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은 누굴 처음 비추나
누르스름한 전등 밑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준코가 보였다.
왠지 고민이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죄송해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러서.
고민이 생겼는데, 당장 누구한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지휘관님을 불렀어요. 괜찮을까요?
설마, 준코가 날 찾다니 오히려 영광이지.
준코는 쉽사리 입을 여는 타입이 아니잖아, 그러니 분명 그만큼 나를 신뢰받게 된 것 같아 기뻐.
...고마워요.
지휘관님은 미래에서 오셨잖아요?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데...
정말... 사회 관념은 시대에 따라 쉽게 변하는 건가요?
그야 당연하지. 뭐어 옷차림이나 생필품 같은 건 다 옛날부터 죽 이어져 오던 거라 그 흔적이 많이 남지만.
하지만 문화적인 개념과 사회 풍조 같은 건 놀라울 정도로 쉽게 변해.
아무렴, 같은 시대에도 지역에 따라 사회 문화가 천차만별인걸. 아예 시대가 달라지면 더 말할 것도 없지.
내가 살던 때를 예로 들어볼까? 그린존과 옐로우존의 삶만 봐도 차원이 달라.
그린존에선 아직 과거의 체면이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유지되고 있지만, 옐로우존은...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환경이야.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생존"하는 이들에게 무작정 똑같이 예의범절이나 도덕관념을 지키라는 건 비현실적이지.
......
너도 그렇지? 쇼와 시대와 지금은 애나 어른이나 관념부터 차이가 엄청나잖아.
준코는 이런 게 고민이었던 거니?
전... 지금도 팬의 호감을 얻기 위해 아양을 떠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요.
물론 팬들에게 악의는 없고, 그저 자신의 우상에게 더 가까워지고 싶을 뿐이라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그런 거리감을 받아들이질 못하겠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 접근 방식은 불안한 거야?
...지휘관님은 달이 예쁘다 생각하세요?
예쁘지.
옛 시인들은 달을 바라보면서, 달의 세계는 어떤 경치일지 상상했어요. 낭만과 신비함으로 가득한 달의 궁전을요.
하지만 우주비행사가 달에 착륙해서 본 현실은 온통 회색빛 바위와 먼지투성이여서, 전혀 예쁘지 않았죠.
아름다움이란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해요.
아이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꽃을 감상할 때 조금 멀리 떨어져야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수 있는 것처럼요.
그럼 거리를 두면 되지.
네...? 설득 안 하세요?
시대마다 관념이 다르다고 했잖아.
아이돌도 각 아이돌만의 매력이 저마다 다른 법이지.
하지만 예전처럼 솔로 활동이 아니라 그룹으로, 프랑슈슈로 활동하는걸요.
......
넌 릴리가 유치하다 생각하니?
네? 아뇨, 그 애는 지금 그대로도 귀여워요.
타에는? 공연에 도움 안 된다고 생각해?
그럴 리가요, 야마다 양은 그녀만의 템포가 있어요.
그럼 다른 애들도 팬들과 거리를 두려는 네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
하루가 멀다하고 난장판이 벌어지는 내 시대에서도, 몇백 년 전의 오페라를 보는 사람들이 있는걸.
그러니 네가 과거의 스타일을 고수한다고 해서 아무도 널 안 좋아할 일은 없어.
그러니까... 각자 다른 관념을 가졌더라도 한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단 뜻인가요?
프랑슈슈부터가 모두 각자 전혀 다른 시대의 전혀 다른 관념을 품었는데?
그런 특별한 점 덕분이 지금의 프랑슈슈가 있는 거라고, 난 생각해.
남다른 너이기에, 남다른 프랑슈슈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거야.
그렇...군요...
...그럼, 지휘관님이 오신 것도 운명이겠네요.
하하, 그럴지도. 준코와 만난 것도 운명이라 생각해.
한 줄기 바람이 불어, 당신을 바라보며 싱긋 웃는 준코의 얼굴은 마치 저 하늘의 밝은 달 같았다.
차갑지만 아름답고 상냥한 은빛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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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스름한 전등 밑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준코가 보였다.
왠지 고민이 있어 보이는 모습이었다.
죄송해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불러서.
고민이 생겼는데, 당장 누구한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래서, 지휘관님을 불렀어요. 괜찮을까요?
설마, 준코가 날 찾다니 오히려 영광이지.
준코는 쉽사리 입을 여는 타입이 아니잖아, 그러니 분명 그만큼 나를 신뢰받게 된 것 같아 기뻐.
...고마워요.
지휘관님은 미래에서 오셨잖아요?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데...
정말... 사회 관념은 시대에 따라 쉽게 변하는 건가요?
그야 당연하지. 뭐어 옷차림이나 생필품 같은 건 다 옛날부터 죽 이어져 오던 거라 그 흔적이 많이 남지만.
하지만 문화적인 개념과 사회 풍조 같은 건 놀라울 정도로 쉽게 변해.
아무렴, 같은 시대에도 지역에 따라 사회 문화가 천차만별인걸. 아예 시대가 달라지면 더 말할 것도 없지.
내가 살던 때를 예로 들어볼까? 그린존과 옐로우존의 삶만 봐도 차원이 달라.
그린존에선 아직 과거의 체면이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유지되고 있지만, 옐로우존은... 말 그대로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은 그런 환경이야.
그곳에서 하루하루를 "생존"하는 이들에게 무작정 똑같이 예의범절이나 도덕관념을 지키라는 건 비현실적이지.
......
너도 그렇지? 쇼와 시대와 지금은 애나 어른이나 관념부터 차이가 엄청나잖아.
준코는 이런 게 고민이었던 거니?
전... 지금도 팬의 호감을 얻기 위해 아양을 떠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요.
물론 팬들에게 악의는 없고, 그저 자신의 우상에게 더 가까워지고 싶을 뿐이라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그런 거리감을 받아들이질 못하겠어요.
왜 그렇게 생각하니?
그런 접근 방식은 불안한 거야?
...지휘관님은 달이 예쁘다 생각하세요?
예쁘지.
옛 시인들은 달을 바라보면서, 달의 세계는 어떤 경치일지 상상했어요. 낭만과 신비함으로 가득한 달의 궁전을요.
하지만 우주비행사가 달에 착륙해서 본 현실은 온통 회색빛 바위와 먼지투성이여서, 전혀 예쁘지 않았죠.
아름다움이란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야 해요.
아이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꽃을 감상할 때 조금 멀리 떨어져야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볼수 있는 것처럼요.
그럼 거리를 두면 되지.
네...? 설득 안 하세요?
시대마다 관념이 다르다고 했잖아.
아이돌도 각 아이돌만의 매력이 저마다 다른 법이지.
하지만 예전처럼 솔로 활동이 아니라 그룹으로, 프랑슈슈로 활동하는걸요.
......
넌 릴리가 유치하다 생각하니?
네? 아뇨, 그 애는 지금 그대로도 귀여워요.
타에는? 공연에 도움 안 된다고 생각해?
그럴 리가요, 야마다 양은 그녀만의 템포가 있어요.
그럼 다른 애들도 팬들과 거리를 두려는 네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
하루가 멀다하고 난장판이 벌어지는 내 시대에서도, 몇백 년 전의 오페라를 보는 사람들이 있는걸.
그러니 네가 과거의 스타일을 고수한다고 해서 아무도 널 안 좋아할 일은 없어.
그러니까... 각자 다른 관념을 가졌더라도 한 자리에 함께 있을 수 있단 뜻인가요?
프랑슈슈부터가 모두 각자 전혀 다른 시대의 전혀 다른 관념을 품었는데?
그런 특별한 점 덕분이 지금의 프랑슈슈가 있는 거라고, 난 생각해.
남다른 너이기에, 남다른 프랑슈슈의 일원이 될 수 있는 거야.
그렇...군요...
...그럼, 지휘관님이 오신 것도 운명이겠네요.
하하, 그럴지도. 준코와 만난 것도 운명이라 생각해.
한 줄기 바람이 불어, 당신을 바라보며 싱긋 웃는 준코의 얼굴은 마치 저 하늘의 밝은 달 같았다.
차갑지만 아름답고 상냥한 은빛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