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ve-seveN - 꿈꿔왔던 미소

그리폰 지휘실.

FN57 알겠어, 지휘관.
그리폰과 IOP의 선전을 위해 웨딩드레스 사진을 촬영... 꽤 재밌어 보이는 임무네.

지휘관 아주 흥미진진한 것 같네...

FN57 문제 있어?

지휘관 전술 인형은 이런 일에 별로 흥미 없을 줄 알았거든.

FN57 싸우는 게 아니라면, 우리도 어느 정도는 여자라구.
그리고 회사 임원으로서 우리에게 임무를 가릴 권리 따윈 없잖아?

지휘관 ...그건 그렇네.

FN57 맞다, 지휘관... 임무 세부 사항에 관련해서 확인할 게 있는데.
의뢰 측에서 촬영 시 입을 복장을 지정하거나 했어?

지휘관 아... 그냥 지정한 가게에서 웨딩 사진을 찍으면 돼.
드레스의 구체적인 양식은 정해지지 않았고, 우리가 알아서 고르면 될 거야.

FN57 그럼 드레스를 고를 때, 내가 지휘관을 보조하는 게 어때?

지휘관 좋아, 마침 나도 모두 어떤 디자인을 좋아할지 모르던 참이었으니까.
FN57이라면 나보다 인형들의 취향을 더 알고 있겠지.

FN57 그야 물론, 난 보는 눈 하나만큼은 상당히 자신 있다구.

지휘관 드레스를 고르는 건 모레니까,
그때 잘 부탁할게, FN57.

FN57 좋아, 지휘관.
내가 모두에게 가장 어울리는 의상을 골라줄 테니까.

이틀 후.

나는 FN57과 함께 지정된 사진관에 들어서, 모두가 촬영 때 입을 드레스를 고르고 있었다.

지휘관 벌써 세 시간이나 지났네...
뭔 드레스 고르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지... 눈이 다 마를 지경이야.

FN57 아무리 그래도, 인간들도 중요한 시기에 입는 옷이잖아.
다행히 우린 홍보 사진만 찍으면 되니까, 한 사람당 한 벌이면 충분해.
정식적인 결혼사진이라면, 이 사진관 규모로 봐선, 다른 디자인의 드레스를 다섯 벌 정도 골라야 할걸.

지휘관 꽤 많이 알고 있나 보네?

FN57 단순한 배경조사 결과일 뿐이야.
임무에 임하기 전에 사전조사는 당연한 거지.

지휘관 아무래도 내가 이번 임무를 너무 얕본 것 같네.

FN57 걱정 마, 오늘 일과는 곧 끝날 테니까.
문제가 있는 건 빼고 나머지는 이것들이니까, 다시 한번 봐줘, 지휘관.

지휘관 어디 보자...
음, 이 몇 벌은 뭐 가릴 게 없어 보이네.
수고했어, FN57, 역시 보는 눈이 참 좋구나.

FN57 흐흠, 내가 가장 자랑하는 장점이라구.

지휘관 다만... 지금 드레스 수량이 좀 안 맞는 것 같아, 참여 인원수보다 한 벌 부족한데.

FN57 내가 입을 것은 여기에 없어.

지휘관 어?

FN57 촬영 당일의 서프라이즈로 남겨두려고.
그러니까, 내가 입을 것은 검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

지휘관 음... 그래, 그럼 마음 놓고 기대하도록 하지.

FN57 고마워, 그 기대를 실망으로 바꾸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촬영 당일.

??? ...지휘관...

지휘관 ...

??? 지휘관, 일어나...
일어날 시간이라구!

지휘관 아... 아?!
...FN57?

부스스한 눈을 비비자,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FN57 나야, 지휘관.
여기 앉은 채 잠들면 어떡해, 감기 걸린다고.

지휘관 미안... 오늘 너무 일찍 일어나서.
지금 아침이야?

FN57 해는 이미 떴어, 지휘관.
수면 부족인 와중에 미안하지만...
화장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오늘은 수고해줘.

지휘관 하하, 괜찮아.
어차피 평소 작전 때에도 제시간에 자고 일어나진 않으니까...
맞다, 다른 애들은?

FN57 다른 인형들은 아직 화장이 안 끝나서, 내가 제일 먼저 마치고 나온 거야.
빨리 끝내기 위해서, 어젯밤에 앞서 준비했었지.
약속한 대로, 지휘관에게 가장 먼저 내 드레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
이 드레스 어때?

지휘관 정말 예뻐... 아주 잘 어울리네.

FN57 흐흠, 내 눈이 틀릴 일은 없다니까.
그럼 지휘관... 내가 사진 찍는 거 보러 가지 않을래?
다른 사람이 나오려면 아직 좀 걸리니까.

지휘관 좋지, 나도 다른 사람이 드레스 사진 찍는 건 처음 보는걸.

FN57 처음이라니... 정말 잘됐네...

지휘관 FN57, 혼잣말로 뭐라는 거야?

FN57 뭐 아냐, 지휘관.
그럼 내가 신세계를 보여줄게~

촬영 부스에서.

나는 옆에서 촬영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사진사 아가씨, 고개를 조금만 더 들어주겠어?

FN57 이렇게요?

사진사 시선은 좀 더 멀리하고... 저기 일행분을 바라보고!
오케이, 오케, 그대로! 딱이네!

FN57은 나를 바라보았다, 미소에는 자신감과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나도 모르게 살짝 설렜다.
비록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는 잘 모르지만, 지금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지금 FN57은 마치 햇볕을 향해 활짝 핀 꽃과도 같았다.

지휘관 “꽃을 숨기고 싶다면, 꽃밭에 심어라”인가...

그 꽃밭에 있는 꽃들도 결코 숨겨진 꽃에 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다.
오늘의 임무는 아침의 햇볕 속에서 막을 올렸다.
오늘 하루 부디 조용히 지나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