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556 - 양배추 소녀

그리폰 인형 숙소 내부.

지휘관 SAT8?
SAT8하고 ART556 여기 있어?

ART556 어! 지휘관이다!
여기 없어, 그 털북숭이 몬스터는 여기에 없다구.

지휘관 여기 없다니?
너랑 SAT8이 폭죽 준비를 맡은 걸로 알고 있는데? 같이 있지 않았어?

ART556 SAT8 말야... 나한테 재료 목록을 주고 심부름 시키고... 사왔더니 날 쫓아냈단 말이야!
정말! 너무 심심하잖아... 폭죽 갖고 놀려고 지원한 건데, 이러면 나보고 뭐하라는 거냐구...

지휘관 (SAT8은 ART556의 성격상 폭발물을 만지면 사고가 날까 걱정하는 걸까? 이해는 가지만...)
ART556, 애초에 축제 준비는 재밌는 일이 아니야.
겉보기에 떠들썩한 행사도 모두 수많은 사람이 뒤에서 한참을 지루하게 수고해서야 완성되는 거야.

ART556 몰라, 어쨌든 난 지금 심심하단 말이야!
지휘관
혹시 재밌는 일이라도 있어? 있어? 있지!

지휘관 지금 당장은 안 돼, 81식 카빈한테서 축제 준비 상황을 검수해 달라고 부탁 받았거든.
좀 나중에 놀아줄게, 그런데 혹시 지금 SAT8이 어디 있는지 알려줄 수 있어?

ART556 걔 스스로 폭죽을 만든다면서, 저기 뒤의 창고에 처박혀서 나오질 않고 있어.
조심해, 누가 가까이 가면 성을 낸다고!

지휘관 응, 알았어.

창고에서 SAT8의 상황을 확인하고, 창고 문 앞에서 또 ART556과 마주쳤다.

ART556 봐봐, 쫓겨났잖아, 내가 말했지!
지휘관도 SAT8이 너무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진지한 것도 지나치면, 머리가 굳어버린다고!

지휘관 그런 게 아니야, ART556.
그믐밤이란 명절은 옛날에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었어.
그래서 81식 카빈 같은 동양 인형에게 있어서는, 당일까지도 마음을 늦출 수 없는 그런 날이야.
그러니 지금 SAT8이 너무 과하게 진지해 보이는 것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는 뜻이야.

ART556 그런 틀에 박힌 도리 따위 모른다고!
심심한 것보다 무서운 일은 없는걸! 즐겁게 지내지 못하면서, 그런 규칙 따위 지켜서 무슨 의미가 있다는 거야!

그믐날 오후, SAT8이 폭죽을 만들던 창고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ART556 하하하! 찾──았──다!
굉장해! 폭죽을 이렇게나 많이 만들어 놨구나!
SAT8이 그동안 여기에 처박혀 있던 것도... 오늘 이 폭죽을 터뜨리기 위해서잖아!

ART556은 창고에서 온갖 폭죽을 모두 꺼내서 바깥마당에 늘어놓았다.

ART556 어디 보자... 오오... 이건 분명 통 안에 넣는 걸 테지...
그리고 이것들은 여기에서 이렇게 터지는 거니까... 불은 여기에서...

ART556은 중얼거리며, 도화선의 불을 모두 켰다...

ART556 하핫! 역시 이렇게 하는 게 맞구나!
한번 SAT8이 만든 폭죽이 제대로 만들었나 봐야지!

가장 먼저 터진 건 연발 폭죽... 폭발과 함께 터져 나온 불꽃이 여기저기 튀어서...
나머지 원래 가만히 두었던 폭죽들마저 불이 붙어버렸다...

ART556 우오오오! 멋지다!
잘됐다! 대성공이잖아!

SAT8이 밤에 있을 불꽃놀이를 위해 애썼던 성과가 여기서 몽땅 터지고 말았다.

반시간 후...
모두와 함께 참사의 현장을 진압한 후, 나는 한 구석에서 SAT8에게 겁먹은 ART556을 붙잡았다.

지휘관 ART556,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겠지?

ART556 SAT8을 화나게 했어...
내가... 걔가 만든 폭죽을 못 쓰게 만든 탓에...

지휘관 내가 저번에 SAT8이 이번 일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고 있는지 말했었지.
그런데 넌 그저 네 즐거움을 위해 모두 망치고 말았어.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렇게 까지 주제넘게 행동하다니, 널 독방에 가둘 수밖에 없겠어.

ART556 독방?! 싫어...!
지휘관! 내가 잘못했어!
부탁이야...! SAT8한테 사과할 테니까! 독방만은 제발 봐줘....

지휘관 하지만 사과한다고 오늘 밤에 쓸 폭죽이 돌아오지는 않아.
사고를 치면 어떻게 되는지 일깨워주기 위해서라도 이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ART556 우으... 지휘관... 제발...
내가...내가 폭죽을 되찾을 방법을 생각해낼 테니까...! 약속해!

지휘관 그 방법이 뭐지, 네가 말할 때까지 여기서 기다리겠어, 없으면 독방이야.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방법이라도, 똑같이 독방이고.

ART556 저... 그게... 그러니까......
나 알고 있다구! 포, 폭죽이라고 하면...
폭죽은 일단 아주 큰 소리를 내는 게 목적이잖아! 그러니까 그 소리만 재현해 낸다면...
맞아! 설비를 이용해서 그 소리를 낼 수만 있다면, 폭죽을 대신 할 수 있을 거야!

지휘관 (폭죽을 찾는 게 아니라, 소리를 재현하는 거라... 이건 생각 못했네...)
(하아... 녀석, 잔머리를 이런 곳에만 써준다면 참 좋을 텐데...)

ART556 이러면 될 거라구, 지휘관! 지금 당장 준비하러 갈 테니까!
독방에 가두지만 말아 줘 부탁이야!

ART556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는 거라면, 폭죽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몰래 인형을 보내어 감시해본 결과, 이번만큼은 진심인 것 같다...

지휘관 하아...이제야 저녁 잔치구나...
제발 더 이상 사고가 나지 말기를, 앉아서 밥 먹을 여유라도 줘라...

ART556 지... 지휘관...

지휘관 ART556인가... 그쪽에 스피커는 아까 봤어.
하지만 이렇게 위기를 넘겼다해도, SAT8한테 사과는 해야 하지 않을까?

ART556 알았어...
지휘관... 저기... 이거...
이 찬합... 줄게...

지휘관 응? 이 찬합은 어디서 난 거야?

ART556 저기 뒷 주방에서 몰래 만든 거야...
그리고...
미안해, 장난이 지나쳐서...

지휘관 잘못을 인정했다면 됐어, 이후 장난을 하고 싶을 때는 타인의 입장을 더 생각하도록, 알겠지?

ART556 응...

지휘관 그럼 좋아, 이번 일은 여기까지로 하지.
다음번에 또 잘못을 저질렀다간 정말 그 즉시 독방에 가둘 테니까.

ART556 응... 고마워 지휘관.

그리폰 인형 ART556! 너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야!
MT9이 저 뒤에서 이상한 깡통을 봤는데, 안에 뭔가 움직이는 것 같대!

ART556 뭐! MT9 어떻게 날 두고 혼자 재밌는 걸 찾으러 갈 수 있어!
어디야! 어서 가자! 그 깡통에 뭐가 있든 따서 열고 말 테니까!

ART556은 신나게 다른 인형을 따라 달려가 보이지 않게 됐다.

지휘관 음... 아무래도 얼마동안은 이번 교훈을 잘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네...
너무 좋게 봐줘서 그런가...?
뭐 됐다, 이런 날인만큼, 이정도로 봐줘야겠지.

밤 12시가 되자...
비록 오늘 행사가 모두 계획했던 것처럼 순조롭지는 않았지만, 하이라이트인 폭죽과 불꽃놀이는 모두에게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이번 송년잔치도 원만하게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