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 라디오!
심야, 당신은 방송국 끝자락에 있는 라디오 방송 PD룸 안에 앉아서 당신에겐 꽤나 신기한 풍경에 흥분했다.
한편 당신의 맞은편에는 이미 이곳에 익숙해진 사키가 두 다리를 탁상에 걸친 채, 헤드폰을 쓰고서 가끔씩 의자를 돌리면서 편한 모습을 보였다.
참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을 대신 맡기게 되어서.
저희 PD가 갑자기 몸살이 났다길래요, 최근 너무 힘들었나 봐요.
괜찮습니다. 저도 꽤 흥미가 있거든요.
제가 알던 사람도 리디오 방송을 해서 기본적인 과정은 저도 좀 압니다.
시간이 거의 됐으니까, 준비되면 시작해도 됩니다.
네.
당신은 고개를 끄덕이고 마이크를 통해 사키에게 지시를 내렸다.
2호, 방송 준비해.
음악이 끝나면 멘트 시작해.
내가 한두번 해보는 줄 알어!?
지시를 받자마자 사키는 탁상에서 발을 내리고, 소매를 다듬으며 준비태세를 잡았다.
삐이이——
짧은 전자음이 지나고, 허스키한 남성 보이스가 잔잔한 인트로를 불렀다.
그 목소리가 서서히 사라진 다음, 사키의 활력 가득한 목소리가 대신했다.
요! 사가의 있는 친구들, 오늘 밤은 잘 지냈나?
오늘의 "사가가 사가로 있기 위해서"를 청취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프랑슈슈 2호다.
우리의 사가를 구하기 위해, 오늘도 기합 잔뜩 넣으라고!
당신은 PD룸에 앉아, 시원시원하게 방송을 진행하는 사키를 미소지으며 바라봤다.
묻지 않아도 그녀가 이 프로그램 진행을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정신 집중하렴, 바로 사연이 들어왔다. 첫 번째 사연은 사가에서 온...
......
라디오 방송은 당신 생각보다 어려우면서도, 생각보다 쉬웠다.
어려운 건 집중력과 임기응변 능력을 요구해서였고, 쉬운 건 당신이 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앙? 곧 고등학교 졸업하는데, 가업을 이을지 대학에 갈지 중에 어느 게 편할 것 같냐고?
웃기지 마라, 짜샤! 그딴 사치스러운 고민을 할 시간에 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나 생각해봐!
귀 쫑긋 세우고 잘 들어! 쉬운 쪽으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내가 말하는데, 이 세상에 쉬운 길이란 없어!
부모님 말씀 가지고 핑계대지도 마! 네 인생은 네 거라고!
......
사키의 진행 스타일은 카리나와 그야말로 양극이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성격은 청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좋아, 시간 됐으니까, 다음 사연 준비해.
이쪽도 사가에서 온 청취자로, 닉네임은...
너 말야아아~
너 좀 건방지지 않니야아~?
소개하던 도중 헤드폰에 알코올 냄새가 진한 목소리가 끼어들어 눈살이 찌푸려졌다.
당신은 스태프를 힐끗 봤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계속 진행하라 지시했다.
...오, 이 청취자분은 좀 화끈한걸?
혹시 술에 취하신 거면 일찍 돌아가서 주무시죠, 아저씨?
...사키의 대응은 제법 적절한 편이었지만, 그녀의 입가가 씰룩거리는 게 눈에 보였다.
뭔 사가를 구하니 뫄니, 웃기고 있니에~
푸란슈슉 데뷔한 쥐 을마놔 지놨으어? 이미 한물 갔따니까!
맨날 사가를 구하자 구하즈아만 입에 달고오... 니들이 제대로 해낸 게 므으가 있냐?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역시나 다를까, 상대방의 이어진 도발에 사키는 끝내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 하지만 통화 반대편의 소리는 오히려 더 건방져졌다.
당장 바께 그룹 발톱 때보다 모타면서 뭘 구한다고 하냐아?
그 머냐 머냐, 파산 직전인 회사를 되살린 아이돌 그룹이라고, 무슨 카페였나 하던데...
니들은 고 정도 할 수 있냐!?
너 당장 이름 대라, 어디 사는지 찾아내서 확——
삐이——
주민들에게 익숙한 음악이 사키와 청중 사이의 말싸움을 끊고 재생됐다.
사키는 여전히 방송실에서 발광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아무도 들을 수 없게 됐다.
당신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마이크를 툭툭 두드렸다.
...진정해, 2분간 휴식하자.
당신의 말을 듣자, 사키도 당신이 방송을 끊은 것을 눈치채고서 당신을 매섭게 째려봤지만, 그래도 입을 다물었다.
...방금 청취율이 확 올라가던데요.
방송사고로 이슈가 되는 건 독이 될 뿐입니다.
...2호든 방송국이든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아, 그렇죠. 잘하셨습니다... 잠시 쉰 다음에 계속 진행하죠.
...네.
당신은 고개를 들어 유리창 맞은 편을 봤다.
사키는 인상을 잔뜩 쓴 얼굴로, 방금까지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싹 사라져 있었다.
......
방송이 끝나고, 당신은 뒤편 출구에서 잔뜩 삐진 얼굴의 사키를 마중했다.
사키는 당신을 보자마자 바로 혀를 찼다.
칫, 할 말 있거든 얼른 혀.
먼저 말하지만, 난 내가 말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 안 해!
......
...아니, 널 꾸짖으려고 기다린 게 아니야.
아앙? 그럼 뭔데?
확실히 네가 좀 과격하게 반응한 건 맞아.
하지만 그게 잘못한 거라 생각하진 않아.
그런 말을 듣고도 화를 안 내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까.
단지 때와 장소가 안 좋았던 거지.
칫, 그 자식이 먼저 시비를 건 거잖아.
누군지 한 번 잡히기만 해봐라...
그 일은 이제 됐고.
드라이빙 좀 할까? 괜찮으면 이번엔 내가 운전할게.
나도 바이크 제법 잘 탄다고, 저번에 네가 나한테 닭고기 사준 값이라 치고.
......
사키가 눈살을 찌푸리고 얼굴을 들이댔다. 아직 화가 덜 풀린 채로 뭔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턱을 손으로 받치고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왜, 왜 그래?
너 말야...
...혹시 내가 그딴 인간한테 상처 입었을까 봐, 여기 남아서 날 위로해줄 생각인 건 아니겠지?
......
...아니야.
바~보, 얼굴에 뻔히 다 쓰여있네, 유치원생들도 시치미 떼는 걸 다 알겠다.
당신은 잠깐 거울을 볼지 아님 대화를 계속할지 고민했다.
그딴 놈은 데뷔할 때부터 잔뜩 봤다고.
아이돌 하면서 매일 몇 번이나 시비 걸리는지 알아?
날 너무 무시하지 마.
매일 그렇게 시비 걸리는 건 본인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
시끄럽네.
사키는 당신의 옆을 지나치고, 오른손 검지에 바이크 열쇠를 걸고 빙빙 돌렸다.
네가 내 파트너를 타려면 20년은 이르다고.
얌전히 뒷좌석에 앉으라.
으엥?
뭘 멍때리고 있어 임마.
고개를 돌린 사키의 얼굴에 그늘은 전부 사라졌고, 처음 방송실에 앉아 있을 때의 미소가 걸려있었다.
드라이빙하자면서?
꼬봉이 원하는데 이 누님께서 들어줘야지.
꼬봉... 내가 꼬봉이야?
잔말말고 따라와, 오늘 내가 진정한 사가 스피드를 보여주겄어!
저기... 지금 무르기 해도 괜찮을까?
사키는 당신의 말을 무시하고, 당신의 옷깃을 질질 끌고 주차장으로 갔다.
꼴사납게 끌려가면서도 당신은 딱히 저항하지도 않았다.
...얘 나름의 인정 방식이라고 봐야지.
엉? 방금 뭐랬냐?
아니,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날, 당신은 처음으로 알게됐다.
오토바이 뒷좌석도 멀미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전체 대사 보기 (71줄)
심야, 당신은 방송국 끝자락에 있는 라디오 방송 PD룸 안에 앉아서 당신에겐 꽤나 신기한 풍경에 흥분했다.
한편 당신의 맞은편에는 이미 이곳에 익숙해진 사키가 두 다리를 탁상에 걸친 채, 헤드폰을 쓰고서 가끔씩 의자를 돌리면서 편한 모습을 보였다.
참 죄송합니다, 갑자기 일을 대신 맡기게 되어서.
저희 PD가 갑자기 몸살이 났다길래요, 최근 너무 힘들었나 봐요.
괜찮습니다. 저도 꽤 흥미가 있거든요.
제가 알던 사람도 리디오 방송을 해서 기본적인 과정은 저도 좀 압니다.
시간이 거의 됐으니까, 준비되면 시작해도 됩니다.
네.
당신은 고개를 끄덕이고 마이크를 통해 사키에게 지시를 내렸다.
2호, 방송 준비해.
음악이 끝나면 멘트 시작해.
내가 한두번 해보는 줄 알어!?
지시를 받자마자 사키는 탁상에서 발을 내리고, 소매를 다듬으며 준비태세를 잡았다.
삐이이——
짧은 전자음이 지나고, 허스키한 남성 보이스가 잔잔한 인트로를 불렀다.
그 목소리가 서서히 사라진 다음, 사키의 활력 가득한 목소리가 대신했다.
요! 사가의 있는 친구들, 오늘 밤은 잘 지냈나?
오늘의 "사가가 사가로 있기 위해서"를 청취해줘서 정말 고마워, 나는 프랑슈슈 2호다.
우리의 사가를 구하기 위해, 오늘도 기합 잔뜩 넣으라고!
당신은 PD룸에 앉아, 시원시원하게 방송을 진행하는 사키를 미소지으며 바라봤다.
묻지 않아도 그녀가 이 프로그램 진행을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정신 집중하렴, 바로 사연이 들어왔다. 첫 번째 사연은 사가에서 온...
......
라디오 방송은 당신 생각보다 어려우면서도, 생각보다 쉬웠다.
어려운 건 집중력과 임기응변 능력을 요구해서였고, 쉬운 건 당신이 할 일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앙? 곧 고등학교 졸업하는데, 가업을 이을지 대학에 갈지 중에 어느 게 편할 것 같냐고?
웃기지 마라, 짜샤! 그딴 사치스러운 고민을 할 시간에 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나 생각해봐!
귀 쫑긋 세우고 잘 들어! 쉬운 쪽으로 도피하고 싶은 생각이라면 내가 말하는데, 이 세상에 쉬운 길이란 없어!
부모님 말씀 가지고 핑계대지도 마! 네 인생은 네 거라고!
......
사키의 진행 스타일은 카리나와 그야말로 양극이었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신선한 느낌이었다.
시원시원하고 솔직한 성격은 청중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좋아, 시간 됐으니까, 다음 사연 준비해.
이쪽도 사가에서 온 청취자로, 닉네임은...
너 말야아아~
<size=50>너 좀 건방지지 않니야아~?</size>
소개하던 도중 헤드폰에 알코올 냄새가 진한 목소리가 끼어들어 눈살이 찌푸려졌다.
당신은 스태프를 힐끗 봤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계속 진행하라 지시했다.
...오, 이 청취자분은 좀 화끈한걸?
혹시 술에 취하신 거면 일찍 돌아가서 주무시죠, 아저씨?
...사키의 대응은 제법 적절한 편이었지만, 그녀의 입가가 씰룩거리는 게 눈에 보였다.
뭔 사가를 구하니 뫄니, 웃기고 있니에~
<size=50>푸란슈슉 데뷔한 쥐 을마놔 지놨으어? 이미 한물 갔따니까!</size>
<size=50>맨날 사가를 구하자 구하즈아만 입에 달고오... 니들이 제대로 해낸 게 므으가 있냐?</size>
너 지금 뭐라고 했냐——!?
역시나 다를까, 상대방의 이어진 도발에 사키는 끝내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쾅 내리쳤다. 하지만 통화 반대편의 소리는 오히려 더 건방져졌다.
당장 바께 그룹 발톱 때보다 모타면서 뭘 구한다고 하냐아?
그 머냐 머냐, 파산 직전인 회사를 되살린 아이돌 그룹이라고, 무슨 카페였나 하던데...
<size=50>니들은 고 정도 할 수 있냐!?</size>
<size=50>너 당장 이름 대라, 어디 사는지 찾아내서 확——</size>
삐이——
주민들에게 익숙한 음악이 사키와 청중 사이의 말싸움을 끊고 재생됐다.
사키는 여전히 방송실에서 발광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아무도 들을 수 없게 됐다.
당신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마이크를 툭툭 두드렸다.
...진정해, 2분간 휴식하자.
당신의 말을 듣자, 사키도 당신이 방송을 끊은 것을 눈치채고서 당신을 매섭게 째려봤지만, 그래도 입을 다물었다.
...방금 청취율이 확 올라가던데요.
방송사고로 이슈가 되는 건 독이 될 뿐입니다.
...2호든 방송국이든 이미지 관리가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아, 그렇죠. 잘하셨습니다... 잠시 쉰 다음에 계속 진행하죠.
...네.
당신은 고개를 들어 유리창 맞은 편을 봤다.
사키는 인상을 잔뜩 쓴 얼굴로, 방금까지 밝고 유쾌한 분위기는 싹 사라져 있었다.
......
방송이 끝나고, 당신은 뒤편 출구에서 잔뜩 삐진 얼굴의 사키를 마중했다.
사키는 당신을 보자마자 바로 혀를 찼다.
칫, 할 말 있거든 얼른 혀.
먼저 말하지만, 난 내가 말 잘못했다고 전혀 생각 안 해!
......
...아니, 널 꾸짖으려고 기다린 게 아니야.
아앙? 그럼 뭔데?
확실히 네가 좀 과격하게 반응한 건 맞아.
하지만 그게 잘못한 거라 생각하진 않아.
그런 말을 듣고도 화를 안 내는 사람은 세상에 없으니까.
단지 때와 장소가 안 좋았던 거지.
칫, 그 자식이 먼저 시비를 건 거잖아.
누군지 한 번 잡히기만 해봐라...
그 일은 이제 됐고.
드라이빙 좀 할까? 괜찮으면 이번엔 내가 운전할게.
나도 바이크 제법 잘 탄다고, 저번에 네가 나한테 닭고기 사준 값이라 치고.
......
사키가 눈살을 찌푸리고 얼굴을 들이댔다. 아직 화가 덜 풀린 채로 뭔가 미묘한 표정을 지으면서, 턱을 손으로 받치고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왜, 왜 그래?
너 말야...
...혹시 내가 그딴 인간한테 상처 입었을까 봐, 여기 남아서 날 위로해줄 생각인 건 아니겠지?
......
...아니야.
바~보, 얼굴에 뻔히 다 쓰여있네, 유치원생들도 시치미 떼는 걸 다 알겠다.
당신은 잠깐 거울을 볼지 아님 대화를 계속할지 고민했다.
그딴 놈은 데뷔할 때부터 잔뜩 봤다고.
아이돌 하면서 매일 몇 번이나 시비 걸리는지 알아?
날 너무 무시하지 마.
매일 그렇게 시비 걸리는 건 본인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
시끄럽네.
사키는 당신의 옆을 지나치고, 오른손 검지에 바이크 열쇠를 걸고 빙빙 돌렸다.
네가 내 파트너를 타려면 20년은 이르다고.
얌전히 뒷좌석에 앉으라.
으엥?
뭘 멍때리고 있어 임마.
고개를 돌린 사키의 얼굴에 그늘은 전부 사라졌고, 처음 방송실에 앉아 있을 때의 미소가 걸려있었다.
드라이빙하자면서?
꼬봉이 원하는데 이 누님께서 들어줘야지.
꼬봉... 내가 꼬봉이야?
잔말말고 따라와, 오늘 내가 진정한 사가 스피드를 보여주겄어!
저기... 지금 무르기 해도 괜찮을까?
사키는 당신의 말을 무시하고, 당신의 옷깃을 질질 끌고 주차장으로 갔다.
꼴사납게 끌려가면서도 당신은 딱히 저항하지도 않았다.
...얘 나름의 인정 방식이라고 봐야지.
엉? 방금 뭐랬냐?
아니,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날, 당신은 처음으로 알게됐다.
오토바이 뒷좌석도 멀미가 날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