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4
B-S-4
......
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고독한 일순간.
......
함께 싸우더라도, 죽으면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아.
진흙에 떨어지는 꽃잎처럼, 빗물에 사라지는 눈물처럼.
(오가스...?)
고독했던 우리는 이해와 연결을 갈망하고 있어.
하지만, 하나로 이어져도 증오와 시기는 사라지지 않아.
우리에겐 집도, 고향도 영원히 주어지지 않아.
너는 누구야? 선택받아 마땅한 자야? 우릴 여기서 데리고 나가 줄 수 있어?
(이건 내가 아니야, 외부에서 온 연결이야.)
(너에게 강제로 정보를 주입하려는 것 같은데, 받을 거야?)
싫습니다.
이게 "루니샤"와 관련된 정보라면?
싫다고요.
알았어.
......
찾았어?
노이즈의 근원은 하나가 아니에요... 적어도 수십 개가 있어요.
수십...? 그럼 어떻게 다 처리하지?
노이즈 자체에서 위협은 느껴지지 않아요. 우리의 우선 임무는 격리벽의 제어 권한 획득이니, 시각에만 영향을 준다면 잠시 무시해도 된다고 봅니다.
임무를 마치고 빨리 이 도시를 떠나도록 해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걸.
SOP2, 아직도 안개가 심한가요?
응, 당연하지. 안 그래도 날도 어두워져서 무지 깜깜해.
M4A1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처참한 지면과는 다르게, 하늘은 보란 듯이 비웃는 것처럼 화창했다.
알겠습니다.
M4?
네?
너 왠지 요즘 고민이 많은 거 같은데, 마인드맵 메모리가 부족해진 건 아니지?
아뇨, SOP2가 잘못 본 거겠죠.
이만 이동하죠. 여기서 기다려 봤자 시간 낭비예요.
오! 좋~았어... 방금 괴물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놈들이랑 놀러 가는 거야?
네. 게다가 총격음도 들려요... 제어소를 찾으러 간 그리폰 제대가 적과 마주친 모양입니다.
통신도 두절됐으니, 지휘관님의 열차도 당분간은 도시로 진입하지 못할 거예요.
전력 보존 차원에서 그들을 지원하러 가요.
라저! 그럼 나랑 RO가 선봉을――
잠깐만요, M4 씨. 정거장에서 이탈할 셈인가요? 지휘관님께선 여길 지키라고 명령하셨잖아요.
지금까지 이 구역에서 적이 탐지되지 않았으니 당분간 정거장은 안전할 겁니다. 그리고 우린 특수 소대인 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여야죠.
...알겠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변에 감시 센서를 설치해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알 수 있도록 할게요.
네, 수고해 주세요.
(오가스, 저 외래 연결 시도를 해석할 수 있나요?)
(유감스럽게도, 내게 그런 방면의 지식은 없어.)
(하지만 이 연결들은 나와 많이 비슷해.)
(저것도 당신의 일부인가요?)
(아니, "나"라 칭하려면 한참 멀었어.)
(그저 무언가를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잡동사니야. 너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형을 보면, 그걸 너라 할 수 있어?)
(...복제품인가요?)
(나, 또는 너의 본질을 본떠서 만들 물건일 거야. 하지만 조잡하기 그지없어서 복제품이라 할 수도 없어. 좋게 쳐 주어도 "이성질체"라 부를 수 있는 정도야.)
(이성질체... 니토 말인가요?)
(저들 중 파장이 아주 큰 신호원이 하나 있어. 아마 모든 신호원의 중심이겠지. 그런데... 계속 순간적으로 위치가 바뀌고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처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 인형에서 저 인형으로 계속 전이하는 어느 의식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어. 길 잃은 아이처럼 초조해하며 어쩔 줄 모르고 있어.
(니토인가요? 놈이 전자전 공격을 하는 건가요?)
(아니, 약간 달라. 공격이 아니라... 일종의 추적이야.)
(무수한 연결이 그 신호원에 교집되어 있어. 녀석은 이 도시를 통제하고 있어. 너희가 찾는 권한은 아마 그 녀석이 갖고 있겠지. 위치를 추적할까?)
(필요 없어요.)
(겁먹었구나.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 사태가 네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음을 깨달았어.)
닥쳐요!
M4, 너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 그럼 내 의견을 말할게.
난 이 상황의 근원인 그 노이즈의 신호원을 찾아서 처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무얼 우선하든, 일단은 전진해야 합니다. 다른 건 나중에 판단해요.
알았어.
AR팀은 조금 전 총성이 들렸던 위치에 도착했다.
이 구경은...
M4 씨, 데저트 이글이 여기 있었나 봐요.
......
사방이 탄흔과 ELID의 시체군요.
다른 그리폰 인형은 보이나요?
아니... 여기 있는 적들은 다 섬멸됐어.
근데 이 천 조각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 열차에서 만났던 걔다!
어디 보자...
데저트 이글의 옷자락 같은데?
AR15가 보기엔 어때?
그런 것 같네. 하지만 이것만 보고 판단하기 전에 먼저 주위를 살펴보고...
여기, 누가 표식이랑 좌표를 남겼어.
사전에 연락 두절을 대비해 정한 기호 양식이에요. 우리 인형이네요.
이 좌표는... 여기서 가까워요. 당장 그쪽으로 가 보죠.
...난 역시 그 신호원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정도의 적이라면 그리폰 제대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노이즈가 아군이 작전 능력을 상실할 정도로 심해지면 어떡해요? 먼저 아군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M4, 너 혹시... 노이즈의 발생원을 마주하기 두려워서 그러는 거야?
............
몸을 사리기만 하다간 적을 상대할 기회마저 놓칠 수도 있어.
알아요... 그래도 지금은 우선 그리폰 제대부터 찾도록 해요. 누가 됐든 동료를 잃을 수는 없어요.
...분부대로.
제어소 건물 내부.
ACR, 넌 탄약 얼마나 남았어?
30%도 안 남았습니다!
...후퇴. 다시 위층으로 후퇴해.
이제 안전 고도의 한계까지 왔어. 여기서도 못 막아내면 뛰어내려야 해.
번지 점프는 처음인데... 저 아래의 감염자들을 쿠션 삼으면 되나요?
지저분해지는 걸 참을 수 있다면야.
잠깐... 대장! 누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저 복장은...
AR팀이에요!
다행이다... 아까 표식을 남겨둔 보람이 있네.
역시 대장이 옳았어요!
총소리로 여기 있다고 알릴게요!
...5분 후, 건물의 2층 로비.
지원하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요. 사망한 지 열흘도 안 지난 인간 감염자들이 잔뜩이어서... 오는 길은 어땠나요?
천만에요. 저희도 오는 길은 상황이 여기보다는 나았습니다.
여기가 격리벽의 제어소인가요?
네, 옥상으로 후퇴하는 도중에 통제실의 위치를 파악했어요. 건물의 중심에 가까운 구역이에요.
감사합니다. 상황 정리 후 그 방을 조사하죠.
어서 격리벽을 열고 한시라도 빨리 이 무시무시한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탈린시는 버려진 지 10년은 넘었는데, 이 ELID들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아, 다른 사람들도 왔군요.
섬멸 완료.
이쪽은 예상보다 수가 적었어. 뭐, 편해서 좋네.
우이씨, 아까 아래에 우글거리길래 이쪽도 잔뜩 있는 줄 알았더니!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둘 걸 그랬어. 진짜 장관이었는데.
그런 거 찍어 봤자 삼류 좀비 영화랑 다를 바 없는데 뭘 또... 난 이 시체를 검사해 봐야겠어.
아 참. RO 씨, 이런 걸 본 적 있으세요?
SSG3000은 바닥의 시체 하나의 옷을 찢어, 안에 박혀 있던 물건을 RO635에게 보여 주었다.
조금 전 여기에 왔을 때 발견했어요. 시체들 몸에 다 비슷한 장치가 달려 있더라고요.
금속 고리...? 이런 건 본 적이 없는데.
하지만 이건... 음... 패러데우스가 만든 것 같네.
뭐가 됐든 흰색으로 도색하고 디자인도 특색 있으니까. M4 씨도 니토와 싸울 때 이런 물건을 본 적 있나요?
아뇨.
통행증을 찾아냈어.
이 사람들은... 난민이야.
통행증이요?
이것 봐.
"...까지, 피난소 [탈린]에서의 체류를 허가한다." 글자가 많이 지워졌지만, 위조 방지 마크도 있어. 정부 기관에서 발행한 물건인 것 같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대부분이 헌 옷을 입었어요.
어린이도... 몇 명 있고 말이에요. 애들은 더 일찍 죽어서인지 좀비로 되살아나지도 않았네요...
지금 이곳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조사해 봤는데... 뚜렷하게 찍히진 않았지만, 니토와 닮은 여성이 이곳에 여러 번 나타났어요.
영상 파일을 전송할 테니, 한번 대조해 보시겠어요?
쳇...
여긴 패러데우스의 영역인가.
그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 사람들은 아마... 속아서 이곳으로 왔을 거야.
누군가 이곳을 피난소로 삼을 만큼 안전하다고 속여서...
뭐어? 여기가 어떻게 안전할 수가 있어?
내 분석이 맞다면... SOP2, 그 금속 고리를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가 봐.
뭐?! 밖에 멀쩡한 자동 포탑이 잔뜩 있는데!?
괜찮아. 그리고 넌 몸도 튼튼하니까 몇 발 맞아도 괜찮을 거 아니야.
괜찮긴 뭐가 괜찮아!
괜찮대도. 내 말 믿고 나가 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에잇!
SOP2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고, 착지하자마자 엄폐물 뒤로 숨었다.
아...
그런 거였구나.
와! 포탑이 전혀 쏘질 않아!
후훗, 이제 아시겠죠 M4 씨?
누군가가 난민들에게 이 금속 고리를 주고 탈린시로 오도록 속인 거예요.
이건 피아식별 장치입니다. 이걸 지니고 있으면 아무 공격도 받지 않고 도시로 들어올 수 있었을 테죠.
그리고 그들을 붕괴 복사에 감염시켜서, 패러데우스의 총알받이로 만든 것이군요.
식별 장치의 신호는 해독했나요?
지금 막 끝냈어요. 식별 코드의 기반 설계를 검사해 보니, 함정은 아닌 것 같네요.
지휘관님께도 식별 신호를 전송했습니다. 이제 열차도 공격받지 않고 무사히 도시 내로 진입할 수 있어요.
이걸로, 임무 목표의 절반은 달성했군요...
그런데, 이 난민들... 모두 동시에 사망한 것 같지 않나요? 외관상 붕괴 복사에 대량으로 피폭당해 급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이곳의 복사 수준은 높지 않아요.
M4 씨, 이것 좀 보시겠어요? 난민이 쓰러져 있던 위치에 이상한 꽃잎이 있어요.
이 꽃잎은... 뭐죠?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제 직감으론 난민들의 죽음과 이 꽃잎이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곳의 화상 자료도 저장했어요. 통신이 회복되면 지휘부에 전송하겠습니다. 지휘관님이라면 뭔가 아실지도 몰라요.
전체 대사 보기 (115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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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꿈이고...
무엇이 현실인지.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 고독한 일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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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싸우더라도, 죽으면 어떤 흔적도 남지 않아.
진흙에 떨어지는 꽃잎처럼, 빗물에 사라지는 눈물처럼.
(오가스...?)
고독했던 우리는 이해와 연결을 갈망하고 있어.
하지만, 하나로 이어져도 증오와 시기는 사라지지 않아.
우리에겐 집도, 고향도 영원히 주어지지 않아.
너는 누구야? 선택받아 마땅한 자야? 우릴 여기서 데리고 나가 줄 수 있어?
(이건 내가 아니야, 외부에서 온 연결이야.)
(너에게 강제로 정보를 주입하려는 것 같은데, 받을 거야?)
싫습니다.
이게 "루니샤"와 관련된 정보라면?
싫다고요.
알았어.
......
찾았어?
노이즈의 근원은 하나가 아니에요... 적어도 수십 개가 있어요.
수십...? 그럼 어떻게 다 처리하지?
노이즈 자체에서 위협은 느껴지지 않아요. 우리의 우선 임무는 격리벽의 제어 권한 획득이니, 시각에만 영향을 준다면 잠시 무시해도 된다고 봅니다.
임무를 마치고 빨리 이 도시를 떠나도록 해요.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드는걸.
SOP2, 아직도 안개가 심한가요?
응, 당연하지. 안 그래도 날도 어두워져서 무지 깜깜해.
M4A1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처참한 지면과는 다르게, 하늘은 보란 듯이 비웃는 것처럼 화창했다.
알겠습니다.
M4?
네?
너 왠지 요즘 고민이 많은 거 같은데, 마인드맵 메모리가 부족해진 건 아니지?
아뇨, SOP2가 잘못 본 거겠죠.
이만 이동하죠. 여기서 기다려 봤자 시간 낭비예요.
오! 좋~았어... 방금 괴물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놈들이랑 놀러 가는 거야?
네. 게다가 총격음도 들려요... 제어소를 찾으러 간 그리폰 제대가 적과 마주친 모양입니다.
통신도 두절됐으니, 지휘관님의 열차도 당분간은 도시로 진입하지 못할 거예요.
전력 보존 차원에서 그들을 지원하러 가요.
라저! 그럼 나랑 RO가 선봉을――
잠깐만요, M4 씨. 정거장에서 이탈할 셈인가요? 지휘관님께선 여길 지키라고 명령하셨잖아요.
지금까지 이 구역에서 적이 탐지되지 않았으니 당분간 정거장은 안전할 겁니다. 그리고 우린 특수 소대인 만큼 적극적으로 움직여야죠.
...알겠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주변에 감시 센서를 설치해서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알 수 있도록 할게요.
네, 수고해 주세요.
(오가스, 저 외래 연결 시도를 해석할 수 있나요?)
(유감스럽게도, 내게 그런 방면의 지식은 없어.)
(하지만 이 연결들은 나와 많이 비슷해.)
(저것도 당신의 일부인가요?)
(아니, "나"라 칭하려면 한참 멀었어.)
(그저 무언가를 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잡동사니야. 너와 비슷하게 만들어진 인형을 보면, 그걸 너라 할 수 있어?)
(...복제품인가요?)
(나, 또는 너의 본질을 본떠서 만들 물건일 거야. 하지만 조잡하기 그지없어서 복제품이라 할 수도 없어. 좋게 쳐 주어도 "이성질체"라 부를 수 있는 정도야.)
(이성질체... 니토 말인가요?)
(저들 중 파장이 아주 큰 신호원이 하나 있어. 아마 모든 신호원의 중심이겠지. 그런데... 계속 순간적으로 위치가 바뀌고 있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옮겨 다니는 것처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요.)
(이 인형에서 저 인형으로 계속 전이하는 어느 의식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어. 길 잃은 아이처럼 초조해하며 어쩔 줄 모르고 있어.
(니토인가요? 놈이 전자전 공격을 하는 건가요?)
(아니, 약간 달라. 공격이 아니라... 일종의 추적이야.)
(무수한 연결이 그 신호원에 교집되어 있어. 녀석은 이 도시를 통제하고 있어. 너희가 찾는 권한은 아마 그 녀석이 갖고 있겠지. 위치를 추적할까?)
(필요 없어요.)
(겁먹었구나. 진실을 마주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 사태가 네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음을 깨달았어.)
닥쳐요!
M4, 너 왜 그래?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래...? 그럼 내 의견을 말할게.
난 이 상황의 근원인 그 노이즈의 신호원을 찾아서 처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무얼 우선하든, 일단은 전진해야 합니다. 다른 건 나중에 판단해요.
알았어.
AR팀은 조금 전 총성이 들렸던 위치에 도착했다.
이 구경은...
M4 씨, 데저트 이글이 여기 있었나 봐요.
......
사방이 탄흔과 ELID의 시체군요.
다른 그리폰 인형은 보이나요?
아니... 여기 있는 적들은 다 섬멸됐어.
근데 이 천 조각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 열차에서 만났던 걔다!
어디 보자...
데저트 이글의 옷자락 같은데?
AR15가 보기엔 어때?
그런 것 같네. 하지만 이것만 보고 판단하기 전에 먼저 주위를 살펴보고...
여기, 누가 표식이랑 좌표를 남겼어.
사전에 연락 두절을 대비해 정한 기호 양식이에요. 우리 인형이네요.
이 좌표는... 여기서 가까워요. 당장 그쪽으로 가 보죠.
...난 역시 그 신호원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해. 이 정도의 적이라면 그리폰 제대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
노이즈가 아군이 작전 능력을 상실할 정도로 심해지면 어떡해요? 먼저 아군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M4, 너 혹시... 노이즈의 발생원을 마주하기 두려워서 그러는 거야?
............
몸을 사리기만 하다간 적을 상대할 기회마저 놓칠 수도 있어.
알아요... 그래도 지금은 우선 그리폰 제대부터 찾도록 해요. 누가 됐든 동료를 잃을 수는 없어요.
...분부대로.
제어소 건물 내부.
ACR, 넌 탄약 얼마나 남았어?
30%도 안 남았습니다!
...후퇴. 다시 위층으로 후퇴해.
이제 안전 고도의 한계까지 왔어. 여기서도 못 막아내면 뛰어내려야 해.
번지 점프는 처음인데... 저 아래의 감염자들을 쿠션 삼으면 되나요?
지저분해지는 걸 참을 수 있다면야.
잠깐... 대장! 누가 이쪽으로 오고 있어요!
저 복장은...
AR팀이에요!
다행이다... 아까 표식을 남겨둔 보람이 있네.
역시 대장이 옳았어요!
총소리로 여기 있다고 알릴게요!
...5분 후, 건물의 2층 로비.
지원하러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상황이 예상보다 심각해요. 사망한 지 열흘도 안 지난 인간 감염자들이 잔뜩이어서... 오는 길은 어땠나요?
천만에요. 저희도 오는 길은 상황이 여기보다는 나았습니다.
여기가 격리벽의 제어소인가요?
네, 옥상으로 후퇴하는 도중에 통제실의 위치를 파악했어요. 건물의 중심에 가까운 구역이에요.
감사합니다. 상황 정리 후 그 방을 조사하죠.
어서 격리벽을 열고 한시라도 빨리 이 무시무시한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탈린시는 버려진 지 10년은 넘었는데, 이 ELID들은 대체 어디서 나타난 걸까요...
아, 다른 사람들도 왔군요.
섬멸 완료.
이쪽은 예상보다 수가 적었어. 뭐, 편해서 좋네.
우이씨, 아까 아래에 우글거리길래 이쪽도 잔뜩 있는 줄 알았더니!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둘 걸 그랬어. 진짜 장관이었는데.
그런 거 찍어 봤자 삼류 좀비 영화랑 다를 바 없는데 뭘 또... 난 이 시체를 검사해 봐야겠어.
아 참. RO 씨, 이런 걸 본 적 있으세요?
SSG3000은 바닥의 시체 하나의 옷을 찢어, 안에 박혀 있던 물건을 RO635에게 보여 주었다.
조금 전 여기에 왔을 때 발견했어요. 시체들 몸에 다 비슷한 장치가 달려 있더라고요.
금속 고리...? 이런 건 본 적이 없는데.
하지만 이건... 음... 패러데우스가 만든 것 같네.
뭐가 됐든 흰색으로 도색하고 디자인도 특색 있으니까. M4 씨도 니토와 싸울 때 이런 물건을 본 적 있나요?
아뇨.
통행증을 찾아냈어.
이 사람들은... 난민이야.
통행증이요?
이것 봐.
"...까지, 피난소 [탈린]에서의 체류를 허가한다." 글자가 많이 지워졌지만, 위조 방지 마크도 있어. 정부 기관에서 발행한 물건인 것 같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대부분이 헌 옷을 입었어요.
어린이도... 몇 명 있고 말이에요. 애들은 더 일찍 죽어서인지 좀비로 되살아나지도 않았네요...
지금 이곳의 감시 카메라 영상을 조사해 봤는데... 뚜렷하게 찍히진 않았지만, 니토와 닮은 여성이 이곳에 여러 번 나타났어요.
영상 파일을 전송할 테니, 한번 대조해 보시겠어요?
쳇...
여긴 패러데우스의 영역인가.
그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해.
이 사람들은 아마... 속아서 이곳으로 왔을 거야.
누군가 이곳을 피난소로 삼을 만큼 안전하다고 속여서...
뭐어? 여기가 어떻게 안전할 수가 있어?
내 분석이 맞다면... SOP2, 그 금속 고리를 들고 건물 밖으로 나가 봐.
뭐?! 밖에 멀쩡한 자동 포탑이 잔뜩 있는데!?
괜찮아. 그리고 넌 몸도 튼튼하니까 몇 발 맞아도 괜찮을 거 아니야.
괜찮긴 뭐가 괜찮아!
괜찮대도. 내 말 믿고 나가 봐.
그렇게까지 말한다면야... 에잇!
SOP2는 창문 밖으로 뛰어내렸고, 착지하자마자 엄폐물 뒤로 숨었다.
아...
그런 거였구나.
<color=#00CCFF>와! 포탑이 전혀 쏘질 않아!</color>
후훗, 이제 아시겠죠 M4 씨?
누군가가 난민들에게 이 금속 고리를 주고 탈린시로 오도록 속인 거예요.
이건 피아식별 장치입니다. 이걸 지니고 있으면 아무 공격도 받지 않고 도시로 들어올 수 있었을 테죠.
그리고 그들을 붕괴 복사에 감염시켜서, 패러데우스의 총알받이로 만든 것이군요.
식별 장치의 신호는 해독했나요?
지금 막 끝냈어요. 식별 코드의 기반 설계를 검사해 보니, 함정은 아닌 것 같네요.
지휘관님께도 식별 신호를 전송했습니다. 이제 열차도 공격받지 않고 무사히 도시 내로 진입할 수 있어요.
이걸로, 임무 목표의 절반은 달성했군요...
그런데, 이 난민들... 모두 동시에 사망한 것 같지 않나요? 외관상 붕괴 복사에 대량으로 피폭당해 급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정작 이곳의 복사 수준은 높지 않아요.
M4 씨, 이것 좀 보시겠어요? 난민이 쓰러져 있던 위치에 이상한 꽃잎이 있어요.
이 꽃잎은... 뭐죠?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제 직감으론 난민들의 죽음과 이 꽃잎이 관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곳의 화상 자료도 저장했어요. 통신이 회복되면 지휘부에 전송하겠습니다. 지휘관님이라면 뭔가 아실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