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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좀비랜드 사가

같은 이방인 사이

-57-C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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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한 바람에 하늘의 구름도 느긋하게 흘러 가는 저녁.

벤치 위에 황혼빛으로 물든 은발을 보자, 당신의 발이 머리보다 먼저 움직여 그녀에게 다가갔다.

지휘관

준코도 여기 있었구나.

콘노 준코

지휘관님...? 지휘관님도 노을을 보러 오셨나요?

지휘관

응.

콘노 준코

...며칠 내내 힘드셨죠?

좀비든, 프랑슈슈의 콘서트든, 갑작스럽게 이해하고 납득하기 힘든 일이 잔뜩이었으니...

지휘관

그렇긴 하지만 그게 제일 힘든 일은 아니었어.

최소한 뭘 해야 할지 방향성은 확실하니까.

콘노 준코

그럼

당신은 자신의 가슴팍을 가리켰다.

지휘관

이따금씩, 여기가 텅 빈 느낌이 드는 일. 망망대해에서 홀로 표류하는 것 같은 고독감이 좀 많이 힘드네.

콘노 준코

원래 있던 곳에선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셨나요?

지휘관

아니, 거의 매일이 출장이었어.

콘노 준코

일주일 뒤에 정말 돌아갈 수 있는지 걱정하시는 건가요?

지휘관

그렇게까지는? 타의적으로 끌려온 거긴 해도, 여기 온 이상 돌아갈 방법도 분명 있겠지.

콘서트를 성공시켜도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으면 그만이야.

콘노 준코

하하... 참 굳센 분이시네요.

지휘관

에이, 행동으로 바꿀 수 있다면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여길 뿐이야.

...그래도, 최근엔 마음 놓고 푹 잠들질 못해서 말이지.

그래서 어디 조용한 곳에서 머리나 좀 식히려 했는데...

여기서 마침 널 만났네.

콘노 준코

시간을 벗어난 여행자의 고뇌군요, 알아요.

지휘관

음?

콘노 준코

익숙했던 예전의 생활 요령은 전부 쓸모없어지고, 새로운 환경에 몸 둘 자리를 찾지 못하고...

콘노 준코

그래서 우울해지고 괴로워지는 것도, 다 정상이에요.

과거에서 살았던 전 최소한 여기서 옛날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지만...

미래의, 그것도 다른 세상에서 왔다는 당신에겐 익숙한 것이 전혀 없어서 더 괴로우시죠?

지휘관

...이것 참 꼴불견인걸, 일단은 매니저인 내가 네게 위로를 받다니.

콘노 준코

아뇨, 당신을 위로하는 게 아니에요.

저 자신을 위로하는 말이었어요.

지휘관

엥?

콘노 준코

적응 못 하는 건 나만이 아니었구나...

...라고 생각하니, 저 스스로가 조금 평범하게 느껴지네요.

지휘관

푸훕!

준코도 아직 불편할 때가 있나 보구나?

콘노 준코

네, 아직도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많아요. 겨우 십수 년 차이건만, 제가 알던 것과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

그래도 일상생활 쪽으론 지휘관님이 저보다 낫겠죠.

전 컴퓨터를 쓰는 것조차 고생이라...

지휘관

아, 그건 나도야.

콘노 준코

네?

지휘관

나 모니터가 그렇게 커다란 컴퓨터 진짜 실물론 처음 봤다!?

그리고 당연히 있어야 하는데 없는 기능도 수두룩하고... 뭐랄까...

항상 계산기를 썼는데 갑자기 주판을 써야 하는 느낌?

이게 뭔진 알겠는데 영 헷갈린단 말이지...

콘노 준코

후훗, 그럼 아예 아무것도 모르는 셈 치고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네요.

지휘관

그런 셈이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잔뜩인데 거의 다 사전 지식도 없는 거라 골치라니까.

좀 지적인 편이라 생각했던 내가 갑자기 바보가 된 기분이야.

콘노 준코

그럼... 같이 해요.

지휘관

응?

콘노 준코

이 시대에 적응하는 법, 같이 배워요.

우리 모두 다른 시대의 이방인이잖아요.

지휘관

하하, 말 되네. 그러자.

그럼 이건, 음... 우리 사이의 비밀이다?

콘노 준코

네, 비밀이에요.

천천히 떨어지는 노을은 이 약속에 아름다운 금테를 둘러 주었다.

외지로부터 온 두 여행자가 서로 기댈 곳을 찾은 것을 기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