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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 좀비랜드 사가

비 내리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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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폭우를 맞아 홀딱 젖었지만, 당신은 개의치 않았다.

빗물이 잎사귀를 두드리며 내는 맑은 소리, 그리고 무성한 숲 너머로 들려오는 천둥 소리...

전부, 정자 아래서 당신을 기다리는 소녀의 부름에 응해서였다.

미즈노 아이

미안해, 지휘관이 살아있는 인간인 걸 깜빡했어. 비가 이렇게나 쏟아질 줄이야...

하지만 다른 애들 앞에선 하기 어려운 이야기라서.

지휘관

괜찮아, 원래 일하던 곳은 이보다 심한 날씨가 흔하니까 내 걱정은 안 해도 돼.

그래서, 무슨 일이길래 여기까지 온 거야?

미즈노 아이

...먼저 하나 물어볼게.

느닷없이 우리의 매니저 일을 떠맡게 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지휘관

눈치챘구나... 확실히, 어거지로 맡게 됐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미즈노 아이

그런 거 같더라.

하지만 매니저는 쉬운 일이 아니야. 문외한이 그냥 며칠 속성으로 과외받고 맡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지휘관

어... 하지만 프랑슈슈는...

미즈노 아이

맞아, 아직 미숙한 멤버도 있기에 더더욱 매니저가 반푼이어선 안 돼.

지휘관

그럼 지금이라도 어디다 과외 신청할까?

이제와선 늦었겠지만.

미즈노 아이

그럴 필요 없어. 뭐어, 남한테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라느니 같은 말은 안 하니까 안심해. 단시간 안에 되는 일도 아닌걸.

내가 원하는 건, 당신이 아무것도 안 하는 거야.

지휘관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미즈노 아이

앞으로의 트레이닝 일정, 매니저 일까지 포함해서 전부 내가 준비할게.

다른 애들이 걱정하지 않게끔 일정 전달은 당신이 하되, 무얼 할지는 내가 정해 주겠단 소리야.

그러니까 당신은 잘 못하는 일을 애써 하려 할 필요 없어.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당신은 일주일 뒤에 우리가 공연에 성공하고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돼.

지휘관

...썩 괜찮은 제안인걸.

미즈노 아이

그럼 그렇게 하는――

지휘관

허나 거절한다.

미즈노 아이

하?

왜? 매니저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잖아.

미즈노 아이

유능한 매니저가 되기 위한 노력을 무시하지 마!

지휘관

무시할까 보냐!

오히려 아니까 그 일을 모조리 너에게 떠넘길 수 없어!

지휘관

그렇게 시간이 남는다면 모두와의 강화 트레이닝에 힘을 더 쏟아!

내가 해야 할 일을 대신 처리하느라 네 시간과 체력을 낭비해선 안 돼.

미즈노 아이

의욕 있는 건 좋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난 모두가 문외한의 의견에 휘둘리는 꼴을 볼 바에야 차라리 내가 맡고 말겠어.

지휘관

알아,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해.

내 원래 직장인 그리폰에서도, 갑자기 웬 동네 사람이 지휘관 일을 하겠다 하면 나도 동의하지 않을 거야.

지휘관

하지만... 날 믿어 보지 않을래?

내가 완벽한 매니저가 되겠단 말은 하지 않겠어. 그래도, 너희의 발목은 잡지 않겠다고는 다짐해. 내 최선을 다해 프랑슈슈가 성공할 수 있도록 도울게.

미즈노 아이

............

지휘관

물론 지금이야 그냥 입에 발린 말로만 들리겠지만, 그저 말만으로 널 설득할 셈은 아니야.

행동으로 증명해 보이겠어.

지휘관

그러니까 기회를 줘. 앞으로 사흘 안에, 내 능력을 증명하고 프랑슈슈의 페이스를 따라잡아 보일 테니까!

지휘관

사흘 뒤에도 형편없으면 그때 내쫓아버려!

미즈노 아이

............

지휘관

어... 사흘은 너무 긴가? 그럼 이틀?

미즈노 아이

...그래, 사흘쯤이야 별 차이 없겠지.

미즈노 아이

좋아, 그 제안 받아들이겠어.

하지만 오늘 당신이 한 말, 잘 기억해 둬.

지휘관

고맙다!

미즈노 아이

아니, 오히려 내가 고마워.

이 일에 갑작스레 휘말린 신세라서 전혀 의욕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

그런데... 내가 당신을 너무 얕봤네.

우산을 펼치는 아이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보인 듯했다.

미즈노 아이

자, 돌아가자. 젖은 옷 갈아입어야 할 거 아니야. 사흘 동안 앓아누워선 안 되잖아?

당신은 다소 놀란 표정을 짓다가 조용히 그녀의 우산 밑으로 들어갔다.

점차 그쳐 가는 빗소리를 들으며, 당신과 아이는 나란히, 그리고 천천히 걸으며 저택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