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W-20 - 루돌프

크리스마스이브의 축하 이벤트가 곧 시작될 것이다. 이미 몇몇 인형들은 기다리질 못하겠는지 벌써 트리가 놓여 있는 광장에 모여있다.
계획대로라면, 이벤트의 첫 번째는 스프링필드가 산타클로스로 나와 인형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다.
전해져 내려오는 기록대로라면 크리스마스 선물은 한밤중에 베개 옆에 살며시 두는 거지만, 인형들에게는 미리 즐거운 것을 누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물론, 그녀들이 소란 피우는 걸 대비해서라도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내가 어떻게 하면 산타클로스를 보호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던 그 때, 갑자기 양철통 한 개가 내 눈앞에 떨어졌다.

지휘관 우왁!

??? 밑에 누군가 있는 건가!?
어라, 지휘관!? 맞은 건 아니겠지?

지휘관 아아, 괜찮아...
그보다 넌...?

??? 나야, NTW-20.
뭐지, 조금 꾸몄다고 나를 못 알아보는 건가. 지휘관.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간신히 발견한 것은 머리를 내민 NTW였다. 저 두 개의 나뭇가지 같은 건 그녀의 머리 위의 사슴뿔 장식이었다.

지휘관 NTW였구나......위에서 뭐하고 있는 거야?

NTW20 이벤트의 준비 작업을 하고 있었어.
지휘관도 올라와서 볼 건가? 사다리라면 창고 뒤쪽에 있을 거야.

지휘관 좋아, 바로 올라갈게.

나는 창고의 옥상으로 올라갔고, NTW가 잡동사니들의 위치를 조정하고 있었다.

NTW20 지휘관, 방금 일은 사과하지.
이 주변에는 사람이 올 줄 모르고 아래쪽을 신경 쓰지 못한 내 불찰이야.....

지휘관 하하, 괜찮아.
원래 이럴 때는 나도 사무실에서 이벤트가 시작하기를 기다렸을 텐데, 단지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왔어......
그런데 NTW, 위에서 어떤 걸 배치 하는 거야?

NTW20 조금 후에 이벤트가 시작하면 내가 여기서 저격을 할 예정인데.
하지만 옥상이 이렇게 엉망일 줄 몰랐군, 내가 위치 잡을 곳은 정리해야겠지.

지휘관 어......혹시 스프링필드가 말한 "파트너"가 너야?

NTW20 그래.

NTW는 머리 위의 사슴뿔을 가리켰다.

NTW20 스프링필드가 말하길 인간들의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클로스에게 순록인가 뭔가 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더군, 그래서 오늘 이 모양으로 꾸민 건데. 이상한가?

지휘관 하하, 내가 보기엔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걸.
몸에 꾸민 것도 크리스마스 분위기이고, 또 너한테 딱 어울리는 것 같아.

NTW20 ......한 사람의 사냥꾼의 모습으로서는 어쩐지 어색한 것 같다만.
지휘관이 그렇게 말해 준다니.......나쁘진 않군
어찌 됐든 오늘은 재밌는 사냥이 될 거야.

지휘관 NTW, 사냥을 엄청 좋아하는 건 알지만......너무 진지해질 필요는 없어
오늘 밤의 주목적은 산타클로스가 모두에게 선물을 나눠줄 수 있도록 하는 거니까
만약 선물을 못 받은 아이가 있다면, 산타클로스도 엄청 속상해할 거야.

NTW20 안심해라 지휘관.
오늘의 진짜 사냥감이 누구인지 짐작 가는 녀석이 몇몇 있으니.
이벤트를 혼란스럽게 하거나 선물을 독점하려는 음모를 가진 녀석들은, 내 총알이 용서하지 않아.

지휘관 그럼 마음 놓을 게.
맞다, NTW가지고 싶은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도 있어?

NTW20 음, 순록한테도 선물이 있는 건가?

지휘관 그건 당연하지. 크리스마스에는 기지 안의 모두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아야 해.

NTW는 눈썹을 찡그리며 잠시 생각했다.

NTW20 나는 그다지 갖고 싶은 선물은 없군.

지휘관 그러면......이루고 싶은 소망 같은 건?

NTW20 소원이라 하면......눈을 굉장히 보고 싶군.

지휘관 눈을 보고 싶다고?

NTW20 그래, 내 고향은 눈이 안 내리니까.
황량한 사막도 보고, 울창한 밀림도 봤지만 오직 눈만 본 적이 없어.
다른 사람이 그러는데 눈이 내릴 때의 풍경이 엄청 아름답다고 하더군, 정말 보고 싶은걸.......

지휘관 맞아,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린다면 아마 더 아름다운 풍경일 거야.

NTW20 하지만 그냥 생각만 할 뿐이야.
어디까지나......날씨는 사냥꾼의 기분에 따라 변하는 게 아니니까.

지휘관 하지만 그것도 확실하진 않아.
크리스마스는 모든 소원이 이루어지는 날이거든.

NTW20 그래그래, 지휘관.
나는 어린애가 아니야......
하지만 지휘관이랑 이런 걸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쁘군.

지휘관 시간이 거의 다 됐어, 더 이상 작업 방해 하지 않을게.
하지만......그래도 너한테 말하는 거지만, 올해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기대해도 될 거야.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계획 할 때 내가 이미 요 며칠 일기 예보를 봤었다.
비록 오늘은 매우 맑은 날이지만,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또 다른 것들을 준비할 것이다.
이것도 그녀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기 위한 것이다.

광장의 소란이 가라앉은 후, NTW는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녀는 옥상에 앉아 머리를 들어 무언가를 바라는 마냥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NTW-20 이런 맑은 날이면......눈이 내릴 리 없지.

NTW는 옥상에서 뛰어 내려온 다음 연회장으로 걸어갔다.
광장 구석에서 웅웅거리는 소리가 났고, NTW는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NTW20 ......어떻게 된 거지, 그 애들이 무슨 기계를 밖에 둔 건가?

NTW는 크리스마스트리 주변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찾기 시작했고, 그때 하얀 눈송이가 날아와 그녀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NTW20 차가워!......이건......눈?

그녀는 양손을 벌려 떨어지는 눈송이들을 잡았고, 깜짝 놀라며 눈들이 손바닥에서 사르르 녹는 것을 보았다.

지휘관 크리스마스는 모든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날이라고. 그렇지?

눈 만드는 기계는 꽤 잘 작동했다.
비록 이틀 동안 이 기계를 고친다고 적지 않은 시간을 들이긴 했지만, NTW의 표정을 보니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
NTW는 몸을 돌려 나를 보며 얼굴 가득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NTW20 지휘관......
나 이제 세상에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