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23 - 스위트 데빌



핼러윈 전날.
지휘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녀석이 문 뒤에서 고개를 내밀었다.

Mk23 달링♪
내일 밤 같이 귀신의 집에 놀러 가지 않을래?

지휘관 귀신의 집인가...
듣고 보니 나도 모두가 준비한 걸 확인해야지.

Mk23 응? 단순한 업무로 보는 거야?
모처럼의 이벤트인데, 나랑 데이트하지 않을 거야?

지휘관 크흠... 어, 모처럼의 이벤트인 건 맞지... 그렇다고 데이트까진...
그래도 확실히 요즘 같이 있어 주지 못했네, 미안 미안.

Mk23 히히, 알았으면 됐어.
그럼 약속한 거다? 행사 시작하기 전에 지휘실에 찾으러 올 게♪

지휘관 그래그래, 일정표에 적어둘게.

데이트 약속 날 밤.
지휘실.

Mk23 일정에 써놓고도 왜 이렇게 된 거야!!

Mk23은 씨익씨익 거리며 쪽지를 쥐었다.

쪽지 귀신의 집 장소에서 갑자기 정전이 일어났고, 구조신호도 받아, 먼저 상황을 보러 간다.
미안하다, Mk23, 데이트는 전기가 돌아온 다음에 하자.
by 정말 널 두고 갈 생각이 없었던 지휘관이.

Mk23은 쪽지를 구겨버리고 싶었다.

Mk23 으... 옷 갈아입는데 시간이 약-간 걸린 것 가지고 어떻게 혼자 두고 갈 수 있어!
내가 약속 시간에 늦은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 쯤이야 좀 기다려서 같이 가면 됐잖아!
달링 바보! 멍청이!

Mk23은 상황판 위에 빨갛게 동그라미 친 일정표를 보고, 손안의 이미 종이 구슬이 되어버린 쪽지를 보고 한숨을 쉬었다.

Mk23 따라가 봐야겠어...
어두컴컴한 상황에서 아무개 인형이 달링을 잡아가면 큰일이야...
응! 달링 탈환 작전 개시!

혼자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Mk23도 귀신의 집으로 향했다.

몇 분 후.

귀신의 집.

Mk23은 조심조심 귀신의 집에 들어섰다, 온통 새까만 곳에서 누군지 모를 울음소리가 때때로 들려왔다.

Mk23 야간작전 하나쯤에 겁먹을 내가 아니야...
우선 달링과 연락하자.

Mk23은 통신기를 꺼냈지만, 신호도 뭔가 이상했다.

Mk23 정전 때문에 무전 신호가 약해진 건가...
으으, 뭔가 듣고 싶지 않은 소리가 나올 것 같아...
달링, 어디에 있어... 달-링...

Mk23이 통신기에 대고 세월아네월아 부르지만 지휘관은 답신이 없다.
오히려 귀신의 집 여기저기서 이상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마치 진짜 귀신이 있는 것처럼.

Mk23 달링 이 바보... 여자아이 혼자 귀신의 집에서 탐험하게 하다니, 낭만을 너무 몰라!
달링, 어디 있어... 달링... 달리잉!

??? 이게 무슨 귀신 소리죠... 정말 귀신이 나타난 걸까요?

쉭 하고, 저공비행 하는 무언가 Mk23 앞을 지나갔다.

Mk23 뭐? 누구보고 귀신이라는 거야!
귀신은 네가 귀신이지! 어디 귀신이 귀신 잡는 소리 하고 있어?

64식 네 이놈! 세간을 더럽히는 요마여!
내가 퇴치하겠노라!

Mk23 날아다니는 너야말로 귀신 아니야?
내가 달링을 찾는 걸 방해할 셈이야?!

64식 네 놈이 찾는 달링이란 건 여기 없노라!
천지신령이여 이곳에 현현하라! 얍!

Mk23 진짜 뭐야 이게!
빨리 달링을 찾아야 하는데, 여기서 뒤치다꺼릴 시간이 없다고...
맞다, 연막탄이 있지!

MK23은 연막탄을 던지고 벽 구석으로 숨었다.

연막이 퍼지자 원래부터 깜깜했던 귀신의 집의 시야가 더욱 흐려졌다. 하지만 덕분에 그 날아다니는 이상한 녀석을 따돌린 것 같다.

Mk23 휴우... 짜증 나게, 내가 달링 찾는 걸 방해하지 마!

??? 크크크큭...
짐이 잠든 동안 함부로 짐의 궁전에 발을 디딘 것은 누구냐...!
얌전히 짐에게 그 몸을 바쳐라, 너에게 새로운 삶을 주겠노라 으허허허허!

Mk23 ... 또 뭐야 진짜!

타탕!

MK23은 총을 뽑아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쏘았다.

M1919 어, 우왓?!
뭐, 뭐야! 쏘지 마!

타탕!

Mk23 내가--

MK23이 옆에 장식으로 놓은 거대한 철창을 쏘았다.
불꽃이 튀고 철창의 자물쇠가 망가졌다.

Mk23 달링을--

MK23이 어리둥절한 M1919에게 달려들어, 날렵하게 뒤에서 양팔을 붙잡고, 팔꿈치로 뒤통수를 가격하고, 다리를 걸자, M1919는 바로 꽈당하고 넘어졌다.

Mk23 찾는 걸--

MK23은 무력화된 M1919를 박쥐처럼 잡아 들고 철창의 문을 열어 M1919를 던져 넣었다.

타탕! 타타탕!

Mk23 방해하지 마--!!!

매서운 화력에 철창문이 찌그러져, M1919는 철창 속에 갇히고 말았다.

M1919 어째서 이렇게 된 거지...
끄으으... 내보내 줘...

Mk23 정말이지, 왜 달링은 아직도 대답이 없는 거야.
나 같은 건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는 걸까... 힝...

...
MK23은 낙심하면서도 기대를 품고 귀신의 집에서 지휘관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얼마 후 귀신의 집에 전기가 돌아왔다.

Mk23 으응... 불이 돌아와도 차이가 거의 없잖아...
아 맞다, 달링! 달링! 내 말 들려!?

MK23이 다음 길모퉁이를 지나려던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지휘관 괜찮아 괜찮아.
이것도 다 연기한 거니까, 안 무서워...

MK23은 벽구석 뒤에 숨어 지휘관이 MP5를 위로하는 모습을 꼬리를 깨물고 지켜보았다.

Mk23 찾았다...
아, MP5가 울고 있네.
됐다... 먼저 돌아가자...

15분 후.
귀신의 집 문 앞.

지휘관 이걸로 일단락 지은 거겠지... 핼러윈도 이제...
음? 잠깐... 아차 잊었다!

이제서야 MK23과 데이트 약속을 한 것이 떠올랐다.
MK23이 버럭버럭 날뛰지 않길 기도하며 통신기를 꺼내 MK23을 호출했다.

지휘관 MK23, 여기는 지휘관, 응답 바람 이상.

삐이이...

Mk23 어머, 달링♪
지금 어디 있어?

지휘관 귀신의 집 문 앞에 있어.
저기, 정말 미안하다...

Mk23 달링, 지금 MK23은 어디 있을까?

MK23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해 잠깐 말을 잃었다.

지휘관 크흠, 그러니까... 너 말이지?
미안,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

통신기에선 대답이 없다.

지휘관 그러니까, MK23, 정말, 정말로 미안하다...
네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는데.

Mk23 ... 달링이 남긴 쪽지는 봤어.

지휘관 어, 누가 구해달라고 해서...
늦을까 봐 쪽지만 남기고 나갔어..

Mk23 괜찮아 달링, 다 이해하니까.

지휘관 저, 정말이니!?
MK23은 정말 상냥하구나...

Mk23 그럼, 지금 MK23이 어디 있는지 알겠어?

지휘관 어? 아니 그렇게 물어봐도...

Mk23 계속 곁에 있었는데도, 눈치채지 못하고.

통신기 속이 아닌 등 뒤에서 MK23의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자 새 옷을 입은 MK23이 뒷짐 지고 서 있었다.

지휘관 과연 날 한참 기다리게 할 정도로 예쁜 옷이구나...
널 두고 간 게 잘못이었네.

Mk23 ... 지금 날 비꼬는 거지?

지휘관 그럴 리가...
이렇게 귀엽고 상냥하고 마음씨 예쁜 소악마는 본 적도 없는걸.
천사도 마다할 정도인걸.

MK23은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턱을 올려 날 내려보았다.

Mk23 천사의 구원을 바라는 게 좋을 거야, 이 세상에 착한 소악마는 없거든.
무엇보다, 달링은 오늘 약속을 어기고 날 두고 갔으니까.
달링 때문에 오늘 정말 속상했어...

지휘관 그럼 지금 보상해줄게!

Mk23 하지만 귀신의 집에서 데이트하긴 이미 늦었는걸?

지휘관 그, 그럼 같이 달을 보러 가자!

Mk23 싫은걸♪
정말로 달링이 내게 보상을 해주고 싶다면, 다음 기회를 기다리라구♪

지휘관 다음 기회?
다음 이벤트 때 말이니... 아, 잠깐 기다려 봐!
적어도 언제쯤인지 알려줘 봐!

소악마 MK23은 답을 알 수 없는 말만 남기고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폴짝폴짝 밤의 풍경 속으로 사라졌다.
그 뒤에는 여자아이와 교제의 금기를 방금 범한 범인이 헐레벌떡 뒤쫓았다.
어쩌면, 아주 많은 시간을 같이 지내다 보면, 나도 여자아이를 속상하게 하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