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콜피온 - 붉은 은하수

……인형 숙소.

스콜피온 아하, 또 얼마 안 있으면 그리폰 설립 기념 파티가 돌아오네! ‘전투용’드레스로 어느 걸 입어야 할까…… 이거다! 이번에는 분명 파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거야! 히히……

……파티 전날, 지휘실.

스콜피온 지·휘·관!

지휘관 무슨 일이야, 스콜피온? 기분 좋아 보이네.

스콜피온 지휘관, 내껀내껀?

지휘관 네 거라니? 점심 고기반찬 말하는 거야? 또 기관총 인형들과의 고기 쟁탈전에서 진 거야?

스콜피온 ?…… 아니, 물론 그것도 문제지만 지금 얘기하는 건 그게 아니라……
지휘관! 기지 내 배송업무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 아니야?

지휘관 없을걸, 전부 정상인데, 왜 갑자기 이런 걸 물어보는 거야?

스콜피온 그리폰 설립 기념 파티의 초대장 말이야!
아까 모신나강이 들고 있는 걸 봤는데, 어째서 내 건 아직까지 도착하지 않는 거야?

지휘관 아, 그거 말인데, 이번 공식 파티는 모든 사람이 참가할 수 있는 게 아니야.
회사 외부에서 손님들을 많이 초대했거든.
명단을 살펴보면, 음…… 확실히 스콜피온이 빠져있네.

스콜피온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얼굴에 드러난 표정이 평소 고기를 빼앗겼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실망으로 가득 차 있다.

스콜피온 (침묵)…………

지휘관 ……스콜피온?

스콜피온 (침묵)…………

지휘관 인형이 다운되면 엔지니어링 부서에 연락해야 하는데, 번호가 뭐였더라……

스콜피온 흐어우우어엉엉——

스콜피온이 갑자기 터뜨린 울음소리에 깜짝 놀랐다.

지휘관 왜, 왜 그래, 스콜피온?
왜 갑자기 우는 거야?

스콜피온 (훌쩍)……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내가 드레스도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데……

지휘관 스콜피온 침착해, 사실——

스콜피온 (훌쩍)……
드레스 가이드북도 몇 권씩이나 찾아보고……

지휘관 그게——

스콜피온 (훌쩍)……
디자인 팀에 몇 번씩이나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고……

지휘관 그러니까 말이야——

스콜피온 (훌쩍)……
얼마나 신경을 썼는데……

스콜피온의 어깨를 붙잡고, 힘껏 두어 번 흔들었다.
스콜피온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본다, 마치 악몽에서 깨어난 모습 같다.

지휘관 진정이 좀 됐어?
이래도 안되겠으면, 카페에라도 데려다줄까?

스콜피온이 격렬히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격렬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와 손을 놓았다.

지휘관 이번 그리폰 설립 기념행사에는 파티가 하나만 열리는 게 아니야.
당일 저녁에 기지 내부에서는 공식 파티에 참가하지 못하는 인형들을 위한 파티가 준비돼있어.
그러니까, 너무 실망하지 마.

스콜피온 (고개를 번쩍 들며) 지, 진짜야?! 그렇다는 말은……

지휘관 말 그대로 파티가 있다는 거야.

스콜피온 지휘관, 다른 사람보다 늦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내가 드레스를 입고 화려하게 등장하는 순간을 기다려줘!

지휘관 서프라이즈라도 있나 보네? 기대되는걸.

스콜피온 무조건이야! 말 했어! 약속이야!

스콜피온이 깡충깡충 뛰면서 지휘실을 나갔다, 언제나처럼 지휘실 문을 닫는 일 따윈 잊어버린 채.

지휘관 후, 역시 스콜피온이야, 이렇게 금방 기운을 되찾다니.
그래도 자신이 공식 파티에 참석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자세히 묻지 않아서 다행이야…… 역시 스콜피온답네……

……그리폰 설립 기념 파티 현장.

그리폰 인형 스콜피온인가? 봐봐, 여왕님 같아.

그리폰 인형 저 드레스 정말 예쁘다!
평소에 입는 말괄량이 같은 복장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아.

그리폰 인형 어머, 조금 이따 스콜피온이랑 셀카 찍어야겠다……

스콜피온 (대단해, 이 드레스로 하길 잘했어, 모두들 내가 예쁘다고 칭찬하잖아~
모두의 이목이 나에게로 집중되는 이 느낌, 너무 좋은데!)

새 드레스를 입은 스콜피온은 입꼬리에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가슴을 활짝 펴고 고개를 든 채 인형들 사이를 지나쳤다.
지휘관 앞에 도착해서, 스콜피온은 발끝을 세우고 한 바퀴 빙글하고 돈 뒤, 살짝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눈을 깜빡거리면서 지휘관을 쳐다봤다.

지휘관 기대하길 잘한 것 같네, 최고의 서프라이즈 선물이야.

스콜피온 약·속·이·니·까, 히히~
지휘관아 지휘관아, 오늘 파티에서 누가 제일 아름답니♪

지휘관 크흠, 물론 VZ61 스콜피온 기관단총님이죠.

스콜피온이 기뻐하면서 다시 한 바퀴 빙글하고 돌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발 인형의 머리와 부딪칠 뻔했다.

스콜피온 아, 미안 미안……

스콜피온 하아? 너였어?

SR-3MP 흥, 회피는 쓸만하네.
너 사실 권총 인형 아니야?

스콜피온 야! 호색 토끼 너 지금 뭐라고 했어! 평소와는 달라, 나는 이 화려한 모습으로 오늘 밤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못 믿겠으면 네 머리카락이라도 태워줄까?

SR-3MP 하! 감히 이 몸의 [오늘 밤의 주인공] 타이틀에 덤비다니, 네 머리카락부터 태워버리는 게 어때?

스콜피온 너어어어어!
흥! 그런 엉망진창인 과다노출 드레스 따위로 내 인기를 빼앗겠다니, 꿈 깨시지!

SR-3MP 칫, 이 몸에게 사과할 시간 3분을 주지.
사과하지 않으면 너를 폭죽으로 만들어 터뜨려서 파티에 Drop the beat 할 거야!

스콜피온 꿈도 꾸지마! 이 변태 토끼!

SR-3MP 더러운 전갈!

(동시에 지휘관을 쳐다보며) 판정을 내려줘, 지!휘!관!

순간 등골이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입을 열어 두 인형을 말리려고 하는데……
그 순간, 한 인형이 손뼉을 치면서 느긋하게 걸어왔다.

M1918 됐어, 됐어, 너희 둘 정말 시끄럽네……
오늘 밤 가장 시끄러운 인형이라도 뽑고 있는 거야?

M1918이 나에게 윙크를 했다, 겉보기에는 여전히 귀찮아하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지휘관 (한숨 돌리며) 여기는 평화롭게 해결된 것 같네……
아, 아직 저쪽엔 416에게 술로 덤비는 모신나강이 있지……
(이마를 짚으며) 오늘 밤은 정말이지, 평온하게 넘어갈 것 같지 않네……

지휘관 그래도, 인형들이 이렇게 시끌벅적하게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네.
아무튼, 이건 모두의 파티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