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벽 밑에서Ⅰ
"격리벽 뒤로는 나의 조국이, 국민이, 나의 고향이 있소. 반드시 지켜야만 하오."
격리벽 밑의 거리는 이미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으아아아아악!
오, 오지 마! 누가 구해줘요!
시민 여러분, 즉시 가까운 피난소로 대피하십시오! 건물 안에 계신 분들은 사이렌이 멈추기 전까진 절대 밖으로 나오시면 안 됩니다!
여기는 동부 4번 문 방위대! 사령부, 응답하라! ELID가 도시 내로 침입했다! 현재 교전 중! 속히 지원 바란다!
반복한다, 지원을... 버, 벌써 여기까―― 으아악!!
M4! AK12! 응답해! 현재 상황 보고해!
저...
안젤리아, 반란군이 격리벽을 폭파하는 걸 막지 못했어.
폭발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서, 격리벽에 작은 구멍이 나기만 했어. 하지만 그리 쉽게 막을 수 있는 크기는 아니야.
... 알았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
격리벽이 뚫렸어, 그것도 최악의 시기에...
리벨리온만으론... 그것도 소대의 절반만으론, 이 상황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이렇게 된 이상...
여기는 동부 구역 방위대 지휘관 대행, 드라고비치 소위다.
각 방위대원에게 알린다. 보고에 의하면, 방금 반란군에 의해 격리벽이 파괴되었다.
당황하지 말고, 모두 내 지휘에 따라 진지를 사수하라!
이 목소리는... 아까 만났던 부상당한 장교분.
안젤리아 씨, 한 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또 일을 늘릴 셈이야?
말하게 놔둬. M4 뭘 어쩌려는 거지?
반란군 진압 도중, 방위군 장교의 협력을 얻어 그들의 식별 신호와 통신 코드를 받았습니다.
저희만으론 감염생물을 막아낼 수 없지만, 저들과 협력한다면...
...그래, 현지 방위군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군.
통신 코드를 보내줘. 내가 잘 얘기해보겠어.
안젤리아는 음성변조 기능을 작동시킨 후, 통신기의 설정을 조절해 베오그라드 방위군의 통신 채널에 연결했다.
지금 곤란해 보이는군요, 드라고비치 소위.
누구냐? 어디 소속이지? 어떻게 이 채널에 들어왔나?
제 부하와는 조금 전에 만나셨다 들었습니다.
...그렇군.
자네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벌써 그 변절자들에게 당했을 거요.
어디 소속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큰 빚을 졌소.
인사는 나중에 나누죠. 지금은 시간이 촉박합니다.
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얼마나 버틸 수 있죠? 지원군은 언제 도착합니까?
매우 혼란한 상황이오. 우리 부대가 격리벽 위에서 사수하고 있지만, 이미 대량의 ELID가 화망을 뚫고 도시 안으로 진입하고 있소.
사실... 나를 포함해서, 여기의 병사들 대부분은 실전 경험이 얼마 없소. 작전 소대마저 뿔뿔이 흩어진 상태라, 방어선 구축도 버거운 상태요.
그리고, 본부와도 연락이 닿질 않고 있소. 아무도 응답하지 않으니... 지원군은 아마 오지 않을 거요.
칫... 최악의 상황이군요.
부하들에게 탄약을 아끼면서 좁은 통로나 복도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전하세요.
좁은 구역에서 화력을 집중한다면, 적어도 감염생물에게 압도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격리벽 내부로 후퇴한다면, 더 많은 감염생물들이 도시로 몰려들 것 아니오?
지금 여기서 당신들이 전멸하면, 감염생물들을 막을 사람조차 없어지게 됩니다.
...알겠소. 먼저 방어선을 확보한 다음, 감염생물들을 저지하겠소.
1분이라도 더 버티고, ELID를 한 마리라도 더 처치해야 베오그라드 시민이 생존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진지를 사수하면서 통신을 유지하세요. 저희가 어떻게든 지원하겠습니다. 이상.
AK12, M4, 잘 들었지?
지금부터, 각 격리벽 방위군을 도와 진지를 방어해. 고립된 부대가 있다면, 진지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도록.
최우선 사항은,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더 많은 ELID가 도시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티는 거다.
여전히, 폭풍이 부는 날에 파도 타러 가는 사람이라니까.
내가 그 정도로 멍청하진 않거든? 그리고 방위군을 돕는 건 결국엔 우리 자신을 위해서야.
이 사태가 진정된 다음에 안전 구역으로 이동하자.
하지만 벌써 ELID가 상당수 격리벽을 돌파하고 도시로 들어왔는걸? 게다가 정화탑도 파괴된 상태인데, 붕괴 오염을 동반한 폭풍우까지 밀려오고 있어.
안젤리아, 또 피폭당하고 싶은 거 아니면 실내에서 지휘해. 전선은 나랑 M4한테 맡기고.
나도 알아. 감염자투성이인 상황에 밖을 돌아다니는 건 자살행위지.
어쨌든 구멍은 한 곳 뿐으로 보이니까, 감염자가 어디서 나타날지 예상하기 쉽고...
방위대의 협력도 있으니,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거야.
하지만, 정말 그렇게 순조롭게 해결될까요?
고요한 수면에 파도를 일으키고 장애물을 뛰어넘는 것이, 우리 리벨리온의 사명이야.
됐으니까 전투에 집중해. 난 따로 처리할 일이 있으니까.
...K, 들리나?
너한테 통신 침묵을 유지하라고 했는데?
정화탑이 파괴됐다.
――그래도 넌 관심이 없겠지.
본론만 말해.
쯧... 감염생물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안 그래도 인력 부족인데, 폭풍우까지 오고 있다고. 정말 시간이 없어. 당장 격리벽으로 지원 병력을 보내줘.
안 돼.
왜 안 되는 거냐고!
......후우. ELID를 저격할 인원 몇 명 보내달라는 게, 딱히 무리한 요구는 아닐 거 아니야.
......
아무래도 넌 이번 경호 임무에서의 우선 순위 설정을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할 것 같아.
쓸데없는 소리 말고, 임무나 수행해.
갑자기 엄청난 의심이 드는데... 맞는지 확인해 주겠어?
겨우 몇 초만에 생긴 의심인가?
그렇다면 나도 네게 해명할 것이 없——
이번 임무에, 다른 목적이 있다던가?
.......
지나치게 고민해봤자, 네 건강에 안 좋아.
안전국의 요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해라. 그게 네 유일한 가치니까.
흥, 난 내가 진작에 반역한 줄 알았는데.
그래서 넌 내가 필요하지.
그딴 헛소리——
네가 예전에 무엇으로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전혀 관심 없어. 내겐 다 무의미해.
넌 그저 도구에 불과해. 그리고 지금 네 충성심을 판단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이점을 명심하고, 이제 그만 입 다물어.
......
삐익.
제기랄, 언제나 이딴 식이라니까.
항상 전부 파악하고 있다면서, 뭐든지 지원해주겠다면서, 결국 일이 터지면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하잖아.
실망했어?
그럴 리가. 애초에 지원해줄 거라 기대도 안 했어.
그래도... K가 한 말도 일리는 있어, ELID 저지는 우리의 임무가 아니잖아. 지금이라도 이탈할 수는 있어.
그리고 지금 ELID의 이동 속도로 봐선, 10분만 더 지나면 당신이 있는 곳도 위험해질 거야.
...아직 때가 아니야.
격리벽을 포기하면, 앞으로의 작전에 더 큰 지장이 생겨. 적어도 AR15와 AN94가 임무를 마칠 때까지 버텨야 해.
요컨대, 시간을 더 끌어야 한다는 거네.
지금 상황은 어떻지?
사태를 점점 통제해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낙관적인 국면은 아닙니다.
거의 모든 방위군 거점이... 궤멸 직전입니다.
그리고 이 병사들은 대부분이 무작정 사격하고 있기에, 명중률이 매우...
훈련도 제대로 못 받았을 테니,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
아, 그리고 방금 방위군의 다른 통신을 감청했는데...
아무래도, 예비군 동원이든 민간인 대피든, 다 심각하게 차질이 빚어지고 있나 봐.
대부분이 실전 경험도 없는 젊은이들뿐이야. 수준 높은 작전 능력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겠지. 그리고 내부에 배신자까지 침투했으니, 아직까진 놈들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을 거야.
사실, 상황까지 이렇게까지 몰린 주요 원인은, 반란군이 무인 중화기 시스템 제어권을 장악해서야.
그리고 방금 전의 전투 중 거의 다 파괴됐습니다... 저희 손에 의해서.
어쩔 수 없었어. 그런 상황에서 기갑이랑 탱크를 봐줄 여유가 어디 있겠냐고.
그래도 아직 탄약 여유분은 충분한 것 같고, 감염생물들도 한 곳에서만 몰려오니 어찌저찌 막아낼 수는――
절망은 언제나 손에 닿을 듯한 희망 바로 옆에 숨어있음을, 왜 매번 잊는 걸까.
격리벽에서 들려오는 두 번째 폭발음이, 손 안에 들어온 희망을 산산조각 냈다.
또 폭발이라고?! 게다가 이 규모는...
확인 중이야. 하지만...
너무 많은 통신이 오가고 있는데다, 폭풍우의 번개 때문에 무선 채널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M4, 거기서 폭발 지점이 보여? 육안 관측 가능해?
벽에... 격리벽에 또 구멍이 뚫렸습니다!
위치는... 지금 전송합니다!
이럴 수가...
아마 시한폭탄이겠지. 왜 첫 번째 폭발 규모가 의외로 작았는지 이제야 이해가 가네.
반란군은 방위군의 구조인원과 공병대가 구멍을 처리하는 틈을 타서, 두 번째 폭발을 일으킬 셈이었을 거야.
지금 그걸 따져봤자 소용없어. 이대로 앞뒤로 협공당하면, 방위군이...
이젠 수비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어. 앞뒤로 포위당하기 전에 여기서 벗어나야 해.
격리벽 근처.
드라고비치 소위, 들리십니까!? 또 다른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이미 보고받았소... 감염생물은 이미 우리의 후방까지 덮치고 있소. 모든 대원들을 격리벽 최상층으로 철수시키고 있는 중이오.
보시다시피, 퇴각로도 위태롭습니다. 계속해서 격리벽을 사수하는 건 자살행위입니다.
병력 보존을 위해, 즉시 후퇴하십시오.
제 부하들이 엄호할 겁니다. 제 지시를 따라 당장 철수한다면, 늦지는 않을 겁니다.
...우린 후퇴하지 않겠소.
시간이 없습니다, 살아서 돌아가려면 지금뿐입니다! 더 이상 지체했다간...
대원들은 지금, 전력으로 감염생물을 저지하고 있소. 만약 우리가 이대로 철수를 시작한다면, 최전선의 대원들은 화력 지원을 잃게 되어 모든 공세를 그대로 떠안게 될 거요. 저들을 버리고 갈 수는 없소.
부하들까지 죽게 만들 작정입니까!?
자네가 말한 대로요. 감염생물을 하나라도 더 처치해야, 시민들이 무사히 대피할 확률도 높아지겠지.
그것도 당신들이 살아남아야 가능한 이야깁니다!
우리가 받은 명령은 이 격리벽을 지켜내는 것이오. 우리는 여기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거요.
격리벽 뒤로는 나의 조국이, 국민이, 나의 고향이 있소. 반드시 지켜야만 하오.
내 부하들도... 마찬가지요. 모두 가족이 저 도시에 있소.
......
자네들의 협력에는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오. 자네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버티지도 못했을 거요.
우리는 이대로 여기 남아 시간을 벌 테니, 어서 후퇴하시오.
...알겠습니다.
리벨리온, 지금부터 후퇴한다.
하지만 저분들이...!
M4, 지금은 작전 중이야. 명령에 복종해.
합류 위치는 도시 내의 안전보급고. 합류한 후 다음 행동을 결정하겠다.
딴 생각 말고, 내 명령에 집중해.
삐익.
예고르도 그렇고 이 드라고비치란 작자도 그렇고, 하여간 어딜 가나 군인들은...
이렇게까지 훈련된 것이 과연 정말 좋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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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벽 밑의 거리는 이미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으아아아아악!
오, 오지 마! 누가 구해줘요!
시민 여러분, 즉시 가까운 피난소로 대피하십시오! 건물 안에 계신 분들은 사이렌이 멈추기 전까진 절대 밖으로 나오시면 안 됩니다!
여기는 동부 4번 문 방위대! 사령부, 응답하라! ELID가 도시 내로 침입했다! 현재 교전 중! 속히 지원 바란다!
반복한다, 지원을... 버, 벌써 여기까―― 으아악!!
<color=#00CCFF>M4! AK12! 응답해! 현재 상황 보고해!</color>
저...
안젤리아, 반란군이 격리벽을 폭파하는 걸 막지 못했어.
폭발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아서, 격리벽에 작은 구멍이 나기만 했어. 하지만 그리 쉽게 막을 수 있는 크기는 아니야.
<color=#00CCFF>... 알았다.</color>
이제 어떻게 할 거야?
......
<color=#00CCFF>격리벽이 뚫렸어, 그것도 최악의 시기에...</color>
<color=#00CCFF>리벨리온만으론... 그것도 소대의 절반만으론, 이 상황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이렇게 된 이상...</color>
<color=#00CCFF>여기는 동부 구역 방위대 지휘관 대행, 드라고비치 소위다.</color>
<color=#00CCFF>각 방위대원에게 알린다. 보고에 의하면, 방금 반란군에 의해 격리벽이 파괴되었다.</color>
<color=#00CCFF>당황하지 말고, 모두 내 지휘에 따라 진지를 사수하라!</color>
<color=#A9A9A9>이 목소리는... 아까 만났던 부상당한 장교분.</color>
안젤리아 씨, 한 가지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또 일을 늘릴 셈이야?
말하게 놔둬. M4 뭘 어쩌려는 거지?
반란군 진압 도중, 방위군 장교의 협력을 얻어 그들의 식별 신호와 통신 코드를 받았습니다.
저희만으론 감염생물을 막아낼 수 없지만, 저들과 협력한다면...
...그래, 현지 방위군의 힘을 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군.
통신 코드를 보내줘. 내가 잘 얘기해보겠어.
안젤리아는 음성변조 기능을 작동시킨 후, 통신기의 설정을 조절해 베오그라드 방위군의 통신 채널에 연결했다.
<color=#00CCFF>지금 곤란해 보이는군요, 드라고비치 소위.</color>
누구냐? 어디 소속이지? 어떻게 이 채널에 들어왔나?
<color=#00CCFF>제 부하와는 조금 전에 만나셨다 들었습니다.</color>
...그렇군.
자네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벌써 그 변절자들에게 당했을 거요.
어디 소속인진 모르겠지만, 정말 큰 빚을 졌소.
<color=#00CCFF>인사는 나중에 나누죠. 지금은 시간이 촉박합니다.</color>
<color=#00CCFF>지금 상황은 어떻습니까? 얼마나 버틸 수 있죠? 지원군은 언제 도착합니까?</color>
매우 혼란한 상황이오. 우리 부대가 격리벽 위에서 사수하고 있지만, 이미 대량의 ELID가 화망을 뚫고 도시 안으로 진입하고 있소.
사실... 나를 포함해서, 여기의 병사들 대부분은 실전 경험이 얼마 없소. 작전 소대마저 뿔뿔이 흩어진 상태라, 방어선 구축도 버거운 상태요.
그리고, 본부와도 연락이 닿질 않고 있소. 아무도 응답하지 않으니... 지원군은 아마 오지 않을 거요.
<color=#00CCFF>칫... 최악의 상황이군요.</color>
<color=#00CCFF>부하들에게 탄약을 아끼면서 좁은 통로나 복도에 방어선을 구축하라고 전하세요.</color>
<color=#00CCFF>좁은 구역에서 화력을 집중한다면, 적어도 감염생물에게 압도되지는 않을 겁니다.</color>
하지만... 우리가 격리벽 내부로 후퇴한다면, 더 많은 감염생물들이 도시로 몰려들 것 아니오?
<color=#00CCFF>지금 여기서 당신들이 전멸하면, 감염생물들을 막을 사람조차 없어지게 됩니다.</color>
...알겠소. 먼저 방어선을 확보한 다음, 감염생물들을 저지하겠소.
<color=#00CCFF>1분이라도 더 버티고, ELID를 한 마리라도 더 처치해야 베오그라드 시민이 생존할 확률이 높아집니다..</color>
<color=#00CCFF>진지를 사수하면서 통신을 유지하세요. 저희가 어떻게든 지원하겠습니다. 이상.</color>
<color=#00CCFF>AK12, M4, 잘 들었지?</color>
<color=#00CCFF>지금부터, 각 격리벽 방위군을 도와 진지를 방어해. 고립된 부대가 있다면, 진지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도록.</color>
<color=#00CCFF>최우선 사항은,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더 많은 ELID가 도시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티는 거다.</color>
여전히, 폭풍이 부는 날에 파도 타러 가는 사람이라니까.
<color=#00CCFF>내가 그 정도로 멍청하진 않거든? 그리고 방위군을 돕는 건 결국엔 우리 자신을 위해서야.</color>
<color=#00CCFF>이 사태가 진정된 다음에 안전 구역으로 이동하자.</color>
하지만 벌써 ELID가 상당수 격리벽을 돌파하고 도시로 들어왔는걸? 게다가 정화탑도 파괴된 상태인데, 붕괴 오염을 동반한 폭풍우까지 밀려오고 있어.
안젤리아, 또 피폭당하고 싶은 거 아니면 실내에서 지휘해. 전선은 나랑 M4한테 맡기고.
<color=#00CCFF>나도 알아. 감염자투성이인 상황에 밖을 돌아다니는 건 자살행위지.</color>
<color=#00CCFF>어쨌든 구멍은 한 곳 뿐으로 보이니까, 감염자가 어디서 나타날지 예상하기 쉽고...</color>
<color=#00CCFF>방위대의 협력도 있으니,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거야.</color>
하지만, 정말 그렇게 순조롭게 해결될까요?
<color=#00CCFF>고요한 수면에 파도를 일으키고 장애물을 뛰어넘는 것이, 우리 리벨리온의 사명이야.</color>
<color=#00CCFF>됐으니까 전투에 집중해. 난 따로 처리할 일이 있으니까.</color>
<color=#00CCFF>...K, 들리나?</color>
<color=#00CCFF>너한테 통신 침묵을 유지하라고 했는데?</color>
정화탑이 파괴됐다.
――그래도 넌 관심이 없겠지.
<color=#00CCFF>본론만 말해.</color>
쯧... 감염생물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어. 안 그래도 인력 부족인데, 폭풍우까지 오고 있다고. 정말 시간이 없어. 당장 격리벽으로 지원 병력을 보내줘.
<color=#00CCFF>안 돼.</color>
왜 안 되는 거냐고!
......후우. ELID를 저격할 인원 몇 명 보내달라는 게, 딱히 무리한 요구는 아닐 거 아니야.
<color=#00CCFF>......</color>
아무래도 넌 이번 경호 임무에서의 우선 순위 설정을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할 것 같아.
<color=#00CCFF>쓸데없는 소리 말고, 임무나 수행해.</color>
갑자기 엄청난 의심이 드는데... 맞는지 확인해 주겠어?
<color=#00CCFF>겨우 몇 초만에 생긴 의심인가?</color>
<color=#00CCFF>그렇다면 나도 네게 해명할 것이 없——</color>
이번 임무에, 다른 목적이 있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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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지나치게 고민해봤자, 네 건강에 안 좋아.</color>
<color=#00CCFF>안전국의 요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해라. 그게 네 유일한 가치니까.</color>
흥, 난 내가 진작에 반역한 줄 알았는데.
<color=#00CCFF>그래서 넌 내가 필요하지.</color>
그딴 헛소리——
<color=#00CCFF>네가 예전에 무엇으로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전혀 관심 없어. 내겐 다 무의미해.</color>
<color=#00CCFF>넌 그저 도구에 불과해. 그리고 지금 네 충성심을 판단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color>
<color=#00CCFF>이점을 명심하고, 이제 그만 입 다물어.</color>
......
삐익.
제기랄, 언제나 이딴 식이라니까.
항상 전부 파악하고 있다면서, 뭐든지 지원해주겠다면서, 결국 일이 터지면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하잖아.
<color=#00CCFF>실망했어?</color>
그럴 리가. 애초에 지원해줄 거라 기대도 안 했어.
<color=#00CCFF>그래도... K가 한 말도 일리는 있어, ELID 저지는 우리의 임무가 아니잖아. 지금이라도 이탈할 수는 있어.</color>
<color=#00CCFF>그리고 지금 ELID의 이동 속도로 봐선, 10분만 더 지나면 당신이 있는 곳도 위험해질 거야.</color>
...아직 때가 아니야.
격리벽을 포기하면, 앞으로의 작전에 더 큰 지장이 생겨. 적어도 AR15와 AN94가 임무를 마칠 때까지 버텨야 해.
<color=#00CCFF>요컨대, 시간을 더 끌어야 한다는 거네.</color>
지금 상황은 어떻지?
<color=#00CCFF>사태를 점점 통제해나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낙관적인 국면은 아닙니다.</color>
<color=#00CCFF>거의 모든 방위군 거점이... 궤멸 직전입니다.</color>
<color=#00CCFF>그리고 이 병사들은 대부분이 무작정 사격하고 있기에, 명중률이 매우...</color>
<color=#00CCFF>훈련도 제대로 못 받았을 테니, 오래 버티지 못할 거야.</color>
<color=#00CCFF>아, 그리고 방금 방위군의 다른 통신을 감청했는데...</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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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실전 경험도 없는 젊은이들뿐이야. 수준 높은 작전 능력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낫겠지. 그리고 내부에 배신자까지 침투했으니, 아직까진 놈들의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을 거야.
<color=#00CCFF>사실, 상황까지 이렇게까지 몰린 주요 원인은, 반란군이 무인 중화기 시스템 제어권을 장악해서야.</color>
<color=#00CCFF>그리고 방금 전의 전투 중 거의 다 파괴됐습니다... 저희 손에 의해서.</color>
어쩔 수 없었어. 그런 상황에서 기갑이랑 탱크를 봐줄 여유가 어디 있겠냐고.
그래도 아직 탄약 여유분은 충분한 것 같고, 감염생물들도 한 곳에서만 몰려오니 어찌저찌 막아낼 수는――
<color=#A9A9A9>절망은 언제나 손에 닿을 듯한 희망 바로 옆에 숨어있음을, 왜 매번 잊는 걸까.</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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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중이야. 하지만...
너무 많은 통신이 오가고 있는데다, 폭풍우의 번개 때문에 무선 채널이 폭주하고 있습니다!
<color=#00CCFF>M4, 거기서 폭발 지점이 보여? 육안 관측 가능해?</color>
벽에... 격리벽에 또 구멍이 뚫렸습니다!
위치는... 지금 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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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시한폭탄이겠지. 왜 첫 번째 폭발 규모가 의외로 작았는지 이제야 이해가 가네.
반란군은 방위군의 구조인원과 공병대가 구멍을 처리하는 틈을 타서, 두 번째 폭발을 일으킬 셈이었을 거야.
<color=#00CCFF>지금 그걸 따져봤자 소용없어. 이대로 앞뒤로 협공당하면, 방위군이...</color>
이젠 수비해봤자 아무 의미가 없어. 앞뒤로 포위당하기 전에 여기서 벗어나야 해.
격리벽 근처.
<color=#00CCFF>드라고비치 소위, 들리십니까!? 또 다른 곳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color>
이미 보고받았소... 감염생물은 이미 우리의 후방까지 덮치고 있소. 모든 대원들을 격리벽 최상층으로 철수시키고 있는 중이오.
<color=#00CCFF>보시다시피, 퇴각로도 위태롭습니다. 계속해서 격리벽을 사수하는 건 자살행위입니다.</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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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제 부하들이 엄호할 겁니다. 제 지시를 따라 당장 철수한다면, 늦지는 않을 겁니다.</color>
...우린 후퇴하지 않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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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들은 지금, 전력으로 감염생물을 저지하고 있소. 만약 우리가 이대로 철수를 시작한다면, 최전선의 대원들은 화력 지원을 잃게 되어 모든 공세를 그대로 떠안게 될 거요. 저들을 버리고 갈 수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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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말한 대로요. 감염생물을 하나라도 더 처치해야, 시민들이 무사히 대피할 확률도 높아지겠지.
<color=#00CCFF>그것도 당신들이 살아남아야 가능한 이야깁니다!</color>
우리가 받은 명령은 이 격리벽을 지켜내는 것이오. 우리는 여기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거요.
격리벽 뒤로는 나의 조국이, 국민이, 나의 고향이 있소. 반드시 지켜야만 하오.
내 부하들도... 마찬가지요. 모두 가족이 저 도시에 있소.
<color=#00CCFF>......</color>
자네들의 협력에는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오. 자네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버티지도 못했을 거요.
우리는 이대로 여기 남아 시간을 벌 테니, 어서 후퇴하시오.
<color=#00CCFF>...알겠습니다.</color>
<color=#00CCFF>리벨리온, 지금부터 후퇴한다.</color>
하지만 저분들이...!
M4, 지금은 작전 중이야. 명령에 복종해.
<color=#00CCFF>합류 위치는 도시 내의 안전보급고. 합류한 후 다음 행동을 결정하겠다.</color>
<color=#00CCFF>딴 생각 말고, 내 명령에 집중해.</color>
삐익.
예고르도 그렇고 이 드라고비치란 작자도 그렇고, 하여간 어딜 가나 군인들은...
이렇게까지 훈련된 것이 과연 정말 좋은 일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