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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톰 클랜시의 디비전

고치를 뚫고

0:50 다크존 메인 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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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대사 보기 (233줄)

......

디마

<color=#00CCFF>요원님? 요원님?</color>

<color=#00CCFF>현재 귀측의 위치가 파악되지 않습니다. 들리십니까?</color>

<color=#00CCFF>응답바랍니다. 요원님?</color>

HK416

시끄러워.

렉싱턴 가.

가로등의 빛을 받으며, HK416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下雪></下雪>

HK416

방금 겨우 죽다 살아남았는데 너 때문에 고막 터져 죽고 싶진 않아.

디마

<color=#00CCFF>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요원님.</color>

HK416

입에 발린 말 그만해, 내가 쫓기느라 정신없을 땐 한 마디도 안 하더니만.

네가 조금이라도 쓸모가 있으면 와서 좀 도와주지 그래?

디마

<color=#00CCFF>제 현재 위치에선 귀측에게 지원을 제공할 수가 없습니다...</color>

HK416

됐어, NPC한텐 처음부터 기대도 안 했어.

안개가 서서히 걷혔다.<火焰销毁></火焰销毁>

눈보라도 그쳐, 하늘에 흩날리던 눈발도 잦아들었다.

하지만 차가운 공기가 아직 덜 걷힌 안개를 길바닥에 깔았고, 어두운 거리를 드문드문 비추는 등불이 이미 죽음으로 뒤덮인 도시의 분위기를 더욱 오싹하게 만들었다.

디마

<color=#00CCFF>저희는 이전에 요원들을 호출해 1차적으로 지금은 다크존이 된 구역에 파견했습니다만, 결과는 저희가 원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방금 요원님이 만난 변절자들도 그중 하나죠.</color>

<color=#00CCFF>하지만 요원님의 실력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요원보다 뛰어납니다. 당신이라면 이번 작전의 성공도 꿈은 아닐 겁니다.</color>

HK416

성공이라...

HK416은 도로 위를 걸으며 대꾸했다.

HK416

난 이 게임을 클리어하는 데엔 전혀 관심 없어.

애당초, 싫은데 끌려온 거니까.

상금에 눈이 돌아간 것도 45뿐이고.

디마

<color=#00CCFF>하, 하지만...</color>

HK416

그래도 그만둘 생각은 없어.

디마

<color=#00CCFF>네?</color>

HK416

NPC에 불과한 넌 이해 못하겠지.

누구라도 이런 꼴을 당하면 오기가 생긴다고.

그리고 내가 승부욕이 그리 강하진 않지만, 무의미한 패배는 절대 사절이야.

그리고 HK416이 말을 마치자마자, 꽤나 오랜만에 통신이 들어왔다.

UMP45

<color=#00CCFF>안녕~ 아직 살아있었구나?</color>

<color=#00CCFF>그리폰이 꽤나 사나운 녀석을 보냈다 싶었는데, 결국 널 어쩌진 못했네.</color>

HK416

왠지 실망한 목소리다?

그렇게 내가 죽길 바랐어?

UMP45

<color=#00CCFF>뭐 어때, 게임 속인데.</color>

<color=#00CCFF>어쩌면 평생 오지 않을지도 모를 기회잖아, 안 그래?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color>

HK416

진짜 드물게 우리 의견이 일치했네.

게임 속이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모처럼의 기회를 소중히 해야지.

현실에선 하면 안 될 짓을 해보자고.

UMP45

<color=#00CCFF>그렇게 말해 주다니 기뻐, 살의도 좀 억눌러 줬으면 더 고맙겠지만.</color>

<color=#00CCFF>내가 네 엘리트 인형으로서의 실력을 믿으니까 이 막중한 임무를 네게 맡긴 거야.</color>

<color=#00CCFF>다른 녀석이었으면 엄청 망설였을걸?</color>

HK416

그렇게 신뢰받고 있었다니 정말 눈물나게 고맙다 야.

UMP45

<color=#00CCFF>천만의 말씀, 게임 끝나고 한잔 쏴 주면 돼.</color>

<color=#00CCFF>아 참~ 네가 적을 모조리 끌고가 준 덕분에, 그 NPC가 회수하라던 약품 찾았어, 그것도 여섯 상자씩이나.</color>

<color=#00CCFF>네 몫까지 가지고 헬기에 탈 테니 힘내~</color>

통신 종료.

HK416

마지막에 웃는 게 누군지 두고보자고...

나를 이렇게 열받게 만든 게 이걸로...

......

HK416

...세지 말자.

그건 그렇고, 또 뭔가 좀 이상하네.

분명 안개도 걷혔는데 오히려 방향 감각이 무뎌진 기분이야.

어느 길이 맞는지 모르겠어.

디마

<color=#00CCFF>여기까지 온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color>

HK416

너 아직도 나한테 연락이 돼?

디마

<color=#00CCFF>전략국토부 전용 채널이 있으니까요.</color>

HK416

진짜로?

디마

<color=#00CCFF>아무튼, 이제부턴 다크존에 존재하는 오염지대를 조심하세요. 그곳에서 오래 체류할수록 감염의 진행 속도가 빨라집니다.</color>

HK416

저 길가에 초록색 빛이 나는 데를 말하는 거라면 딱 봐도 안 좋아 보이니 안 가.

디마

<color=#00CCFF>블랙 프라이데이 직후, 도움이 필요한 수많은 이들은 이 구역에 수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높은 장벽을 세워 맨해튼의 마지막 방어선으로 삼았죠.</color>

<color=#00CCFF>하지만 급속도로 악화되는 사태에, 모두 얼마 버티지 못했습니다.</color>

<color=#00CCFF>맨해튼의 전력 공급마저 끊어지자 JTF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철수했고, 그들이 두고 간 첨단 장비 외엔 오직 죽음만이 남게 되었습니다.</color>

<color=#00CCFF>아무도 더는 발을 디디려 하지 않았고, 아무도 살아서 나오지 못했죠.</color>

HK416

"다크존"...

빛이 있어야 그림자도 있는 법이지.

하지만 이 세계에선 "빛"이 전혀 보이지 않아.

그저 지옥에서 더 끔찍한 지옥으로 내려온 기분이야.

디마

<color=#00CCFF>아뇨, 이곳엔 아직 한줄기 희망이 남았——</color>

HK416

바깥의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약품?

"가장 어두운 때는 동이 트기 직전의 새벽"이란 같잖은 말이라도 하려고?

그런 낡아 빠진 이야기는 벌써 40년 전에 유행 끝났어.

디마

<color=#00CCFF>저에겐 중요한 목적입니다.</color>

<color=#00CCFF>그 약품은 단순히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color>

<color=#00CCFF>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수 있죠.</color>

<color=#00CCFF>사람은 항상 폐허에서 무언가를 건져내려 노력하잖아요? 인간에겐 방향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color>

<color=#00CCFF>우리가 정작 자기자신을 살려야 할 때 한없이 나약해지는 이유기도 하죠.</color>

HK416

거창한 말만 잔뜩 늘어놓는데, 너 그게 무슨 뜻인지는 이해하고 있어?

완전히 동문서답이잖아, 무슨 연설문 읽는 것도 아니고.

디마

<color=#00CCFF>러시아 대사관저 근처가 회수 지점으로 삼기 적당하겠군요. 약품을 회수하신다면 그곳에서 신호탄으로 헬기를 호출하시면 되겠습니다.</color>

HK416

참 "사람다운" 조언이네... 윽?!

타앗!

오한이 등골을 따라 느껴졌을 때, HK416은 자신의 방심을 후회했다. 디마와의 대화에 정신이 팔려 뒤에서 누가 달려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던 것이다.

이를 깨달았을 때, 상대는 이미 HK416에게 위험한 거리까지 가까이 접근한 상태였다.

아직 상대가 누군지 확인하지 못한 상황에서, HK416은 시뮬레이션으로 구현된 자신의 소체의 최대 성능을 발휘해 총구를 신속히 돌려,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시야의 끝자락에서, 그늘에 가려졌음에도 낯익은 모습이 빠르게 공격을 피하는 것이 보였다.

Vector

은색 생머리에 초록색 눈...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아.

HK416

다시 왔다?!

좋아, 이번에야말로 완전히 끝장을 내 주마!

......

몇 분 전.

시스템

통신 두절.

X 헬파이어이(가) 언럭키엔젤을(를) 처치했습니다. X

X 헬파이어이(가) 철학관요정을(를) 처치했습니다. X

Vector

……

R93과 K5와의 통신이 갑자기 끊어지더니, 이어서 그들이 전사 통보가 날아들었다.

완전히 혼자가 된 Vector는 주먹을 불끈 움켜쥐었다.

아직도 PP-90이 남긴 말이 그녀의 머릿속에 맴돌았다.

Vector

지휘관의 임무와 관계없어도...

내 동료들을 위해, 절대로 질 수 없어.

"반드시 이기고 말겠다."

그 집념은 마치 뜨거운 불꽃처럼 Vector의 마인드맵에서 활활 타올랐다.

하지만 이기는 것만이 아니었다. 이기는 동시에...

Vector

은색 머리에, 초록색 눈...

물론 전장에서 옳고 그름은 없다지만...

내 소중한 동료들을 죽인 원수는 반드시 갚겠어.

디마

<color=#00CCFF>서두르세요 요원님, 이제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color>

Vector

알아, 지금 가고 있는 거 안 보여?

...디마, 이제 플레이어 몇 명 남았어?

디마

<color=#00CCFF>어... 이제 3명가량 남았습니다.</color>

Vector

알려 줘도 되는 거였어?

여태까지 계속 강 건너 불구경 같더니.

디마

<color=#00CCFF>농담이 지나치시군요, 요원님.</color>

<color=#00CCFF> 다크존에 도사리는 적의 위협은 강대합니다. 여러분이 힘을 합쳐 맞서 싸워야 해요.</color>

Vector

그 제안엔 응할 수 없어.

나머지 두 명 중 하나가... 바로 그 은색 머리에 초록색 눈인 녀석이지?

그 녀석만큼은 절대 용서 못해.

디마

<color=#00CCFF>요원님, 더는 서로 쟁탈전을 벌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니――</color>

Vector

...!

다크존의 중심지로 천천히 이동하던 Vector의 눈에, 그 익숙한 모습이 들어왔다.

Vector

그 녀석이다.

디마

<color=#00CCFF>자, 잠깐만요 요원님! 요원님!</color>

Vector

네 목숨을 내놔라!

디마

<color=#00CCFF>요원님들, 잠깐만요! 지금 싸울 필요가 없다니까요!</color>

HK416

그건 저쪽한테 말하지 그래?

HK416

저 녀석이 이번에도 안 죽기를 기도하기나 해.

맹렬한 총격전의 소리가 다크존에서 점점 크게 울려 퍼졌지만, 거리를 활보하는 적들은 그 소란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시스템 설정상, 그들의 행동 패턴은 적을 "발견"해야만 움직이기 시작한다.

때문에, 직접 마주치는 적에게만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기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다시 Vector와 마주한 HK416은 엄청난 위화감을 느꼈다. 조금 전에 상대했던 "Vector"는, 행동 양상이 게임 속 NPC 캐릭터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그 위화감을 천천히 곱씹어볼 겨를이 없었다.

연사된 총알이 잇따라 지면에 도탄돼, 먼지와 흙탕물을 사방으로 튀겼다.

총구는 눈앞의 질주하는 표적을 뒤쫓다, 그 상대가 길가의 자동차 뒤로 미끄러져 들어가서야 멈췄다.

탄창을 교체하며, HK416은 드디어 Vector의 사격에 공백이 생겼음을 포착, 고개를 내밀어 반격하려 했지만... 파편 수류탄이 바로 옆에 떨어졌다.

HK416

칫!

이 자동차가 HK416이 몸을 숨길 마지막 엄폐물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황급히 옆으로 몸을 굴려 파편 수류탄의 폭발 반경에서는 벗어났지만, 또 다시 자신을 Vector의 사선에 고스란히 노출시키고 말았다.

지금 두 인형 사이의 간격은 교전 거리상 코앞이나 다름없었다. 엄폐물 밖으로 나온 HK416의 눈에는 전투 태세를 갖춘 Vector의 모습이 아주 뚜렷하게 보였다.

그래도 HK416은 불리한 상황에서 한줄기 희망을 찾았다. 길바닥에 아직 센서가 반짝이는 부비트랩이 있었고, HK416은 주저하지 않고 그것을 쏘았다.

아주 잠깐이나마, HK416은 자신의 몸에 총알이 여러 발 명중하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상대의 총성은 그 이상 계속되지 않았다.

녀석의 탄창이 바닥난 것이었다.

이를 깨달은 HK416은, 피격되어 시야가 붉게 물드는 것도 무시하고 폭발로 인한 먼지구름을 뚫고 달려들어 Vector의 미간에 자신의 총을 겨눴다.

하지만 탄창을 교체할 겨를이 없음을 판단한 Vector도 보조무기를 뽑았고, 거의 동시에 그녀의 총구가 HK416의 왼쪽 눈에 닿았다.

HK416

......

Vector

......

한끗 차이로 승부가 갈라질 상황, 두 인형은 전혀 물러서지 않으면서도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둘 다, 서로를 응시하는 눈에서 똑같은 의혹을 느낀 것이었다.

잠깐의 침묵을 날카로운 소리가 방해했다.

도시 저편의 하늘로 솟아오르는 붉은 신호탄. 헬리콥터에게 철수 지점 위치를 전달하는 신호였다.

시스템

플레이어 "aaaa" 요원이 철수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철수용 헬리콥터 도착까지 남은 시간 - 9분 59초 62...

디마

<color=#00CCFF>요원님, 철수 신호탄이 발사되었습니다! 즉시 철수 지점으로 이동하세요!</color>

Vector

급하면 너 먼저 가, 난 더 중요한 일을 처리해야 해.

HK416

정말 끈질기게 구는구나?

Vector

너야말로 뻔뻔하기 짝이 없어.

디마

<color=#00CCFF>저기요? 결판은 나중에 내도 되니까 우선 눈앞의 위협부터 처리하지 않을래요?</color>

Vector

무슨 위협?

ISAC

높은 위험도의 적 다수 탐지.

HK416

왜 또 하필 이럴 때...?!

ISAC의 경고와 거의 동시에, HK416과 Vector는 시각에 노이즈가 발생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희미하게 들린 쇳소리에, 반사적으로 옆의 엄폐물로 몸을 던졌다.

희미한 쇳소리의 정체는 파편 수류탄이었다. 두 인형이 서 있던 자리에 날아든 파편 수류탄들이 연달아 폭발했다.

그리고 폭발의 연기 너머로, 신호탄이 발사된 방향에서 다시 나타난 변절 요원들이 개미떼처럼 몰려왔다.

HK416

이거 수가 좀... 지나치지 않아?

디마

<color=#00CCFF>지금 당신들을 발견한 적들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적들이 철수 지점으로 모이고 있어요!</color>

HK416

45가 헬기를 호출해서야?

디마

<color=#00CCFF>그것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color>

???

이제... 죽을 준비가 되었나?

모든 것이... 끝을 맞이할 때...

디마

<color=#00CCFF>...바로 저 녀석들입니다.</color>

HK416

잠깐, 이 목소리는...?

하지만 변절 요원들이 이미 포위망을 구축해,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엄폐물에서 남은 탄창을 확인한 HK416은 다시 Vector가 있는 곳을 확인했다.

HK416

지금 저 녀석도 적에게 노려진 거지?

디마

<color=#00CCFF>그렇죠...</color>

<color=#00CCFF>잠깐만요, 뭘 어쩌려고요?</color>

디마의 말을 무시하고, HK416은 변절 요원들의 어그로가 Vector에게 쏠린 틈을 타 곧장 골목길로 달려 들어갔다.

디마

<color=#00CCFF>이봐요, 혼자 도망치면 어떡해요!? 저 사람을 버릴 작정이에요!?</color>

<color=#00CCFF>협력하지 않으면 당신도 저 사람도 저 많은 적들을 상대할 수 없다고요!</color>

HK416

진짜 시끄럽네... 녀석한테 뒤통수 맞긴 했어도 UMP45는 여전히 내 동료야, 그리폰 녀석이랑 손잡을 생각 없어.

게다가, 그 녀석이 약품을 확보하고 헬기를 불렀다고.

내 팀원이랑 합류하지 않고 저 정신 나간 녀석을 도우라고?

디마

<color=#00CCFF>그, 그치만...</color>

디마의 목소리와 말투가 확연히 달라졌다.

HK416은 이런 표현을 쓰기 싫지만...

디마가 마치 "살아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디마

<color=#00CCFF>신호탄 쏜 사람보단 두 분이 더 믿음직하다고요...</color>

HK416

뭐?

그때, 총격음이 HK416의 뒤를 따라왔다.

디마

<color=#00CCFF>어? 그 사람 따라오나 봐요!</color>

HK416

쳇, 성가신 놈들이 아주 앞뒤로 짜증나게 하네.

날 막을 생각 마!

조금 전, UN 플라자.

과거에 세계 평화를 위해 각국 정상들이 모이던 이 장소는, 지금은 LMB 부대가 점령해 군사 요새로 완전히 개조되었다.

하지만 이곳의 병력은 말끔하게 소탕된 상태였고, 마침 도착한 UMP45도 광장에서 지금까지 무전기로 자신들을 지시하던 "요원 NPC"를 발견했다.<下雪></下雪>

UMP45

안녕, 너 먼저 와 있었구나?

하긴, 전부터 네가 어디 있길래 도와주러 못 온다고 하나 했어.

역시 골에서 기다리고 있었구나.

디마

엑, 왜 하필이면...!

UMP45

응? 하필이라니?

내가 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어?

나한테 불만이라도 있는 것 같다?

디마

아, 아아, 아닙니다 요원님!

그런데 다른 요원님은요? 같이 안 왔나요? 제가 알기론 당신도 팀을 짜고 있었을 텐데요.

UMP45

나밖에 안 왔어, 그리고 승자도 나밖에 없지.

플레어 건 너한테 있지? 이리 내놔.

디마

......

UMP45는 당연하다는 듯 상대에게 이 게임 최고의 키 아이템을 내놓으라며 손을 내밀었다.

플레어 건을 쏘면 게임은 최종 단계에 돌입하고, 호출된 헬리콥터에 탑승하면 그것으로 우승자가 정해진다.

이론상으로는, 그럴 터였다.

그런데 얌전히 플레어 건을 내놓을 거라 생각됐던 디마는 오히려 한 발짝 물러섰다.

UMP45

......

이거 놀라운걸. 너마저 내가 상금을 못 타게 방해할 셈이야?

디마

아니, 그게 그, 그러니까...

어... 지금 당신 한 명뿐인 상황에서 철수 헬리콥터를 호출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전투 가능 인원을 더 모아, 호출 후 발생 가능한 돌발 상황에 대비해야 합니다.

UMP45

...그래?

디마

네... 신호를 쏘아 올리면, 분명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질 겁니다.

UMP45

예측 못할 상황이라는 게 어떤 게 있겠어? 저기 하수구에서 말하는 거북이 4마리라도 튀어나오게?

디마

농담 마세요, 전 지금 진지――히익!?

디마는 계속 설득하려 했지만, UMP45는 시커먼 총구로 대답을 대신했다.

UMP45

아무리 봐도, 너는 그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두려워하는 게 아닌 것 같아.

사실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아주 잘 아는 거지? 아니면, 그냥 단순히 그걸 나한테 주기 싫어서 그래?

디마

저, 저, 요원님!

UMP45

어느 쪽이든 난 상관없어.

내가 어떡하든 고작 NPC가 훈수를 둬 봤자니까.

UMP45는 디마의 손에서 플레어 건을 낚아채, 하늘 높이 들었다.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눈부신 붉은 빛이 검은 밤하늘로 치솟았다.

디마

너, 너 무슨 짓이야!

그리고 거의 동시에, UMP45의 시각에 약간의 노이즈가 발생했다.

헬리콥터 파일럿

신호 확인. 철수 지점으로 이동합니다.

UMP45

그래서? 뭐 대단한 일도 없잖아.

혹시나 싶었는데 역시나네.

디마

아니! 이건 내가 예상한 거랑 전혀 달라!

ISAC

높은 위험도의 적을 탐지.

디마

으아아아, 놈들이 왔다,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망했다...!

UMP45

닥쳐.

디마

닥치긴 누가... 와아아악!

밀물처럼 몰려오는 변절 요원들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았다.

교차하는 화망 속에서, UMP45는 접근하려 드는 적을 정확하게 쏘아 맞혔다.

반면, 디마는 엄폐물 밑에 웅크려 꼼짝도 안 했다.

디마

망했다... 이젠 다 끝이야...

UMP45

겨우 이 정도로 벌벌 떨어?

탄약만 충분하면 저런 잔챙이들은 내 털끝 하나 못 건드린다고. 오히려 너무 싱거운 수준인걸?

헬기가 오기까지 버티는 건 식은 죽 먹기겠네.

디마

아니, 넌 몰라! 넌 아무것도 몰라!

여기서 실패하면 전부 물거품이 되고 만다고!

아아아 난 대체 언제 이 망할 곳에서 탈출할 수 있는 거야아아!!

UMP45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디마

그래! 넌 아무것도 몰라!

진짜 무서운 건 저 로그 요원따위가 아니라——

UMP45

"헬파이어"라고?

디마

...?!

UMP45

아까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마침 잘됐다.

요원 아가씨, 지금 그 추태 너무 꼴사납단 생각 안 들어?

조금은 기대했는데 말이야.

디마

뭣... 무, 무슨 소리야...

UMP45

너, NPC가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플레이어잖아.

디마

뭇...!

무무무, 무슨 소린지 모르――

슬슬 뒤로 물러나며 도망치려던 디마가 엄폐물에서 살짝 벗어나자마자, 총알이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

디마는 화들짝 놀라 다시 몸을 웅크렸다.

디마

우와악! 총 맞았다, 총 맞았어!

평생 이딴 곳에 있긴 싫다고, 누가 좀 구해줘!

UMP45

진짜 그 고집엔 감탄해야겠네, 어쩜 이렇게까지 꼴불견인 상태에서도 계속 잡아떼려고 해?

디마

으윽...

UMP45

물론, 그냥 그런 거였다면 나도 신경 안 썼지.

네가 NPC든 플레이어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근데 말이야, 내가 약간의 디테일을 알게 돼서~

디마

디, 디테일?

UMP45

너, 나랑 아는 사이지?

처음에 말을 걸었을 때부터 네 태도가 이상했어.

심상찮은 낯선 이를 무서워한다기보단, 나를 무서워하는 것 같았달까?

이, "UMP45"라는 인형을.

디마

그, 그게 무슨...! 내가 왜, 난데없이 널 무서워하는데?!

UMP45

너, 이 게임에서 나가지 못하는 거 맞지?

디마

맞긴 한데... 엉?

너, 너 그 말 대체 무슨 뜻이야?

UMP45

히히히...

UMP45가 엄폐물 너머로 터렛을 던져 변절 요원들의 어그로를 분산시킨 다음, 다시 디마에게 집중했다.

UMP45

긴장돼? 역시 긴장되겠지.

너라면 내가 일하는 스타일을 잘 알 테니까.

이 게임에서 오직 최종 승자만이 모든 것을 쟁취한다면, 그 승자는 바로 나여야만 해.

그 결과를 위해서라면 과정 따윈 아무래도 좋아.

그래서, 게임이 시작됐을 때 약간의 꼼수를 썼지.

디마

꼼수라는 건...

UMP45

후후, 맞아. 권한을 약~간 조작해서, 모든 접속 플레이어들의 상태를 확인했어. 그런데 거기서 내가 뭘 발견했게?

총 24명의 플레이어 중 19명은 그리폰에서 왔지만, 내 팀까지 전부 합쳐도 23명밖에 안 되네?

UMP45

그런데 그 마지막 한 사람 말이야, 좀 무신경했다고나 할까, 가장 중요한 접속 정보를 감추는 걸 까먹었더라.

그리고 그 접속 지점... 이런 우연이 또 어딨을까, 내가 자주 가던 어디랑 많이 가깝던데?

무수한 적들의 포위에도 불구하고, UMP45는 농담조를 섞으며 자신이 알아낸 정보로 디마의 목을 졸랐다.

디마

뭐라고!? 너 임마! 왜 멋대로 남의 서버 주소를 훔쳐봐?!

UMP45

시치미 그만 떼셔.

UMP45가 디마의 방독면을 확 벗겨 버렸다.

디마

아아아아! 무슨 짓이야아아!!

나 죽는다, 나 죽어!

UMP45

솔직히, 네 연기 꽤 재밌었어. 416도 아직까지 전혀 눈치를 못 챘고.

아 그래, 걔랑 G11한테 말해 주면 걔들이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 NPC라 찰떡같이 믿었던 디마가 실은——

......

UMP45

...칫, 설마 네가 먼저 도착할 줄이야.

416이 널 따돌리다 길을 잃었나 보네.

총성 한 발이 UMP45의 말을 끊었다. 그리폰의 전술인형, Vector였다.

Vector

네가 그 마지막 플레이어지?

미안하지만 나도 반드시 이겨야만 해.

UMP45

괜찮아 괜찮아, 시합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생기는 법이지.

그런데 너, 방금 그 한 방은 그냥 날 맞히는 게 낫지 않았어?

Vector

너한텐 원한 없으니, 정정당당히 겨루려고.

디마

얘한테 그런 거 따지지 마!

타타탕!

디마의 말에 Vector의 주의가 잠깐 분산된 틈을 노린 UMP45의 총구가 불을 뿜었다.

Vector

...!

하지만 Vector는 날렵하게 굴러 엄폐물 뒤에 숨었고, 날아든 총알은 허물어진 벽에 탄흔 한 줄을 남겼다.

디마

야! 치사하게 그게 무슨 짓이야!

UMP45

넌 좀 닥쳐.

데구르르르...

맹렬한 격발음 속에 불협화음이 끼어들었다.

풍부한 전투 경험이 UMP45의 경종을 울렸고, 고개를 숙인 그곳엔 막 굴러온 수류탄 2개가 그녀에게 인사하고 있었다.

UMP45

제기랄!

욕을 내뱉으며, UMP45는 놀란 참새처럼 뒤로 몸을 날렸다.

퍼엉!!

디마

으갸갸갸갸!!

UMP45

이런 상황인데도 대응이 완벽하네... 이래서 성능 좋은 인형이 싫다니까.

폭발의 충격이 UMP45를 멀리 밀쳐내 돌무더기에 내팽개쳤고, HP도 눈에 띄게 뭉텅 깎였다.

포기하지 않은 UMP45는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났지만, 그대로 몸이 굳어버렸다.

UMP45

...치잇.

Vector

체크메이트.

폭발의 먼지가 채 흩어기지도 전에 Vector가 다가온 것이었다.

슬며시 고개를 들어보니, Vector의 총구가 바로 눈앞에 있었다.

UMP45

창피하게 됐네... 꼭 이겨야 해, 우리 엘리트 씨.

타앙!

시스템

X 전술인형Vector이(가) aaaa을(를) 처치했습니다. X

디마

해... 해치웠어...?

Vector

디마, 무사하지?

디마

...아, 네, 무사합니다.

그런데 요원님은 4... 다른 요원님을 뒤쫓는 중 아니었나요?

Vector

부끄럽지만, 도중에 따돌려지고 말았어.

그래서 일단 철수 지점으로 왔는데 방금 그 상황을 목격했고.

디마 얼굴은 이렇게 생겼구나.

디마

아, 이건... 크흠, 제 외모는 아무래도 좋습니다.

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요원님.

Vector

천만에. 아무튼, 이걸로 내가 이긴 거지?

디마

네?

Vector

이제 그 녀석만...

타앙!

총성과 함께 벽의 귀퉁이가 부서졌다. 조금만 더 옆이었다면 Vector가 맞았을 것이다.

HK416

젠장, 젠장! 잘도 저질렀겠다!

감히 내 동료한테 손대고... 내가 죽일 목표를 빼앗아!?

디마

그 동료가 목표였다는 걸 생각하면...

Vector

왔구나.

디마

잠깐만요, 이제 그만 싸우라니까요?!

디마

우와아악!!

HK416이 발포를 시작하자마자, Vector는 연막탄을 던지고 디마를 붙잡아 다른 엄폐물 뒤로 숨었다.

디마

잠깐, 제 말 좀 들어보세요!

Vector

얌전히 죽어라, 헬파이어!

HK416

난 그런 중2병 넘치는 이름 아니야!

디마

제발 사람 말 좀 들으라고요!!

헬리콥터 파일럿

...리콥터, 회수 지점에 접근 중...

???

준비는 되었나...?<火焰销毁></火焰销毁>

???

마지막... 싸움이다...

HK416

무슨 소리지?<下雪></下雪>

Vector

또다...

디마

소리? 무슨 소리요?

Vector

넌 안 들려? 마치 강제 무전 통신처럼 귓가에서 누가 괴상한 말투로 말하고 있어.

디마

괴상한 말투...?

그, 그 녀석들이다! 분명 그 녀석들이에요!

Vector

그게 누군데?

디마

어... 에이, 이젠 밝혀야겠지. 그러니까, 여러분의 진정한 상대인...

"터스크"와 "헬파이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