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식 - 떠돌이 마녀

......

64type 음? 할로윈 이벤트?

지원 임무에서 돌아온 64식은 같은 소대의 파파샤와 M3가 할로윈을 화제로 이야기하길래 한마디 하면서 개입했다.

PPSh-41 맞아요, 포스터 보셨나요? 며칠 있으면 할로윈인데 편하게 즐겨도 좋다네요.

M3 거기다 평소에는 나오지 않던 음식도 준다던데, 올해도 설탕 사과를 먹을 수 있으면 좋겠네.

말 몇 마디를 들은 후, 64식은 홍보 포스터 앞에 서서 골똘히 고민하기 시작했다.

64type 이번 행사에서 인형은 다양한 이벤트에 참가할 수 있고 만약 할로윈을 주제로 한 코스튬 이벤트에 참가하면 지휘관이 후원하는 별도의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라니

64식은 딱히 상품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지휘관과 조금 더 가까이서 접촉할 그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약간 설렐 뿐.
자신은 평소 대부분의 시간을 지원 임무에 쓰기 때문에 지휘관과 만날 기회가 어째선지 없다.
그러니 모처럼의 기념일을 틈타 지휘관과 마주 보는 것이다.
하지만 기왕 이렇게 되었으니 긍정적으로 노력해서 완벽하게 할로윈 분장을 하자고 다짐했다.

64type 그럼 먼저── 이미지 선택부터 시작해야겠지...

의욕이 가득한 64식은 기지의 자료실을 파고들었다.

10월 31일, 17시 00분.

똑똑똑──

64type 아, 누가 온 건가? 이런 시간에 어째서?

64식은 서둘러 모자를 쓰고 문을 열었다.

64type 미안해요. 사탕은 아직 준비가 안 됐는데 녹차 아이스크림이라도 드릴까요?

M3 나야...... 잠깐, 64 너 너무 몰입한 거 아니야?!

M3은 눈앞의 64식을 거의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
옷차림은 허리띠가 달린 튜브탑 민소매 원피스에 겉감은 검녹색, 안감은 호박색의 외투 한 벌을 걸쳤다. 뒤에 달려 있는 아주 긴 옷자락은 망토처럼 보인다.

M3 근데 네 외투는 사실 솔이잖아, 혹시 색깔 맞추려고 입은 거야?

64type 후후, 근사하죠?

평소의 땋은 머리를 풀어버린 64식은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잭-오-랜턴 모양의 머리끈으로 묶어놓았다. M3가 봐도 정말 매혹적이었다.

M3 일부러 같은 색깔의 신발이랑 마녀 모자를 골랐구나. 64, 오늘 밤에 스프링필드랑 한번 붙어보려고?

M3는 쪼그려 앉아 64의 허리에 걸려있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유리관을 관찰하며 이따금 감탄을 냈다.

64type 경쟁할 생각은 없어요. 그냥, 이왕 한 거 흠잡을 데 없이 해볼까 해서요. 맞다...... 보여줄 게 있어요.

64식은 캐비닛에서 빗자루를 꺼내 M3에게 건네준다.

M3 설마 빗자루까지 만들었을 줄이야. 잠깐, 이 용머리 조각은 뭐야? 이 찻주전자는 뭐고?

64type 아...... 그건 뭐 취미라고 해두죠. 그리고 그 찻주전자는 무게추 역할이에요.

M3는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빗자루에 무슨 무게추가... 어?

64type 이건 말이죠, 전장에서 나오는 철혈 스카웃의 부속품으로 만들어 본 거예요. 이것의 효과를 보여드리죠.

다음 순간, M3가 본 것은......
아마 클라우드 마인드맵의 오류겠지.

PPSh-41 그러니까, 다들 할로윈을 즐기고 싶어 하더라도 저는 동지들에게 이걸 꼭 짚고 넘어가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귀신이란 없다는 걸 말이죠.

파파샤는 당연하게도 이런 귀신들이 나오는 기념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는 한결같이 동료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뒤에서 이쪽으로 둥실 날아오는 64식을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64식 뒤에 서 있는 어이없다는 표정의 M3도.

64type 좋은 밤이에요, 파파샤 동지. 동지도 조금 있다가 할로윈 이벤트에 참가하실 거죠? 그럼 그때 봐요.

같은 유물주의 진영의 64식이 그렇게 파파샤 옆을 둥실 떠서 지나간다. 계단 쪽으로 돌려서 식당에 들어갔다.

할로윈이 끝나고...... 마녀 모자를 쓴 64식이 주전자를 물고 있는 용머리 빗자루 위에 비스듬히 올라탄 상태로 파파샤 앞을 날아서 지나갔고──
......안쓰럽게도 파파샤는 놀라 기절해버렸다는 이야기가 인형들 사이에서 떠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