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경
1
......
정원에는 은은한 꽃과 찻잎의 향기가 감돌았다.
레벨 2 플랫폼이 이랬던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걸...
저 아이는 애초부터 이 공간에 있던 마인드맵인 것 같아요. 아주 방대한 연산량이 감지돼요.
오자마자 범인 발견인가?
저도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저런 여자애가 정말 나쁜 해커일까요?
제가 보기엔, 우리 인형들의 의식을 빼앗아 갈 동기랄 만한 게 없는걸요.
이유가 어떻든 우선 대화부터 해보자.
그나저나, 방금 얘가 말한 "죠제 씨"는 이 계정의 전 유저인가?
그런 것 같네요. 지휘관님도 저 애의 말에 적당히 어울려 주세요, 어쩌면 뭔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해볼게.
여기에요 조제 씨, 이쪽에 앉으세요.
미리 간식을 준비해 놔서 다행이에요. 덕분에 바로 죠제 씨와 티타임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고마워... 음, 차가 정말 맛있구나.
헨리...에타? 줄곧 여기 있었니?
네, 죠제 씨가 출장 가신 뒤로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죠제 씨가 돌아오시면 제일 먼저 마중하고 싶어서...
이번 출장은 꽤 오래 걸리셨네요. 어떤 일이었나요?
어... 평소와 별다를 것 없었어.
작전 1과의 분들과 함께 출동한 건가요?
"작전 1과"?
어... 어, 대충 그런 거.
아... 역시 기밀 임무였군요.
이번 출장 임무는 의체가 동행하면 안 된다 하셔서, 분명 1과와 관계된 일이라 생각했어요.
아무튼, 정말 기뻐요. 저희 모두 죠제 씨와 다른 분들이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희"?
주위를 둘러봤지만, 지금 이 정원에는 나와 헨리에타뿐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이상했다. 이 정원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왠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들었고, 저 멀리 건물 하나가 어렴풋이 보였다.
아, 혹시 트리엘라네를 찾으세요? 다들 놀러갔어요.
출장이 너무 오래 걸려서, 기다리는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러 갔어요.
트리엘라는 또 누구...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헨리에타, 혹시 여기에 다른 사람이 오진 않았니?
다른 사람이요? 요즘 들어 꽤 많이 보긴 했는데...
어떻게 생겼는데요?
붉은 머리의 아가씨요? 최근에 특이한 빨간 머리 의체가 오긴 했는데, 키는 별로 안 커요. 양갈래 머리에 독특한 디자인의 치마에... 파티 드레스 같은 걸 입은 애예요.
지금 안젤리카랑 같이 있을 거예요.
보라색 머리의 아가씨... 확실히, 한 분 봤어요. 유난히 수줍음을 많이 타던데...
지금 트리엘라랑 같이 있을 거예요.
아 옷차림이 엄청 멋진 언니 말이죠? 헌병대처럼 위풍당당하면서도 친절한 언니였어요.
지금 리코랑 같이 있을 거예요.
그런 머리인 분은 너무 많은데요....
머리가 엄청 복슬복슬해서 이렇게 막 뻗쳤어.
아, 생각났어요.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공주님처럼 호박을 타고 왔어요. 참 신기하죠?
지금 클라에스랑 같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왜... 설마, 적인가요!? 제5공화국파의 스파이인가요?!
아니, 적이 아니니까 안심하렴. 다 내 동료들이란다.
그 말을 들은 헨리에타가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동료... 그렇군요...
그럼... 그분들께 고맙다고 인사해야겠어요.
고맙다니?
그분들이 죠제 씨의 새로운 "프라텔로"인 거죠? 그래서 그분들을 만나러 돌아오신 거죠?
저는... 안 보고 싶으셨어요? 전 죠제 씨가 엄청 보고 싶었는데...
이곳이 버려졌는지도 모르고, 오래전에 떠난 이 계정의 유저를 여태껏 기다렸단 건가? 너무 불쌍한걸...
무슨 소리니, 헨리에타. 난 네가 보고 싶어 돌아온 거야.
아... 에헤헤...
왜 그래?
아뇨... 그냥, 죠제 씨가 그렇게 말해 주시니까 기뻐서요.
"오누이 사이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역시 저와 죠제 씨의 관계는 그대로군요.
그랬구... 잠깐.
오누이라고? 우리가?
죠제 씨, 그것까지 잊으셨어요?
저희는 사회복지공사의 "프라텔로(오누이)"잖아요.
죠제 씨는 제 담당관, 저는 죠제 씨의 의체. 담당관은 의체에게 명령을 내리고, 의체는 목숨을 바쳐 담당관을 따르잖아요.
어... 카리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줄 수 있겠니?
방금 이 공간의 데이터베이스를 찾았는데, 설명이 될 설정 파일을 찾았어요. 지금 보내드릴게요.
카리나에게 파일을 전송받아, 나는 헨리에타에게 들키지 않도록 내색하지 않으면서 그 파일을 훑어보았다.
설정 파일의 기록에 따르면, "사회복지공사"는 복지 공기업으로 위장한 정부의 특수 기관이다.
사고 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소녀들을 "의체"로 개조하고, "담당관"이라 불리는 요원과 짝을 이루어 정부가 합법적으로는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의체... 인형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개념.
개조되었다지만, 그녀들이 살아있는 인간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들의 "담당관"으로서 있는 것은 인형의 지휘관으로서보다 더욱 큰 스트레스를 겪을 터다.
그럼 그 계정들의 원소유자는 전부 "담당관"역 요원들이었단 건가? 그렇다면 계정들이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인형들과 대체 무슨 관계일까?
아무래도,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소녀부터 차근차근 조사해 봐야 진상을 파헤칠 수 있을 것 같다.
죠제 씨...?
아... 미안. 잠깐 딴 생각을 좀 하느라.
그래, 네 말이 맞아.
임무 때문에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헨리에타.
괜찮아요. 공사의 임무가 최우선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믿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분명 죠제 씨가 제일 먼저 돌아오실 거라고요!
어... 물론이지.
그런데 헨리에타, 이만 그 새로 왔다는 인... 의체들을 만나러 가도 될까?
아직 푹 쉬지 않으셨는데도요?
이제 막 다녀오신 참인데...
설마... 저보다 그 애들이 더 중요한가요?
헨리에타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사회복지공사는 공사에 대한 의체의 충성심을 보장하기 위해, 그녀들에게 "조건 강화"라는 약물 시술로 담당관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도록 "설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조작된 의식은 종종 다른 감정으로 변질되곤 한다.
그러니, 지금 눈앞에 있는 소녀도 조심스럽게 대해야만 한다.
...아니, 그 아이들에게서 저번 임무에 관한 보고를 받아야 하거든. 상부에 제출해야 하는 거라 서둘러야 해.
아... 그렇군요.
헨리에타의 눈빛은 다시 부드러워졌고, 나도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저도 몰라요.
왜?
그것도 잊으셨어요? 저 건물, "비타(Vita)" 때문이에요.
죠제 씨가 출장 가시기 전에 "임무가 없고 훈련 시간도 아닐 땐 저기서 놀아도 된다" 하셨잖아요.
"비타"... 어... 내 정신 좀 봐, 저기가 뭐하는 데였더라...?
죠제 씨도 참, 소원을 빌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내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신기한 곳이라고 직접 말해 주셨으면서.
트리엘라, 리코, 안젤리카, 그리고 클라에스도 모두 저 안에 들어갔어요.
그랬지 참. 그런데, 헨리에타 너는?
......
무심코 던진 내 질문에, 헨리에타는 몸을 웅크리더니 곤혹스러운 모습으로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헨리에타?
저... 저는 죠제 씨가 돌아오시길 기다리고 싶어서...
혼자 가긴 싫어서... 꼭... 죠제 씨랑 함께 가고 싶어서요.
아... 그렇구나.
그럼 그 아이들은 언제쯤 돌아올 것 같니?
음...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꽤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몰라요.
그거 곤란한걸... 시간이 좀 빠듯해서 말이지.
그럼 같이 찾으러 가요!
저랑 죠제 씨랑, 둘이서 같이 찾으러 가요!
지금 당장?
싫으세요...?
아니, 그럴 리가. 어서 가자.
헤헤, 네!
헨리에타는 들뜬 마음을 숨기려는 듯, 내 손을 잡아끌면서 정원 밖의 건물로 향했다.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드는 햇빛이 비추는 헨리에타의 해맑은 얼굴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이 아이를 지켜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는 전자 공간이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허구에 불과한 걸까? 아니면 언제, 어딘가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누군가가 기록으로 남겨 둔 것일까?
여러 의문을 품은 채, 나는 헨리에타의 손에 이끌려 저 "비타"라는 건물의 안으로 들어섰다.
전체 대사 보기 (73줄)
......
정원에는 은은한 꽃과 찻잎의 향기가 감돌았다.
<color=#A9A9A9>레벨 2 플랫폼이 이랬던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인걸...</color>
<color=#00CCFF>저 아이는 애초부터 이 공간에 있던 마인드맵인 것 같아요. 아주 방대한 연산량이 감지돼요.</color>
<color=#00CCFF>오자마자 범인 발견인가?</color>
<color=#00CCFF>저도 그렇게 말하고 싶지만... 저런 여자애가 정말 나쁜 해커일까요?</color>
<color=#00CCFF>제가 보기엔, 우리 인형들의 의식을 빼앗아 갈 동기랄 만한 게 없는걸요.</color>
<color=#00CCFF>이유가 어떻든 우선 대화부터 해보자.</color>
<color=#00CCFF>그나저나, 방금 얘가 말한 "죠제 씨"는 이 계정의 전 유저인가?</color>
<color=#00CCFF>그런 것 같네요. 지휘관님도 저 애의 말에 적당히 어울려 주세요, 어쩌면 뭔가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color>
<color=#00CCFF>해볼게.</color>
여기에요 조제 씨, 이쪽에 앉으세요.
미리 간식을 준비해 놔서 다행이에요. 덕분에 바로 죠제 씨와 티타임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고마워... 음, 차가 정말 맛있구나.
헨리...에타? 줄곧 여기 있었니?
네, 죠제 씨가 출장 가신 뒤로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죠제 씨가 돌아오시면 제일 먼저 마중하고 싶어서...
이번 출장은 꽤 오래 걸리셨네요. 어떤 일이었나요?
어... 평소와 별다를 것 없었어.
작전 1과의 분들과 함께 출동한 건가요?
"작전 1과"?
어... 어, 대충 그런 거.
아... 역시 기밀 임무였군요.
이번 출장 임무는 의체가 동행하면 안 된다 하셔서, 분명 1과와 관계된 일이라 생각했어요.
아무튼, 정말 기뻐요. 저희 모두 죠제 씨와 다른 분들이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희"?
주위를 둘러봤지만, 지금 이 정원에는 나와 헨리에타뿐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이상했다. 이 정원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왠지 모르게 허전한 느낌이 들었고, 저 멀리 건물 하나가 어렴풋이 보였다.
아, 혹시 트리엘라네를 찾으세요? 다들 놀러갔어요.
출장이 너무 오래 걸려서, 기다리는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러 갔어요.
트리엘라는 또 누구...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헨리에타, 혹시 여기에 다른 사람이 오진 않았니?
다른 사람이요? 요즘 들어 꽤 많이 보긴 했는데...
어떻게 생겼는데요?
......
붉은 머리의 아가씨요? 최근에 특이한 빨간 머리 의체가 오긴 했는데, 키는 별로 안 커요. 양갈래 머리에 독특한 디자인의 치마에... 파티 드레스 같은 걸 입은 애예요.
지금 안젤리카랑 같이 있을 거예요.
보라색 머리의 아가씨... 확실히, 한 분 봤어요. 유난히 수줍음을 많이 타던데...
지금 트리엘라랑 같이 있을 거예요.
아 옷차림이 엄청 멋진 언니 말이죠? 헌병대처럼 위풍당당하면서도 친절한 언니였어요.
지금 리코랑 같이 있을 거예요.
그런 머리인 분은 너무 많은데요....
머리가 엄청 복슬복슬해서 이렇게 막 뻗쳤어.
아, 생각났어요. 마치 동화책에 나오는 공주님처럼 호박을 타고 왔어요. 참 신기하죠?
지금 클라에스랑 같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왜... 설마, 적인가요!? 제5공화국파의 스파이인가요?!
아니, 적이 아니니까 안심하렴. 다 내 동료들이란다.
그 말을 들은 헨리에타가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동료... 그렇군요...
그럼... 그분들께 고맙다고 인사해야겠어요.
고맙다니?
그분들이 죠제 씨의 새로운 "프라텔로"인 거죠? 그래서 그분들을 만나러 돌아오신 거죠?
저는... 안 보고 싶으셨어요? 전 죠제 씨가 엄청 보고 싶었는데...
<color=#A9A9A9>이곳이 버려졌는지도 모르고, 오래전에 떠난 이 계정의 유저를 여태껏 기다렸단 건가? 너무 불쌍한걸...</color>
무슨 소리니, 헨리에타. 난 네가 보고 싶어 돌아온 거야.
아... 에헤헤...
왜 그래?
아뇨... 그냥, 죠제 씨가 그렇게 말해 주시니까 기뻐서요.
"오누이 사이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역시 저와 죠제 씨의 관계는 그대로군요.
그랬구... 잠깐.
오누이라고? 우리가?
죠제 씨, 그것까지 잊으셨어요?
저희는 사회복지공사의 "프라텔로(오누이)"잖아요.
죠제 씨는 제 담당관, 저는 죠제 씨의 의체. 담당관은 의체에게 명령을 내리고, 의체는 목숨을 바쳐 담당관을 따르잖아요.
<color=#00CCFF>어... 카리나,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설명해 줄 수 있겠니?</color>
<color=#00CCFF>방금 이 공간의 데이터베이스를 찾았는데, 설명이 될 설정 파일을 찾았어요. 지금 보내드릴게요.</color>
카리나에게 파일을 전송받아, 나는 헨리에타에게 들키지 않도록 내색하지 않으면서 그 파일을 훑어보았다.
설정 파일의 기록에 따르면, "사회복지공사"는 복지 공기업으로 위장한 정부의 특수 기관이다.
사고 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없는 소녀들을 "의체"로 개조하고, "담당관"이라 불리는 요원과 짝을 이루어 정부가 합법적으로는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의체... 인형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개념.
개조되었다지만, 그녀들이 살아있는 인간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들의 "담당관"으로서 있는 것은 인형의 지휘관으로서보다 더욱 큰 스트레스를 겪을 터다.
그럼 그 계정들의 원소유자는 전부 "담당관"역 요원들이었단 건가? 그렇다면 계정들이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은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인형들과 대체 무슨 관계일까?
아무래도,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소녀부터 차근차근 조사해 봐야 진상을 파헤칠 수 있을 것 같다.
죠제 씨...?
아... 미안. 잠깐 딴 생각을 좀 하느라.
그래, 네 말이 맞아.
임무 때문에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 헨리에타.
괜찮아요. 공사의 임무가 최우선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믿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분명 죠제 씨가 제일 먼저 돌아오실 거라고요!
어... 물론이지.
그런데 헨리에타, 이만 그 새로 왔다는 인... 의체들을 만나러 가도 될까?
아직 푹 쉬지 않으셨는데도요?
이제 막 다녀오신 참인데...
<size=25>설마... 저보다 그 애들이 더 중요한가요?</size>
헨리에타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사회복지공사는 공사에 대한 의체의 충성심을 보장하기 위해, 그녀들에게 "조건 강화"라는 약물 시술로 담당관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도록 "설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조작된 의식은 종종 다른 감정으로 변질되곤 한다.
그러니, 지금 눈앞에 있는 소녀도 조심스럽게 대해야만 한다.
...아니, 그 아이들에게서 저번 임무에 관한 보고를 받아야 하거든. 상부에 제출해야 하는 거라 서둘러야 해.
아... 그렇군요.
헨리에타의 눈빛은 다시 부드러워졌고, 나도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는 저도 몰라요.
왜?
그것도 잊으셨어요? 저 건물, "비타(Vita)" 때문이에요.
죠제 씨가 출장 가시기 전에 "임무가 없고 훈련 시간도 아닐 땐 저기서 놀아도 된다" 하셨잖아요.
"비타"... 어... 내 정신 좀 봐, 저기가 뭐하는 데였더라...?
죠제 씨도 참, 소원을 빌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내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신기한 곳이라고 직접 말해 주셨으면서.
트리엘라, 리코, 안젤리카, 그리고 클라에스도 모두 저 안에 들어갔어요.
그랬지 참. 그런데, 헨리에타 너는?
......
무심코 던진 내 질문에, 헨리에타는 몸을 웅크리더니 곤혹스러운 모습으로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헨리에타?
저... 저는 죠제 씨가 돌아오시길 기다리고 싶어서...
혼자 가긴 싫어서... 꼭... 죠제 씨랑 함께 가고 싶어서요.
아... 그렇구나.
그럼 그 아이들은 언제쯤 돌아올 것 같니?
음... 그것도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꽤 오래 기다려야 할지도 몰라요.
그거 곤란한걸... 시간이 좀 빠듯해서 말이지.
그럼 같이 찾으러 가요!
저랑 죠제 씨랑, 둘이서 같이 찾으러 가요!
지금 당장?
싫으세요...?
아니, 그럴 리가. 어서 가자.
헤헤, 네!
헨리에타는 들뜬 마음을 숨기려는 듯, 내 손을 잡아끌면서 정원 밖의 건물로 향했다.
나뭇잎 사이로 새어 드는 햇빛이 비추는 헨리에타의 해맑은 얼굴을 보고 있으니, 왠지 모르게 이 아이를 지켜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는 전자 공간이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허구에 불과한 걸까? 아니면 언제, 어딘가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누군가가 기록으로 남겨 둔 것일까?
여러 의문을 품은 채, 나는 헨리에타의 손에 이끌려 저 "비타"라는 건물의 안으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