 살아있는 그리폰 동료들!</color>

<color=#00CCFF>오늘 밤의 “그리폰배” 비공식, 무허가, 플러스 소음 공해 심각한 옐로우존 불꽃놀이 축제에 온 걸 환영해!</color>

<color=#00CCFF>여기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최전선에서 관전 중인 종군 스트리머 MDR이야!</color>

<color=#00CCFF>잔말 말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고!!</color>

MDR

<color=#00CCFF>카메라맨, 렌즈를 하늘로 돌려봐! 보여? 이게 무슨 밤하늘이야, 이건 그냥 엎질러진 팔레트잖아!</color>

<color=#00CCFF>현재 삼측의 세력이 이 하늘의 ‘명명권’을 뺏으려고 난리야! 이건 단순한 화력 충돌이 아니라, 미적 감각의 결투란 거지!</color>

화면이 심하게 흔들리며 정규군 진지로 향했다. 화면 속에는 초록색 레이저와 노란색 포화가 뒤엉켜, 마치 땅을 통째로 갈아엎으려는 것만 같았다.

MDR

<color=#00CCFF>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우리 오랜 친구인 초록팀 선수——정규군! 방금 그 도발용 신호탄에 불만이 아주 많은 모양인데, 어디 공용 채널을 한번 엿들어볼까~~?</color>

전선 장교

이건 선전포고다! 이건 명백한 모욕이야! 감히 그딴 계집애 같은 분홍색으로 방어 구역의 시야를 오염시키다니!

전 군에 알린다! 재고에 있는 조명탄을 전부 ‘열차포’ 포신에 묶어라! 포화 사격을 실시한다!

하늘을 소련의 붉은색으로 물들여라! 저 용병 놈들에게 엄숙한 철혈의 홍수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겠다!

귀를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지평선에서 거대한 광구 수십 발이 솟구쳤고, 순식간에 물들은 하늘은 처참한...

처참한 초록색?

하늘 위로 마치 유통기한이 지난 완두콩 통조림 같은, 지극히 불길하고 기괴한 초록색 빛이 감돌았다.

MDR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면서도 중계를 이어갔다.

MDR

<color=#00CCFF>오오! 기세 좋은데! 내 핸드폰 액정이 다 깨질 정도로 엄청난 소리야!</color>

<color=#00CCFF>그런데... 저기, 군인 아저씨들, 터지는 색깔이 왜 초록색이야?</color>

<color=#00CCFF>채팅창에 화학 전공자 있어? 오, 누가 ‘바륨염’을 너무 많이 넣었다는데, 재고가 오래돼서 구리 녹색이 된 거라는 말도 있네.</color>

<color=#00CCFF>쯧쯧쯧, 지휘관 동지, 혹시 이바노프 위원이 붉은색 화약 살 돈으로 보드카라도 사 마신 거 아냐?</color>

카메라가 철혈의 진지로 향했다. 검붉은 에너지 줄기가 무분별하게 난사되고 있는 것이, 더욱 제정신이 아니게 보였다.

MDR

<color=#00CCFF>초록색 불꽃놀이가 빨강팀 선수들을 자극했나 봐! 철혈공조에서 참전이다!</color>

MDR

<color=#00CCFF>잠깐, 저건... 주피터포? 쟤들 지금 뭐 하는 거야?</color>

곧이어 시끄러운 목소리가 생중계 신호를 가로챘고, 배경음으로 헤비메탈 락 음악이 울려 퍼졌다.

아키텍트

하! 저 초록 등딱지 거북 녀석들, 지금 개그 해? 저런 칙칙한 초록색은 너무 촌스럽다고!

모두 내 명령 들어! 사격 관제 시스템 해킹하고, 과열 방지 장치 해제해!

주피터포의 입자 빔 주파수를 RGB 순환 모드로 바꿔버려! 이 하늘을 그래픽카드 태워 먹는 본체 케이스처럼 만들어 주겠어! 발사!!

뒤이어 주피터포가 일곱 빛깔 광선을 뿜어냈고, 마치 거대한 네온사인 몇 개가 공중에서 경련을 일으키는 듯한 모습은 지면을 싸구려 디스코장처럼 비추었다.

MDR

<color=#00CCFF>세상에! 이게 말로만 듣던 ‘빛 공해’라는 거야?</color>

<color=#00CCFF>잠깐, 저건 또 뭐야?</color>

카메라 렌즈가 갑작스럽고도 고요한 백색 빛기둥을 포착했고, 그것은 순식간에 RGB 광선을 관통했다.

소리는 없었지만, 망막에 구멍을 뚫어버리는 듯했다.

MDR

<color=#00CCFF>누가 배터리액을 하늘에다 그대로 쏴버린 거야? 이건 이미 불꽃놀이가 아니라 생화학 테러라고!</color>

<color=#00CCFF>다들 빨리 방독면 써!</color>

MDR

<size=50><color=#00CCFF>오호! 제3세력 등장! 백색 팀 선수 패러데우스도 지지 않겠다는 기세야!</color></size>

<color=#00CCFF>저건... 니토? 쟤들 지금... 굿이라도 하는 거야?</color>

검은 니토

...저것은 거짓된 신의 광휘이자, 시각에 대한 모독이다.

정화하라, 순백의 허무로 이 소란스러운 색채들을 뒤덮어라.

전장 한 구석, Zas M21은 엄폐물 안에서 폭발의 불빛을 빌려 손톱을 다듬고 있었고, 그 옆에는 국민체조라도 하듯 제자리에서 끊임없이 뛰어오르는 작은 디너게이트 한 마리가 있었다.

Zas M21

패러데우스의 흰색은 너무 눈부셔. 이런 과노출된 구도는 여백의 미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네.

그리고 거기 폴짝거리는 꼬맹아, 박자에 맞춰서 폭발하는 것 좀 멈춰 줄래? 달 구경하는 데 방해되거든.

MDR

<color=#00CCFF>현장 상황이 통제를 완전히 벗어났어! 이건 재앙이야! 아니, 광란의 도가니야!</color>

<color=#00CCFF>지금 채팅창이 만악의 근원인 지휘관은 어디 있냐는 질문으로 도배됐어!</color>

<color=#00CCFF>우리 지휘관은 대체 어디 있는 거야? 이 성대한 개막식에 축사 한마디 없는 거야?</color>

그리폰 임시 지휘소 밖 황무지

15분 전.

바람 소리가 휘몰아치는 가운데, 캠프 안은 죽은 듯이 고요했다.

지휘관은 차가운 바람 속에 서서 고개를 든 채, 마치 굳어버린 조각상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지평선 너머로 솟아오른, 형광 가루가 섞인 채 5분이 지나도록 흩어지지 않는 기괴한 분홍색 버섯구름을 바라보면서.

심지어 구름 속에서는 “지~휘~관~멍~청~이~” 같은 기괴한 메아리까지 들려왔는데, 이는 홀로그램 교란 박편이 공기 진동에 반응하며 내뱉는 조롱이었다.

지휘관

...방금 저게 그냥 “습기 차고 유통기한 지난 신호탄”일 뿐이라고 말한 게 누구였지?

K11이 엄폐물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얼굴에는 고글을 쓰고 손에는 렌치를 든 채, 온몸에서 방금 막 화학 실험을 마친 듯한 매캐한 탄내를 풍기고 있었다.

K11

헤헤~ 지휘관, 원래의 하얀색은 너무 단조롭다고 생각하지 않아?

난 그냥 추진제에 “특제 조미료”를 살짝 넣고, 확성 모듈을 좀 손봤을 뿐이야... 아, 참. 홀로그램 투영용 교란 박편도 슬쩍 섞었지.

효과 죽이지? 봐봐, 패러데우스 녀석들도 넋이 나갔잖아!

AR-18

보고드립니다.

정규군 열차포의 충전 반응이 감지되었습니다. 접촉까지 남은 시간 30초.

철혈 부대의 대규모 폭주가 감지되었으며, 우리 쪽으로 고속 접근 중입니다.

그리고 패러데우스의 고에너지 반응이 감지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를 이단의 근원으로 간주한 모양입니다.

덧붙여서, 카리나 씨가 기지 유리가 깨질 경우 수리 비용은 지휘관님의 연말 보너스에서 삭감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지휘관

......

멀리서 들려오는 폭발음이 점점 가까워졌다. 마치 온 세상이 그리폰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려는 듯했다.

지휘관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이를 갈았다.

지휘관

별수 없지, 오해를 풀긴 이미 늦었어...

저놈들이 불꽃놀이를 보고 싶어 한다면, 아주 질릴 때까지 보여 주마!!

K11! 그 조미료 넣은 재고품 전부 다 가져와!

난리 치고 싶다면 아무도 빠질 생각 마라고!

지휘관

<size=50>작전 개시! 놈들의 포구를 전부 틀어막아 버려!!</s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