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스트레인저
수목원 중앙의 공터에, 갈색 차양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마치 커피 원두처럼 햇살에 익어가며 연기를 피웠다.
릴리가 끌고 온 게 아니었으면 여기에 정기적인 장터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시끌벅적하네...
응! 몇 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제자리에 있는 가게도 몇 집 있더라.
저집 오징어가 엄청 맛있는데, 타에랑 로메로한테 좀 사다줄까?
우와, 이 집 수제 인형 엄청 귀엽다!
사람들 사이에서 릴리의 작은 머리가 서에서 불쑥, 동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릴리, 좀 같이 가자...
응? 저기에 쓰여있는 거... 프랑슈슈인가?
릴리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니, 타코야키를 파는 집이었고, 위에 흰 바탕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Fran... 아, 뒤에 잘 안 보이네...)
까치발을 들고서야 글씨가 전부 보였고, 확실히 프랑슈슈의 응원 현수막이 맞았다. 프랑슈슈도 제법 팬이 있나 보다.
릴리, 프랑슈슈 맞——
주변엔 오직 낯선 얼굴들만 남아 숨이 턱 막혔다.
릴리? 어디 갔니?! 들리니? 대답해!
당신의 부름에 대답은 없고, 희한해하는 눈치만 지나갔다.
릴리는 영리한 아이니까, 혼자 멀리 가진 않았을 거야...
당신은 주변 가게에 릴리를 봤는지를 물어봤다.
아, 봤어요...
덩치가 엄청 큰 아저씨를 따라가더라고요, 왼쪽 눈에 흉터가 있는 아저씨예요. 좀 무서워서 기억이 확실해요.
예!? ...둘이 사이가 어때 보였습니까?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먹을 걸 사고 저쪽으로 갔어요.
예, 정말 감사합니다!
(제발 무슨 일 있지 말아줘, 릴리...)
......
...나무 그늘 밑에 익숙한 형체를 다시 봤을 때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릴리! 휴우... 깜짝 놀랐잖아.
......
릴리는 대답이 없었다.
혹시 삐졌어? 미안해, 너도 날 찾았나 보구나...
당신은 살짝 무릎을 굽혀 릴리와 눈높이를 맞추고 까꿍하려고 했다가, 릴리의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한 것을 봤다.
릴리, 왜 울어? 누가 괴롭혔어?
......
눈물이 당신의 손등에 떨어지자 당신은 바로 당황했다.
그 왼눈에 흉터 있는 자식이 괴롭혔어? 내가 가서 혼내줄게!
쉿, 조용히 해...
야, 눈에 흉터 있는 놈——!
당신은 크게 소리를 질러 행인들의 시선을 모았고, 릴리는 황급히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지휘관, 쉬잇...!
걱정 마,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까 그 자식이 우릴 건드리진 못해.
놈이 덤빈다 해도 너한텐 털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할게.
당신은 주변을 둘러보다 산채만 한 모습을 포착했다.
애써 찾을 필요 없이, 그 덩치가 사람 사이에 우뚝 솟아나 있으니 안 본 척 지나치기도 힘들었다.
릴리,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당신이 막 두 걸음 걷자마자, 릴리가 당신의 의도를 읽고서 옷자락을 붙잡았다.
오해야...
그 사람은 그냥 제사를 지내러 온 거야.
릴리가 옆으로 비켜서 등 뒤 풀 사이에 숨어있는 어린애 모양의 석상을 보여줬다.
석상 앞엔 마요네즈와 케첩을 듬뿍 바른 빵이 공양되어 있었다.
방금 그 남자가 둔 물건 같았다.
릴리가 아는 사람이야?
응, 예전에도 같이 장터를 구경하면서 귀여운 인형을 사고, 같이 빵을 나눠 먹었어...
어?!
저 사람은... 릴리의 아빠야.
(전혀 안 닮았는데...!?)
릴리는 엄마를 닮았어, 하지만 아빠가 릴리를 혼자 키워줬어...
좀 험상궂어 보여도, 사실은 엄청 다정한 사람이야.
무안해진 당신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 네가 울고 있길래 진정하질 못했어...
릴리가 왜 슬퍼하는지 먼저 물어볼 걸 그랬다.
슬퍼해? 릴리 안 슬퍼했어...
아빠를 만나서 같이 장터 구경해서 엄청 만족하는데 슬플 리가 없잖아.
릴리는 웃으면서도 시선을 슬쩍 돌렸다.
그럼... 저 사람 릴리를 알아봤니?
그게, 아빠는 계속 앞만 보고 있었고, 릴리는 몰래 뒤를 따라다닌 거야...
이걸로 괜찮아, 릴리랑 아빠가 단둘이 있다간 분명 들킬 수 있으니까. 그럼 큰일이잖아.
......
그럼 아버지랑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응, 괜찮아. 릴리가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무대에서 다 전했으니까.
이상하더라, 분명 무대 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예전보다 아빠랑 더 가까이 있는 기분이었어.
그러니까, 아빠하곤 계속 프랑슈슈 6호로서 지내면 돼.
릴리는 눈망울에 남은 눈물을 마저 훔쳤다.
비록 더이상 아빠의 손을 잡고 이것저것 함께할 수 없지만...
릴리...
당신은 목소리가 최대한 떨리지 않도록 했다.
같이 계속 장터 구경할까? 뭐 릴리가 먹고 싶은 거나 놀고 싶은 거 있는 가게에 다 가보자!
작은 손으로 당신의 소매를 가볍게 쥐고서, 릴리는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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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원 중앙의 공터에, 갈색 차양 지붕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마치 커피 원두처럼 햇살에 익어가며 연기를 피웠다.
릴리가 끌고 온 게 아니었으면 여기에 정기적인 장터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시끌벅적하네...
응! 몇 년이나 지났는데도 여전히 제자리에 있는 가게도 몇 집 있더라.
저집 오징어가 엄청 맛있는데, 타에랑 로메로한테 좀 사다줄까?
우와, 이 집 수제 인형 엄청 귀엽다!
사람들 사이에서 릴리의 작은 머리가 서에서 불쑥, 동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릴리, 좀 같이 가자...
응? 저기에 쓰여있는 거... 프랑슈슈인가?
릴리가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니, 타코야키를 파는 집이었고, 위에 흰 바탕의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color=#A9A9A9>(Fran... 아, 뒤에 잘 안 보이네...)</color>
까치발을 들고서야 글씨가 전부 보였고, 확실히 프랑슈슈의 응원 현수막이 맞았다. 프랑슈슈도 제법 팬이 있나 보다.
릴리, 프랑슈슈 맞——
주변엔 오직 낯선 얼굴들만 남아 숨이 턱 막혔다.
릴리? 어디 갔니?! 들리니? 대답해!
당신의 부름에 대답은 없고, 희한해하는 눈치만 지나갔다.
릴리는 영리한 아이니까, 혼자 멀리 가진 않았을 거야...
당신은 주변 가게에 릴리를 봤는지를 물어봤다.
아, 봤어요...
덩치가 엄청 큰 아저씨를 따라가더라고요, 왼쪽 눈에 흉터가 있는 아저씨예요. 좀 무서워서 기억이 확실해요.
예!? ...둘이 사이가 어때 보였습니까?
그건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먹을 걸 사고 저쪽으로 갔어요.
예, 정말 감사합니다!
<color=#A9A9A9>(제발 무슨 일 있지 말아줘, 릴리...)</color>
......
...나무 그늘 밑에 익숙한 형체를 다시 봤을 때 겨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릴리! 휴우... 깜짝 놀랐잖아.
......
릴리는 대답이 없었다.
혹시 삐졌어? 미안해, 너도 날 찾았나 보구나...
당신은 살짝 무릎을 굽혀 릴리와 눈높이를 맞추고 까꿍하려고 했다가, 릴리의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한 것을 봤다.
릴리, 왜 울어? 누가 괴롭혔어?
......
눈물이 당신의 손등에 떨어지자 당신은 바로 당황했다.
그 왼눈에 흉터 있는 자식이 괴롭혔어? 내가 가서 혼내줄게!
쉿, 조용히 해...
릴리의 긴장한 표정에 당신은 그 남자에 바로 근처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야, 눈에 흉터 있는 놈——!
당신은 크게 소리를 질러 행인들의 시선을 모았고, 릴리는 황급히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지휘관, 쉬잇...!
걱정 마,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까 그 자식이 우릴 건드리진 못해.
놈이 덤빈다 해도 너한텐 털끝 하나 못 건드리게 할게.
당신은 주변을 둘러보다 산채만 한 모습을 포착했다.
애써 찾을 필요 없이, 그 덩치가 사람 사이에 우뚝 솟아나 있으니 안 본 척 지나치기도 힘들었다.
릴리, 안전한 곳에서 기다리고 있어.
당신이 막 두 걸음 걷자마자, 릴리가 당신의 의도를 읽고서 옷자락을 붙잡았다.
오해야...
그 사람은 그냥 제사를 지내러 온 거야.
릴리가 옆으로 비켜서 등 뒤 풀 사이에 숨어있는 어린애 모양의 석상을 보여줬다.
석상 앞엔 마요네즈와 케첩을 듬뿍 바른 빵이 공양되어 있었다.
방금 그 남자가 둔 물건 같았다.
릴리가 아는 사람이야?
응, 예전에도 같이 장터를 구경하면서 귀여운 인형을 사고, 같이 빵을 나눠 먹었어...
어?!
저 사람은... 릴리의 아빠야.
<color=#A9A9A9>(전혀 안 닮았는데...!?)</color>
릴리는 엄마를 닮았어, 하지만 아빠가 릴리를 혼자 키워줬어...
좀 험상궂어 보여도, 사실은 엄청 다정한 사람이야.
무안해진 당신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 네가 울고 있길래 진정하질 못했어...
릴리가 왜 슬퍼하는지 먼저 물어볼 걸 그랬다.
슬퍼해? 릴리 안 슬퍼했어...
아빠를 만나서 같이 장터 구경해서 엄청 만족하는데 슬플 리가 없잖아.
릴리는 웃으면서도 시선을 슬쩍 돌렸다.
그럼... 저 사람 릴리를 알아봤니?
그게, 아빠는 계속 앞만 보고 있었고, 릴리는 몰래 뒤를 따라다닌 거야...
이걸로 괜찮아, 릴리랑 아빠가 단둘이 있다간 분명 들킬 수 있으니까. 그럼 큰일이잖아.
......
그럼 아버지랑 아무 말도 안 한 거야?
응, 괜찮아. 릴리가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은 이미 무대에서 다 전했으니까.
이상하더라, 분명 무대 위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예전보다 아빠랑 더 가까이 있는 기분이었어.
그러니까, 아빠하곤 계속 프랑슈슈 6호로서 지내면 돼.
릴리는 눈망울에 남은 눈물을 마저 훔쳤다.
비록 더이상 아빠의 손을 잡고 이것저것 함께할 수 없지만...
릴리...
당신은 목소리가 최대한 떨리지 않도록 했다.
같이 계속 장터 구경할까? 뭐 릴리가 먹고 싶은 거나 놀고 싶은 거 있는 가게에 다 가보자!
작은 손으로 당신의 소매를 가볍게 쥐고서, 릴리는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