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45 - 과자 배달부

......

m45 달걀 여섯 개, 설탕 두 티스푼, 그리고 오렌지 제스트 약간.

재료를 반쯤 반죽하고 있을 때, m45는 노크 소리를 들었다.
요리를 멈추는 게 내키지 않았지만, m45는 반죽하고 있던 냄비를 내려놨다.

m45 누구신...... 아, 지휘관님이셨군요.

지휘관 아....... 빵 만드는 중이었어?

그녀가 입은 귀여운 앞치마, 오래전에 인형 취임이 별로 없을 때 내가 같이 가서 골라준 것이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m45 네...... 아, 괜찮아요. 방해되거나 그런 건 아니에요.

문을 열고 나를 방안으로 들이고 나서, m45는 바쁘게 화덕 쪽으로 가서 히터를 잠갔다.
이 협소한 숙소는 짐을 놓을 만한 공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다른 인형들 모두 이 방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데 m45는 드물게 화덕이 있는 곳이란 것을 알고서, 흔쾌히 이 방을 선택했다.

m45 지휘관님, 커피 드시겠어요?

지휘관 아, 괜찮아. 다른 일도 있어서, 바로 가야 하니까.

...... 그녀의 얼굴 위로 조그마한 섭섭함이 스쳐 갔다.

지휘관 그리고, 너한테 좋은 소식 전해 주려고 여기 온 거야.

나는 외투 주머니에서 그리폰 마크가 새겨진 편지를 꺼내서 m45에게 건네줬다.
m45는 편지를 열어서, 묵묵히 편지의 내용을 읽기 시작했다.

m45 할로윈 간식거리의 준비라면 물론 자신 있죠.

다시 웃는 얼굴을 머금고, m45는 임무서를 접고선, 만족스러운 듯 대답했다.

지휘관 파티 분장 같은 것도 괜찮은데...... 더 자신감을 내봐.

m45 에? 코스튬 플레이 말인가요? 그런 건 됐어요, 아하하......

......

10월 31일, 시간은 19시 30분.
식당 안은 이미 떠들썩하고, 인형들은 몇몇 창구에 줄을 서서 할로윈 특별 저녁 식사와 간식을 받고 있었다.
지금 모습을 보니, 예상보다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작은 호박 등에 "지휘관" 명패가 꽂혀 있었고, 나는 머뭇거리다 이 자리 앞에 앉았다.

스프링필드 안심하세요, 여기에다 못된 장난을 칠 사람은 없을 테니깐요.

이렇게 보증을 서 주고선, 스프링필드는 사탕 바구니를 들고 떠났다. 그녀는 오늘 밤 사탕을 나눠줘야 한다.
대부분의 인형이 파티 준비에 바빴기 때문에, 이제 저녁 식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사무실에서 일찍 저녁을 먹어서, 그냥 단순히 이 자리에 앉은 채 파티 시작을 기다렸다.
엥? 조금 어색하구만......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던 도중, 노란 호박의 모습을 한 것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m45 안녕하세요. 지휘관님. 할로윈 특별 간식 좀 드셔보시겠어요?

작은 유리잔 안에 감귤 색의 젤리가 있었고, 그 위에 크랜베리 잼으로 만든 붉은색 장식이 조금 있었다. 마치 석양과 선혈 같은 느낌이였다.
한 스푼 입에 넣으니, 먼저 농후한 오렌지 향이 퍼졌다. 분명 인공향료를 넣어 만든 거겠지만. 허나 뒤이어 느껴지는 크랜베리 잼의 향이 혀에서 느껴졌던 그 진한 인공적인 맛을 희석해 주었다.
하지만 내가 더 흥미로웠던 건 내 눈앞에 있는 이 인형이었다.
노란 호박 빛깔 치마는 볼륨감 있게 치켜 올라가 있고, 그 밑에는 하얗고 깨끗한 허벅지와 호박 장식이 달린 하얀색 짧은 양말을 신고 있었다.
......허리에는 오렌지색 허리끈을 매었고, 등에는 분홍색의 큰 나비 리본이 있다.
......금빛 긴 머리는 양 갈래로 땋아, 붉은색 나비 리본 머리 장식과 붉은색 머리끈으로 큰 트윈테일을 만들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빠져나올 수 없는 건, 그 두 눈이었다. 하늘색의 여름날 해안선을 떠올리게 했다.

m45 지휘관님? 지휘관님?

내 시선이 너무 뜨거웠던 모양인지, 정신 차리고 보니 그녀는 뺨을 붉힌 채 정말 부끄럽다는 듯 호박 바구니를 들고 있었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나와 눈을 마주치질 못했다.

지휘관 아...... 미안, 젤리 정말 맛있네.

다시 몇 숟갈 떠서, 오렌지 향의 젤리를 조금도 남기지 않고 다 퍼먹었고, 빈 컵을 그녀에게 돌려줬다.

m45 저기, 지휘관님...... 혹시 나중에 또 드시고 싶으시면...... 제가...... 만들어 드릴 수......

지휘관 아...... 미안, 잠깐만.

근데...... 넌 누구지? 분명 익숙한데, 전혀 누군지를 모르겠네.

지휘관 넌 어디 소속 인형이야? ......잘 기억이 안나는데...... 엥?!

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몇 초 뒤에, 그녀의 눈가에서 눈물이 뚝뚝 흘러내렸다.
그녀가 몸을 돌려 뛰어가려고 하던 그 순간, 나는 단번에 그녀를 불러세웠다.

지휘관 아차...... 농담이 지나쳤지. 미안해, m45.

그녀는 멈춰섰다.

지휘관 그...... 뭐랄까, 네가 정말로 이런 분장을 할지 전혀 생각 못 했거든. 진짜 못 알아볼 뻔 했어. 하지만...... 이 젤리의 맛.
확실히 그때 그 맛이었으니까.

탁자 위에 휴지를 대충 몇 장 뽑아서 그녀에게 건넸고, m45는 눈물을 닦으면서, 다시 몸을 돌려 원망스러운 얼굴로 나를 노려봤다.

지휘관 이봐, 그러지 말라고. 근데 너 입으로 직접 '코스튬 플레이? 그런 건 됐어요'라고 하지 않았어?

m45 ...... 지휘관님, 정말 미워 죽겠어요......

주위에 인형들이 점점 많아지는 걸 보니, 저녁 식사 시간이 곧 끝나려는 모양이다.

m45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 드릴 테니, 다음번엔 가장 좋은 베이킹파우더를 주세요.

m45는 간식으로 가득한 호박 바구니를 들고, 모자를 대충 고쳐 썼다.

m45 잊지 말고 다음에 제 방에 오셔서, 간식을 드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