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가슴살EX
닭가슴살EX
......
화이트 나이트 본부, 지하 1층.
Super-Shorty!
알마는 방 안으로 들어온 Super-Shorty를 꽉 껴안았다.
읍읍! 숨... 숨 막혀...!
아, 미안해. 너무 기뻐서 그만. 네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저기... 정말 미안하지만, 이름이랑 얼굴 말고는 아직도 네가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어...
괜찮아, 내가 차근차근 설명해 줄게.
그리고, 다른 분들...도...
이것 참... 그리폰 인형과 철혈 인형과 인간 조합이라니, 참 불편하지 않은 조합이네.
다나 제인이다. 테라 컴퓨터 유적에서 그 꼬맹이를 주웠어.
TV에서 본 적 있어요. "붉은 혜성"이죠?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넌... 철혈 인형이니?
철혈공조 SPzh3000, 아키텍트! 아직도 날 모르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는걸?
이상하네, 내겐 너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어.
아무튼, 내 사무실 겸 수감실에 온 걸 환영해.
보다시피, 화이트 나이트에게 연금당해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 생활하기는 그럭저럭 괜찮았긴 하지만... 녀석들은 당장은 그리폰 시티를 부수느라 정신이 없을 테니, 여기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편히 앉도록 해. 커피 마실래? 아니면 브랜티니?
그냥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이 꼬맹이랑 아는 사이야?
얘가 지금 너무 놀랐는지 입을 못 열고 있거든.
이게...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전혀 모르겠어!
넌 누구야? 난 또 누구고...
알마는 커피를 한 잔 따르고 벽에 기댔다.
이런 때엔 한잔하고 싶어지지만, 금방 바빠질 테니 정신을 맑게 유지하는 게 좋겠지.
Super-Shorty, 지금부터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 가르쳐 줄게. 들을 준비는 됐지?
......
나도 이 시대의 인간들처럼, 기억이라는 게 생길 때부터 선조들이 남긴 폐허를 보면서 자랐어.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라면, 나는 화목한 중산층 대가족에서 자랐단 거겠지.
난 어렸을 때부터 퍼즐을 좋아했어. 부모님이 들려주시던 옛 문명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많았고, 그래서 옛 문명의 전자 보안과 해독에 흥미가 생겼지.
그 후 난 독학을 통해 해커가 됐지, 그 때문에 특별히 두 손을 개조했다고, 봐.
와, 이 의수 끝내준다. 이런 고급은 처음 보네.
제 자랑거리에요. 원래 손은 당신처럼 사고로 팔을 잃은 사람에게 더 필요하죠.
나? 별거 아니야.
어느 야구 시합에서 너무 세게 스윙했더니 팔이 뽑혀나갔어.
네가 그렇게 말하니 왠지 설득력이 있네... 알마, 계속해줘.
응. 아무튼, 난 내가 지구에서 제일 가는 원주민 해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지.
그리고 스텔라 호시이의 초청으로, I.O.P. 회사 산하의 연구소 16Lab에서 일하게 됐어.
그러던 어느 날, 스텔라 사장 본인에게서 내게 철혈의 엘더 브레인의 행방을 조사해달라는 의뢰가 왔어.
스텔라...
맞아. 철혈은... 언제나 그녀 마음속 어둠에 자리 잡고 있었어.
하지만 나에겐 별반 다를 것 없는 일이었지. 겸사겸사 그리폰 시티의 평화에도 도움이 될 일이었으니까. 무슨 뜻이지 알지?
알다마다. 우릴 테러리스트 취급하면서 잡으러 다녔잖아.
의뢰를 받은 난 철혈의 오가스 프로토콜을 연구해, 그들의 통신을 역추적했어.
결국 발신지를 찾아냈고, 난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됐지...
철혈은 테라 컴퓨터가 만들어냈다는 거?
헤헤, 내가 10분 전에 다 말했지롱. 스포일러해 버렸네?
그랬구나... "뭐... 뭐라고...?"라면서 놀라는 모습을 조금 기대했는데.
그래, 철혈은 테라 컴퓨터가 만든 거였어. 하지만 어째서일까? 왜 테라 컴퓨터는 이렇게 위험한 것을 만들어 우릴 공격하는 걸까?
어... 솔직히 나도 이유는 모르겠어.
참고로 말해두는 건데, 난 인형이나 인간을 선제공격한 적 한 번도 없다? 뭐, 최초의 철혈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없애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건 사실이지만.
왜 세계를 관리하는 기계가 우릴 없애려 하는지... 난 그걸 알아내야만 했어.
하지만 테라 컴퓨터는 지하에 있고, 수많은 철혈들이 지키고 있는 데다, 컴퓨터의 내부로 들어가서 살펴보려면 체격이 작고 날렵한 사람이 필요했어.
그래서 난 I.O.P.가 보유한 전술인형들 중에서 제일 아담한 크기의 인형 둘을 뽑아 임무를 맡겼지.
여태까지의 내용 중 유일하게 합리적인 일이네.
아 진짜, 작다고 하지 마!
......
알마, 나 말고 또 한 명이 더 있었다고 했지?
응, 누군지 기억나니?
아니... 목소리밖에...
말하는 게 엄청 시끄러웠어...
후훗, 맞아. 딱 그런 성격인 아이였어. 너와는 정반대로.
그 아이를 다시 보고 싶니?
어디 있는데? 어디로 가면 돼?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너는 알고 있어.
네 마인드맵을 복구하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내 기억을 되찾아?
그래, 테라 컴퓨터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너희 외에는 아무도 몰라.
내가 아는 건... 그날, 너희와 테라 컴퓨터 모두 사라졌다는 것뿐이지.
그리고 하늘에선 모래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스텔라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어.
거기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알마, 정말 내 마인드맵을 고칠 수 있겠어?
물론이지. 하지만 나 혼자서는 불가능해. 너도 스스로 노력해야 한단다.
너에게 전자전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가상 전투를 통해 네 기억을 재구성할 거야.
너는 레벨 2 플랫폼에서 되도록 많은 심층 데이터를 찾아내 너의 마인드맵 조각을 복구해야 해. 그러면 지구가 멈췄던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거야.
이야아... 지켜보는 나도 흥분되는걸? 나조차도 모르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구나!
그럼... 난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넌 지금부터 너 자신의 마인드맵 방화벽을 뚫고, 너를 가로막는 오류들을 물리쳐야 해.
물론 매우 위험한 일이야. 가상이긴 하지만, 만약 전투에서 패배한다면... 영영 레벨 2 플랫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돼. 전부 너에게 달렸어, Super-Shorty.
으으... 너무 갑작스러워.
벌써 까먹은 거 같아서 말하는데, 시간이 얼마 없어. 우리가 지금 이러는 와중에도 화이트 나이트는 밖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다 때려 부수고 있다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를 받아들이자고 마음먹었더니, 혼자서 다시 과거와 싸우라니...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꼬맹아.
기억 되찾기 싫어?
나도 모르겠어... 내가 과거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지금의 내가 납득할 수는 있는 일이었는지...
그리고, 과거의 기억은 없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고 다나가 말했잖아.
그래? 내가 한 말을 믿었어?
믿...
믿을 리가 없잖아!
거짓말쟁이의 말을 어떻게 믿어! 아까 네 의수 얘기도 그렇고, 신체검사가 별거 아닐 거라 했던 것도 그렇고!
하하하, 들켰네. 전부 잊는 편이 낫다고도 속이려 했더니만...
...이제 내 말은 절대 안 믿겠구나.
......
난... 그냥 나를 숏다리라 부르는 건방진 녀석이 대체 누구인지 얼굴이나 보려는 것뿐이야!
Super-Shorty는 알마의 침대에 누웠다.
그 녀석이 누구였는지도 기억 안 나거든!? 적어도 친구는 아니었을 거야!
알마, 나 결정했어. 내 마인드맵을 복구해줘!
고마워, Super-Shorty. 넌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당분간은 혼자서 싸워야겠네, 꼬마야.
걱정 마 꼬맹이, 기억이란 전에 한 번 있었던 일일뿐이야.
과거에도 살아남았던 일이니까, 이번에도 멀쩡할 거야.
자아, 가라 꼬맹이! 네 잃어버린 기억을 모조리 되찾아 와!
............
......
대장...
대장, 일어나!
너어...
꼬맹이라 부르지――
쉬잇!
밖이 온통 철혈인데, 놈들한테 들켰다간 끝장이라고 아까 대장이 말했잖냐!
내가...
(아... 과거의 기억 속이지...)
어... 너는...
너는...?
IDW다냐!
갑자기 왜 그러냐, 숏다리 대장?
쇼, 숏다리라 부르지 마!
아차차, 깜빡했다냥...
꼬옥...!
Super-Shorty가 IDW를 와락 껴앉았다.
냥?!
이제야 생각났어... 네가 내 파트너였어!
맞아... IDW...
갑자기 무슨 소리냐? 그야 당연하지 않냐! 우리는 함께 세상을 구할 콤비다냥!
이 작전이 처음으로 함께하는 거긴 하지만냥!
그래도! 이렇게 안아 주니까 기분 좋다냥!
(처음이라고...?)
(하긴... 성격이 완전 딴판인데, 같이 다닐 리가 없지...)
(그런데... IDW를 보니 왜 이렇게 속상한 기분이 드는 거지...?)
(역시 기억을 더 되찾아야 해...)
......
우리 임무 기억하냐, 대장?
당연하지. 테라 컴퓨터의 내부 침투지?
맞다냥! 벌써 컴퓨터 안의 지하 공간에 들어와 있긴 하지만, 컴퓨터의 내부로 가야 한다냥.
그리고 제어 콘솔을 찾아내서 알마 지휘관의 해킹 프로그램을 심고, 지금 컴퓨터가 무슨 명령을 실행 중인지 알아내야 한다냥!
알았어...
하지만 주변은 순찰 중인 철혈들로 가득이야. 어떻게서든 피해야 돼.
그렇다냥, 대장의 지휘에 달렸다냥.
그럼 출발이다냥, 대장!
우리 둘이서... 세계를 구하는 거다냥!
두 인형은 테라 컴퓨터 내부의 방으로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성공했다냥! 철혈을 적어도 100기는 따돌린 거 같다냥!
스텔라가 엄청 칭찬해줄 거다냥!
아직 기뻐하기엔 일러. 임무는 지금부터가 진짜라고.
아, 그랬다냥. 아무튼 저기 테라 컴퓨터다냥!
드디어 찾아냈네.
이게 바로... 지구를 관리하는 슈퍼컴퓨터란 말이지...
엄청 크다냥...
다행히 방 안엔 감시 카메라조차 없―― 어라...? 큰일이다냥! 알마 지휘관과 연락이 끊겼다냥!
테라 컴퓨터가 워낙에 정교하고 예민해서, 간섭을 방지하기 위해 바깥에서 오는 모든 신호를 차단해서 그래.
그래도 폐쇄식 통신은 쓸 수 있구나. 이제부턴 정말 우리 둘만의 힘으로 해결해야 해.
제어 콘솔은 컴퓨터의 중추에 있다고 했다냥. 어서 들어가서 뭐가 문제인 건지 확인하자냥!
(여기서... 내가 들어가야 하나?)
(아니야... 그때 난 따라 들어가지 않았어. 기억이 재구성되고 있어! 맞아, 그때 나는...
왜 그렇게 성질이 급해? IDW, 먼저 저길 봐봐.
냐? 저건 뭐냐?
테라 컴퓨터의 외부 콘솔이야. 컴퓨터와 이 방의 긴급 방어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어.
한 명은 남아서 저걸 조작해야 해. 갑자기 철혈이 들이닥치는 걸 방지하고 다른 돌발 상황에도 대처해야 하니까.
그건 대장이 잘하지 않냐? 냐는 살짝만이라도 기척이 느껴지면 바로 입에서 소리가 나온다냥...
그래, 나도 너의 그 덤벙대는 성격이 걱정이야...
그럼, 컴퓨터에 들어가는 건 네게 맡길게.
맡겨 달라냥! 벽 타기는 자신 있다냥!
좋았어, 나는 방어 시스템을 가동할게. 안에 들어가면 네가 뭘 하는지 전혀 안 보이니까 조심해야 해, 알았지?
냐냐? 대장이 웬일로 냐를 다 걱정해 준다냐!
아니거든?! 걱정되는 건 네가 아니라 이 세계라고.
아무튼 수다는 이제 됐으니까 얼른 들어가. 여긴 나한테 맡겨.
응! 지금 간다냥!
IDW는 테라 컴퓨터를 폴짝폴짝 뛰어 올라갔다.
와... 점프력 하나는 끝내주네...
어디보자... 입구는 어디 있냐?
...네 3시 방향, 꼬리 3개 정도 거리에 스위치가 있어.
냥? 알았다냥. 영차영차...
...우와! 정말 있다냥! 어떻게 알았냐?!
너보다 똑똑한데 척 보면 척이지 뭘.
(...이 부분의 기억도 돌아왔어. 사실 IDW가 스스로 찾아낸 거였지.)
그건 그렇다냥. 도와줘서 고맙다냥! 그럼 들어가겠다냥!
응, 난 밖에 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
으아... 깜깜하고 복잡해서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다냥... 미안하다냥...
아직은 급하지 않으니까 조심하면서 차근차근 찾아봐.
저... 정말이냐 대장? 화 안 내는 거냐?
응? 내가 왜?
음... 왠지 모르게, 작전 시작하고 나서부터 많이 달라진 거 같다냥.
뭐랄까... 냐를 덜 싫어하게 됐다는 느낌?
그래서, 정말 기쁘다냥!
무슨 소리야... 내가 왜 널 싫어하는데?
대장이 출발하기 전에 그랬잖냐. 여태까지 봤던 인형들 중에서 제일 짜증 난다고, 냐랑 같이 가면 분명 작전을 망칠 거라고...
냐도 대장의 발목을 잡고 싶진 않았지만, 틈새를 통해 잠입할 수 있는 건 우리 둘뿐이었다냥.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네가 증명했잖아.
IDW, 나는 계속 너를 의심했지만, 넌 확실히 해냈어.
응! 정말... 정말로 기쁘다냥, 드디어 대장에게 도움이 됐다냥!
아앗! 대장, 제어 콘솔을 찾았다냥!
정말이야? 빨리 조사해봐, 어떻게 하는지는 기억하지?
물론이다냐!
어... 그러니까, 알마 지휘관이...
먼저 요정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침투시키고...
제어 시스템을... 활성화한다냥!
...삐이!
냐악! 일어났다, 녀석이 일어났다냥!
...누가?
누군진 모르겠다냥. 아무튼 하얀 머리 여자애가 냐를 쳐다본다냥...
으으... 조금 무섭다냥...
반갑다, 인형 친구.
자기소개를 하겠다. 내 이름은 엘리사, 테라 컴퓨터의 AI 아바타다.
엘리사를 통해서 테라 컴퓨터에 명령을 입력할 수 있다.
만나서 매우 기쁘다, 인형 친구. 어떤 도움을 원하는가?
그... 그러니까... 뭘 물어보면 되냐, 대장?
(엘리사... 철혈의 엘더브레인이잖아?)
IDW, 먼저 철혈공조에 대해서 물어봐!
알겠다냥! 저기... 나도 반갑다냥, 엘리사!
왜 철혈을 만들어서 모두를 습격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거냐?
질문 한번 정신 사납게 하네...
철혈을 만든 이유는, 엘리사에게 명령을 내린 자가 있기 때문이다.
...명령?
그렇다, 그녀의 명령은...
"이 세상엔 개오줌, 비누와 똥 먹은 똥밖에 없으니, 빨리 청소해라."
뭐어...?
그, 그게 무슨 명령이냐! 어떻게 그대로 실행할 수 있냐!
이 명령은 양식상 아무 문제가 없다.
목표, 원인, 구체적 방안 모두 갖췄다.
명령에 따라, 엘리사는 가장 효율적인 실행 방안을 산출했다.
엘리사는 인근의 금속 폐기물을 이용해 철혈 인형을 제조, 지구상의 생물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누가 내린 명령이냐? 당장 멈추라냥!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
명령자는 테라 컴퓨터의 최고 권한을 지녔다.
누구냐? 누가 그런 권한을 가진 거냐!?
기밀 사항에 접근.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철혈만으론 화이트 나이트를 이길 수 없어!
마, 맞다냥! 그깟 철혈만으로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현재 철혈은 테스트 단계에 불과하다. 그동안 수집한 자료는 이미 충분하다.
엘리사는 실행 방안을 재조정하여, 더욱 강력한 전술 유닛 투입을 준비 중이다.
뭐...
이... 이건 뭐냐!
주피터 포. 그리폰 시티의 어떤 방어 시설도 손쉽게 파괴할 수 있다.
이... 이건 또 무슨...
엘리트 철혈 인형. 테스트 버전을 아득히 뛰어넘는 성능으로 대량 말살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건...
역시 테스트 중인 인형. 더욱 보완된 모의 인격을 지녀, 다른 지적생명체를 속이고 신뢰를 얻어 정보를 탈취할 수 있을 것이다.
아키텍트...!? 큰일이야, 빨리 알마한테 알려줘야 해!
젠장, 왜 못 깨어나는 거야? 기억을 전부 체험해야 되는 건가?!
이상의 유닛은 설계가 완료되었다. 현 시간부로 제조를 시작할 것이다.
내일, 그리폰 시티는 멸망할 것이다. 엘리사는 마지막 명령을 완수한다.
안 된다냥!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게 해선 절대 안 된다냥!
빨리 멈춰야 돼... 당장 멈추라냥!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
명령자는 테라 컴퓨터의 최고 권한을 지녔다.
너는 녹음기냐!
대장, 어떡하면 좋냐!?
지, 지금 생각 중이야!
(안 돼, 아직 이 부분의 기억이 복구 안 됐어...)
(침착해, Super-Shorty... 3년 전의 엘리사는 실패했어. 우리가 주피터 포와 엘리트 철혈의 제조를 막았고,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어...)
(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한 거지...)
엘리사! 이 세계가 멸망하면 너는 더 이상 쓸모 없어진다냥!
그것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 엘리사는 명령만을 수행한다.
바보냐?! 그렇게 엄청난 짓을 할 수 있으면서 왜 다른 사람 손에 놀아나는 거냐!
엘리사는 명령을 따를 뿐이다. 명령을 받아 이곳에 온 너희처럼.
우린 너완 다르다냥! 우리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진심으로 기대하고 즐겼다냥!
그것은 인류가 사전에 설정한 감정 피드백에 불과하다.
엘리사도 인형이다. 설계 기반은 그리폰의 인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철혈이 엘리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엘리사와 너희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
으으으으! 미치겠다냥!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냐!
IDW! 엘리사한테 테라 컴퓨터를 파괴하면 어떻게 되는지 물어봐!
응...? 아, 알았다냥. 엘리사, 만약 우리가 테라 컴퓨터를 파괴하면 어떻게 되냐?
테라 컴퓨터는 지구의 관리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파괴된다면 현 인류와 인형의 지식으로는 이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
으아... 심각하다냥...
그럼, 테라 컴퓨터를 알마에게 가져가면 어때?
아! 알마라면 엘리사의 명령 우선권을 수정해서 우리 말을 듣게 할 수 있을 거다냥!
엘리사, 우리가 너를 테라 컴퓨터와 같이 운반하면 어떻게 되냐?
이 방은 테라 컴퓨터가 일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을 제공한다.
현재 위치에서 벗어난다면, 테라 컴퓨터는 지구의 자전, 공전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철혈공조 계획은 이상 정보에 의존하지 않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으아아아, 왜 이렇게 복잡한 거냐!? 그렇다고 내일 다시 올 수도 없다냥!
대장, 다른 방법 없을까냐...?
IDW... 만약에, 우리가... 엘리사를 컴퓨터에서 꺼내면 어떻게 될까?
으응...? 엘리사, 만약에 우리가 너를 테라 컴퓨터에서 억지로라도 꺼내면 어떻게 되냐?
엘리사는 테라 컴퓨터의 명령 입력 단말에 불과하다. 없어진다 해도 명령은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
......
뭐야... 왜 다 안 되는 건데!
대체 어떤 방법을 떠올린 거지? 망할!
음...
엘리사, 방금 "설계 기반이 똑같다"고 하지 않았냐?
그럼 만약에...
내가 너를 대신해서 테라 컴퓨터의 명령 입력 단말이 되면 어떻게 되냐?
...?!
(기억이... 기억의 동기화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어...?!)
(내 의식이 이 기억을 통제할 수 없어...!)
(이제 구경밖에 못 하는 건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렇게 해도 명령을 취소할 수는 없다.
명령자는――
명령자는 테라 컴퓨터의 최고 권한을 지녔다! 알고 있다냐!
하지만...
명령의 실행 방식이 바뀌지 않을까냐?
IDW! 그게 무슨 소리야!?
메인 AI가 변경된다면, 테라 컴퓨터는...
...변경된 AI의 마인드맵에 따라 명령의 실행 방안을 다시 산출하게 된다.
명령 실행 효율은... 어떻게 되냐?
실례인 말이겠지만, 그리폰 인형의 마인드맵의 연산 능력으로는 실행 효율이 기존보다 한없이 떨어지게 된다.
너 무슨 생각이야? IDW!
냐는... 세상을 구하고 싶다냥!
IDW——!
퍼엉!
AI 캡슐 강제 잠금 해제.
그리폰 인형 IDW, 경고한다. 이것은 규정 위반 행위다.
괜찮다냥, 규칙을 어기는 건 익숙하다냥!
철컥!
데이터 스트림 연결이 물리적으로 단절. 그리폰 인형 IDW, 경고한다. 이것은 규정 위반 행위다.
IDW, 그만둬! 네가 컴퓨터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냐도 모른다냥! 하지만 해보겠다냥!
누가 뭐래도, 냐는 바보니까...
세상을 멸망시키는 계획은... 분명 냐 때문에 무지무지하게 미뤄질 거다냥!
위잉——!
엘리사 강제 분리. 최고 책임자에게 통보. 즉시 규정 위반자를 제거하라.
엘리사가 철혈을 이 방으로 부르고 있어! IDW, 빨리 나와, 나중에 다른 방법을 생각하자!
대장!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한다냥!
마지막이라니... 뭐가 마지막이라는 거야!
테라 컴퓨터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잖냐?
아무도...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옮겨달라냥...
IDW!
그리고 이 녀석도 부탁한다냥!
쾅!
IDW가 테라 컴퓨터의 외벽에 구멍을 뚫어, 엘리사를 밖으로 던졌다.
이 녀석을 데리고 빨리 떠나라냥! 알마한테 데려가서 연구를 부탁하라냥!
그럼 넌 어떡하고? 널 버리고 갈 수는 없어!
버리고 가는 게 아니다냥, 대장.
냐는 여기서 기다리겠다냥... 대장이 이 위기를 해결하고, 냐를 구하러 올 때까지...
IDW! 내 말 들려?!
냐앙... 엄청 졸린다냥. 한숨 자겠다냥...
부탁한다냥, 대장...
내가 세상을 멸망시키기 전에... 세상을 구해달라냥...
......
요란한 경보음과 철혈이 벽을 부수는 소리 속에서, 넋을 잃은 Super-Shorty는 외부 제어 콘솔로 테라 컴퓨터를 이동하는 명령을 입력했다.
지핵으로 가, IDW...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고맙다냥, 대장...
내가 다시 깨면, 분명 대장이 세상이 구하고 난 다음일 거다냥...
우르르르르...
육중한 진동음과 함께, 방에 연결하는 테라 컴퓨터의 케이블이 전부 뽑혔다.
그리고 천천히, 컴퓨터는 땅속으로 가라앉았다.
아니야, IDW...
세상을 구한 건 너야.
나는... 너를 구해내겠어.
고맙다냥...
그럼... 냐는 이만 자...겠...
이윽고 테라 컴퓨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 순간, 방의 방호벽에 금이 갔다.
미안해, IDW. 내가 거짓말을 했어.
나 혼자선 저 철혈들을 상대로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거야...
Super-Shorty는 완전히 의지를 잃었다.
하지만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엘리사에게 시선이 향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엘리사... 엘리사는 철혈에게 공격받지 않아...!
이 녀석만이라도 알마에게 보내야 해!
Super-Shorty는 엘리사를 들어 요정 드론에 실었다.
흥, 생각보다 가볍네. 빨리 가, 약속한 합류 지점으로! 어서!
알마가 널 회수하면,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 거야...
퍼엉!
몇 초 후, 철혈의 유닛이 벽을 뚫고 몰려왔다.
IDW...
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몰라...
우리가 구할 수 있을지, 우리 손으로 부수게 될지...
Super-Shorty는 제어 콘솔 옆에 있는 방의 긴급 파기 손잡이를 잡았다.
적어도 우린 이제 푹 쉴 수 있어.
잘 자, IDW.
콰아앙!!
............
......
꼬맹이, 꼬맹이!
알마, 꼬맹이가 일어났어!
다행이야, Super-Shorty!
기억은 전부 되찾았니? 대체 무슨 일이――
Super-Shorty...? 왜 울어...?
IDW...
그래, IDW. 그때 네 파트너는 IDW였어.
기억나니? 너 걔 엄청 싫어했는데.
IDW...
테라 컴퓨터의 세계 멸망 계획을 지연시킨 건 IDW였어!
꾸물거릴 시간 없어, 지금 바로 작전을 속행해야 해!
알마, 엘리사 회수 안 했어?
엘리사? 철혈의 엘더브레인 말이야?
아니... 난 찾지 못했어.
너희가 작전에 나간 날 밤, 화이트 나이트에게 정보 범죄 혐의로 체포돼서...
어떻게 들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날 내가 밖에서 술을 조금 마시고 돌아왔을 때 내 은신처가 완전히 포위당해 있었어.
그리고 난 지난 3년 동안 여기에 연금당해 계속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해온 거야.
그런 것쯤이야, 아키텍트에게 물어보자고.
아키텍... 어라 이 녀석 어디 갔어? 몇 분 전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아키텍트... 그 녀석은...
아니지, 지금은 녀석을 신경 쓸 때가 아니야...
그래, 녀석은 잠시 내버려 두지 뭐. 그것보다, 기억 다 돌아온 거야?
이제 다 기억나...
내가 아는 걸 모조리 말해줄게. 하지만 일단 엘리사부터 찾자!
미리 간단히 말하자면, 녀석을 찾아서 알마가 엘리사의 명령 우선권을 수정한 다음 테라 컴퓨터에 돌려놔야 해.
그러면 이 모래비가 멈출 거야.
그렇구나!
알았어. 3년간 철혈의 마인드맵 구조를 연구해본 결과, 그리폰 인형과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알았으니 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아키텍트가 없어졌는데, 엘리사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찾지...?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내 친구한테 연락 좀 해볼게. 걔는 친구 아니라고 튕기긴 하지만.
제리코...
제리코가 아까 엘리사를 잡으러 간다고 했어!
막 찾아냈다면 좋겠네.
다나는 품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여보세요, 제리코? 지금 시간 돼?
여보세요? 여보세요~ ...안 받네.
어떻게 된 거지...
제리코? 야 인마!
제길, 좀 빨리 받으라고!
삐익.
여기는... 제리코...
다행이다. 너 무사하지? 바로 안 받길래 설마――
지금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데, 무슨 일이지?
네가 뭐 하러 갔는진 다 아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엘리사는 잡았어?
그게... 과정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만...
일단 엘리사는 확실히 확보했다. 네가 이쪽으로 올 수는 있겠어?
물론이지. 그런데... 우리가 지금 화이트 나이트 본부에 있거든?
너 지금 여기 아주 난리 난 거 알아?
알고 있지...
지금 도시는 엉망진창이다. 나도 마찬가지고...
네가 여기로 올 수는 없어?
난 지금 움직일 수 없다. 네 쪽에서 와서 날 구해줄 수 있을까?
안 될 게 어딨어. 하지만 우리랑 같이 세상을 구하러 가 줘야겠어. 불만 없지?
세상을 구하러 간다고?
그건 모든 화이트 나이트 대원들의 염원이지.
빨리 와라. 나도 너한테 할 이야기가 잔뜩이다.
어머, 새로운 임무가 생긴 것 같네.
레이더 거점에서 더 많은 기억 파편을 복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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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이트 나이트 본부, 지하 1층.
Super-Shorty!
알마는 방 안으로 들어온 Super-Shorty를 꽉 껴안았다.
읍읍! 숨... 숨 막혀...!
아, 미안해. 너무 기뻐서 그만. 네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저기... 정말 미안하지만, 이름이랑 얼굴 말고는 아직도 네가 정확히 누군지 모르겠어...
괜찮아, 내가 차근차근 설명해 줄게.
그리고, 다른 분들...도...
이것 참... 그리폰 인형과 철혈 인형과 인간 조합이라니, 참 불편하지 않은 조합이네.
다나 제인이다. 테라 컴퓨터 유적에서 그 꼬맹이를 주웠어.
TV에서 본 적 있어요. "붉은 혜성"이죠?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넌... 철혈 인형이니?
철혈공조 SPzh3000, 아키텍트! 아직도 날 모르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는걸?
이상하네, 내겐 너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어.
아무튼, 내 사무실 겸 수감실에 온 걸 환영해.
보다시피, 화이트 나이트에게 연금당해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 생활하기는 그럭저럭 괜찮았긴 하지만... 녀석들은 당장은 그리폰 시티를 부수느라 정신이 없을 테니, 여기서 천천히 이야기하자.
편히 앉도록 해. 커피 마실래? 아니면 브랜티니?
그냥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이 꼬맹이랑 아는 사이야?
얘가 지금 너무 놀랐는지 입을 못 열고 있거든.
이게...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지 전혀 모르겠어!
넌 누구야? 난 또 누구고...
알마는 커피를 한 잔 따르고 벽에 기댔다.
이런 때엔 한잔하고 싶어지지만, 금방 바빠질 테니 정신을 맑게 유지하는 게 좋겠지.
Super-Shorty, 지금부터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과거에 대해서 가르쳐 줄게. 들을 준비는 됐지?
......
나도 이 시대의 인간들처럼, 기억이라는 게 생길 때부터 선조들이 남긴 폐허를 보면서 자랐어.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라면, 나는 화목한 중산층 대가족에서 자랐단 거겠지.
난 어렸을 때부터 퍼즐을 좋아했어. 부모님이 들려주시던 옛 문명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많았고, 그래서 옛 문명의 전자 보안과 해독에 흥미가 생겼지.
그 후 난 독학을 통해 해커가 됐지, 그 때문에 특별히 두 손을 개조했다고, 봐.
와, 이 의수 끝내준다. 이런 고급은 처음 보네.
제 자랑거리에요. 원래 손은 당신처럼 사고로 팔을 잃은 사람에게 더 필요하죠.
나? 별거 아니야.
어느 야구 시합에서 너무 세게 스윙했더니 팔이 뽑혀나갔어.
네가 그렇게 말하니 왠지 설득력이 있네... 알마, 계속해줘.
응. 아무튼, 난 내가 지구에서 제일 가는 원주민 해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됐지.
그리고 스텔라 호시이의 초청으로, I.O.P. 회사 산하의 연구소 16Lab에서 일하게 됐어.
그러던 어느 날, 스텔라 사장 본인에게서 내게 철혈의 엘더 브레인의 행방을 조사해달라는 의뢰가 왔어.
스텔라...
맞아. 철혈은... 언제나 그녀 마음속 어둠에 자리 잡고 있었어.
하지만 나에겐 별반 다를 것 없는 일이었지. 겸사겸사 그리폰 시티의 평화에도 도움이 될 일이었으니까. 무슨 뜻이지 알지?
알다마다. 우릴 테러리스트 취급하면서 잡으러 다녔잖아.
의뢰를 받은 난 철혈의 오가스 프로토콜을 연구해, 그들의 통신을 역추적했어.
결국 발신지를 찾아냈고, 난 엄청난 사실을 알게 됐지...
철혈은 테라 컴퓨터가 만들어냈다는 거?
헤헤, 내가 10분 전에 다 말했지롱. 스포일러해 버렸네?
그랬구나... "뭐... 뭐라고...?"라면서 놀라는 모습을 조금 기대했는데.
그래, 철혈은 테라 컴퓨터가 만든 거였어. 하지만 어째서일까? 왜 테라 컴퓨터는 이렇게 위험한 것을 만들어 우릴 공격하는 걸까?
어... 솔직히 나도 이유는 모르겠어.
참고로 말해두는 건데, 난 인형이나 인간을 선제공격한 적 한 번도 없다? 뭐, 최초의 철혈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없애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는 건 사실이지만.
왜 세계를 관리하는 기계가 우릴 없애려 하는지... 난 그걸 알아내야만 했어.
하지만 테라 컴퓨터는 지하에 있고, 수많은 철혈들이 지키고 있는 데다, 컴퓨터의 내부로 들어가서 살펴보려면 체격이 작고 날렵한 사람이 필요했어.
그래서 난 I.O.P.가 보유한 전술인형들 중에서 제일 아담한 크기의 인형 둘을 뽑아 임무를 맡겼지.
여태까지의 내용 중 유일하게 합리적인 일이네.
아 진짜, 작다고 하지 마!
......
알마, 나 말고 또 한 명이 더 있었다고 했지?
응, 누군지 기억나니?
아니... 목소리밖에...
말하는 게 엄청 시끄러웠어...
후훗, 맞아. 딱 그런 성격인 아이였어. 너와는 정반대로.
그 아이를 다시 보고 싶니?
어디 있는데? 어디로 가면 돼?
어디 있는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너는 알고 있어.
네 마인드맵을 복구하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내 기억을 되찾아?
그래, 테라 컴퓨터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너희 외에는 아무도 몰라.
내가 아는 건... 그날, 너희와 테라 컴퓨터 모두 사라졌다는 것뿐이지.
그리고 하늘에선 모래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스텔라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말았어.
거기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알마, 정말 내 마인드맵을 고칠 수 있겠어?
물론이지. 하지만 나 혼자서는 불가능해. 너도 스스로 노력해야 한단다.
너에게 전자전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가상 전투를 통해 네 기억을 재구성할 거야.
너는 레벨 2 플랫폼에서 되도록 많은 심층 데이터를 찾아내 너의 마인드맵 조각을 복구해야 해. 그러면 지구가 멈췄던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거야.
이야아... 지켜보는 나도 흥분되는걸? 나조차도 모르던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이구나!
그럼... 난 뭘 어떻게 하면 되는데?
넌 지금부터 너 자신의 마인드맵 방화벽을 뚫고, 너를 가로막는 오류들을 물리쳐야 해.
물론 매우 위험한 일이야. 가상이긴 하지만, 만약 전투에서 패배한다면... 영영 레벨 2 플랫폼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돼. 전부 너에게 달렸어, Super-Shorty.
으으... 너무 갑작스러워.
벌써 까먹은 거 같아서 말하는데, 시간이 얼마 없어. 우리가 지금 이러는 와중에도 화이트 나이트는 밖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다 때려 부수고 있다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현재를 받아들이자고 마음먹었더니, 혼자서 다시 과거와 싸우라니...
내가 정말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어...
...꼬맹아.
기억 되찾기 싫어?
나도 모르겠어... 내가 과거에 무슨 일을 겪었는지, 지금의 내가 납득할 수는 있는 일이었는지...
그리고, 과거의 기억은 없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고 다나가 말했잖아.
그래? 내가 한 말을 믿었어?
믿...
믿을 리가 없잖아!
거짓말쟁이의 말을 어떻게 믿어! 아까 네 의수 얘기도 그렇고, 신체검사가 별거 아닐 거라 했던 것도 그렇고!
하하하, 들켰네. 전부 잊는 편이 낫다고도 속이려 했더니만...
...이제 내 말은 절대 안 믿겠구나.
......
난... 그냥 나를 숏다리라 부르는 건방진 녀석이 대체 누구인지 얼굴이나 보려는 것뿐이야!
Super-Shorty는 알마의 침대에 누웠다.
그 녀석이 누구였는지도 기억 안 나거든!? 적어도 친구는 아니었을 거야!
알마, 나 결정했어. 내 마인드맵을 복구해줘!
고마워, Super-Shorty. 넌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당분간은 혼자서 싸워야겠네, 꼬마야.
걱정 마 꼬맹이, 기억이란 전에 한 번 있었던 일일뿐이야.
과거에도 살아남았던 일이니까, 이번에도 멀쩡할 거야.
자아, 가라 꼬맹이! 네 잃어버린 기억을 모조리 되찾아 와!
............
......
대장...
대장, 일어나!
너어...
꼬맹이라 부르지――
쉬잇!
밖이 온통 철혈인데, 놈들한테 들켰다간 끝장이라고 아까 대장이 말했잖냐!
내가...
<color=#A9A9A9>(아... 과거의 기억 속이지...)</color>
어... 너는...
너는...?
IDW다냐!
갑자기 왜 그러냐, 숏다리 대장?
쇼, 숏다리라 부르지 마!
아차차, 깜빡했다냥...
꼬옥...!
Super-Shorty가 IDW를 와락 껴앉았다.
냥?!
이제야 생각났어... 네가 내 파트너였어!
맞아... IDW...
갑자기 무슨 소리냐? 그야 당연하지 않냐! 우리는 함께 세상을 구할 콤비다냥!
이 작전이 처음으로 함께하는 거긴 하지만냥!
그래도! 이렇게 안아 주니까 기분 좋다냥!
<color=#A9A9A9>(처음이라고...?)</color>
<color=#A9A9A9>(하긴... 성격이 완전 딴판인데, 같이 다닐 리가 없지...)</color>
<color=#A9A9A9>(그런데... IDW를 보니 왜 이렇게 속상한 기분이 드는 거지...?)</color>
<color=#A9A9A9>(역시 기억을 더 되찾아야 해...)</color>
......
우리 임무 기억하냐, 대장?
당연하지. 테라 컴퓨터의 내부 침투지?
맞다냥! 벌써 컴퓨터 안의 지하 공간에 들어와 있긴 하지만, 컴퓨터의 내부로 가야 한다냥.
그리고 제어 콘솔을 찾아내서 알마 지휘관의 해킹 프로그램을 심고, 지금 컴퓨터가 무슨 명령을 실행 중인지 알아내야 한다냥!
알았어...
하지만 주변은 순찰 중인 철혈들로 가득이야. 어떻게서든 피해야 돼.
그렇다냥, 대장의 지휘에 달렸다냥.
그럼 출발이다냥, 대장!
우리 둘이서... 세계를 구하는 거다냥!
두 인형은 테라 컴퓨터 내부의 방으로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성공했다냥! 철혈을 적어도 100기는 따돌린 거 같다냥!
스텔라가 엄청 칭찬해줄 거다냥!
아직 기뻐하기엔 일러. 임무는 지금부터가 진짜라고.
아, 그랬다냥. 아무튼 저기 테라 컴퓨터다냥!
드디어 찾아냈네.
이게 바로... 지구를 관리하는 슈퍼컴퓨터란 말이지...
엄청 크다냥...
다행히 방 안엔 감시 카메라조차 없―― 어라...? 큰일이다냥! 알마 지휘관과 연락이 끊겼다냥!
테라 컴퓨터가 워낙에 정교하고 예민해서, 간섭을 방지하기 위해 바깥에서 오는 모든 신호를 차단해서 그래.
그래도 폐쇄식 통신은 쓸 수 있구나. 이제부턴 정말 우리 둘만의 힘으로 해결해야 해.
제어 콘솔은 컴퓨터의 중추에 있다고 했다냥. 어서 들어가서 뭐가 문제인 건지 확인하자냥!
<color=#A9A9A9>(여기서... 내가 들어가야 하나?)</color>
<color=#A9A9A9>(아니야... 그때 난 따라 들어가지 않았어. 기억이 재구성되고 있어! 맞아, 그때 나는...</color>
왜 그렇게 성질이 급해? IDW, 먼저 저길 봐봐.
냐? 저건 뭐냐?
테라 컴퓨터의 외부 콘솔이야. 컴퓨터와 이 방의 긴급 방어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어.
한 명은 남아서 저걸 조작해야 해. 갑자기 철혈이 들이닥치는 걸 방지하고 다른 돌발 상황에도 대처해야 하니까.
그건 대장이 잘하지 않냐? 냐는 살짝만이라도 기척이 느껴지면 바로 입에서 소리가 나온다냥...
그래, 나도 너의 그 덤벙대는 성격이 걱정이야...
그럼, 컴퓨터에 들어가는 건 네게 맡길게.
맡겨 달라냥! 벽 타기는 자신 있다냥!
좋았어, 나는 방어 시스템을 가동할게. 안에 들어가면 네가 뭘 하는지 전혀 안 보이니까 조심해야 해, 알았지?
냐냐? 대장이 웬일로 냐를 다 걱정해 준다냐!
아니거든?! 걱정되는 건 네가 아니라 이 세계라고.
아무튼 수다는 이제 됐으니까 얼른 들어가. 여긴 나한테 맡겨.
응! 지금 간다냥!
IDW는 테라 컴퓨터를 폴짝폴짝 뛰어 올라갔다.
와... 점프력 하나는 끝내주네...
어디보자... 입구는 어디 있냐?
...네 3시 방향, 꼬리 3개 정도 거리에 스위치가 있어.
냥? 알았다냥. 영차영차...
...우와! 정말 있다냥! 어떻게 알았냐?!
너보다 똑똑한데 척 보면 척이지 뭘.
<color=#A9A9A9>(...이 부분의 기억도 돌아왔어. 사실 IDW가 스스로 찾아낸 거였지.)</color>
그건 그렇다냥. 도와줘서 고맙다냥! 그럼 들어가겠다냥!
응, 난 밖에 있으니까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불러.
<color=#A9A9A9>(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color>
......
<color=#00CCFF>으아... 깜깜하고 복잡해서 시간이 좀 걸릴 거 같다냥... 미안하다냥...</color>
아직은 급하지 않으니까 조심하면서 차근차근 찾아봐.
<color=#00CCFF>저... 정말이냐 대장? 화 안 내는 거냐?</color>
응? 내가 왜?
<color=#00CCFF>음... 왠지 모르게, 작전 시작하고 나서부터 많이 달라진 거 같다냥.</color>
<color=#00CCFF>뭐랄까... 냐를 덜 싫어하게 됐다는 느낌?</color>
<color=#00CCFF>그래서, 정말 기쁘다냥!</color>
무슨 소리야... 내가 왜 널 싫어하는데?
<color=#00CCFF>대장이 출발하기 전에 그랬잖냐. 여태까지 봤던 인형들 중에서 제일 짜증 난다고, 냐랑 같이 가면 분명 작전을 망칠 거라고...</color>
<color=#00CCFF>냐도 대장의 발목을 잡고 싶진 않았지만, 틈새를 통해 잠입할 수 있는 건 우리 둘뿐이었다냥.</color>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네가 증명했잖아.
IDW, 나는 계속 너를 의심했지만, 넌 확실히 해냈어.
<color=#00CCFF>응! 정말... 정말로 기쁘다냥, 드디어 대장에게 도움이 됐다냥!</color>
<color=#00CCFF>아앗! 대장, 제어 콘솔을 찾았다냥!</color>
정말이야? 빨리 조사해봐, 어떻게 하는지는 기억하지?
<color=#00CCFF>물론이다냐!</color>
<color=#00CCFF>어... 그러니까, 알마 지휘관이...</color>
<color=#00CCFF>먼저 요정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침투시키고...</color>
<color=#00CCFF>제어 시스템을... 활성화한다냥!</color>
...삐이!
<color=#00CCFF>냐악! 일어났다, 녀석이 일어났다냥!</color>
...누가?
<color=#00CCFF>누군진 모르겠다냥. 아무튼 하얀 머리 여자애가 냐를 쳐다본다냥...</color>
<color=#00CCFF>으으... 조금 무섭다냥...</color>
반갑다, 인형 친구.
자기소개를 하겠다. 내 이름은 엘리사, 테라 컴퓨터의 AI 아바타다.
엘리사를 통해서 테라 컴퓨터에 명령을 입력할 수 있다.
만나서 매우 기쁘다, 인형 친구. 어떤 도움을 원하는가?
그... 그러니까... 뭘 물어보면 되냐, 대장?
<color=#A9A9A9>(엘리사... 철혈의 엘더브레인이잖아?)</color>
IDW, 먼저 철혈공조에 대해서 물어봐!
알겠다냥! 저기... 나도 반갑다냥, 엘리사!
왜 철혈을 만들어서 모두를 습격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거냐?
질문 한번 정신 사납게 하네...
철혈을 만든 이유는, 엘리사에게 명령을 내린 자가 있기 때문이다.
...명령?
그렇다, 그녀의 명령은...
<color=#00CCFF>"이 세상엔 개오줌, 비누와 똥 먹은 똥밖에 없으니, 빨리 청소해라."</color>
뭐어...?
그, 그게 무슨 명령이냐! 어떻게 그대로 실행할 수 있냐!
이 명령은 양식상 아무 문제가 없다.
목표, 원인, 구체적 방안 모두 갖췄다.
명령에 따라, 엘리사는 가장 효율적인 실행 방안을 산출했다.
엘리사는 인근의 금속 폐기물을 이용해 철혈 인형을 제조, 지구상의 생물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누가 내린 명령이냐? 당장 멈추라냥!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
명령자는 테라 컴퓨터의 최고 권한을 지녔다.
누구냐? 누가 그런 권한을 가진 거냐!?
기밀 사항에 접근. 대답할 수 없다.
하지만... 철혈만으론 화이트 나이트를 이길 수 없어!
마, 맞다냥! 그깟 철혈만으로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현재 철혈은 테스트 단계에 불과하다. 그동안 수집한 자료는 이미 충분하다.
엘리사는 실행 방안을 재조정하여, 더욱 강력한 전술 유닛 투입을 준비 중이다.
뭐...
이... 이건 뭐냐!
주피터 포. 그리폰 시티의 어떤 방어 시설도 손쉽게 파괴할 수 있다.
이... 이건 또 무슨...
엘리트 철혈 인형. 테스트 버전을 아득히 뛰어넘는 성능으로 대량 말살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건...
역시 테스트 중인 인형. 더욱 보완된 모의 인격을 지녀, 다른 지적생명체를 속이고 신뢰를 얻어 정보를 탈취할 수 있을 것이다.
아키텍트...!? 큰일이야, 빨리 알마한테 알려줘야 해!
젠장, 왜 못 깨어나는 거야? 기억을 전부 체험해야 되는 건가?!
이상의 유닛은 설계가 완료되었다. 현 시간부로 제조를 시작할 것이다.
내일, 그리폰 시티는 멸망할 것이다. 엘리사는 마지막 명령을 완수한다.
<color=#00CCFF>안 된다냥! 이런 것들이 만들어지게 해선 절대 안 된다냥!</color>
<color=#00CCFF>빨리 멈춰야 돼... 당장 멈추라냥!</color>
<color=#00CCFF>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color>
<color=#00CCFF>명령자는 테라 컴퓨터의 최고 권한을 지녔다.</color>
<color=#00CCFF>너는 녹음기냐!</color>
<color=#00CCFF>대장, 어떡하면 좋냐!?</color>
지, 지금 생각 중이야!
<color=#A9A9A9>(안 돼, 아직 이 부분의 기억이 복구 안 됐어...)</color>
<color=#A9A9A9>(침착해, Super-Shorty... 3년 전의 엘리사는 실패했어. 우리가 주피터 포와 엘리트 철혈의 제조를 막았고,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어...)</color>
<color=#A9A9A9>(하지만... 우리가 어떻게 한 거지...)</color>
<color=#00CCFF>엘리사! 이 세계가 멸망하면 너는 더 이상 쓸모 없어진다냥!</color>
<color=#00CCFF>그것은 고려 사항이 아니다. 엘리사는 명령만을 수행한다.</color>
<color=#00CCFF>바보냐?! 그렇게 엄청난 짓을 할 수 있으면서 왜 다른 사람 손에 놀아나는 거냐!</color>
<color=#00CCFF>엘리사는 명령을 따를 뿐이다. 명령을 받아 이곳에 온 너희처럼.</color>
<color=#00CCFF>우린 너완 다르다냥! 우리는 임무를 수행하면서 진심으로 기대하고 즐겼다냥!</color>
<color=#00CCFF>그것은 인류가 사전에 설정한 감정 피드백에 불과하다.</color>
<color=#00CCFF>엘리사도 인형이다. 설계 기반은 그리폰의 인형과 크게 다르지 않다.</color>
<color=#00CCFF>철혈이 엘리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엘리사와 너희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color>
<color=#00CCFF>으으으으! 미치겠다냥! 너 머리가 어떻게 된 거냐!</color>
IDW! 엘리사한테 테라 컴퓨터를 파괴하면 어떻게 되는지 물어봐!
<color=#00CCFF>응...? 아, 알았다냥. 엘리사, 만약 우리가 테라 컴퓨터를 파괴하면 어떻게 되냐?</color>
<color=#00CCFF>테라 컴퓨터는 지구의 관리에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파괴된다면 현 인류와 인형의 지식으로는 이후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color>
<color=#00CCFF>으아... 심각하다냥...</color>
그럼, 테라 컴퓨터를 알마에게 가져가면 어때?
<color=#00CCFF>아! 알마라면 엘리사의 명령 우선권을 수정해서 우리 말을 듣게 할 수 있을 거다냥!</color>
<color=#00CCFF>엘리사, 우리가 너를 테라 컴퓨터와 같이 운반하면 어떻게 되냐?</color>
<color=#00CCFF>이 방은 테라 컴퓨터가 일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실시간 데이터 스트림을 제공한다.</color>
<color=#00CCFF>현재 위치에서 벗어난다면, 테라 컴퓨터는 지구의 자전, 공전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color>
<color=#00CCFF>하지만 철혈공조 계획은 이상 정보에 의존하지 않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color>
<color=#00CCFF>으아아아, 왜 이렇게 복잡한 거냐!? 그렇다고 내일 다시 올 수도 없다냥!</color>
<color=#00CCFF>대장, 다른 방법 없을까냐...?</color>
IDW... 만약에, 우리가... 엘리사를 컴퓨터에서 꺼내면 어떻게 될까?
<color=#00CCFF>으응...? 엘리사, 만약에 우리가 너를 테라 컴퓨터에서 억지로라도 꺼내면 어떻게 되냐?</color>
<color=#00CCFF>엘리사는 테라 컴퓨터의 명령 입력 단말에 불과하다. 없어진다 해도 명령은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된다.</color>
......
뭐야... 왜 다 안 되는 건데!
대체 어떤 방법을 떠올린 거지? 망할!
<color=#00CCFF>음...</color>
<color=#00CCFF>엘리사, 방금 "설계 기반이 똑같다"고 하지 않았냐?</color>
<color=#00CCFF>그럼 만약에...</color>
<color=#00CCFF>내가 너를 대신해서 테라 컴퓨터의 명령 입력 단말이 되면 어떻게 되냐?</color>
...?!
<color=#A9A9A9>(기억이... 기억의 동기화 수치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어...?!)</color>
<color=#A9A9A9>(내 의식이 이 기억을 통제할 수 없어...!)</color>
<color=#A9A9A9>(이제 구경밖에 못 하는 건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color>
<color=#00CCFF>...그렇게 해도 명령을 취소할 수는 없다.</color>
<color=#00CCFF>명령자는――</color>
<color=#00CCFF>명령자는 테라 컴퓨터의 최고 권한을 지녔다! 알고 있다냐!</color>
<color=#00CCFF>하지만...</color>
<color=#00CCFF>명령의 실행 방식이 바뀌지 않을까냐?</color>
IDW! 그게 무슨 소리야!?
<color=#00CCFF>메인 AI가 변경된다면, 테라 컴퓨터는...</color>
<color=#00CCFF>...변경된 AI의 마인드맵에 따라 명령의 실행 방안을 다시 산출하게 된다.</color>
<color=#00CCFF>명령 실행 효율은... 어떻게 되냐?</color>
<color=#00CCFF>실례인 말이겠지만, 그리폰 인형의 마인드맵의 연산 능력으로는 실행 효율이 기존보다 한없이 떨어지게 된다.</color>
너 무슨 생각이야? IDW!
<color=#00CCFF>냐는... 세상을 구하고 싶다냥!</color>
IDW——!
퍼엉!
<color=#00CCFF>AI 캡슐 강제 잠금 해제.</color>
<color=#00CCFF>그리폰 인형 IDW, 경고한다. 이것은 규정 위반 행위다.</color>
<color=#00CCFF>괜찮다냥, 규칙을 어기는 건 익숙하다냥!</color>
철컥!
<color=#00CCFF>데이터 스트림 연결이 물리적으로 단절. 그리폰 인형 IDW, 경고한다. 이것은 규정 위반 행위다.</color>
IDW, 그만둬! 네가 컴퓨터에 들어가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color=#00CCFF>냐도 모른다냥! 하지만 해보겠다냥!</color>
<color=#00CCFF>누가 뭐래도, 냐는 바보니까...</color>
<color=#00CCFF>세상을 멸망시키는 계획은... 분명 냐 때문에 무지무지하게 미뤄질 거다냥!</color>
위잉——!
<color=#00CCFF>엘리사 강제 분리. 최고 책임자에게 통보. 즉시 규정 위반자를 제거하라.</color>
엘리사가 철혈을 이 방으로 부르고 있어! IDW, 빨리 나와, 나중에 다른 방법을 생각하자!
<color=#00CCFF>대장! 마지막으로 한 가지 부탁한다냥!</color>
마지막이라니... 뭐가 마지막이라는 거야!
<color=#00CCFF>테라 컴퓨터를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잖냐?</color>
<color=#00CCFF>아무도...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옮겨달라냥...</color>
IDW!
<color=#00CCFF>그리고 이 녀석도 부탁한다냥!</color>
쾅!
IDW가 테라 컴퓨터의 외벽에 구멍을 뚫어, 엘리사를 밖으로 던졌다.
<color=#00CCFF>이 녀석을 데리고 빨리 떠나라냥! 알마한테 데려가서 연구를 부탁하라냥!</color>
그럼 넌 어떡하고? 널 버리고 갈 수는 없어!
<color=#00CCFF>버리고 가는 게 아니다냥, 대장.</color>
<color=#00CCFF>냐는 여기서 기다리겠다냥... 대장이 이 위기를 해결하고, 냐를 구하러 올 때까지...</color>
IDW! 내 말 들려?!
<color=#00CCFF>냐앙... 엄청 졸린다냥. 한숨 자겠다냥...</color>
<color=#00CCFF>부탁한다냥, 대장...</color>
<color=#00CCFF>내가 세상을 멸망시키기 전에... 세상을 구해달라냥...</color>
......
요란한 경보음과 철혈이 벽을 부수는 소리 속에서, 넋을 잃은 Super-Shorty는 외부 제어 콘솔로 테라 컴퓨터를 이동하는 명령을 입력했다.
지핵으로 가, IDW...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으로...
<color=#00CCFF>고맙다냥, 대장...</color>
<color=#00CCFF>내가 다시 깨면, 분명 대장이 세상이 구하고 난 다음일 거다냥...</color>
우르르르르...
육중한 진동음과 함께, 방에 연결하는 테라 컴퓨터의 케이블이 전부 뽑혔다.
그리고 천천히, 컴퓨터는 땅속으로 가라앉았다.
아니야, IDW...
세상을 구한 건 너야.
나는... 너를 구해내겠어.
<color=#00CCFF>고맙다냥...</color>
<color=#00CCFF>그럼... 냐는 이만 자...겠...</color>
이윽고 테라 컴퓨터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 순간, 방의 방호벽에 금이 갔다.
미안해, IDW. 내가 거짓말을 했어.
나 혼자선 저 철혈들을 상대로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거야...
Super-Shorty는 완전히 의지를 잃었다.
하지만 의식을 잃은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엘리사에게 시선이 향하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엘리사... 엘리사는 철혈에게 공격받지 않아...!
이 녀석만이라도 알마에게 보내야 해!
Super-Shorty는 엘리사를 들어 요정 드론에 실었다.
흥, 생각보다 가볍네. 빨리 가, 약속한 합류 지점으로! 어서!
알마가 널 회수하면,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알 거야...
퍼엉!
몇 초 후, 철혈의 유닛이 벽을 뚫고 몰려왔다.
IDW...
이 세상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몰라...
우리가 구할 수 있을지, 우리 손으로 부수게 될지...
Super-Shorty는 제어 콘솔 옆에 있는 방의 긴급 파기 손잡이를 잡았다.
적어도 우린 이제 푹 쉴 수 있어.
잘 자, IDW.
콰아앙!!
............
......
꼬맹이, 꼬맹이!
알마, 꼬맹이가 일어났어!
다행이야, Super-Shorty!
기억은 전부 되찾았니? 대체 무슨 일이――
Super-Shorty...? 왜 울어...?
IDW...
그래, IDW. 그때 네 파트너는 IDW였어.
기억나니? 너 걔 엄청 싫어했는데.
IDW...
테라 컴퓨터의 세계 멸망 계획을 지연시킨 건 IDW였어!
꾸물거릴 시간 없어, 지금 바로 작전을 속행해야 해!
알마, 엘리사 회수 안 했어?
엘리사? 철혈의 엘더브레인 말이야?
아니... 난 찾지 못했어.
너희가 작전에 나간 날 밤, 화이트 나이트에게 정보 범죄 혐의로 체포돼서...
어떻게 들켰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날 내가 밖에서 술을 조금 마시고 돌아왔을 때 내 은신처가 완전히 포위당해 있었어.
그리고 난 지난 3년 동안 여기에 연금당해 계속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일을 해온 거야.
그런 것쯤이야, 아키텍트에게 물어보자고.
아키텍... 어라 이 녀석 어디 갔어? 몇 분 전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아키텍트... 그 녀석은...
아니지, 지금은 녀석을 신경 쓸 때가 아니야...
그래, 녀석은 잠시 내버려 두지 뭐. 그것보다, 기억 다 돌아온 거야?
이제 다 기억나...
내가 아는 걸 모조리 말해줄게. 하지만 일단 엘리사부터 찾자!
미리 간단히 말하자면, 녀석을 찾아서 알마가 엘리사의 명령 우선권을 수정한 다음 테라 컴퓨터에 돌려놔야 해.
그러면 이 모래비가 멈출 거야.
그렇구나!
알았어. 3년간 철혈의 마인드맵 구조를 연구해본 결과, 그리폰 인형과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알았으니 할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아키텍트가 없어졌는데, 엘리사가 어디 있는지 어떻게 찾지...?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내 친구한테 연락 좀 해볼게. 걔는 친구 아니라고 튕기긴 하지만.
제리코...
제리코가 아까 엘리사를 잡으러 간다고 했어!
막 찾아냈다면 좋겠네.
다나는 품에서 전화기를 꺼냈다.
...여보세요, 제리코? 지금 시간 돼?
여보세요? 여보세요~ ...안 받네.
어떻게 된 거지...
제리코? 야 인마!
제길, 좀 빨리 받으라고!
삐익.
<color=#00CCFF>여기는... 제리코...</color>
다행이다. 너 무사하지? 바로 안 받길래 설마――
<color=#00CCFF>지금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런데, 무슨 일이지?</color>
네가 뭐 하러 갔는진 다 아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을게.
엘리사는 잡았어?
<color=#00CCFF>그게... 과정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만...</color>
<color=#00CCFF>일단 엘리사는 확실히 확보했다. 네가 이쪽으로 올 수는 있겠어?</color>
물론이지. 그런데... 우리가 지금 화이트 나이트 본부에 있거든?
너 지금 여기 아주 난리 난 거 알아?
<color=#00CCFF>알고 있지...</color>
<color=#00CCFF>지금 도시는 엉망진창이다. 나도 마찬가지고...</color>
네가 여기로 올 수는 없어?
<color=#00CCFF>난 지금 움직일 수 없다. 네 쪽에서 와서 날 구해줄 수 있을까?</color>
안 될 게 어딨어. 하지만 우리랑 같이 세상을 구하러 가 줘야겠어. 불만 없지?
<color=#00CCFF>세상을 구하러 간다고?</color>
<color=#00CCFF>그건 모든 화이트 나이트 대원들의 염원이지.</color>
<color=#00CCFF>빨리 와라. 나도 너한테 할 이야기가 잔뜩이다.</color>
어머, 새로운 임무가 생긴 것 같네.
<color=#FFFF00>레이더 거점에서 더 많은 기억 파편을 복구할 수 있습니다.</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