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zB39 - 열혈 라이더

극장 습격사건이 일어난지 3일 뒤, 그리폰은 습격자의 잔당을 체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계획에 따라 나는 오늘 소대 하나를 이끌고 습격자들의 은닉처를 찾아내, 정부와 협력하여 체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폰 기지 앞.

PzB39 지휘관, 이쪽이야! 준비는 다 됐어?

지휘관 PzB, 오늘은 그럼 신세질게......
어......이 바이크는?

PzB는 마치 레이서처럼 바이크에 기대어 서있었다. 바이크를 보는 순간 왠지 위가 욱신 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PzB39 내 오토바이인데. 괜찮지 않아?

지휘관 응, 멋지긴 하네.
그런데......설마 여기에 날 태우고 현장까지 가려는건 아니겠지?

PzB39 당연히 타고 가려는 거지, 아니면 왜 이걸 끌고 나왔겠어.

......여전히 직설적이구나.

지휘관 그럼......그리폰의 차는?

PzB39 카리나 말로는 군용 차량을 끌고 가면 이목이 쏠리기 쉽고, 민용 차량은 다른 임무가 있다고 하더라고.
나한테 바이크가 있어서 다행이지, 이걸 타고 가면 드라이빙 나온 평범한 시민처럼 보이겠지?

지휘관 평범한 시민......

나는 PzB의 옷차림을 살펴봤다. 그녀의 '평범한'이란 도대체 어디 쯤에 있는 걸까.

PzB39 지휘관, 표정이 왠지 굳은 것 같은데.

지휘관 아니아니, 확실히 괜찮은 아이디어야......하하......
그저......

PzB39 설마 이 녀석이 맘에 안들어서 그러는 거야?
보기엔 별거 없어 보여도, 무려 이 옷보다도 비싸다고!

지휘관 아, 그런 뜻은 아니었어, 네 물건에 감히 불평을 할 수 있을리가......

저번의 경험 때문에 바이크에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있다.
비록 PzB가 평소엔 털털하지만 전투에 들어가면 꽤나 진중해지는 편이고......헬멧까지 챙겼으니까, 아마 AEK처럼 오버하지는 않......
......겠지?

지휘관 ......PzB의 바이크에 얻어탈 수 있다니, 드문 기회네.
빨리 출발하자, 다들 기다리겠다.

PzB39 걱정 마, 지휘관! 시간은 넉넉하니까.

5분 뒤......
PzB가 바이크를 몰고 날듯이 질주했다.

PzB39 지휘관! 지휘관?!
너무 꽉 잡지 마! 내 옷 다 찢어지겠네!

지휘관 미, 미안! 방금 튕겨나갈 뻔 해서......

PzB39 긴장 좀 풀어, 지휘관! 가볍게 차선좀 바꾼 걸 가지고, 튕겨 나갈리가 없잖아!!

지휘관 ......이게 가볍게 차선을 바꾼거라고?! 차라리 날고 있다고 하지 그래! 저쪽 길에서 이쪽 길까지!

PzB39 아하하......이렇게 가는 게 빠르잖아, 아니면 저 멀리 돌아서 가야 하는걸.
그래도 지휘관, 이제 안심해도 돼. 앞으론 뻥 뚫려있으니까!

지휘관 뻥......뚫려있어? 더 무섭잖아!
PzB! 시간은 충분하니까!! 조금만 천천히──!

잠시 후, PzB와 함께 집합장소에 도착했다.

PzB39 정말로 휑한 곳이네......철혈마저도 여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MG5는 아직 안왔네, 우리가 좀 일찍 왔나봐.

지휘관 ......

PzB39 지휘관, 괜찮아? 얼굴에 사람으로서 있어야 할 핏기조차 사라졌어!

지휘관 나......멀미인 것 같아......

PzB39 에? 그럼 일단 쉬고 있어......
여기 물 좀 있는데, 마실래?

PzB에게서 물통을 건네받는 그 순간에서만 그녀가 좋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지휘관 콜록......
너희 전술인형들은......원래 이렇게 바이크를 거칠게 몰아......?

PzB39 다른 인형이 모는 바이크도 타봤다는 소리인데?

지휘관 며칠 전 극장에 갈 때 AEK의 바이크에 신세좀 졌지.

PzB39 그래? AEK라면......
걔랑 자주 외출하는데, 그렇게 오버해서 모는 것 같지는 않던데.

지휘관 ......그야 너희들은 인형이라서 그렇겠지! 게다가 엘리트!
나는 인간이라고, 너네들처럼 내장이 튼튼하지 않단 말이야!

PzB39 하하, 그렇긴 하겠네.
그래도......질풍처럼 달리는 기분, 괜찮지 않아?

지휘관 시원하기야 한데 그것도 도를 넘으면 괴롭다고.
그러고 보니, AEK랑 자주 드라이빙을 해?

PzB39 응, 자유시간이 겹칠 때면 같이 바람을 쐬러 다녀.
비록 내 바이크가 걔 것 처럼 위협적으로 생기진 않았지만, 속도로는 전혀 뒤지지 않는다고!

지휘관 ......확실히, 그건 뼛 속 깊이 느꼈어.

PzB39 지휘관도 같이 즐기지 않을래?

지휘관 으......역시 됐어! 너희들 속도에 못 따라갈 것 같거든.

PzB39 지휘관, 그렇게 스스로를 낮추지 마.
지금까지 계속 우리를 승리로 이끌어 주었잖아!

지휘관 지휘 쪽이라면 당연히 자신 있지.
그런데 말이야, 너희들이랑 바이크 몇번 더 탔다간 그리폰 의무실 신세를 질 것 같단 말이지.

PzB39 에이, 그럴 리가. 바이크좀 타는게 뭐가 그렇게 무섭다고.
게다가 질주좀 한걸로 이렇게 무서워 해서야 어디 나가서 그리폰의 지휘관이라고 말 할수나 있겠어?

지휘관 저기 잠깐, 너네들의 그건 벌써 평범한 인간들의 "질주"가 아니라고.

PzB39 그럼, 다음 휴일때 내가 지휘관한테 특훈을 해줄게.

지휘관 ......뭐?

PzB39 몇번 더 타보면 지휘관도 도로에서 날아다니는 기분에 적응할 수 있을 거야.
익숙해지면, 지휘관도 우리랑 같이 스피드의 쾌감에 흠뻑 젖을 수 잇겠지!

지휘관 잠깐? 그건......

PzB39 앗, 지휘관, MG5가 왔어.
그럼 난 이만.

PzB가 이쪽으로 다가오는 MG5에게 손을 흔들더니 다시 바이크에 올라탔다.

PzB39 지휘관, 그럼 먼저 갈게, 더 이상 방해 안할테니까!

지휘관 잠깐, PzB! 방금 말한 "특훈"......

PzB39 특별 훈련, 일대 일로 진행할테니 잊으면 안 돼.

PzB가 전혀 도움되지 않는 멋진 미소를 남겼다, 일초 후, 그녀의 뒷모습이 도로 끝자락으로 사라졌다.

지휘관 후......
다시는 바이크따위 탈까 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