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23 - 스위트 데빌

......

Mk23 지휘관, 나 왔어~~~~

귀에 익은 아름다운 목소리, 하지만 귀찮은 녀석이다.

Mk23 온수 준비하는 것 좀 도와줄래?

MK23은 폴짝폴짝 뛰면서 내 사무실로 들어왔다.

지휘관 4번 기숙사, 가서 씻고 푹 쉬어.

열쇠를 그녀에게 줬는데 MK23은 나가려는 생각이 없다.

Mk23 어라? 달링, 나랑 같이 안 가는 거야?

지휘관 우선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말은 하지 마, 그리고......

나는 손에 들려있는 계획서로 부채질을 한다.

지휘관 할로윈 이벤트 때문에 일이 많아서 지금 좀 바빠, 그러니까......

Mk23 할로윈!? 할로윈 이벤트!? 올해는 지휘관이 준비하는 거야?

MK23이 순식간에 테이블을 넘어 내 코앞까지 달려들었다. 코끝이 내 얼굴에 달라붙을 지경이다.

Mk23 분장도 있는 거야? 있는 거지!

분명히 고양이 소녀형 인형인데, 꼬리가 마치 들뜬 강아지처럼 엄청 흔들리고 있다..

지휘관 이...... 있어.

기획서의 할로윈 분장에 관한 내용을 펼치니 MK23은 허리를 숙이면서 다가왔다.

지휘관 이봐...... MK23, 조금 조신하게 행동하도록 해.

그리고...... 그건 옷깃이야, MK23.

Mk23 어라, 부끄러운 거야? 달링~~~~

결과적으로 내가 화들짝 놀란 고양이처럼 책상에서 벌떡 일어나 그저 책상 위의 MK23을 바라볼 뿐인 모양이 되었다.

지휘관 온수는 내가 준비했고, 너도 기획안을 봤으니 이제...... 내가 마음 놓고 계속 작업할 수 있도록 해줘.

Mk23 어...... 뭐, 알겠어.

그녀는 얌전히 책상에서 내려왔다.

Mk23 아무튼, 할로윈이라면 완전 기대해도 좋다구, 달링.

그런 말을 남기고 MK23은 폴짝폴짝 뛰면서 사무실을 떠났다.
당시의 나는 MK23이 할로윈 당일 나에게 뭘 할지 상상도 하지 못 했다.

10월 31일, 17시 00분.
몇 분 뒤면 저녁 식사가 올 것이다.
오늘은 조금 일찍 밥을 먹어야겠군── 그렇지 않으면 나와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는 인형들만으로도 식당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말겠지.

??? 달링, 식사부터? 아니면 목욕부터?

세상에..... 이 목소리는 설마...
사무실의 문을 열자 제일 먼저 보인 것은 스테인리스 덮개로 덮어둔 식판이다.
이어서......

Mk23 아니면, 먼저 먹는 건....

MK23의 옷차림은 검붉은 색이 엇갈린 짧은 원피스를 입고 등 뒤에는 한 쌍의 검은색 박쥐 날개가 펼쳐져 있다.
치마는 패티로 인해 아주 높게 들어 올려져서 무릎 위 10cm는 가볍게 넘을 것 같다.
붉은 장미색이 그녀의 희고 섬세한 피부를 돋보이게 하였으나 소녀의 귀여움 또한 조금도 모자라지 않았다.

지휘관 잠깐! MK23, 그 옷.......

가장 중요한 부분은── 그 튜브탑 스커트를 입고 있는 게 바로, MK23이라는 점이다!

Mk23 어때? 달링, 기쁘지? 당신을 위해서 특별히 준비했다구~

저녁 식사를 끝내고 탁자 위에 올려둔 뒤 MK23은 내 곁으로 다가와 얼굴에 바싹 닿을 만큼 허리를 숙인다.

지휘관 어...... 이렇게 준비해주니까 정말 기쁘긴 한데.

Mk23 있잖아, 오늘 저녁에는 다들 예쁘게 꾸미고 있어. 하지만 달링......

그녀의 오드아이 눈동자와 어깨 위 작은 박쥐 모두 진지하게 나를 바라본다.

Mk23 눈 돌리지 말고 나를 바라봐줘.

와...... 이거 독점하겠단 뜻인데.

지휘관 그렇게 날 독점하고 싶은 거야?

Mk23 네...

하지만 지난번 기세는 전혀 없는지 그녀의 억양은 점점 낮아졌다.

Mk23 하지만 MK23은 알고 있어, 지휘관은 모두의 것이란 걸.

두 눈동자가 암담해져 쓴웃음을 짓는다. 그녀가 쓸쓸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휘관 마음에 안 들어?

Mk23 마음에 안 들어.

MK23은 평소에는 골치를 썩이지만, 정작 이럴 땐...... 오히려 잘 따른다.
칭찬이라도 해주지 않으면 안 되겠는걸......

지휘관 기왕 마음에 안 든다고 말했으니까......

지휘관 저와 함께 식사하시는 건 어떠신가요? 아름다운 아가씨?

Mk23 응, 좋아, 달링~

대답에는 작은 울먹거림이 있었다.

지휘관 어이, 그 정도야? 평소답지가 않은데. 오늘 저녁은 내가 책임질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말해.

눈앞에 있는 스테인리스 덮개를 열었다.
............

지휘관 오늘 저녁은 이거야......
서양식 호박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