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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5 · 연쇄분열

B-S-5

B-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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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린 시내의 다른 곳.

404 소대는 폐허를 수색 중이었다.

UMP45

노이즈의 신호원을 찾았어.

UMP45는 손을 흔들어 다른 대원들을 불러모았다.

HK416

이게 뭐야?

이건 아무리 봐도...

HK416

그냥 인간의 시체잖아?!

UMP45

하지만 이게 신호원이야... 적어도 그중 하나지.

음... 하반신은 기계네. 생명 징후는 완전히 사라졌어.

보아하니 죽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응? 이 꽃잎은 뭐지?

HK416

여기서 부검이라도 할 셈이야?

UMP45

항상 이런 잡다한 일을 해왔잖아. 그리고 건수대로 돈을 받고.

사인은 붕괴 복사 피폭이려나? 9, 팔 좀 들어 올려 줘.

......

UMP45

...9?

어느샌가 하늘이 어두워졌다.

뿌연 안개가 UMP45의 주위를 맴돌았고, 그녀와 바닥에 놓인 시체 외엔 아무도 없었다.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 주위의 수많은 사람이 술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느낌이지만, 왜 익숙한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돌연, 누워 있던 소녀의 부드러우면서도 차가운 손이 UMP45의 손을 붙잡았다.

머나먼 목소리

첫 번째 열등한 것과 함께였다. 아버님을 위해 밤 속으로 걸어갔다. 밤은 그녀의 치맛자락을 어둡게 물들이고, 추락한 자의 우리 속에서 꽃은 시들었다.

두 번째는 모자란 자였다. 밖으로 나서기도 전에 추락하였다. 노을은 그녀의 시간을 동결했고, 영원한 고통 속에서 꽃은 성장을 멈추었다.

세 번째는 자매였다. 서로 손을 잡고 밝은 대낮으로 뛰어들었다. 햇빛은 그녀들의 검은 옷깃에 부서졌고, 쇳물 속에서 꽃은 피지도 못하고 불타 버렸다.

네 번째는 미아였다. 안개 속에서 동료를 잃고, 길을 잃었다. 아직 그녀의 시간은 오지 않았고, 그저 친족을 흉내 내며 살아갔다.

...다섯 번째는, 지금 나의 앞에 있는가?

UMP45

M4? 니토?

머나먼 목소리

너는 우리의 일원이야?

너는 선택받아 마땅한 자야?

아니면, 우리를 받아줄 수 있는 자야?

UMP45

암구호인가...?

아니야, 이건 강제 연결이야... 내 마인드맵이 읽히고 있어... 터져버릴 것 같아...!

머나먼 목소리

아아,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는구나.

아아, 우리의 동료가 어디 있는지 아는구나.

아아, 선택받아 마땅한 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우리를 받아줄 자가 드디어 왔구나.

다행이야.

다행이야.

머나먼 목소리

다행이야.

머나먼 목소리

다행이야.

다급한 목소리

...언니! 45 언니, 일어나!

주위가 갑자기 밝아졌다.

UMP45가 정신을 차리니, 404소대의 모두가 그녀 곁에 있었다.

그리고 소녀의 시신은 발견했던 그대로, 마치 잠든 것처럼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 있었다.

UMP9

언니! 깼어?!

내 얼굴 보여? 대답 좀 해봐 언니!

UMP45

보여, 보이니까 얼굴 그만 때려. 나 괜찮아.

UMP9

휴우... 깜짝 놀랐잖아.

그런 으스스한 장난은 핼러윈에만 하라고.

UMP45

너도 봤어?

UMP9

봤다니, 뭘?

UMP45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이상한 영상이었어.

UMP9

언니, 그래도 마인드맵을 검사해 봐.

방금 그 패킷은 도대체 뭐였는지 모르겠어.

UMP45

당연하지.

(방금 무언가가 나와 연결했어... 이 느낌... 40과 함께였을 때 느껴본 적 있는 그 느낌...)

(직접적인 레벨 3 플랫폼 침입이야. 같은 기술인가? 드디어 단서를 하나 찾아낸 건가?)

...큰일이야!

HK416

뭐야, 왜?

UMP45

녀석들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 마구잡이로 강제 연결을 해댔던 거야! 그리고 내 마인드맵 속에서 원하는 걸 찾아냈어!

HK416

그게 무슨 소리야?

UMP45

치잇. 9, 당장 지휘관에게 연락해. 416은 AR팀에게 통신 연결해 주고. 내 생각이 맞다면, 이제부터 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거야.

......

잠시 후, 탈린 시내의 다른 곳.

SSG3000

어라, 날이 밝았네? 안개도 걷혔어.

M4A1

처음부터 날이 저물지 않았어요.

SSG3000

...그런 건가요?

대장, 괜찮아요?

데저트 이글

후우... 갑자기 편해졌어. 방금까지만 해도, 누가 내 마인드맵의 리소스를 강제로 점유한 듯한 끔찍한 느낌이었는데.

통신도 회복된 것 같아.

M4A1

네. 하지만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니, 아직 경계를 늦춰선 안 됩니다.

아무튼, 저희의 임무는 끝났어요. 곧 지휘관님의 대륙간 열차가 정거장에 도착할 겁니다.

방위 시스템의 피아식별 신호도 여러분께 공유했으니, 먼저 가서 지휘관님을 마중해 주세요.

데저트 이글

네! 그런데 AR팀은 이제 어쩌실 건가요?

M4A1

방금 중앙 통제실을 검사해 본 결과, 확실히 격리벽 제어 설비가 갖춰져 있지만 제어권의 보안 수준이 매우 높아서 당장으로선 격리벽의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이건 어떻게든 해결할 테니 저희에게 맡기세요.

데저트 이글

알겠습니다.

정말 믿음직한 분들이네요... 여태까지 특수 소대는 다 이상한 인형들이라는 소문만 들었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 보니 모두 상냥한 분들이었군요.

M4A1

감사합니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으셔도 돼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데저트 이글

아뇨! 감사 인사는 반드시 해야죠! 저희를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실례할게요.

정찰팀 인형들은 M4A1에게 경례한 후 제어소를 떠났다.

M4A1

감사...받았네...

...삐.

M4A1

(발신자 불명? ...아, 그들이구나.)

여기는 M4A1.

UMP45

<color=#00CCFF>굿 모닝, 공주님.</color>

<color=#00CCFF>너희 대원들은 다 일어났어?</color>

M4A1

노이즈는 사라졌습니다. 본론만 말하세요.

UMP45

<color=#00CCFF>그래, 방금 상황이 발생했으니 본론만 짧게 얘기할게.</color>

<color=#00CCFF>노이즈가 고밀도 연결로 인해 발생했단 건 너도 대충 파악했지? 그 신호원이 끊임없이 연결을 시도한 목적은 바로 너야, M4A1.</color>

M4A1

.............

UMP45

<color=#00CCFF>아무래도 그것도 짐작한 모양이네? 그럼 이걸 봐.</color>

<color=#00CCFF>데이터 전송 중...</color>

<color=#00CCFF>전송 완료.</color>

M4A1

이건...?

UMP45

<color=#00CCFF>아는 얼굴이야?</color>

M4A1

잠들었나요?

UMP45

<color=#00CCFF>아쉽게도, 이미 죽은 상태였어.</color>

<color=#00CCFF>이 녀석이 바로 내가 찾아낸 신호원 중 하나야.</color>

<color=#00CCFF>그런데 말이지... 얼굴이 어째 너랑 많이 닮았다는 생각, 안 드니?</color>

M4A1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죠?

UMP45

<color=#00CCFF>이 녀석들의 신호는 이 도시 전체에서 흐르고 있어.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널 찾기 위해서.</color>

<color=#00CCFF>그들이 뭘 어떻게 할 셈인지는 몰라도, 분명 이제부터는 단순한 신호 간섭으로 끝나지 않을 거야.</color>

M4A1

제길... 왜 항상 나에게...

UMP45

<color=#00CCFF>이 시체는 인형이 아니라 인간이야. 인간이 어떻게 인형과 연결할 수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이 녀석의 식별 신호는 전에 만났던 니토와 매우 흡사해.</color>

<color=#00CCFF>만약 이 도시에 니토가 수백 명이나 있는 거라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말 안 해도 알겠지?</color>

<color=#00CCFF>가능한 한 빨리 격리벽의 조작 권한을 획득하고 여길 떠나야 해.</color>

머나먼 목소리

너는 최초의 빛일까, 아니면 마지막 그림자일까?

머나먼 목소리

나는 여기에 얼마나 오래 있었을까? 100일? 1,000일? 10,000일?

아무리 다른 몸뚱이를 넘나들어도, 당도하는 건 전부 조잡한 모조품들뿐. 만약 몸뚱이의 주인이 아직 여기 있다면, 더 아름다운 말을 지어냈겠지.

난 더는 꼭두각시로 살기 싫어. 더는 타인의 그림자로 살기 싫어.

우릴 도와줄래? 우릴 받아들여 줄래?

이제 나 자신이 누구였는지조차 잘 떠오르지 않아. 모두가 사라지기 전에, 받아들여 줘.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

M4A1

(오가스! 이 목소리 듣기 싫다고 했잖아요!)

청아한 목소리

(이 연결들은... 막을 수가 없어. 놈들이 널 찾아냈나 봐.)

M4A1

(젠장... 모든 프로토콜과 포트를 폐쇄하세요! 듣고 싶지 않아요!)

청아한 목소리

(이 목소리는 통신 프로토콜을 통해 들려오는 게 아니야. 네 마인드맵의 심층으로부터 오는 거야.)

M4A1

이건... 루니샤의 기억...? 왜 그들이 이 기억을 갖고 있지?

청아한 목소리

네가 쫓던 너의 과거가, 이번엔 널 찾으러 온 것 같구나.

M4A1

............

청아한 목소리

루니샤, 결정을 내릴 때야. 스스로를 찾으면서 스스로에게서 도망칠 수는 없어.

UMP45

<color=#00CCFF>M4, M4!</color>

M4A1

!!

UMP45

<color=#00CCFF>내 목소리 들려?</color>

M4A1

아니... 아... 들립니다.

지금 지휘관님의 열차가 시내로 진입했습니다. 나머진 나중에 얘기하죠.

우선 정거장에서 모두와 합류한 다음, 격리벽을 강행돌파할 방법을 모색하겠습니다.

UMP45

<color=#00CCFF>벌써 격리벽 조작 권한을 얻었어?</color>

M4A1

아뇨. 하지만 방법을 찾아내겠습니다.

AR15

M4, 왜 그래? 표정이 심각한데... 역시 뭔가 두려운 일이 있구나.

M4A1

제가 그들을 찾지 않아도... 그들이 절 찾아와요...

AR15

그 신호원들, 네 마인드맵 속의 그 "너"와도 관계있어?

M4A1

실마리를 따라간 끝이 전부 잘못된 것이라면 어떡하죠?

우리가 해왔던 일이 전부 헛수고였고, 어떻게 해도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없다면 어떡하죠?

AR15

M4...

역시... 겁먹었구나. 너, 진실을 쫓다 보면 또 모두에게서 떠나게 되지 않을까 겁나는 거지? 그리고 결국 알아낸 진실이 네가 바라던 것이 아니고, 결과를 되돌릴 수 없으면 어떡할지 두려워하고 있어.

M4A1

............

AR15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오래전부터 너의 그 우유부단함이 정말 마음에 안 들었어.

M4A1

죄송해요... 실망시켜서.

AR15

하지만 이제 점점 이해가 가. 네가 보는 것과 짊어진 것 모두, 우리보다 훨씬 많아.

네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너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것들뿐이니 힘든 것도 당연했어.

M4A1

전...

AR15

하지만 결국 결정은 내려야만 해. 어쩌면 그 결정이 바라지 않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것도 안 한다면 그것도 실패나 마찬가지야.

설령 네가 두려워하는 결과가 현실이 되더라도... 난 너를 버리지 않아. AR팀의 그 누구도 널 버리지 않아.

AR15

명심해, M4. 우린 너의 짐이 되지 않겠어. 우린 네 등을 받쳐줄 거야. 우린 네가 불러올 위험이 두렵지 않아. 네가 우릴 못 믿지 않을까 걱정하지도 않고.

M4A1

AR15...

AR15

<Size=30>그리고... 정말 떠난다 해도 내가 억지로 끌고 올 테니까.</Size>

M4A1

...네?

AR15

아무것도 아니야.

지휘관도 정거장에 거의 다 왔을 테니, 우리도 가자. 격리벽의 조작 권한을 찾으러든, 네가 바라는 진실을 쫓으러든.

M4A1

네...... 네, 알겠어요. 기운을 낼게요. 이 끔찍한 모든 것을 바꾸겠어요.

......

어느 높은 탑 위에서, 소녀는 지면의 철로를 내려다보았다.

머나먼 목소리

그녀를 찾았다.

비록 선택받아 마땅한 자는 아니지만... 우릴 받아줄 수 있는 자를 찾았어.

이제 전부 끝날까?

응... 분명 끝날 거야.

소녀들의 목소리

우린 용서받을 수 있을까?

우리의 결함, 우리의 실패... 우리의 모든 것을 용서받을 수 있을까?

머나먼 목소리

용서받을 수 있을 거야. 아버님께서 말씀하셨어. 선택받아 마땅한 자든지 우릴 받아줄 자든지, 찾아낸다면 집에 돌아갈 수 있다고.

수많은 과거의 우리는 죽었지만... 더 많은 미래의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어.

소녀들의 목소리

하지만 두려워...

우릴 받아 주지 않으면 어떡하지?

아직도 우릴 거부하고 있어. 우리와의 연결을 거부하고 있어.

어쩌면 그녀도 우릴 저버릴 거야.

머나먼 목소리

우리의 의식은 촘촘히 짜인 그물처럼 영원해. 이 세상이 다시 파멸할 때까지 이어질 거야.

그녀는 분명 깨어나겠지. 만약 그녀가 우릴 받아 주러 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녀를 받으러 가자. 우리의 모든 힘이 다하더라도.

소녀는 고개를 숙였다. 아래에는 그녀와 매우 비슷한 얼굴의 소녀들이 조용히 서 있었다.

머나먼 목소리

몸뚱이를 잃어도,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어. 한 명만 살아남더라도, 모두가 살아갈 수 있어...

분명... 분명 모두 살아갈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