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5 - 새빨간 야간경비원

그리폰 지휘실.

MG5 지휘관, 시킬 임무라도 있는 건가?

연락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크리스마스 복장으로 갈아입은 MG5가 사무실로 바로 왔다.
이번 기념일을 무척 기대하고 있는 게 분명한데, 그녀에게 부탁하려는 일을 생각하니 왠지 미안해진다......

지휘관 너도 알다시피, 기지에 있는 몇몇 아이들이 기념일 때만 되면 가만히 있지를 않으니까.
크리스마스이브 행사 때 무슨 일이 생기지 않도록 네가 현장 통제랑 정리를 좀 해줬으면 좋겠어.

MG5 그런 거라면. 문제없지.

지휘관 근데, 그 말썽꾸러기들이 산타클로스를 사냥하려고 할 때는 손 좀 봐줘야 할 거야......

MG5는 잠깐 침묵했다.

MG5 상관없어, 지휘관.
매 맞아본 적 없는 사람에게 성장이란 없는 법. 인형도 마찬가지야.
클라우드 마인드맵의 불안정으로 인해 잘못을 저지르는 것보다, 동료인 우리가 먼저 훈육을 시키는 게 나아.

MG5가 한 말을 듣고 나는 말로 형용하기 힘든 비장함을 느꼈고, 미안한 마음이 한층 더 강해졌다.

지휘관 미안해......MG5, 이런 일을 맡겨서.
만약 하기 싫으면 싫다고 해도 상관없어......

MG5 나쁜 아이는 혼이 나야 하지. 동료니까 더욱 그래야 해.
그 아이들을 위해서니까, 지휘관이 사과할 필요는 없어.
이 임무는 나에게 맡겨줘.

지휘관 좋아, MG5. 그럼 너에게 부탁할게.
그때 혼자 상대하게 두진 않을 거야. 무사히 끝낼 수 있도록 내가 다른 지원도 준비했으니까.

12월 24일 저녁.
인형들이 크리스마스트리 주위를 둘러싼 채, 기지 앞 작은 광장에 모여서 산타클로스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

MG5는 그 무리에 끼지 않고 벽 옆에 쌓아둔 물자 상자 위에 앉은 채, 광장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산타클로스의 눈썰매가 선물을 가득 실은 채 광장에 들어왔고, 군중들이 갑자기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MG5는 환호하고 뛰어다니는 인형 중에서 몇몇 수상한 그림자를 포착했다.

MG5 동료에게 총을 쏘고 싶진 않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쩔 도리가 없군.

MG5는 고무탄으로 채워진 탄띠를 장전했다.
몸이 비교적 왜소한 인형 몇이 샴페인 병을 안은 채 다들 모여있는 곳에 나타났다.
기지 안의 인형들은 섬광탄, 연막탄 같은 장비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도 그녀들은 어떻게 해서든 난장판을 만들고 싶어서, 최대한 구할 수 있는 물건을 가져온 것이다.

MG5 나 참, 저런 잔머리를 왜 전투에서는 쓰지를 않는 건지.

그녀들이 샴페인 병을 흔들어 병 주둥이를 산타클로스에게 조준하려는 걸 보고서, MG5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기관총을 거치했다.

MG5 이런 유치한 생각을 하다니...... 보아하니 이건 그녀들 마인드의 한계인 거 같군.
일을 벌이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줄 피해는 생각을 안 하는 건가. 아무래도 확실히 교육해야겠어.

인형들이 병마개를 뽑으려고 할 때, 묵직한 총성이 광장 위를 뚫고 지나갔다.
방해 공작을 하려던 인형들은 미처 병을 열지 못한 채 소리와 함께 쓰러졌고, 광장은 순간 조용해졌다.
잠깐의 정적이 지나고, 상황 파악이 된 인형들은 산타클로스의 눈썰매를 향해 돌진했다.

그리폰 인형 이렇게 된 이상, 이판사판이다!

그리폰 인형 동지의 희생을 헛되게 해선 안 돼!

그리폰 인형 크리스마스 선물을 위하여! 돌격!

MG5 ...... 저것들 클라우드 마인드맵 링크가 잘못된 건가?

MG5는 방아쇠를 당겨 총구에서 고무탄을 퍼부었다.
이와 동시에 광장 반대편에서도 총소리가 들렸고, 선물을 훔치려던 특공대들은 빠르게 전멸당했다.

FAL 정말 귀찮게 하는 녀석들이군.

MG5 지휘관이 말했던 지원이 너였나, FAL.

FAL 나 말고도, 옥상에 아프리카 순록도 있지.

FAL은 외투 옷깃을 위로 끌어당겼다.

FAL 꽤 춥네. 여긴 당신에게 맡길게, MG5.
오늘 내 옷차림은 짐꾼이 되기엔 어울리지 않아.

FAL은 몸을 돌려 떠났다.
MG5는 지면에 나뒹굴러 져 있는 인형들을 보고, 한숨을 푹 쉬곤 하체를 웅크려서 그녀들의 머리를 툭툭 쳤다.

MG5 일어나, 땅바닥에 누워있지 말고.

그리폰 인형 엉엉...... 아파!

MG5 아픈 걸 알면 그러지 말았어야지, 다음부턴 이런 바보짓 하지 말라고.

그리폰 인형 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 정말 가지고 싶었단 말이야.

MG5 산타클로스가 각자 적당한 걸 나눠 줄 거야.
그리고 선물을 독점하는 거보다, 동료들과 같이 기쁨을 나누는 게 더 좋지 않겠어?

그리폰 인형 그래, 그 말도 일리가 있네.
그럼...... 우리도 선물 받을 수 있는 거야? 산타클로스가 화나지 않았을까?

MG5 산타클로스는 잘못을 고치려는 아이를 용서해 주시니까.
가서 산타클로스께 사과하고, 줄 서서 선물을 받도록 해.

잔뜩 풀이 죽은 채 땅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인형들은 다시 생기를 돼 찾았고, 깡충깡충 뛰어가 선물 받는 줄에 섰다.
그 뒷모습을 보고선 MG5는 홀가분하다는 듯이 한숨을 내뱉었다.

MG5 드디어 끝났군......

지휘관 정말 잘해줬어, MG5.

MG5 지휘관, 실은 내가 어린아이를 상대하는 데 익숙하지 않아서......
만약 G36이나 스프링필드였다면, 더 잘했을 거야.

지휘관 충분히 잘해줬어.
그야말로 오늘 밤 이 임무의 최고 적임자였어.

MG5 ......어?

지휘관 네가 잘 지도해준 덕분에, 애들이 오늘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었어.
앞으로 네가 곁에 있어 준다면, 동료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게 되겠지.

MG5는 잠시 말을 하지 않더니,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MG5 그랬으면 좋겠군.
그러면 그녀들이 단독으로 작전을 나가도, 내가 마음이 더 편하겠지.

지휘관 좋아, 오늘의 임무 끝.
MG5도 가서 선물 받아.

MG5 지휘관은 어떻게 할 건데?

지휘관 난 아직 마무리해야 할 일이 있어서.
저녁 만찬 때 보자고!

MG5 좋아 지휘관.
나하고...... 나하고 모두 같이 저녁 식사하길 기대하고 있으니까, 너무 늦지 않도록 해.

지휘관 빨리 끝낼 수 있어.
그런데 그전에, MG5 너한테 하나 더 부탁할 게 있어.

MG5 뭘 하면 되지, 지휘관?

지휘관 그게......
그 아이들의 손아귀에서 닭다리 몇 개 좀 구출해 줬으면 좋겠는데......

MG5 풋......

MG5는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MG5 안심해, 지휘관.
당신 몫의 선물은, 내가 확실하게 지킬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