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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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친구들이여, 이런 노래가 아니라!
좀 더 기쁜 노래를 부르자, 좀 더 환희에 찬 노래를!
Freude! Freude!
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
우리 모두 정열에 취해 빛으로 가득한 성소로 들어가자!
신성한 그대의 힘은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고――
지휘실에 경쾌한 노래소리가 흘렀지만, 정작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했다.
드디어 출처 주소 추적 성공인가...?
아뇨, 이번에도 노드 중 하나예요... 저번처럼 평범하게 아이들 목소리가 합창하는 음원 파일밖에 없어요.
벌써 일주일째인데... 이거 정말 우릴 갖고 노는 거 아니야?
레벨 2 플랫폼 담당 기술자가 지금 휴가 중에, 전자전 전문 인형도 다들 다른 임무 중이어서 별수 없죠 뭐. 우리 같은 아마추어에겐 한계가 있기 마련이에요.
아마추어라...
아하하...
우, 우선은 좀 쉬시는 게 어떨까요? 지휘관님은 이 일이 일어나고부터 제대로 주무시지도 않았잖아요.
이번에야말로 대상 서버를 찾아내나 싶었는데... 그래, 미안하지만 먼저 잠깐 눈 좀 붙일게. 이따가 교대하자.
네! 안녕히 주무세요!
나는 카리나에게 손을 흔들고 지휘실 밖으로 나섰다.
이 소란은 일주일 전에 시작되었다.
일주일 전, 카페.
인형 몇 명이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에 이끌려, 나는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 그들에게 다가갔다.
인형들은 나를 보자 반가워하며 모여들었다.
지휘관님, 그 소문 들으셨어요?
요즘 유행하는 "영혼을 먹는 인터넷 귀신" 이야기요.
전 그런 엉터리 얘기엔 전혀 관심 없지만, 지휘관님은 분명 흥미진진해하시겠죠?
뭐어? 인터넷 귀신?
에이, 시노도 같이 읽었으면서! 지휘관님도 이것 좀 보세요, 그불게에 실시간으로 글이 올라오고 있어요.
카노 양도 봤니?
DP-12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
"그것은 무시무시한 괴물."
"여자아이의 얼굴을 하고,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른다."
"그것은 화약 냄새를 풍기는 소녀이자, 향수를 뿌리는 수도사."
"육신을 버리고 기계가 되어, 인터넷을 떠돌며 영혼을 먹는다."
......
네! 저도 그거 봤어요!
"소문에 의하면, 그 귀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거짓말을 잘하는 인형의 영혼이다."
카노는 그윽한 눈빛으로 시노를 바라보았다.
저, 저는 그런 근거 없는 소문 따위에 겁먹지 않아요.
정말~?
우리 시노, 그럼 지휘관님 손은 왜 잡고 있니~?
시노는 뜨끔하더니, 내 손을 뿌리치고 후다닥 도망쳤다.
어?! 시노, 어디 가! 그렇게 뛰다간 넘어져!
어머 어머, 시노 양은 의젓한 줄 알았더니 의외로 겁이 많네?
그러게 말이에요... 달래 주러 가야 하니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시노――! 잠깐 기다려――!
어지간히도 무서웠나 보네요...
그 무서운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너잖니.
음... 그건 그렇네요. 그럼 저도 저 가여운 아가씨를 달래 줘야겠어요.
저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지휘관님. 나중에 봐요.
그래, 나중에 보자.
시노를 찾으러 모두가 카페에서 나가고 나니, 오늘도 역시 평화로운 하루였다.
나는 스프링필드가 내려 준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맑아진 정신으로 군수지원 임무 보고서를 검토했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분위기는 2분도 채 가지 못하고 느닷없이 울린 통신음에 깨지고 말았다.
지휘관님, DP-12예요! 긴급 상황입니다!
무슨 일이야?!
그게... 미리 말씀드리지만, 지금 농담하는 게 아니에요. 그 "영혼을 먹는 인터넷 귀신" 이야기, 헛소문이 아닐지도 몰라요.
그게 무슨...?
카노 양과 시노 양이 숙소로 갔다길래 가 보니, 둘 다 SAT8의 방 문 앞에 쓰러져 있었어요. 방전된 것도 아닌데, 어째선지 표층 의식이 돌아오질 않아요.
DP-12의 목소리는 매우 심각해, 확실히 장난치는 투가 아니었다.
최근 들어 카노와 시노 자매가 숯불 피자에 꽂혀 SAT8과 사이가 더욱 좋아졌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형이 여태까지 멀쩡히 즐기던 숯불 피자를 먹고 혼수상태에 빠졌을 리는 없다.
귀신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SAT8도 불러서 두 사람을 정비실로 데려가. 뭘 하기 전에 기능 정지의 원인부터 분석해 보자.
그것도 이어서 보고드리려 했는데...
방 문은 열린 상태에, 안에서 SAT8과 SPAS-12도 발견했습니다. 같은 증상이에요.
그로부터 일주일이 흘렀다.
그 소문처럼, 인형들은 마인드맵에 정체불명의 전자전 공격을 받아 의식을 잃고 기능이 정지됐다.
IOP의 기술 지원 인력도 어제부터 이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나와 카리나도 직접 조사에 나섰지만, 찾아낸 것이라곤 누군가가 합창하는 노래 한 곡이 담긴 다운로드 노드 몇 개가 전부였다.
여자아이의 얼굴을 하고,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른다...
꾀꼬리처럼...
엑, 지휘관님? 안 주무시고 왜 또 돌아오셨어요? 그러다 쓰러지시기라도 하면 어떡――
카리나, 그 합창 다시 처음부터 재생해봐.
네? 아... 네.
오 친구들이여, 이런 노래가 아니라!
좀 더 기쁜 노래를 부르자, 좀 더 환희에 찬 노래를!
화면에 텅 빈 웹페이지가 다시 표시됐고, 경쾌한 합창도 다시 지휘실 안에 울려 퍼졌다.
정신을 집중해 듣던 나는, 마침내 아주 미세한 위화감을 잡아냈다.
합창 부분만 놔두고 전부 삭제해.
합창하는 부분만 놔두고요? ...네, 처리했습니다. 다음은요?
저음 걸러내고, 보컬만 남겨서 다시 재생해 봐.
네...
...이 부분의 주파수. 코드로 변환 가능해?
당연하죠. 어...? 우와, 이건 주소 해석 코드잖아요?!
드디어 입구를 찾았군. 확실히, 인형이라면 몰라도 인간으로선 알아채기 힘든 암호화 방식이야.
이거라면 출처 주소를 찾을 수 있겠지?
......
흐음... 이건 개인용 레벨 2 플랫폼 라이브러리로 보이네요. 전혀 암호화되어 있지 않아서, 마음대로 로그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업데이트하지 않은 지 한참 된 것 같아요. 우리 인형을 제외하면 몇 년째 유저 접속 기록도 없는 게, 완전히 버려진 공간이네요.
이름은... "사회복지공사"? 이름 한번 특이하네.
통상적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고?
네, 신규 회원 등록은 불가능하지만 기록에 남아 있는 계정으로 접속할 수 있을 거예요. 인형이 아니라서 VR 설비가 필요하지만요.
하는 수 없지, 헬멧 주렴. 정말 오랜만에 쓰는걸.
남아 있는 계정 확인해 줄래?
벌써 확인했답니다. 등록된 계정이 몇 개 있어요. 유저 네임이...
"죠제", "마르코", "쟝", 그리고 또...
그냥 첫 번째 계정으로 부탁해. 이렇게 된 이상 직접 접속해서 알아내야지.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지휘관님!
혹시 위험해지면 바로 말해 주세요, 즉시 연결 끊을게요!
하하, 걱정해 줘서 고맙지만 내 머릿속에 든 건 물과 살덩이뿐이라 괜찮아. 인형처럼 의식이 뽑혀 나갈 일은 없어.
그건 그렇네요... 아무튼 전 여기서 서포트할 테니, 궁금한 거 있으시면 바로 물어보세요.
그래, 부탁한다.
카리나가 건네준 장비를 머리에 쓰고, "죠제포 클로체"라는 사람의 계정으로 로그인했다.
주위가 깜깜해졌고, 단단한 철창문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멀리서 여자아이의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의 음원 파일에서 들었던 것과 같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익숙한 목소리였다.
게임 오프닝 같은 건가...? 카리나, 그쪽에선 뭐라도 좀 보이니?
아뇨, 아직은요. 저도 설비를 통해서 지휘관님이 보시는 걸 볼 수 있으니까, 계속 동기화 유지하면서 확인할 테니 걱정 마세요.
알았어, 그럼 접속한다.
가볍게 심호흡을 한 뒤, 나는 그 문을 열었다.
그러자, 갑자기 주위가 환해졌다.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자연의 가슴에서 환희를 마시고..."
"선한 이나 악한 이나, 모두 장밋빛 오솔길을 환희 속에 걷는다..."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며 꽃밭 한가운데에 서 있던 소녀는, 발소리를 들었는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를 본 순간, 눈빛이 기쁨으로 가득 찼다.
와아아...! 죠제 씨! 돌아오셨군요!
여자아이는 의아해하며, 의심쩍은 듯 옆머리를 만지작댔다.
오늘은 그다지 꾸미지도 않았는데...?
죠제 씨, 저 헨리에타예요. 당신의 의체, 헨리에타예요.
헨리에타?
소녀는 분명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 계정에 등록된 정보 덕분인지, 이름을 들은 그 순간 바로 이 아이의 신분과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아이는 나의 "의체", 나의 전투를 보조하는 파트너다.
응, 다녀왔어, 헨리에타.
내가 이름을 부르자, "헨리에타"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활짝 웃었다.
살짝 발그레진 얼굴로 순수하게 웃는 모습. 지금 VR 장비를 쓰고 레벨 2 플랫폼에 접속 중이란 사실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진짜 소녀와 마주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헨리에타는 쑥스러운 듯 한참을 살짝 고개를 숙인 채로 나를 힐긋 바라보다, 이내 다시 고개를 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녀오셨어요, 죠제 씨!
전체 대사 보기 (86줄)
......
<color=#FFD700>오 친구들이여, 이런 노래가 아니라!</color>
<color=#FFD700>좀 더 기쁜 노래를 부르자, 좀 더 환희에 찬 노래를!</color>
<color=#FFD700>Freude! Freude!</color>
<color=#FFD700>환희여, 아름다운 신들의 광채여, 낙원의 딸들이여!</color>
<color=#FFD700>우리 모두 정열에 취해 빛으로 가득한 성소로 들어가자!</color>
<color=#FFD700>신성한 그대의 힘은 가혹한 현실이 갈라놓았던 자들을 다시 결합시키고――</color>
지휘실에 경쾌한 노래소리가 흘렀지만, 정작 분위기는 침울하기만 했다.
드디어 출처 주소 추적 성공인가...?
아뇨, 이번에도 노드 중 하나예요... 저번처럼 평범하게 아이들 목소리가 합창하는 음원 파일밖에 없어요.
벌써 일주일째인데... 이거 정말 우릴 갖고 노는 거 아니야?
레벨 2 플랫폼 담당 기술자가 지금 휴가 중에, 전자전 전문 인형도 다들 다른 임무 중이어서 별수 없죠 뭐. 우리 같은 아마추어에겐 한계가 있기 마련이에요.
아마추어라...
아하하...
우, 우선은 좀 쉬시는 게 어떨까요? 지휘관님은 이 일이 일어나고부터 제대로 주무시지도 않았잖아요.
이번에야말로 대상 서버를 찾아내나 싶었는데... 그래, 미안하지만 먼저 잠깐 눈 좀 붙일게. 이따가 교대하자.
네! 안녕히 주무세요!
나는 카리나에게 손을 흔들고 지휘실 밖으로 나섰다.
이 소란은 일주일 전에 시작되었다.
일주일 전, 카페.
인형 몇 명이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모습에 이끌려, 나는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 그들에게 다가갔다.
인형들은 나를 보자 반가워하며 모여들었다.
지휘관님, 그 소문 들으셨어요?
요즘 유행하는 "영혼을 먹는 인터넷 귀신" 이야기요.
전 그런 엉터리 얘기엔 전혀 관심 없지만, 지휘관님은 분명 흥미진진해하시겠죠?
뭐어? 인터넷 귀신?
에이, 시노도 같이 읽었으면서! 지휘관님도 이것 좀 보세요, 그불게에 실시간으로 글이 올라오고 있어요.
카노 양도 봤니?
DP-12가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이었다.
"그것은 무시무시한 괴물."
"여자아이의 얼굴을 하고,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른다."
"그것은 화약 냄새를 풍기는 소녀이자, 향수를 뿌리는 수도사."
"육신을 버리고 기계가 되어, 인터넷을 떠돌며 영혼을 먹는다."
......
네! 저도 그거 봤어요!
"소문에 의하면, 그 귀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거짓말을 잘하는 인형의 영혼이다."
카노는 그윽한 눈빛으로 시노를 바라보았다.
저, 저는 그런 근거 없는 소문 따위에 겁먹지 않아요.
정말~?
우리 시노, 그럼 지휘관님 손은 왜 잡고 있니~?
시노는 뜨끔하더니, 내 손을 뿌리치고 후다닥 도망쳤다.
어?! 시노, 어디 가! 그렇게 뛰다간 넘어져!
어머 어머, 시노 양은 의젓한 줄 알았더니 의외로 겁이 많네?
그러게 말이에요... 달래 주러 가야 하니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시노――! 잠깐 기다려――!
어지간히도 무서웠나 보네요...
그 무서운 이야기를 먼저 꺼낸 건 너잖니.
음... 그건 그렇네요. 그럼 저도 저 가여운 아가씨를 달래 줘야겠어요.
저도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지휘관님. 나중에 봐요.
그래, 나중에 보자.
시노를 찾으러 모두가 카페에서 나가고 나니, 오늘도 역시 평화로운 하루였다.
나는 스프링필드가 내려 준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맑아진 정신으로 군수지원 임무 보고서를 검토했다.
하지만 이 평화로운 분위기는 2분도 채 가지 못하고 느닷없이 울린 통신음에 깨지고 말았다.
<color=#00CCFF>지휘관님, DP-12예요! 긴급 상황입니다!</color>
무슨 일이야?!
<color=#00CCFF>그게... 미리 말씀드리지만, 지금 농담하는 게 아니에요. 그 "영혼을 먹는 인터넷 귀신" 이야기, 헛소문이 아닐지도 몰라요.</color>
그게 무슨...?
<color=#00CCFF>카노 양과 시노 양이 숙소로 갔다길래 가 보니, 둘 다 SAT8의 방 문 앞에 쓰러져 있었어요. 방전된 것도 아닌데, 어째선지 표층 의식이 돌아오질 않아요.</color>
DP-12의 목소리는 매우 심각해, 확실히 장난치는 투가 아니었다.
최근 들어 카노와 시노 자매가 숯불 피자에 꽂혀 SAT8과 사이가 더욱 좋아졌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인형이 여태까지 멀쩡히 즐기던 숯불 피자를 먹고 혼수상태에 빠졌을 리는 없다.
귀신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SAT8도 불러서 두 사람을 정비실로 데려가. 뭘 하기 전에 기능 정지의 원인부터 분석해 보자.
<color=#00CCFF>그것도 이어서 보고드리려 했는데...</color>
<color=#00CCFF>방 문은 열린 상태에, 안에서 SAT8과 SPAS-12도 발견했습니다. 같은 증상이에요.</color>
그로부터 일주일이 흘렀다.
그 소문처럼, 인형들은 마인드맵에 정체불명의 전자전 공격을 받아 의식을 잃고 기능이 정지됐다.
IOP의 기술 지원 인력도 어제부터 이에 대한 분석을 시작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결국 나와 카리나도 직접 조사에 나섰지만, 찾아낸 것이라곤 누군가가 합창하는 노래 한 곡이 담긴 다운로드 노드 몇 개가 전부였다.
여자아이의 얼굴을 하고, 꾀꼬리처럼 노래를 부른다...
꾀꼬리처럼...
엑, 지휘관님? 안 주무시고 왜 또 돌아오셨어요? 그러다 쓰러지시기라도 하면 어떡――
카리나, 그 합창 다시 처음부터 재생해봐.
네? 아... 네.
<color=#FFD700>오 친구들이여, 이런 노래가 아니라!</color>
<color=#FFD700>좀 더 기쁜 노래를 부르자, 좀 더 환희에 찬 노래를!</color>
화면에 텅 빈 웹페이지가 다시 표시됐고, 경쾌한 합창도 다시 지휘실 안에 울려 퍼졌다.
정신을 집중해 듣던 나는, 마침내 아주 미세한 위화감을 잡아냈다.
합창 부분만 놔두고 전부 삭제해.
합창하는 부분만 놔두고요? ...네, 처리했습니다. 다음은요?
저음 걸러내고, 보컬만 남겨서 다시 재생해 봐.
네...
...이 부분의 주파수. 코드로 변환 가능해?
당연하죠. 어...? 우와, 이건 주소 해석 코드잖아요?!
드디어 입구를 찾았군. 확실히, 인형이라면 몰라도 인간으로선 알아채기 힘든 암호화 방식이야.
이거라면 출처 주소를 찾을 수 있겠지?
......
흐음... 이건 개인용 레벨 2 플랫폼 라이브러리로 보이네요. 전혀 암호화되어 있지 않아서, 마음대로 로그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 업데이트하지 않은 지 한참 된 것 같아요. 우리 인형을 제외하면 몇 년째 유저 접속 기록도 없는 게, 완전히 버려진 공간이네요.
이름은... "사회복지공사"? 이름 한번 특이하네.
통상적으로 로그인할 수 있다고?
네, 신규 회원 등록은 불가능하지만 기록에 남아 있는 계정으로 접속할 수 있을 거예요. 인형이 아니라서 VR 설비가 필요하지만요.
하는 수 없지, 헬멧 주렴. 정말 오랜만에 쓰는걸.
남아 있는 계정 확인해 줄래?
벌써 확인했답니다. 등록된 계정이 몇 개 있어요. 유저 네임이...
"죠제", "마르코", "쟝", 그리고 또...
그냥 첫 번째 계정으로 부탁해. 이렇게 된 이상 직접 접속해서 알아내야지.
알겠습니다! 조심하세요 지휘관님!
혹시 위험해지면 바로 말해 주세요, 즉시 연결 끊을게요!
하하, 걱정해 줘서 고맙지만 내 머릿속에 든 건 물과 살덩이뿐이라 괜찮아. 인형처럼 의식이 뽑혀 나갈 일은 없어.
그건 그렇네요... 아무튼 전 여기서 서포트할 테니, 궁금한 거 있으시면 바로 물어보세요.
그래, 부탁한다.
카리나가 건네준 장비를 머리에 쓰고, "죠제포 클로체"라는 사람의 계정으로 로그인했다.
주위가 깜깜해졌고, 단단한 철창문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멀리서 여자아이의 노래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의 음원 파일에서 들었던 것과 같은지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익숙한 목소리였다.
게임 오프닝 같은 건가...? 카리나, 그쪽에선 뭐라도 좀 보이니?
아뇨, 아직은요. 저도 설비를 통해서 지휘관님이 보시는 걸 볼 수 있으니까, 계속 동기화 유지하면서 확인할 테니 걱정 마세요.
알았어, 그럼 접속한다.
가볍게 심호흡을 한 뒤, 나는 그 문을 열었다.
그러자, 갑자기 주위가 환해졌다.
"이 세상 모든 존재는 자연의 가슴에서 환희를 마시고..."
"선한 이나 악한 이나, 모두 장밋빛 오솔길을 환희 속에 걷는다..."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며 꽃밭 한가운데에 서 있던 소녀는, 발소리를 들었는지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나를 본 순간, 눈빛이 기쁨으로 가득 찼다.
와아아...! 죠제 씨! 돌아오셨군요!
......
여자아이는 의아해하며, 의심쩍은 듯 옆머리를 만지작댔다.
오늘은 그다지 꾸미지도 않았는데...?
죠제 씨, 저 헨리에타예요. 당신의 의체, 헨리에타예요.
헨리에타?
소녀는 분명 생전 처음 보는 낯선 얼굴이었다.
하지만 이 계정에 등록된 정보 덕분인지, 이름을 들은 그 순간 바로 이 아이의 신분과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 아이는 나의 "의체", 나의 전투를 보조하는 파트너다.
응, 다녀왔어, 헨리에타.
내가 이름을 부르자, "헨리에타"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활짝 웃었다.
살짝 발그레진 얼굴로 순수하게 웃는 모습. 지금 VR 장비를 쓰고 레벨 2 플랫폼에 접속 중이란 사실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진짜 소녀와 마주하고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헨리에타는 쑥스러운 듯 한참을 살짝 고개를 숙인 채로 나를 힐긋 바라보다, 이내 다시 고개를 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다녀오셨어요, 죠제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