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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5 · 연쇄분열

E-S-1

E-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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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MP45

연결된 신호의 수가 줄어들고 있어... 다 끝난 건가?

이 도시에서의 실험... 이딴 게 적어도 5년은 넘게 지속됐다니.

그래도 뭐, 나도 원하는 걸 얻었으니 됐나.

실패작 이성질체들의 의식이 서로 융합하면서 집중된 덕분에 정보를 찾기가 더 쉬웠어.

UMP45

"우산"은 단순한 바이러스가 아니었어. 오가스... 이 인공지능의 소스 코드를 압축한 프로그램이었던 거야. 숙주의 모든 시스템을 오가스로 덮어 씌워 버리는 프로그램.

오가스 시스템으로 변한 뒤, 숙주가 그 거대한 연산량을 감당할 수 없으면... 이성질체는 뇌가 망가지고, 인형은 마인드맵이 융해되어 버리는 거지.

즉, M4를 제외하면 다른 인형들도 다 실패작이란 뜻인데... 역시 자의로든 타의로든 페르시카도 이 일에 깊게 관계되어 있나 보네.

UMP45

결국 우산에 감염된 자의 결말은 망가지거나, 아니면 오가스의 숙주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이니...

내 마인드맵 심층의 "그 녀석"도... 미약하긴 해도 오가스가 연산해낸 거였구나.

내 마인드맵의 공간이 부족해서 다행이랄지, 아님 내 오가스는 그다지 똑똑한 녀석이 아니어서 다행이랄지...

UMP45

그나저나... 드디어 나비 작전이 어떻게 된 일인지 대충 알겠어.

왜 하필 우리였는지, 왜 하필 M16이었는지... 다 이해가 가.

그때부터 우린 장기말이었던 거야... 이제야 무얼 위한 장기말이었는지 알아냈어.

점점 더... 진실에 가까워지고 있어.

UMP45

그런데... M4A1는 이 모든 일의 중심에 엄청난 능력까지 지니고 있으면서, 왜 여태 아무것도 안 하는 거지?

UMP45

쳇, 연결의 흐름이 또 변하네... 외부의 연결인가?

UMP45

아니야... 상황이 심상치 않네.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는구나.

HK416

몸이... 이제 움직여.

UMP9

움직인다! 45 언니가 해낸 걸까?

G11

방금 그 영문 모를 녀석은 어떻게 됐어?

UMP45

그 몸뚱이라면 버려졌어.

UMP45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그리고 M4A1의 뺨을 받치고 있던 이성질체를 툭 밀자, 그 몸뚱이는 시체처럼 힘없이 쓰러졌다.

UMP9

언니! 무사했구나!

UMP45

저 두 녀석 덕분에.

M4A1

으으...

AR15

여긴... 현실인가?

UMP45

어서 돌아와, AR팀.

막 일어난 참이지만, 지금 상황이 최악이니까 빨리 정신 차리고 움직이도록 해.

M4A1

당신은... 404의 대장인가요? 괜찮습니다, 방해 전파를 일으키던 그 이성질체는 제가 쫓아냈어요. 다 끝났습니다.

M4A1

AR15도 괜찮아요? 아무래도 격리벽 제어 권한은 따로 찾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이제 방해 전파가 사라졌으니 위험은――

콰앙!

저 멀리서 엄청난 폭음과 함께, 크고 작은 폭발이 이어졌다.

AR15

무슨 일이지?!

G11

히익!?

HK416

폭격이야!?

UMP45

아니, 아직 끝나지 않았어. 넌 지금 착각하는 거야. 적은 바로 이 순간을 노리고 있었어.

방금 플랫폼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 이성질체가 탈린의 바깥 어딘가로 연결하는 걸 감지했어.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

M4A1

...도시 외부와의 연결이라고요?

UMP45

네 안의 그건 아마 이 일련의 소동을 일으킨 흑막이 바라던 물건이야. 그리고 넌 그걸 적에게 순순히 넘겨줬어.

이제 목적도 달성했겠다, 놈들은 우릴 그대로 이곳에 묻어버릴 작정이야.

M4A1

뭐라고요...?

RO635

M4 씨, AR15! 둘 다 무사해요?! ...응? 404 소대는 언제 여기에...?

UMP9

모두가 강제 연결에 당해서 합류하러 온 거야.

RO635

그렇군요... 아, 아무튼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RO635

방금 탈린 정거장이 포격을 받았다는 지휘관님의 긴급 통신입니다. 군의 장갑 열차가 이쪽으로 돌진 중이라니, 지금 당장 방어선을 구축해야 합니다!

...몇 분 전.

탈린시 외부.

대륙간 열차의 그리폰 지휘실.

카리나

<color=#00CCFF>지휘관님, 좋은 소식이에요! 인형들의 전파 간섭이 사라졌어요!</color>

<color=#00CCFF>각 제대들도 별다른 공격을 받지 않아 다들 무사하다고 보고했습니다.</color>

지휘관

알았다.

AR팀이 어떻게든 해낸 거겠지.

우린 계속해서 적의 동향을 주시하자.

각 제대는 맡은 임무를 속행하라 전달해.

카리나

<color=#00CCFF>알겠습니다!</color>

지휘관

이제 AR팀의 소식을 기다려야지...

통신 연결.

M1895CB

<color=#00CCFF>지휘관님! 데저트 이글 소대의 M1895입니다!</color>

<color=#00CCFF>대장이 무언가가 탈린으로 향하는 다른 철로를 통해 고속 접근 중이라고 합니다!</color>

지휘관

...!!

M1895CB

<color=#00CCFF>아, 제 쪽에서도 보여요! 엄청 큰 열차 같——우왓!</color>

엄청난 굉음이 M1895의 말을 끊었다.

지휘관

M1895?! 응답해!

M1895CB

<color=#00CCFF>콜록 콜록... 모, 모두 무사합니다.</color>

<color=#00CCFF>장갑 열차에 대포까지 탑재했어요... 부디 조심하세요.</color>

지휘관

알았다.

M1895, 너희 소대는 계획대로 다음 집결지로 이동해.

M1895CB

<color=#00CCFF>네! 바로 이동하겠습니다!</color>

콰앙!

지휘관

크윽...!

포탄이 가까운 곳에 떨어졌는지, 폭음과 함께 열차가 격렬하게 흔들렸다.

열차 천장의 조명은 진동에 깜빡이다 결국 꺼지고 말았다.

나는 탁상 끝을 붙잡고 간신히 균형을 잡은 다음, 엉망으로 어질러진 잡동사니 속에서 지휘용 전술 패드를 꺼내 들어 통신 회선을 켰다.

지휘관

카리나!

카리나

<color=#00CCFF>전 괜찮아요!</color>

<color=#00CCFF>지휘관님도 다친 덴 없으세요?</color>

지휘관

아직은.

손상 보고... 아니, 그럴 필요도 없겠군.

각 제대에게 전달해. 사전 계획대로, "황금 양털" 작전을 실행한다.

카리나

<color=#00CCFF>제가 봐도 정말 위험하던데, 진짜로 하실 거예요...?</color>

지휘관

격리벽은 아직도 열리지 않았고, 열린다 해도 저걸 따돌릴 수 있을지도 미지수야.

차라리 저 찰거머리 놈들을 깜짝 놀래켜 주자고. 안 그래도 하벨 씨가 준 이 고물 열차도 질린 참인데, 좀 더 큰 걸로 갈아타자.

카리나

<color=#00CCFF>지휘관님, 그래도 역시... 에이, 그래요! 저희가 언제는 뭐 안 위험한 작전만 했나요!</color>

<color=#00CCFF>저 푸르딩딩한 녀석들한테 본때를 보여 주자고요!</color>

같은 시각, 폐허의 높은 곳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HK416의 눈에도 탈린으로 맹렬하게 돌진해오는 강철의 괴수가 들어왔다.

온몸을 강철로 두른 그 모습은 노을 속에서도 전혀 낭만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피칠갑이라도 한 것처럼 검붉게 빛났다.

HK416

이거 정말 큰일 났네...

거대한 복선 궤도 열차는 조금이라도 멈출 기색이 없었고, 탑재된 포탑들도 탈린 정거장을 향했다.

UMP45

<color=#00CCFF>상황 어때?</color>

HK416

군의 장갑 열차야. 저런 걸 보내다니, 아무래도 우릴 아주 가루로 만들어 버릴 작정인가 봐.

UMP45

<color=#00CCFF>그야 당연하지. 그들에게 탈린은 이제 아무런 가치가 없으니까.</color>

<color=#00CCFF>우린 저 장갑 열차를 상대할 수 없어. 최악의 경우엔 우리 모두 여기서 끝장이야.</color>

HK416

지휘관은 어떻게 대응할까?

UMP45

<color=#00CCFF>저게 딱 한 대뿐이라면 지휘관이 어찌어찌 상대할 수도 있겠지만, 군이 하나만 보낼 리가 없지. 저쪽에서 가진 걸 전부 퍼부으면 아무리 지휘관이라도 속수무책이야.</color>

HK416

쯧...

UMP45

자아, 그럼 AR팀. 이렇게 위급한 상황인데, 어떡할래?

RO635

방금 지휘관님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모든 그리폰 제대의 재배치가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것까지 다 예측하신 것 같아요...

지금 카리나 씨가 물자와 더미 인형을 보급 중이니, 저희도 복귀해서 방어선을 구축하겠습니다.

UMP45

방어선이라... 그럼 아직 너에게 시간이 있을 거 같네.

M4A1

무슨 뜻이죠?

UMP45

"우산"은 접는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야. 오가스가 정말 네 마인드맵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해?

M4A1

...!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UMP45

그래? 그럼 다시 물어볼게. 중요한 물건을 잃어버렸는데, 되찾을 생각 없어?

M4A1

...아뇨, 중요한 걸 잃은 적도 없습니다.

UMP45

아직도 숨길 셈이야?

그래, 그렇게 현실에서 눈을 돌리려 하는구나.

UMP45는 미소를 지으며 M4A1에게 다가가더니, 누가 채 반응하기도 전에 M4A1의 멱살을 잡아당겼다.

M4A1

...!!!

UMP45

웃기지 마! 비극의 주인공이 너밖에 없는 줄 알아!?

AR15

무슨 짓이야! 그 손 당장 안 놔?!

UMP45는 손을 놓으며 M4A1을 툭 밀었다.

UMP45

처음엔 AR팀이 얼마나 대단할지 기대했어. 대장이란 녀석이 강력한 소체에 오가스를 담을 정도로 뛰어난 마인드맵까지 가졌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여태껏 그 좋은 성능을 낭비하고 있었네.

RO635

그게 대체 무슨 소리죠?

UMP45

너희는 정말 모르는 거야, 아님 모르는 척하는 거야? 너네 대장이 종종 상식을 벗어나는 짓을 하는데도 뭔가 숨기는 게 있다는 의심조차 안 했어?

RO635

......!

M4 SOPMOD II

응? M4가 뭘 숨겼단 건데?

M4A1

전...

AR15

M4...

이제 그만 모두에게 다 털어놓자. 말했잖아, 우린 너를 받쳐 줄 거라고. 더는 혼자 짊어지려 하지 마.

UMP45

네가 특별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하지만 계속 그렇게 굴면 너 자신은 물론, 너의 소대, 그리폰의 모두까지 죽게 만들걸?

UMP45

그러니, 이제 결정해.

어떤 판단을 내리든 지금의 안일함을 잃겠지만, 계속 피하기만 해선 미래를 잃게 될 거야.

그 목소리가 사라지면 다 끝날 줄 알았어? 천만에,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야.

M4A1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