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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5 · 연쇄분열

D-S-5

D-S-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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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맵 공간.

약간의 잡음이 정적을 깨뜨렸고, AR15와 UMP45의 주변 풍경이 흔들리며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UMP45

플랫폼이 흔들리고 있어. 심상치 않은데.

AR15

45, 이게 마지막 기억 파편이야?

UMP45

맞아... 이 기억만 넘어가면 M4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어.

잠자는 공주님을 구하는 기사님 역할은 너만 할 수 있으니까, 어서 가. 난 연결이 끊어지기 전에 최대한 정보를 모을 테니까.

AR15

(이 벽만 넘으면...!)

???

M4...

M4A1

......

(익숙한 목소리...)

???

M... A1...

M4A1

(누구지...?)

???

...어나...

M4... A1...

M4A1

(누굴 부르는 거지?)

(아... 이 목소리.. 지금 부르는 건...!)

AR15

<size=50>지금 당장 일어나! M4A1!!!</size>

M4A1

...!!!

(맞아, 난 아직 연결 속에 있었지...)

자신을 부르는 외침에, M4A1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주위의 이성질체들을 거칠게 밀어내며, AR15의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달음박질쳤다.

M4A1

AR15!

저 여기 있어요!

AR15

알아! 지금 구해줄게!

AR15는 몰려오는 소녀들을 차례차례 쏘아 쓰러뜨리며 M4에게 달려갔다.

M4A1

AR15! 찾으러 왔군요!

AR15

내가 널 구하러 오겠다고 했잖아!

M4A1

오가스가 저들에게 삼켜진 것 같아요!

AR15

그딴 건 없어도 돼!

AR15

...윽!

느닷없이 회오리가 매섭게 몰아쳐, AR15는 균형을 잃어 걸음을 멈춰야 했다.

다시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이성질체 소녀들은 전부 사라지고 없었다.

신기루 같은 정원에는 M4A1과 AR15, 그리고 이성질체들의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소녀 뿐이었다.

실격 이성질체

...어째서?

소녀는 AR15를 노려보았다.

실격 이성질체

거의 다 됐는데...

어째서... 왜 우리가 하나가 되는 걸 방해하는 거야?

AR15

너희랑 하나가 된다니, 그게 무슨 헛소리야!?

실격 이성질체

너의 의식도 저 사람과 비슷한데... 왜 우리를 거부해?

우리 모두, 하나가 되길 바라는 거 아니었어?

우리의 의식이 하나가 되면, 모두 함께 이곳을 떠나 행복해질 수 있는데!

소녀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졌다.

그녀가 팔을 들어 올리자, 이번에는 정원이 흔들렸다.

실격 이성질체

다 너 때문이야... 모두가 돌아갈 길을, 네가 부쉈어...

M4A1

당신... 왜 저하고 융합하려는 거죠?

실격 이성질체

모두를 데리고 여기서 벗어날 거야. 더는 이렇게, 기약도 없이 기다리기 싫어...

넌 루니샤 중에서도 가장 완벽한데... 그 사람도 네가 우릴 받아줄 거라고 했는데... 어째서... 어째서 거절하는 거야!?

M4A1

그게 무슨 소리에요? 전 허락한 적 없습니다! 그리고 전 루니샤가 아니에요!

실격 이성질체

루니샤가... 아니야...?!

그럴 리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M4A1

이곳의 기억 파편을 통해 봤어요. 루니샤는 다른 사람이에요! 저는... 저는 그저 전술인형일 뿐입니다.

당신을 해치고 싶지 않아요. 저희를 여기서 벗어나게 해 주세요. 거절한다면 무력행사도 마다않겠습니다.

실격 이성질체

넌 몰라! 우리 모두가 루니샤라고! 하지만 마지막엔 오직 하나만 남게 돼!

그래... 가장 완벽한 루니샤만... 아버님께서 받아 주실 거야...

난 아니야... 우리 모두 아니야...

M4A1

모두가... 루니샤라고요?

실격 이성질체

우린 실패작, 아버님께 버림받은 불량품이야...

난 루니샤라 불릴 자격이 없어. 여기 있는 모두가 루니샤라 불릴 자격을 잃었어.

하지만, 그 자격이 있는 자가 지금 내 눈앞에 있어.

M4A1

저... 말이에요?

AR15

M4, 저딴 녀석의 헛소리는 그만 듣고, 어서 여길 빠져나갈 방법을 찾자.

실격 이성질체

안 돼... 가면 안 돼...

AR15

연결이 느슨해지고 있어, 떠나려면 지금이야!

......

M4A1이 눈을 뜨자, 폐허가 된 탈린시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M4A1

돌아왔나?

......아니야, 아직도 레벨 3 플랫폼의 밑바닥이야.

이성질체와의 연결은 끊어졌을 텐데, 어떻게 된 거지...?

M4A1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누더기를 걸친 이성질체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반사적으로 총을 들려 했지만, 몸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M4A1

(왜 몸이...?!)

고개를 숙여 보니, 어째선지 자신도 실격 이성질체의 옷을 입고 있었다.

M4A1

(이건... 내가 아니야.)

다가오던 이성질체는 M4A1 바로 앞에 멈춰 섰다. 표정은 기묘할 정도로 평온했다.

이성질체 소녀

새로운 꽃밭이 곧 피어날 거야.

실격체의 목소리

알았어. 모두를 부르자.

M4A1

(목소리가 내게서 나고 있어...)

(이건 그녀의 기억이구나.)

눈 깜짝할 새에, 주위의 풍경이 변했다.

이번엔 폐허가 된 도시의 중앙에서, 수많은 이성질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실격체의 목소리

우리의 아버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늘의 연민에 감사드립니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순간, 신명의 꽃이 피어나리니.

신성한 빛은 쓸모없는 우리의 몸을 깨끗이 씻겨 주고, 우리의 영혼을 천국으로 이끌지어다.

잠시 후, 우담화가 가득 피었다.

푸른 형광빛이 폐허를 밝혔고, 이성질체들은 하나둘씩 쓰러졌다.

......

이내 꽃이 시들고, 빛도 사그라들었다. M4A1의 시점에 있는 소녀를 비롯한 이성질체들의 절반은 아직 서 있었다.

잠깐의 침묵 후, 소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실격체의 목소리

오늘 떠난 동료들에게 축복을.

그들의 영혼은 오늘 안식을 얻었나이다.

똑같은 장면이 M4A1의 눈앞에서 반복되었다.

"의식"이 벌어지는 장소는 달랐지만, 진행되는 방식은 다 똑같았다.

이성질체들은 우담화가 곧 피어나는 곳으로 모여, 죽음을 기다렸다.

하지만 M4A1의 시점에 있는 그녀, 방금까지 적대하던 그 소녀는 항상 끝까지 살아남았다.

실격체의 목소리

어째서...

어째서 나만 해방되지 않는 거야?

이런 의식이 몇 번이나 지났을까, 소녀는 결국 무너졌다.

땅에 주저앉아 울먹이는 소녀를 보며, M4A1는 씁쓸한 기분마저 느꼈다.

실격체의 목소리

모두 죽었어... 모두 해방됐는데...

왜 나만... 왜 나만...?

아버님... 어떡하면 좋죠?

제발 가르쳐 주세요... 전 어떻게 해야 용서받을 수 있나요?

갑자기 M4A1의 시점이 소녀에게서 분리되었다.

시든 꽃밭에 꿇어앉아 우는 소녀를 바라보며, M4A1은 착잡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었다.

M4A1

(지금까지... 여기서 이런 일을 반복했구나...)

소녀의 모습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완전히 사라짐과 동시에 주변의 풍경도 쌓인 눈처럼 무너졌다.

M4A1

당신도... 수많은 피해자 중 하나였군요.

미안해요, 하지만 전 여길 떠나야만 해요.

실격 이성질체

...그럼, 날 없애. 우릴 완전히 없애버려. 우리에겐 이제 존재 의미도 없어졌어.

네가 거절한 순간, 우리의 모든 것이 끝났어. 제발, 이 끝없는 기다림에서 우릴 해방시켜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