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21 - 성탄절 실내복

12월 25일 이른 아침.
내가 크리스마스이브의 연회장으로 가보니 어제저녁의 떠들썩함은 가고 적막함만이 남아있다.
바닥에 쓰레기가 거의 없는데 누가 청소한 거지?
여길 청소한 사람이 누군지 궁금했을 때 마침 한 인형이 나를 향해 인사한다.

M21 좋은 아침이야, 지휘관!

지휘관 M21이구나, 좋은 아침.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M21 어제저녁에 몇 명이 여기에서 자길래 내가 돌봐주고 있었어.
그러는 지휘관이야말로 여기는 왜 온 거야?

지휘관 M14한테서 어제 연회장에 인형들이 떨어뜨린 선물들을 모아달라고 부탁받았거든.
아침에 일어났는데 크리스마스 선물이 없어진 걸 알면, 분명 낙심할 테니까.

M21 그렇구나.
이쪽에 떨어져 있던 선물들은 내가 저기 있는 탁자 위에 정리해놨어.
M14 걔......변함없이 따듯한 마음씨를 지니고 있구나.

지휘관 너도 똑같은걸.
여기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보살피느라 어제 제대로 못 잤지?

M21을 보니 조금 부끄러웠는지 그녀는 나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M21 아하하......난 뭐 그럭저럭.
사실 어제 연회장에 늦게 도착했거든.

지휘관 밖이 너무 추웠던 거야?
게다가 넌 그렇게 입고 있......내 말은......

M21 그래그래. 그러니까, 난 파티 시작하기 직전에 도착했으니까.
어제는 정말 시끌벅적했고 음식도 대단했지. 먹고 나서 조금 졸았는지, 결국 깨어나니 자정이더라고.
당연히 잠이 안 와서......아무튼 할 일도 없고 해서 애들 담요를 덮어주거나, 주변 정리 좀 했어.

지휘관 ......M21, 너 생각했던 것보다 얘기를 잘하는걸

M21 아, 어? 그래?
아, 아마 어젯밤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말이 많이 나오려는 걸 참아서 그런가......하하......
저기......지휘관, 아침밥 아직 안 먹었지? 괜찮다면 같이 먹자. 어제 남긴 간식하고 비스킷이 있거든.

지휘관 그래, 같이 먹자.

나와 M21은 깨끗하게 정리된 식탁에 함께 앉는다.
M21은 탁자 위에 따뜻한 우유 두 잔과 과자 접시 몇 개를 올렸다.

M21 지휘관, 다른 사람들도 깨울까?

지휘관 됐어, 자게 놔두자.
일찍 깨우면 애들의 마인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M21 그런데, 어제 식사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왔을 때는 다들 의기소침해 보였는데.

지휘관 네가 그때 와준 덕분에 어제저녁의 소란을 가라앉힐 수 있었어.

나는 M21에게 어제저녁에 인형들이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가로채려 한 것을 말했다.

M21 그런 일도 생기는구나......

지휘관 어째 아쉬운 것처럼 들리는걸?

M21 조금은......그 때 그 상황은 분명 재밌었겠지?
아, 그게......난 그럴 생각은 없었겠지만, 그냥 엄청 재미있었을 것 같아서......

지휘관 M21 넌 떠들썩한 상황을 좋아했지......

M21 흥, 전혀 아니거든......
맞아 지휘관, 개그 듣고 싶어? 내가 개그 하나 해줄까?

지휘관 좋아, 무슨 개그인데?

M21 크리스마스니까 어울리는 거로 해볼게.
지휘관 너, 내 크리스마스가 되고 싶어?

지휘관 으음......무슨 말이야?

M21 그럼 내가 “Merry you” 할 수 있잖아!

......M21은 양손으로 손짓하며 크게 웃는다.
......하지만 금방 굳어버렸다.

지휘관 ......

M21 미안! 내가 잘못했어!
계속 벽보고 연습하다가 오늘은 지휘관 앞에서 한다는 걸 깜빡했어!

지휘관 이거 더 연습해야겠는걸......

M21 이 개그는 원래 친구에게 하려고 한 건데......
역시 망했어......

M21은 실망하며 탁자에 엎드렸다.

지휘관 M21? 너 괜찮아?

M21 어째서 내가 한 개그는 항상 못 웃기는 걸까......
사실 모두랑 함께 있는게 행복한데, 늘 섞여 들어가질 못 해.

지휘관 M21......

M21 어제 저녁도 그래......
어떻게 말해야 좋을지 몰라 구석에서 혼자 잠들었지.
내 성격......모두와 함께 하는데 적합하지 않는 걸까?

지휘관 무슨 바보같은 말을 하냐.

나는 집게 손가락을 구부려 그녀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지휘관 넌 지금도 나와 이렇게 착실히 대화하고 있잖아?
너무 깊게 생각말고, 모두에게 너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M21 하하하......말은 그렇지.
내가 또 개그해 버리면 오히려 화낼 거잖아......
미안해, 지휘관.

지휘관 사과해야할 건 내쪽이야. 너의 이런 모습을 오늘에서야 발견했는걸.
난 널 단순히 파트너라고만 생각했거든. 같이 있을 때 가끔 이렇게 풀어주면 자연스럽게 되지 않을까 싶은......

내가 다 말하기도 전에 연회장 한 쪽에서 들린 목소리가 말을 끊었다.

그리폰 인형 흐아......졸려......

그리폰 인형 어, 누가 담요를 덮어준 거지?

그리폰 인형 저기봐, 지휘관이 있어! M21도!

막 잠에서 깨어난 인형들은 탁자 쪽으로 달려와서 둘러 앉았다.

그리폰 인형 와, 아침상이 풍성하잖아!

그리폰 인형 M21, 네가 어제 우릴 돌봐준 거야? 고마워!

그리폰 인형 M21, 옷 정말 예쁘다! 어디서 산 거야?

M21은 옆에서 재잘재잘거리는 인형들을 쩔쩔매면서 바라본다.

지휘관 봐. 훨씬 자연스러워졌네, 안 그래?

M21는 후련하게 웃었다. 그리고 날 보고 힘차게 끄덕인다.

지휘관 잘 먹었어.
해야될 일도 있으니까, 나 먼저 갈게.

M21 지휘관!

문을 나가기 직전, M21은 나를 불렀다.

M21 나 어떻게 해야 재미있는 개그가 되는지 연구하고 노력할게......
내가 새로운 개그를 만들어내면 들어줄 거지, 지휘관?

지휘관 물론, 기꺼이.

M21 그럼 약속한 거다!

나는 인형들의 즐거운 웃음 소리를 뒤로하면서 연회장에서 나왔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평온한 분위기로 끝이 났다.
이 짧은 휴식 시간에서 그녀들이 진정한 즐거움을 얻길 바라고 있다——
나는 믿고 있다. 나 외에도 이런 생각을 가진 인간이 있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