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트 리볼버 - 별똥별의 소원

12월 24일 오후, 그리폰 기지 안.

지휘관 배고픈걸......

FAL이 쇼핑하는 걸 따라다녔더니, 결국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지휘관 지금쯤이면 식당은 파티 준비로 정신없을 테고......
어차피 두세 시간 뒤엔 파티가 시작될 테니, 적당히 때워야겠다.

나는 지휘부의 바깥에 있는 자동판매기로 걸어갔다. 명절 기간엔 보급을 맡는 상점들이 쉬지만, 그래도 재고가 약간 남아있겠지.

??? 이거랑......그리고 이거......전부 가져가야겠다.....

자동판매기에 가까워졌을 때 나는 어떤 인형의 혼잣말을 들었다.
그녀의 몸은 하얀색 자루에 의해 가려져 있었고, 게다가 줄곧 자동판매기의 판매 구에서 물건들을 꺼내 옆에 있는 그 자루에 넣고 있었다.

지휘관 잠깐만!

그냥 뒀다가는 자동판매기가 금세 비어 버릴 게 분명해!
나는 황급히 판매기 쪽으로 향했다.

지휘관 내 것도 좀 남겨줘!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있던 인형이 고개를 들었다.
카우보이를 연상캐하는 스타일, 비록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흰색과 빨간색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이 기지 안에서 이런 스타일을 고수하는 인형은 딱 한 명뿐이다.

콜트 리볼버 우왓, 지휘관이잖아!
지휘관도 미리 먹거리를 사두려고 온 거야?

지휘관 콜트잖아, 너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콜트 리볼버 무도회 같은 거는 별로 관심 없는 걸, 저녁 파티가 끝나는 걸 기다렸다가 친구들 몇 명이랑 숙소에서 작은 파티를 할려구.
파티를 열려면 당연히 충분한 콜라와 먹거리가 있어야 하니까!

지휘관 ......그래도 판매기를 다 털어가진 말아줘.

콜트 리볼버 헤헤, 준비할 땐 넉넉히 하는 편이 좋은 게 당연하다구.

나는 바로 그녀에게 반박하려 했지만, 텅텅 비어버린 위 속에서 무기력한 항의가 들려왔다.
콜트는 자루 안에서 감자 칩 한 봉지를 꺼내 내게 건네주었다.

콜트 리볼버 지휘관 혹시 배고픈 거야? 일단 이거라도 먹고 기운 내!

비록 건강에는 썩 좋지 않지만, 급한 대로 괜찮겠지.
게다가......그렇게나 이런 먹을거리를 좋아하는 콜트에게 받는 거라니......이정도면 꽤나 나쁘지 않은 대우인걸.

지휘관 정말 고마워, 콜트.

나는 벤치에 앉아 감자 칩을 뜯었고, 콜트는 내 옆에 앉아 콜라 한 캔을 땄다.

콜트 리볼버 캬호~ 역시 콜라는 최고야!

그녀가 콜라에 깊이 빠진 건 알지만, 이런 추운 겨울에 탄산음료 한 캔을 들이키고...게다가 옷차림새까지, 보는 사람이 추워지는 느낌이다.

지휘관 콜트......너 춥진 않아?

콜트 리볼버 헤헤, 마음이 따듯한 사람은 옷으로 자신의 온도를 유지하지 않는다구!
물론 이것도 콜라 덕분이지만~

콜트는 들고 있던 콜라 캔을 흔들었다.

콜트 리볼버 지휘관도 콜라 좀 마시라구!

지휘관 하하.....내가 너처럼 그렇게 마신다면 마음속의 불꽃도 다 꺼져버릴 거야.
맞다, 콜트......평소에 기지의 그 애들이랑은 잘 지내지?

콜트 리볼버 물론, 걔들은 나랑 함께 콜라를 마시는 좋은 친구들이라구.
지휘관도 생각을 바꾸고 우리와 함께하려는 거야?

지휘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걔네들이 크리스마스 때 무슨 특별한 이벤트라던가 계획한 것 있어?

콜트 리볼버 특별한 이벤트?

지휘관 그래, 예를 들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많이 받는 작전! 같이.

콜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마치 무언가 생각하는 듯했지만
곧 평소의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돌아왔다.

콜트 리볼버 어라? 뭐가 그게, 난 잘 모르겠는걸.
나한테 있어서 최고의 이벤트는 콜라로 가득한 파티 뿐이라구~ 거기다 감자 칩이 있다면 더 좋구!

지휘관 흠, 정말 아무 계획도 없단 말이야?

콜트 리볼버 콜라가 없는 계획은 계획이 아니라구.

보아하니 콜트는 내 질문에 순순히 답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계속 추궁을 하려는 그때, 광장 쪽에서 인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폰 인형 콜트! 콜트!
크리스마스트리를 장식하고 있으니까, 얼른 와서 도우라구~!

콜트 리볼버 곧 갈게~ 콜라를 걸 자리는 남겨줘!

그리폰 인형 떨어지지 않는 거라면 뭘 걸어도 괜찮아!
빨리 와!

콜트 리볼버 지휘관, 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도와주러 가볼게!

지휘관 그래, 그럼 어서 가봐.

콜트는 콜라로 가득 찬 자루를 메고, 뛰어가는 듯하더니 다시 돌아왔다.

콜트 리볼버 맞다, 지휘관 이거 줄게.

콜트는 자루 안에서 콜라 한 캔을 꺼내 나에게 건넸다.

콜트 리볼버 지휘관, 만약 저녁에 뭔가 할 계획이라면, 꼭 콜라와 함께해~
그럼 이따 봐~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윙크를 하고 광장의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지휘관 콜트한테서 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보기엔 털털한 것 같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영악한걸.
하지만 나도 다 생각이 있다고.

비록 가치 있는 단서를 얻은 건 아니지만.......

지휘관 오늘 밤의 이벤트는 상당히 멋질 것 같은데.

나는 콜트가 건네준 콜라를 따서 한 모금 마셨다.

지휘관 윽....... 차가워!
그래도 콜라의 자극 덕분에 졸린 건 가셨어.
그럼, 계속 일해볼까!

크리스마스이브의 기대 품으며, 나는 점점 멀어져 가는 콜트의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휴게실을 벗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