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P45 인형의 추억 - MOD4





띠, 띠, 띠이이...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낯선 천장이었다.

UMP45 으음...

??? 어, 어...? 깼다, 깼어, 난 먼저 상황을 보러 갈게! 제레는 가서 모두에게 연락해.
야! 45, 내 말 들려? 내 모습 보여?

UMP45 데레... 야?
소리 지르지 않아도 다 들려.

데레 휴우... 이제야 한숨 놨네...
수복이 끝나고 너 하루종일 의식이 안 돌아와서 말이야.
바깥의 네 친구들이 나한테 네가 안 일어나면 내 다리를 분질러 버린다고 협박했다고.

UMP45 뭐 어때, 다리가 부러져도 두 손만 있으면 일에 지장 없잖아.
그나저나... 너도 참 대단하네, 이거 어떻게 고친 거야?

수복침대에서 상반신을 세워 앉으려 하자, 윙 하고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오른쪽을 자세히 보자, 오른팔 대신 무쇠로봇팔이 달려있었다, UMP45가 팔을 움직여보자 끼익끼익 소리가 났다.

UMP45 수리비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잖아, 더 나은 팔 없었어?

데레 나도 이런 퇴물은 찾기도 싫었어, 근데 네 규격이 너무 특이해서 IOP든 다른 시장의 자주 보는 브랜드의 부품은 모두 호환성 문제가 나서 쓸 수가 없어.
그래서 창고에서 쓸 수 있는 부품들을 몽땅 뒤져서 겨우겨우 이렇게 골격형 팔을 붙일 수 있었다고.
생긴 건 그래도, 출력은 보통 가정용 인형이 낼 수 있는 거랑 차원이 달라. 마음에 안 들 거나 다른 요구 있으면, 내가 나중에 너한테 딱 맞는 팔을 만들어 줄게.

UMP45 그렇구나, 그럼 이 아무렇게나 묶은 테이프도 네가 수고한 결실이니?

데레 그 테이프를 얕보지 말라고, 과거 우주선과 우주정거장을 구해낸 테이프라고!

UMP45 나 웃어야 할까?

데레 야 진짜, 몸에 붙일 수 있는 부품이 있는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인 거지.
불법인형이고 특수규격이면서 뭐가 불만이 그렇게 많아. 먼저 나한테 감사해야 할 거 아냐.

UMP45 네 말이 맞다고 하자, 그럼 이 바깥으로 삐져나온 선들은 뭐야?

데레 그건 나의 심혈을 기울인 개조야! 이전 세대의 골동품으로 정상적인 반응 속도를 내기 위해서 더 좋은 냉각 튜브와 신호선을 단 거지!
거기에 네 마인드 모듈도 확장했고, 머리에도 전자전용의 증폭 안테나를 달았고.
그 외에도 메모리 용량이나 추가 배터리나, 네트워크 연결능력 모두 셀 수도 없이 개량했어!

UMP45 그럼... 눈은?

데레 어어... 너한테 맞는 안구가 없어서, 일단 그렇게 때우자고? 대신 다른 센서들을 많이 달았으니까, 눈 하나 없어도 괜찮을 거야.
아, 아무튼, 겉보기만 봐서는 내 정성을 알 수가 없다는 말이야, 한 번 써보면 알 거야!

UMP45 그래?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도 불평은 안 할게.

데레 어라... 너 오늘 왠지 누그러진 것 같다.

UMP45 그래도 말만으론 모르니까, 테스트 기간 끝나고 네 걸작을 평가해줄게.
정말 네가 말한 대로 쓸만하고 고성능이면 그때가서 돈을 낼게.

데레 야! 역시 그렇게 나왔냐! 고치기 전엔 무슨 테스트 기간이고 안 말했잖아, 또 죽어버리면 어쩌려고!

UMP45 안 죽을 거야...
함부로 희망을 버리거나, 쉽게 죽어버리지도 않아... 내가 보장할게.

데레 ... 갑자기 무슨 말이야? 너 UMP45 맞지?
네... 네 마인드맵까지 손본 적은 없는데, 설마 그 팔뚝도 호환성에 안 맞아서 마인드맵이 타버린 건 아니지?

UMP9 45 언니! 45 언니!

제레 야! 잠깐만, 아직 들어오라곤...

수복실의 문이 다시 열리고, 9이 가장 먼저 뛰어와 데레를 밀쳐내고 UMP45 앞에 서서 손을 잡았다.
G11도 약간 휘청거리며 다가와 불안한 얼굴로 이전과 달라진 45를 바라보았다.

UMP9 45 언니, 괜찮아?

UMP45 괜찮아...

UMP9 아아아! 45 언니 어떻게 이렇게 된 거야! 데레 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용서 못 해!

데레 응급 처치로 달은 팔이야! 잠깐뿐이라고! 어쩔 수 없었어! 내 멱살 잡지 마!

UMP45 괜찮아, 9. 이 팔 꽤 쓸만하니까, 익숙해지면 될 거야.

UMP9 45 언니...
응, 45 언니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UMP45 미안, 걱정시켰네...

데레 설마 네가 내 편을 들어줄 줄이야...

G11 45... 또 우리를 버리고 가는 줄 했어.

UMP45 그러고 싶어도, 너희가 날 놓아주지 않을 거잖아...
그리고, HK416은?

UMP45가 문 앞을 보았다.

UMP45 왜 안 보여?

UMP9 45 언니...

UMP45 ...
어디에 간 거야? 안 돌아왔어?

등 뒤에서 차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HK416 기억해 주다니 영광이네.

등 뒤에서 들려온 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HK416이 UMP45 뒤에 서있었다.

UMP45 언제 들어온 거야?

HK416 계속 여기 있었어... 네가 언제 완전히 죽나 보려고.

UMP45 아무래도 실망시킨 모양이네.

HK416 상관없어, 정말 그대로 끝났으면 싱거우니까, 그리고 지금 그 모습이 더 부탁할 가치가 있으니까.

UMP45 그래? 난 또 돌아와서 나 대신 대장을 맡으러 온 건가 했지.

HK416 내가 정말로 다른 인형을 이끌 생각이라면 여기에 안 왔어. 너도 더 이상 날 묶어둘 수 없는 거 알지.

UMP45 그렇다면, 정말로 궁금한데, 왜 돌아온 거야?

HK416 지금... 네가 필요하니까, 나는 할 수가 없고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UMP45 어머나? 그 도도한 416이 나한테 나서서 부탁하는 거야? 설마 내가 의식을 잃은 동안 잔혹한 현실에 자존심이 무너졌던가, 아니면 HK416의 마인드맵은 이미 다른 인형으로 교체된 거야?

416은 몰래 주먹을 움켜쥐었지만, 다시 풀었다.

HK416 날 조롱한다 해도, 부탁을 취소하진 않아.

45는 평소의 그 교활한 미소를 지었지만, 아무 대답이 없다.

HK416 인형도 어떤 때는 바뀌어야 해. 바뀌는 것이 꼭 나쁜 일인 것은 아니야, 지금 네 몸처럼 말이야.

45가 듣자 웃으며 로봇팔을 돌려보았다.

UMP45 그럼, 변한 내 모습이 마음에 드니?

HK416 적어도 그 팔은 믿음직스러워 보이네.

UMP45 사람의 비위를 맞춰주는 능력으로 인형을 평가했다면, 넌 아마 이미 해체실에 보내져 자원이 되었을걸.

HK416 내가 솔직하게 말했다가 네가 또 일주일간 기절해 버릴까봐.

UMP45 ... 좀 당겨줘.

HK416이 손을 뻗어, 모처럼의 미소를 지었다.

UMP45 내 일부는 움직이기 싫다고 해서 말이야.

UMP45는 자신의 새로운 손으로 HK416의 손을 잡고 간신히 몸을 세웠다. 그러고 자신의 대원들, 파트너, 친구를 바라보았다.

UMP45 그럼... 그 부탁이 뭔데, 416?

HK416 네가 어떻게 여기에 옮겨진 건지는 알아?
그리폰의 지휘관이 우리를 도와준 덕분에 모두가 무사히 여기 올 수 있었어.

UMP45 알고 있어, 아직 그 기억은 남아있어.

HK416 너희를 철수시키고 난 다음, 지휘관은 알 수 없는 적에게 잡혀갔어.

UMP45 ... 그래서, 내가 뭘 해줬으면 하는데?

HK416 지휘관의 위치를 찾아낼 수 있겠지, 지금 여기서 그것을 할 수 있는 건 너뿐이야.
정보를 수집하든, 네트워크에 침입하든, 무슨 불법적인 수단을 쓰든, 그 위치를 찾을 수만 있다면...

UMP45 응, 응, 날 꽤 잘 알고있구나. 그래도 다음부턴 불법, 불법 거리지 마.
그럼 그 임무가 난이도도 잘 알고 있겠지, 404는 공짜로 일을 하지 않아...

HK416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보급관 카라나 기억해?
지금 그리폰에 새로운 후원자가 생겨서 보수 문제는 걱정하지 말라고 했어.

UMP45 딱 그 말을 기다렸어. 수리비 걱정 다 풀렸다, 데레.

데레 역시 돈 없었네!

UMP45 416을 도와 지휘관을 구할 자금도 필요하다고. 걱정 마, 빚을 진 채로 죽지는 않을 테니까.
제레, 그리폰의 임무 요청 확인 가능해?

제레 416 씨 말대로예요, 그리고 제의한 보수도 평소보다 많아요.
하지만, 이번의 적의 신분도 모르는 상황에서 당신들만으로 괜찮겠나요?

UMP45 우리 말고 또 누가 할 수 있겠어, 그치?

UMP45가 주먹을 쥐고 다른 한 손을 뻗었다. 주위의 동료를 한 번씩 보자 모두 그 뜻을 알았다.

UMP9 45 언니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G11 딴 데 갈 수도 없고.

HK416 몇 번 더 믿어보지.

네 명의 인형은 서로 주먹을 마주대고 서로 다른 미소로 대답하였다.

UMP45 이제 대원정을 떠나야 하니까, 모두 준비됐어?

UMP9 응! 가자!

G11 어? 뭐야? 또 나가야 돼? 45 방금 일어났는데 좀 쉬는 게 아니야?

HK416 빨리 움직여, 바보야! 한가하게 여기 있으면 돈 내야 돼!

G11 차, 차지 마!

UMP45는 제레와 데레를 등진 채 손을 흔들었다. 뒤돌아볼 필요는 없다, 분명 다시 만날 테니까.

UMP45 UMP40...

UMP45 난 이 사실을 받아들이겠어...

UMP45 내 손으로 널 죽였어... 내 손으로...

UMP45 하지만 그 때문에 네가 날 떠나게 되는 것이 아니야. 오히려 나는 네가 존재했다는 증거가 되어줄 거야.

UMP45 그리고 넌... 나의 일부분이 되어 영원히 이 세상에 남게 될 거야.

UMP45 그러기 위해선 난 이 세상과 화해해서, 지금의 나 자신을 받아들여야 해. 그래야 네가 나에게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으니까.

UMP45 그래야 네가... 내 마인드맵에서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UMP45 UMP40, 이게 네가 말한 변화일까?

UMP45 어쩌면, 지금 나는 네가 기대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일지도 몰라, 그것이 우리의 공동적인 운명이야.

UMP45 그러니까, 날 지켜봐 줘. 우리의 변화는, 지금부터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