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 - 데빌 헌터

그리폰 지휘실.

헬리안 ......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번에 예정된 공연에서, IOP가 해당 극단의 민수용 인형을 발견했는데, 일부 데이터 저장 섹터에 이상한 물리적 손상이 있었습니다.

지휘관 알 거 같군, 민수용 인형에게는 기본적으론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오페라 감상 말고도......단단히 준비를 해야겠는데.

헬리안 네. 컨텐더를 제외하고, 추가로 다른 인형들도 만일에 대비해 현장에 같이 가주시기 바랍니다.
별다른 임무가 없는 인형 중에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1시간 후.

톰슨 여어 보스, 새로운 일인가?

지휘관 응, 너 나랑 같이 오페라 보러 가야 할거 같은데......

톰슨 어......?

지휘관 그...... 겸사겸사 다른 일도 있어.

톰슨 그게 핵심인 것처럼 들리는걸

톰슨에게 임무 내용을 알려주었다.

톰슨 라져, 문제없다고. 보스
보아하니 이번 상대는...... 저번과는 많이 다른 거 같은데.

지휘관 응, 그래서 이번에도 네가 작전에 참가해줬으면 하는 거야.

톰슨 하긴, 인간과 공동작전은 내 강점이지.
하지만...... 인간하고 엮이게 되면, 가끔 일이 귀찮아지는데.
보스, 대책이 있는 거야?

지휘관 정보가 별로 없으니, 잘 준비하고 임기응변으로 할 수밖에.
만일 정말 전투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믿어.

톰슨 당연하지, 말하자면......아님 여지를 좀 남겨둘까?

지휘관 이봐...... 농담하는 거지?
아무튼, 이번 임무는 너에게 부탁 좀 해야할 것 같아.
그리고 이번에 공연장에 가게 됐는데, 너 입을만한 옷이 있어?

톰슨 염려마, 보스.
내가 맨날 이러고 다닌다고 생각하지 말라고......나도 공식 석상에 맞는 옷은 한두 벌 있으니까.

다음 날, 중간 휴식시간.
공연장 복도에서 톰슨과 마주쳤다.

톰슨 보스, 공연 어떤 거 같아?

지휘관 오페라 진짜 끝내준다. 후반부가 엄청 기대되는데.

톰슨 정말이지, 임무만 아니었다면 끝까지 다 보고 싶은데 말야.

지휘관 엥? 톰슨 너 오페라 좋아해?

톰슨 맞아. 이 작품은 다른 곳에서 몇 번 본적 있긴 한데, 저명한 오페라 극단이 연기한건 과연 다른걸......
의외라고 생각한 거야, 보스?

지휘관 뭔가...... 너는 겉으로 봐선 이런 장르의 것들은 안 좋아할 거 같거든.

톰슨 이봐이봐 보스, 이런 우아한 취향이 없으면 우리가 그 폭력만 쓸 줄 아는 양아치들과 뭐가 다르지?
게다가, 내 취미는 단지 오페라 감상뿐만이 아니라고.

지휘관 좋아, 적어도 하나는 기억했어.
그럼 오늘 입은 옷도 이런 취미를 위해서야?

톰슨 맞아, 상금 좀 꽤 썼지.
그런데 옷은 맞게 준비해도, 오늘같이 좋은 좌석은 웬만해선 얻기 힘들다고.

지휘관 나한테 방법이 있어. 이런 기회가 흔치 않으니까, 만약 네가 괜찮다면 나랑 같이 가는 게......

톰슨 괜찮은 생각이야, 보스. 오늘부터 새로운 토론 파트너가 생긴 거 같군.
아, 일하러 갈 시간이네. 후반부는......나 대신 잘 감상해달라고.

톰슨은 간단히 인사한 뒤 떠났다.

지휘관 오페라...... 내 지식수준으로 그녀에게 상대가 될까.

30분 뒤, 공연장 근처 뒷골목.

톰슨 좋아, 말해봐, 꼬맹이 친구들.
공연장에서 분실한 보물이 얼마나 되지?

청년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톰슨 공연장을 날려 버리려는 건......그다지 재밌는 놀이가 아니라고.

톰슨은 방아쇠를 당겨서, 그녀에게 묵사발이 되도록 얻어맞은 몇몇 청년의 다리 근처에 총알을 한 발 갈겼다.
총성이 멈춘 뒤, 뒷골목 끝자락에 가로막힌 몇몇 사람들은 담장 밑에 기댄 채 주저앉았다.

톰슨 가까스로 총알이 너네 몸뚱이에 안 지나가게 했다고.
그러니, 이젠 나한테 뭔가 말할 생각이 좀 드나?

심문이 끝나고, 톰슨은 붙잡은 용의자를 경찰 측에 넘긴 뒤 공연장에 돌아왔다.

톰슨 쳇, 짭새 상대하는 건 정말 귀찮구만. 이번 건은 정말 녀석들 좋은 일만 시켜줬군......

톰슨이 공연장 입구에 도착했을 때, 군중의 비명과 자잘한 총성이 공연 홀에서 흘러나왔다.

톰슨 보아하니 진짜 공연이 시작된 거 같네......
다른 녀석들이 있으니, 보스는 걱정은 할 필요 없겠지?

톰슨 그럼 오늘 내가 바로 주인공이니까, 한바탕해보자고!

전투종료.

사건과 관련된 정부 관계자가 현장조사 및 정리를 하고 있다. 안전 보장을 위해서, 나와 이번 작전에 참여한 인형들은 잠시 공연장 안에 남아있다.
톰슨은 벽에 기댄 채, 난장판이 된 공연장을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이 보고 있었다.

지휘관 톰슨, 무슨 생각해?

톰슨 아, 보스 인가.
그 양아치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공연장을 망가뜨렸다는 걸 진작 알았더라면......
내가 다시 한번 확실하게 손을 썼을 텐데.

지휘관 네 말에 동의는 하는데......
너한테 얻어맞은 그 사람들 중 절반은 응급실로 실려갔어.

톰슨 쳇...... 절반이나 남았단 말이야?

지휘관 그런데, 톰슨 너 정말 오페라 좋아하는구나.

톰슨 안 보면 안 되는 정도는 아니고, 어찌 됐든 그냥 취미일 뿐이야.
뒷일은 부탁할게.

톰슨은 몸을 획 돌려 공연장을 나섰다.
이때 나는 그녀의 트렌치코트가 상처투성이에 끝자락은 너덜너덜 해졌다는 걸 알아차렸다.

지휘관 너 진짜 아깝거나 하지 않은 거야?
그거 되게 좋은 옷이잖아. 이 지경이 돼버려서 안타깝네.

......톰슨이 멈춰 섰다.

톰슨 기워서 입으면 되니까, 안타깝다고 생각은 안 해.

지휘관 그럼......공연장이 다시 복구되면, 공연의 못 봤던 그 부분을 마저 보러 올까?

톰슨 정말이야, 보스?
난 언제든지 오케이라고! 그런데 이런 공연 꽤 비쌀 텐데? 지갑 사정은 좀 괜찮겠어?

지휘관 가끔 사치 좀 부려도 괜찮겠지. 나도 후반부 내용이 궁금하니까.

그녀는 나를 향해 머리를 약간 돌렸다. 나는 그녀의 옆모습에 미소가 띤 것을 보았다.

톰슨 그 말을 들으니, 오늘 아쉬웠던 건 다 사라졌어.
그럼 그렇게 하자고, 보스!

그 뒤에 그녀는 나를 등진 채 손을 흔들었고, 길 끄트머리에서 모습을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