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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제10전역

그녀가 없는 전장 Ⅳ

이제 와서 공적 같은 건 상관없어, 이 승부는 우리가 가져가겠어...! 그래도... 내가 다시 깨어날 때 내 공적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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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저

보아하니... 너도 엘리트라고 칭하기엔 부족한 녀석이군. 내가 이전에 상대했던 녀석들과 비교하면 한참 멀었어.

이제 알았겠지, 너와 나의 성능차를.

Kar98k는 무기를 어깨에 진 채, 두 손을 들고 엄폐물 밖으로 나왔다.

Kar98k

그래요, 한참 멀었죠.

제가 상대했던 철혈들에 비하면, 당신도 한참 멀었어요.

게이저

흥, 승산이 없는 상황에서까지 허세를 부릴 셈이냐?

Kar98k

한 가지 물어보죠. 당신이 제 더미의 위치를 파악할 때, 제 위치도 알아냈죠?

왜 본체는 해치우지 않았나요?

게이저

자비를 베푼 거다.

Kar98k

어머? 그럼 왜 철혈이 그런 자비를 베풀었는지도 물어봐도 될까요?

게이저

이전에 너희가 생포한 철혈 보스 유닛은 지금 어디 있지?

Kar98k

생포한 보스요? 그게 무슨 말이죠?

게이저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

게이저

흥... 그래, 네 녀석이 순순히 말할 거란 기대는 하지도 않았다. 네 사지를 뜯어내고 마인드맵에 직접 침투하겠어.

그럼 네가 입을 열지 않아도, 필요한 건 다 알아낼 수 있겠지.

Kar98k

MP41의 정보가 이렇게나 정확할 줄이야... 당신의 목적까지 알아맞혔군요.

게이저

뭐라고?

Kar98k

아쉽게 됐네요... 절 생포할 기회를 놓치고 말아서.

그 순간, 게이저의 뒤에서 총성이 연달아 터졌다.

게이저는 반사적으로 회피했지만, 뒤따른 사격이 정확하게 게이저를 향해 날아들었다.

게이저는 무기로 총알 세례를 막아내며, 가까운 엄폐물로 몸을 던졌다.

하지만 엄폐물 뒤에 숨었음에도, 다른 방향에서 총알이 날아와 게이저를 가만히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게이저를 쫓던 총알 한 발이 그녀의 몸뚱이에 명중했다.

게이저

큭...!

왜 탐지하지 못했지?

원거리 사격인가? 다른 엘리트 인형의 지원인가?

게이저가 균형을 잃고 발을 헛디딘 순간,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은...

총을 들어 자신을 조준하는 Kar98k의 모습이었다.

...몇 분 전.

Kar98k

<color=#00CCFF>그럼 당신의 계획을 들어보죠.</color>

<color=#00CCFF>놈이 제 머리를 날려 버리기 전에 말해 주세요.</color>

MP41

후후후... 맡겨만 주세요, 카라비너 선배!

저 철혈 보스는 장갑도 두껍고 움직임도 날렵하지만, 선배는 지금 아~주 유리한 입장이에요!

게이저가 선배의 사격을 피할 수 없게 할 수만 있다면, 그 거리에서 녀석의 코어를 꿰뚫을 수 있어요!

StG44

하지만 녀석의 실력은 너도 방금 봤잖아? 카라비너 씨가 총을 들기도 전에 당하고 말 거야!

MP41

여기서 제 경호원이 나설 차례입니다!

G43

흐음... 응? 어, 나 말이야?!

MP41

네! 당신도 소총 쓰잖아요?

녀석의 후방을 노릴 수만 있다면... 한순간이라도 녀석의 움직임을 늦출 수 있다면,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수 있어요!

그 순간을 노려서 선배가 근거리에서 한 방 먹이면! 우리의 출셋길이 열리는 거죠!

StG44

저기 말이야... 다 좋은데, 지금 여기서 카라비너 씨의 위치까진 1Km는 된다고.

이 거리에서 저격을 명중시킬 수 있는 사람은 카라비너 씨뿐일걸...

G43

맞아... 과녁판이라면 해볼 만하겠지만...

철혈 보스처럼 요리조리 뛰어다니는 표적을 맞히는 건 불가능해.

MP41

그럼 과녁판을 쏘면 되죠.

G43

뭐어? 하지만 철혈 보스가 얌전히 있을 리가――

MP41

여기서 질문! 저격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G43

음... 거리? 아니면 바람이었나?

MP41

땡! 지형이랍니다! 소총 쓰면서 그런 것도 몰라요?

카라비너 선배가 게이저를 저곳으로 유인한 것도 다 이유가 있어서예요. 저긴 엄폐물이 거의 없는 평지죠.

MP41

...제가 한참을 연구해서 파악한 완벽한 매복 지점을 선배가 순식간에 찾아낼 줄은 몰랐지만요.

Kar98k

<color=#00CCFF>네, 사격이 용이하도록 녀석을 여기로 유인했죠.</color>

MP41

네, 선배 덕분에 승리의 기반은 다져졌어요!

MP41

그러니까!

게이저가 총소리를 들어도 피할 수 있는 위치에는 제한이 있답니다. 많아 봐야 몇십 개 정도라고요!

StG44

몇십 개도 엄청 많은 거거든? 더미까지 다 합쳐도 G43의 사선은 5개뿐이라고.

MP41

그러니까 팀워크가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먼저, 카라비너 선배는 녀석한테 말을 걸어서 주의를 돌려주세요.

Kar98k

<color=#00CCFF>말을 걸으라고요?</color>

MP41

네, 그 녀석은 분명 찾는 게 있어서 더미만 해치우고 선배를 남겨둔 거예요.

전에 그리폰이 게이저를 쓰러뜨린 적이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기밀이지만, 녀석의 파트너를 생포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StG44

그런 일이 있었다니...

MP41

저도 그게 사실인지 계속 의심스러웠는데, 오늘 녀석의 행적을 보아하니 뭔가 있는 게 분명해요.

분명 선배의 마인드맵에 침투해 정보를 끄집어내려고 하겠죠.

그래서 선배의 소체를 너무 망가뜨리지 않게 조심하는 거예요.

Kar98k

<color=#00CCFF>그렇군요, 알겠어요.</color>

<color=#00CCFF>제가 시간을 끌어 보죠.</color>

MP41

선배가 게이저의 주의를 끄는 동안, StG 씨도 G43 씨와 함께 사격해 주세요.

StG44

내 사거리로는 전혀 부족한데?

MP41

괜찮아요, 제가 리드해 드릴 테니까요!

아까 게이저가 카라비너 선배의 더미들을 파괴한 걸 보면, 녀석은 탄도를 통해 목표의 위치를 파악해서 공격을 피하는 게 분명해요.

하지만 유효 사거리를 한참 넘은 당신의 총알은 힘이 부족해서 탄도도 불안정하고, 녀석은 우리의 위치를 찾으려 하면서도 제자리에 있지 못할 테니...

녀석은 우리의 위치를 알아내지 못할 거예요!

StG44

일리가 있네...

MP41

그리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선택지는 점점 줄어들기 마련이죠.

MP41

시간이 없으니 당장 시작하죠! G43 씨는 더미와 함께 제가 표시하는 예상 위치를 미리 조준하고 있으세요.

게이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녀석의 움직임을 따라 조준 위치를 바꾸면서 세 차례 일제사격하세요.

G43

아, 나도 알 것 같아!

그럼 적어도 한 발쯤은 맞출 수 있을 테니 성공 확률이 엄청 높아지겠구나!

MP41

바로 그거예요. 그리고 녀석이 당황하는 틈을 노려서 카라비너 선배가 마무리를 꽂아 넣는 거죠!

퍼펙트! 역시 나라니까!

Kar98k

<color=#00CCFF>썩 괜찮은 방법이네요.</color>

<color=#00CCFF>하지만 그래도 녀석의 후방을 맞추지 못할 수 있어요.</color>

MP41

괜찮아요... 그렇게 되면, 최종 수단을 쓸 테니까요.

Kar98k

<color=#00CCFF>최종 수단이요?</color>

MP41

이, 이건 아직 말 못 해요...

아무튼, 선배와 제 출세를 위해 부탁해요, G43 씨!

G43

으으... 부담스러워...

MP41

괜찮다니까요, 제가 쏘라는 대로만 쏘면 아무 문제 없어요!

Kar98k

<color=#00CCFF>네, 저도 부탁할게요. StG도 엄호 사격 잘 부탁드려요.</color>

StG44

말 안 해도 최선을 다할 거예요.

Kar98k

<color=#00CCFF>네, 믿을게요.</color>

Kar98k

<color=#00CCFF>후우... 그럼 시작해 볼까요? 엄폐물에서 나갑니다. 행운을 빌어요.</color>

그리고 지금...

게이저는 이미 조준도 필요치 않은 거리에 들어왔다. 총구를 벗어난 총알은 게이저가 넘어져 땅에 닿기도 전에, 정확히 명치에...

철혈의 코어가 있는 자리에 명중했다.

게이저

——!!!

그리고 쓰러진 게이저는 더는 움직이지 않았다.

Kar98k

정말로 성공할 줄이야...

이런 작전으로 형세를 뒤집다니, 그 애를 다시 봐야겠군요.

MP41

<color=#00CCFF>해냈다!</color>

<color=#00CCFF>좋았어! 저 크게 한 건 올린 거 맞죠? 카라비너 선배!</color>

Kar98k

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MP41

<color=#00CCFF>헤헤, 이제 지휘관님도 절 전방 부대에 넣어주겠죠!</color>

StG44

<color=#00CCFF>카라비너 씨는 거기서 기다리세요, 저희가 마중하러 갈게요.</color>

MP41

<color=#00CCFF>......?</color>

<color=#00CCFF>잠깐만요! 이상해요, 철혈 졸개들이 아직 움직이고 있어요!</color>

Kar98k

뭐라——

그 순간, 쓰러졌을 터인 게이저가 있던 방향에서 섬광이 뿜어져 나왔다.

Kar98k는 서둘러 피했지만, 한발 늦어 왼팔에 이온 빔을 맞고 말았고...

그 충격으로 튕겨져 나가, 바닥에 널브러졌다.

심각한 충격과 손상으로 몸이 말을 듣지 않았지만, Kar98k는 있는 힘을 다해 엄폐물 뒤로 몸을 굴린 다음 게이저를 엿보았다.

게이저

이... 비겁한...! 파렴치한 그리폰 놈들...!

더는 봐주지 않겠다!

Kar98k

......

StG44

<color=#00CCFF>카라비너 씨, 괜찮으세요!?</color>

Kar98k

왼팔이 녹아버렸어요. 소체의 기능도 불안정해졌고...

설마 이 지근거리에서도 놈의 정면 장갑을 뚫지 못할 줄은...

이건 애초에 성공할 수 없는 임무였어요...

G43

<color=#00CCFF>으아아! 철혈이 화력을 이쪽에 퍼붓고 있어!</color>

<color=#00CCFF>전력으로 우릴 해치울 셈이야!</color>

Kar98k

흥... 화가 단단히 났나 보군요.

전 도망칠 수 없으니, 당신들만이라도 완전히 포위당하기 전에 빠져나가세요.

MP41

<color=#00CCFF>...아뇨.</color>

<color=#00CCFF>아직 최종 수단이 남았어요... 이거라면, 녀석을 반드시 해치울 수 있을 거예요.</color>

Kar98k

이제 그만 포기하세요, MP41...

우리들의 무기로는 놈의 장갑을 뚫지 못하는 데다, 저도 이젠 제대로 조준할 수가 없어요...

MP41

<color=#00CCFF>그럼 녀석의 장갑을 벗기면 되는 거잖아요?</color>

Kar98k

그렇긴 하지만... 불가능해요.

MP41

<color=#00CCFF>아뇨, 할 수 있어요!</color>

Kar98k

정말로요...?

MP41

<color=#00CCFF>저는... 승리를 덥석 붙잡으려는 인형이라고요.</color>

MP41

<color=#00CCFF>선배는 사격하기 용이한 위치를 찾아서 제 신호를 기다리세요!</color>

MP41

여기서 거기까지 빠르게 갈 수 있는 샛길을 아니까, 그동안 부탁할게요!

StG44

뭘 어쩔 셈인지는 모르겠지만, 카라비너 씨를 부탁할게. 우린 여기서 철혈을 상대하면서 시간을 벌 테니까.

StG44

G43 씨, 오른쪽 구역을 부탁할게요!

G43

네, 맡겨 주세요!

MP41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성공하겠어...

MP41

이 공적, 절대로 놓치지 않을 거야!

...게이저는 결국 숨어 있던 Kar98k를 찾아냈다.

게이저

자아... 어디 또 같잖은 수작을 부려 보시지?

Kar98k

<color=#A9A9A9>치잇, 철혈의 회복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color>

<color=#A9A9A9>손상이 너무 커서 몸이 더는 움직이지 않아... 더 이상은 무리야...</color>

게이저

되도록이면 곱게 죽여 주려 했다만, 네놈들처럼 비열한 놈들은 내 손수 갈가리 찢어 버려 주마!

게이저는 한 걸음씩, 나무에 기댄 Kar98k에게 다가갔고...

그대로 목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마인드맵에 강제 침투하려는 것이었다.

Kar98k

<color=#A9A9A9>마인드맵 파기 프로세스 실행 준비...</color>

MP41

동작 그만! 네가 원하는 건 나한테 있어!

Kar98k

!

게이저

흥... 아까 난데없이 튀어나왔던 광대로군.

약해빠진 그리폰 인형은 죽을 때도 잔챙이처럼 서로 껴안고 죽을 셈이냐?

MP41

네가 원하는 건 "아키텍트"의 행방이지?

그건 내가 아~주 잘 알고 있지. 난 그리폰의 정보병이라서, 거기 있는 전투밖에 모르는 인형보다 아는 게 훨씬 많다고!

"아키텍트"란 말에, 게이저의 눈빛이 약간 흔들렸다.

게이저

뭐라고...?

아니지... 네놈들처럼 비겁하고 거짓투성이인 인형을 내가 믿을 것 같나?

MP41

아, 그러셔? 어느 동계 작전 때 포획된 그 녀석을 말하는 거잖아!

녀석은 사로잡힌 뒤 IOP 사에 이송돼서 분석 연구되고, 지금은 다시 그리폰의 어느 기지 내 연구실에서 관찰 연구 중이지...

그리고 난 그 기지의 좌표도 알고 있다고!

게이저

<color=#A9A9A9>——!</color>

MP41

어때, 정말 관심 없어?

이 정보들이 저~언부 내 마인드맵 속에 있다니까! 내 마인드맵에 침투하면...

네가 원하는 건 다 알아낼 수 있어!

하지만 그 대신! 카라비너 선배를 놔 줘. 그리고 다른 인형들도 여기서 무사히 이탈하게 해주겠다 약속해!

게이저

쓰레기 주제에 지금 나와 협상하려는 거냐?

MP41

왜, 싫어?

설마 쓰레기의 총알 맛이 너무 따끔해서 마인드맵에 연결하기도 무서우신가 봐?

게이저

흥...

게이저는 Kar98k를 내팽개쳤다.

그리고 한걸음에 달려들어...

MP41을 잡아 들었다.

MP41

빠, 빨라...! 과연 철혈의 고급 인형...

<color=#A9A9A9>으아악...! 이게 마인드맵이 침입당하는 느낌...! 괴로워...</color>

게이저

잔챙이가, 이따위 성능으로 잘도 내 앞에 얼씬거렸구나.

게이저

정보를 끄집어낸 다음 모조리 죽여 주지...

MP41

<color=#00CCFF>서...선배... 준비하세요...!</color>

Kar98k

<color=#A9A9A9>......</color>

<color=#A9A9A9>연산 개시.</color>

게이저

잔챙이...

게이저

네 마인드맵... 아키텍트와 관련된 정보는 하나도 없잖아!

MP41

후훗... 당연하지... 나보고 쓰레기라며...?

쓰레기가 어떻게 그런 고급 기밀을 알고 있겠냐!

MP41은 승리를 확신하는 미소와 함께, 자신의 멱살을 잡은 게이저의 팔을 꽉 붙들었다.

게이저

무슨...

이거 놓지 못해!?

MP41

그런 소리라도 안 하면 내가 어떻게 널 가까이 오게 만들겠어?

네가 가까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널 터뜨리겠어!?

게이저

몸에 폭탄을...?!

MP41

히히히... 폭약을 절반 정도 남겨두길 잘했네. 아무리 장갑이 단단해도, 이렇게 가까운 데서 폭탄이 터지면 멀쩡할 수 없겠지!

게이저

너 이 자식!

Kar98k

MP41!

MP41

선배! 똑똑히 보세요!

제가 선배를 도와서 녀석을 해치운다고 했죠!?

이걸로 해냈어요...

제 공적을 잘 적어 두시라고요!

콰앙!

MP41이 몸에 묶은 폭약을 터뜨렸다.

거대한 폭발에 Kar98k는 남은 오른팔로 얼굴을 가렸다.

게이저

......

게이저

누가... 이런 데서...

쓰러질까... 보냐...!

게이저

나는... 나는...!

아직 쓰러질 수... 없어!

게이저

아키텍트가... 기다리고... 있단...

Kar98k

아직도 움직일 수 있다니... 하지만...

폭발을 직격으로 맞은 게이저는 소체가 시커멓게 타 버렸고, 장갑도 고열을 버티지 못하고 조각조각 벗겨졌다.

게이저의 코어가, Kar98k의 눈앞에 훤히 노출되었다.

Kar98k

여기까지 온 이상... 그 아이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죠...

Kar98k는 힘겹게 상반신을 일으키고, 무릎에 총을 걸쳐 흔들리는 손으로 손잡이를 붙잡았다.

Kar98k

조준...

Kar98k

발사!

다시 한번 총성이 울려 퍼졌다.

게이저는 그 자리에 굳더니, 결국 균형을 잃고 땅에 고꾸라졌다.

그리고...

StG44와 교전 중인 철혈 유닛도 고개를 떨구고 움직임을 멈췄다.

Kar98k가 장전 손잡이를 당기자, 뜨거운 탄피가 경쾌한 소리와 함께 초연을 뿜으며 튕겨 나왔다.

그리고, 그녀는 총으로 몸을 지탱하며 일어섰다.

저 멀리 지평선에서 마침 태양이 떠오르고 있었다.

StG44

<color=#00CCFF>카라비너 씨, 이쪽의 철혈들이 움직임을 멈췄어요.</color>

<color=#00CCFF>해낸 건가요?</color>

Kar98k

네...

StG44

<color=#00CCFF>알겠습니다, 바로 그쪽으로 갈게요.</color>

Kar98k

작전... 종료...

...며칠 후.

MP41

아 글쎄 정말이라니까요!?

HK23

네 네, 알았어요.

당신을 안 믿는 건 아니지만, 이미 지휘관님께서 제게 다른 임무를 배정하셨어요.

MP41

전 게이저를 물리친 에이스라고요! 저와 함께 출격하는 건 출세할 기회라고요!

HK23

안 속아요. 카라비너 씨가 위로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말했겠죠.

정 그러면, 당신이 어떻게 게이저를 쓰러뜨렸는지 말해 보세요.

MP41

어어... 그건... 저도 몰라요. 그때 소체가 파괴된 지라.

HK23

그것 보세요. 분명 당신은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당했고, 카라비너 씨와 다른 분들이 게이저를 쓰러뜨린 거겠죠.

그리고 당신은 그게 다 자기 덕분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거고. 맞죠?

그럼 전 임무가 있으니까 이만 실례할게요.

MP41

아... 아니 잠깐만요, 그게 아니라니까요!

G43

왜 그래 MP41, 또 사람 모으는 중이야? 파트너라면 내가 있잖아.

MP41

으음... 그래도 당신은 너무 약해서 말이죠... 역시 제 파트너로는 좀 더 우수한 인형이...

G43

뭐어?! 내가 그때 널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싸웠는데!

MP41

그랬나요? 전혀 기억이 없어서요.

G43

당연히 없겠지! 기억이 없다고 아예 없는 일로 치지 말라고!

MP41

맞는 말이지만, 백업한 기억이 기지를 나설 때까지밖에 없어서 말이죠...

그때 우리가 추적하던 엘리트 인형도 다시 보지 못했고, 게이저를 쓰러뜨리는 데에 제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도 모르고...

G43

우리가 도착했을 때, 넌 흔적도 안 남았어...

카라비너 씨도 중상이어서 바로 수복실로 보내져서, 나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니까...

MP41

아 정말 쓸모없는 파트너네요!

역시 당신이 저지른 일을 지휘관님께 일러바쳐야겠어요!

G43

네 허무맹랑한 작전에 어울려 줬잖아! 약속은 지켜야지!

MP41

그럼 뭐해요, 공을 전혀 세우지 못했는데! 사사오입해서 그냥 안 한 거나 마찬가지예요!

G43

순 억지야...

G43

그러는 게 어디 있어...

???

아뇨, 당신의 공적은 제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답니다.

MP41

이 목소리는... 98k 언니!

Kar98k

카라비너 선배예요.

그것까지 기억 못 하다니...

MP41

그런가요? 흐음, "카라비너 선배"라 부르는 것도 나름 괜찮네요.

저기 선배, 게이저를 물리칠 때 제가 뭘 어떻게 했나요?

정말 시작하자마자 당한 건 아니죠?

Kar98k

물론 아니죠. 자세하게 알려 줄게요. 하지만 그전에... 마침 관측병과 부사수가 필요한데 말이죠.

제 제대에 들어올 의향 있나요?

G43

네?! 정말요!?

MP41

후후후... 역시 엘리트 인형으로서 자신의 공적을 증명할 증인이 필요한 거군요?

그런 속셈은 뻔히 보인다고요.

Kar98k

이건 당신의 공적에 대한 포상이랍니다.

그리고 따라올 생각이 없으면, 그때 당신의 행적도 영영 알 수 없을걸요?

MP41

아, 그렇지!

그럼 어쩔 수 없네요. 히히히, 안 그래도 군수 지원 임무도 질렸으니, 일자리를 옮기는 것도 괜찮죠.

Kar98k

그럼 지휘관님께 신청서를 제출하세요. 미리 얘기했으니, 두 분이 동의하면 바로 처리될 거예요.

MP41

오오! 좋아요, 오늘부터 선배를 악착같이 감시할 테니까 각오하세요! 빨리 가요 G43 씨!

G43

응!

두 인형은 발걸음을 서둘러 사격 훈련장을 나섰다. 도중에 누구와 부딪히기라도 했는지, 짧은 비명도 들렸다.

StG44

아, 카라비너 씨. 벌써 수복이 끝나셨네요?

Kar98k

네.

StG44

그런데... 정말 저 둘을 영입하실 건가요?

Kar98k

여태까지 줄곧 단독 작전만 해왔으니, 저도 이참에 스타일을 바꿔 보려고요. 설마, 제가 직접 스카우트해서 샘이 난 건 아니죠?

StG44

하하, 차라리 "철혈들이 우리를 불쌍히 여겨 자폭했다"라고 말하는 편이 나을걸요.

Kar98k

후후훗, 저도 약속을 지켜야 하니까요.

StG44

약속이요?

Kar98k

네, 저 아이의 활약을 기록하겠어요. 모든 싸움이 끝나는 그 날까지.

StG44

어머, 그런 약속까지 했어요?

하긴... 그날 저 둘이 없었다면, 정말 임무에 실패했을지도 모르겠네요.

Kar98k

싸움으로 저 둘은 변했어요. 그리고 우리도요.

Kar98k

자, 우리도 가죠. 지휘관님께서 다음 임무를 하달하셨어요.

StG44

무슨 임무인가요?

Kar98k

어느 인형의 소중한 장비를 도둑맞았어요.

둘이 돌아오기 전에 해치우죠.

StG44

마지막 단독 작전인가요... 저도 조용한 임무는 이게 마지막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