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등관
"열차는 낯선 기지 밖에 멈춰섰고, 새로운 폭풍이 다가온다."
장갑 열차의 임시 지휘실.
감속 완료, 전방위 스캔도 완료. 결과는... 인근에 적대 신호 없음.
지휘관님, 지시에 따라 격리벽에서 5Km 지점에 정지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위치에서 할 건가요?
응... 여긴 병목 구간이야. 여기서 북쪽은 라헤페레 만이고, 남쪽은 클루가 호지.
이곳에서라면, 방어선을 2.5Km만 구축하면 돼.
그렇군요... 하지만 격리벽에 좀 더 접근해도 되지 않을까요?
위험해. 기지의 방어 체계가 우릴 포격할 수 있어.
그럴 수도 있지만... 리벨리온이 입구를 확보했다고 했잖아요.
그게 함정이라면?
리벨리온을 자칭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녀석을, 넌 믿을 수 있겠니?
끄응... 확실히 그렇네요.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은 어느 것도 믿을 수 없어.
계획대로 열차의 주포를 교정하고, 언제라도 발사할 수 있도록 포탄 장전하고 충전 상태를 유지해.
그리고 각 제대를 열차 양측의 우리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산개시켜 엄폐물을 설치하고, 중장비 부대는 방어선 전체를 엄호할 수 있도록 중앙에 배치한다.
모든 제대에게 탄약도 최대한으로 지급하도록.
알겠습니다.
여기서 군을 막는 거군요?
아니,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 거야. 그 영감도 겨우 우리만으로 요새화된 저 기지를 함락시킬 수 있다 생각하진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때마침 통신기가 울렸다.
바로 이거지.
친애하는 우리 지휘관, 드디어 팔디스키에 도착한 모양이구먼.
네, 겨우 여기까지 오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움직이려던 참인가?
그러기 전에, 사실대로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호오? 이 일의 목적이라면 이미 확실하게 얘기해 줬다 보네만.
탈린에서 벌어진 일과, 이상할 정도로 대규모 병력을 보낸 군, 그리고 수상한 행적을 보이는 철혈까지... 이번 임무는, 일개 PMC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하긴, 확실히 그렇지. 하지만 자네와 그리폰에겐 이미 익숙한 일 아닌가?
그저 총알받이가 필요한 거라면, 저희더러 여기서 군을 저지하라 시키고 나머진 안전국의 부대가 직접 기지로 돌입해 해결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허허허, 그 불구경밖에 못하는 "빔펠"은 또 어찌 알았나?
아하... 그 늙은이가 자네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 줬구먼. 모르는 게 약이란 말도 있잖나, 너무 많이 알면 독이 되는 법이라네.
하지만, 바로 그 신중한 사고방식 때문에 난 자네가 정말 마음에 들어.
그리폰의 관할 지역을 이탈한 순간부터, 저희 전술인형은 실시간 백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원들과 제 보급관은 백업을 꿈도 못 꾸는 인간입니다.
그리폰을 장기말 취급하는 건 상관없습니다만, 그렇다고 그들이 무의미한 희생양이 되게 할 순 없습니다.
어이쿠, 물론이지 물론이지. 오래전에 버려진 기지에서 폐품 하나 주워 오는 일이었으면 자네에게 부탁하지도 않았어.
그래... 포상으로, 내 한 가지 더 알려 줌세.
근위대 제22전략폭격사단의 폭격기 편대가 방금 엥겔스 공항에서 이륙했다네. 만일 이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 기지는 즉시 쑥대밭이 되어버릴 게야.
뭐라고요...?
이제 그물을 끌어 올리고, 결판을 낼 시간이라는 뜻이지.
그러니까, 저희는 군을 폭격 지대로 유인하기 위한 미끼란 말입니까?
아니 아니, 모스크바의 높으신 양반들도 정말 폭탄을 떨구고 싶진 않을 걸세. 팔디스키에는 반란군 섬멸로 지워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물건이 있으니 말이지.
스피라에나 노드 말입니까?
혹시, 나비 사건과도 관계있습니까?
그리고 두뇌가 명석한 점도 마음에 든다니까. 안젤리아에게서도 많은 정보를 얻었겠지?
이번 작전으로, 나비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일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걸세. 안전국도, 군도, 그리고 그 "윌리엄"이란 작자도.
윌리엄...
하지만, 스피라에나 노드뿐만이 아닐세.
나도 내 나름대로, 지금까지 나비 사건의 목적이 대체 무엇이었는지 고민했다네. 그리고 이제야 모든 단서가 이어지기 시작했어.
다 중간중간 모자랐던 조각들을 자네와 페르시카가 모아 준 덕분이지.
아, 페르시카라면 걱정 말게나, 진작에 안전한 곳으로 보냈으니까. 그 아가씨도 곧 알아서 자네에게 진실을 말해 줄 걸세.
한편, 자네 그쪽엔 오가스 시스템과 공명할 수 있는 전술인형 "M4A1", 그녀에게 이끌려 온 이성질체 "댄들라이", 그리고 리코의 생전 가장 완벽하고 치명적인 걸작 "엘리사"가 있지.
배우가 모두 한데 모였어. 이게 바로 윌리엄의 계획이 아니면 뭐겠나?
이게 윌리엄의 계획이란 사실을 알고 계셨다면, 왜 저희를 이곳으로 보내셨습니까.
왜냐하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일세.
승리할 유일한 기회...?
저번에 그 기지에 있었던 스피라에나 노드는 리코가 있던 철혈공조로 운반된 거라고 했지? 그 후 나비 사건이 일어났고, 베오그라드로 보내져 봉인된 걸 자네가 회수했지.
이미 알겠지만, 팔디스키는 본디 발트해 함대의 잠수함 정비용 전략 항구였다네. 스피라에나는 발트해 함대가 3차 대전을 위해 보관한 거고.
하지만 그 기지에서 진정으로 위협적인 물건은 스피라에나가 아니야. 바로 최심층에 위치한 "스타피쉬"라 불리는 시설이지.
스피라에나를 가동하려면, 유적에서 직접 신호를 보내야 한다네. 그래서 그 무기들을 원격 가동하려고, 구소련은 타바사르-B 유적의 삼진법 신호를 전송하는 오가스 네트워크를 구축했지.
그리고 유적의 신호를 연결해서 스피라에나를 가동하고 제어해 지시를 전달하는 것이, 바로 그 스타피쉬 시스템이라네.
지금 정황으로 보건대, 그 기지에는 구소련 때 만들어져 아직도 운행이 가능한 스타피쉬 시스템의 단말기가 몇 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네.
왜 군이 모든 것을 걸고 팔디스키로 향했는지, 왜 윌리엄이 자신의 비밀 연구소를 그곳에 세웠는지, 이제 알겠나?
원래 스타피쉬 시설의 3번째 문은 아무도 열 수 없었어. 유적에 관련된 건 그 무엇도 건드려선 안 된다는 불문율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보다시피, 상황이 변했네.
그 말씀은... 놈들이 스타피쉬 시스템의 단말기를 가동할 셈이란 겁니까?
하지만 그곳은 군사 기지잖습니까. 그런 수고를 들일 필요 없이 그냥 가동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역사 수업 때 졸았나 보구먼? 1981년에 유적 무기 방지 조약이 체결되면서, 스타피쉬 시스템도 그때부터 영구적으로 봉인됐다네.
그래서 OKB-413 유적의 일이 아니었다면, 카터는 스타피쉬 시스템이 아직 멀쩡하고, 그걸 가동하려면 모스크바의 권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영영 알 턱이 없었을 게야.
만일 카터가 가동 권한을 얻게 된다면, 스타피쉬 단말기로 전 지역의 오가스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킬 걸세. 그리고 그 네트워크는 바로 소련 최대의 유적 시설, 타바사르-B의 보조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다네.
역시, 놈들의 목적은 유적의 가동이었군요...
글쎄, 내가 아는 한에선 그건 불가능하네.
자네 덕분에 안전국이 스피라에나 노드를 회수해서, 놈들은 유적 관련 시스템의 제어에 필요한 패스워드를 얻지 못했거든.
지금 놈들이 하는 짓거리는 일종의 무력 시위라네. 우리와 범유럽 간의 외교 관계를 망치고... 현재 추진 중인 대륙을 아우르는 국가 연맹 계획까지 파탄시키려는 속셈이지.
한마디로, 궁지에 몰렸다는 걸세. 자네가 놈들을 끈질기게 방해한 덕분에 계획이 몇 번이고 수포로 돌아가서, 이제 최후의 수단밖에 안 남은 게야.
정말 저들이 유적을 가동하지 못할 거라 확신하십니까?
방금 말했잖나, 스타피쉬와 연결된 건 그저 오가스 네트워크의 스피라에나 무기 제어 시스템뿐이라고. 그저 유적과 같은 네트워크에 포함되어 있다는 게 다일세.
하지만... 놈들이 이렇게 서둘러서 팔디스키로 향하는 것을 보면, 스타피쉬를 가동할 권한을 손에 넣었고, 모스크바의 누군가가 스타피쉬 대표기를 가동했다는 뜻이겠지.
이건 일개 장교들이 모여서 힘을 합친다고 되는 일이 아닐세. 인민위원회의 고위층의 누군가가 이 일에 가담했고, 크렘린의 정세도 이미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악화됐다는 얘기라네.
애초부터 팽팽한 긴장 상태였는데, 베오그라드 사태로 도화선에 불이 붙어버렸으니 원. 놈들이 상을 뒤엎고 나설 때도 이제 머지않았어.
왜 항상 평화를 깨뜨리려는 놈들이 있는 건지...
기억해두게나, 지휘관. 평화도 상대적인 개념이라네.
어찌하였든, 우리의 목적은 놈들이 스타피쉬를 가동하려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놈들을 막는 걸세.
안전국이 팔디스키에 직접 나타나지 않는 이상, 반대파들은 핑곗거리를 꺼낼 수 없어. 덕분에 우리 편인 높으신 양반들이 소리소문 없이 그들을 정리할 수 있겠지.
물론, 젤린스키 그 양반은 자네가 실패할 경우를 상정하고 진작에 빔펠과 공군 폭격 편대를 대기시켰다는 말이네.
무슨 일이 있어도 스타피쉬가 가동되게 두어선 안 되네. 일이 잘못된다면, 그 즉시 팔디스키는 지도상에서 사라지고 말 테니.
............
물론 나도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네. 지금은 양측 모두 가진 패를 전부 꺼내 올인을 한 셈이니 말일세.
폭력은 원한을 더 키우기만 할 뿐이야. 그게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국면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돼서... 결국엔 내전이 일어날지도 몰라.
내전... 안전국이 나서지 않는다고 저들이 순순히 포기할까요?
그래서 이미지 메이킹이 보통 중요한 게 아니라네. 우리는 중립을 유지하는 자들을 끌어들여야 해.
물론 젤린스키 그 양반이 그동안 고집불통 반란분자들을 가만 놔둘 리가 없지. 군이 기지로 진입하는 순간, 그 반역자 놈들을 모조리 체포할 걸세.
놈들은 순순히 잡히지 않고 전력으로 저항하겠지. 그래봤자 다 시간문제지만 말이야.
그러니 꼭 명심하게나, 자네와 그리폰의 목적은 도화선이 다 타들어 가기 전에 자르는 걸세. 이번 작전에서 승리해야만 평화를 이룩할 수 있어.
............
우리 친애하는 지휘관, 이 정도 대답이라면 납득할 수 있겠나?
이번 임무를 참 거창하게도 포장하셨군요.
그래... 말만 번지르르하지. 받아들일지 말지는 자네 선택일세.
나비 작전... 정말로, 나비 효과처럼 엄청난 폭풍우를 일으켰구먼.
그래도 뭐 어쩌겠나, 세상 모든 것엔 끝이 있는 법이거늘. 악몽에서 깨어날 시간이 된 거겠지.
행운을 비네, 지휘관. 팔디스키 잠수함 기지를 장악하고, 놈들의 수뇌부가 모조리 체포될 때까지 기지 안에서 놈들의 발을 묶어두게나.
그리고 명심하게.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놈들이 스타피쉬를 가동하게 두어선 안 되네. 이것이 자네의 진정한 임무일세.
기필코 막아 보이겠습니다.
자네만 믿네. 다 끝내고 무사히 돌아와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지.
하벨과의 통신이 종료됐다.
하벨 씨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정말 유적을 가동할 수 없는 걸까?
윌리엄은 분명 M4와 댄들라이의 존재를 파악했을 터인데... 그리폰을 여기까지 끌어들이고서 정말 다른 속셈이 없는 걸까?
전체 대사 보기 (57줄)
장갑 열차의 임시 지휘실.
감속 완료, 전방위 스캔도 완료. 결과는... 인근에 적대 신호 없음.
지휘관님, 지시에 따라 격리벽에서 5Km 지점에 정지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위치에서 할 건가요?
응... 여긴 병목 구간이야. 여기서 북쪽은 라헤페레 만이고, 남쪽은 클루가 호지.
이곳에서라면, 방어선을 2.5Km만 구축하면 돼.
그렇군요... 하지만 격리벽에 좀 더 접근해도 되지 않을까요?
위험해. 기지의 방어 체계가 우릴 포격할 수 있어.
그럴 수도 있지만... 리벨리온이 입구를 확보했다고 했잖아요.
그게 함정이라면?
리벨리온을 자칭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녀석을, 넌 믿을 수 있겠니?
끄응... 확실히 그렇네요.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는 이상은 어느 것도 믿을 수 없어.
계획대로 열차의 주포를 교정하고, 언제라도 발사할 수 있도록 포탄 장전하고 충전 상태를 유지해.
그리고 각 제대를 열차 양측의 우리에게 유리한 지역으로 산개시켜 엄폐물을 설치하고, 중장비 부대는 방어선 전체를 엄호할 수 있도록 중앙에 배치한다.
모든 제대에게 탄약도 최대한으로 지급하도록.
알겠습니다.
여기서 군을 막는 거군요?
아니, 다음 지시를 기다리는 거야. 그 영감도 겨우 우리만으로 요새화된 저 기지를 함락시킬 수 있다 생각하진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때마침 통신기가 울렸다.
바로 이거지.
<color=#00CCFF>친애하는 우리 지휘관, 드디어 팔디스키에 도착한 모양이구먼.</color>
네, 겨우 여기까지 오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지만 말입니다.
<color=#00CCFF>그래서, 지금부터 움직이려던 참인가?</color>
그러기 전에, 사실대로 말씀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color=#00CCFF>호오? 이 일의 목적이라면 이미 확실하게 얘기해 줬다 보네만.</color>
탈린에서 벌어진 일과, 이상할 정도로 대규모 병력을 보낸 군, 그리고 수상한 행적을 보이는 철혈까지... 이번 임무는, 일개 PMC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color=#00CCFF>하긴, 확실히 그렇지. 하지만 자네와 그리폰에겐 이미 익숙한 일 아닌가?</color>
그저 총알받이가 필요한 거라면, 저희더러 여기서 군을 저지하라 시키고 나머진 안전국의 부대가 직접 기지로 돌입해 해결하면 되는 일 아닙니까?
<color=#00CCFF>허허허, 그 불구경밖에 못하는 "빔펠"은 또 어찌 알았나?</color>
<color=#00CCFF>아하... 그 늙은이가 자네에게 너무 많은 걸 알려 줬구먼. 모르는 게 약이란 말도 있잖나, 너무 많이 알면 독이 되는 법이라네.</color>
<color=#00CCFF>하지만, 바로 그 신중한 사고방식 때문에 난 자네가 정말 마음에 들어.</color>
그리폰의 관할 지역을 이탈한 순간부터, 저희 전술인형은 실시간 백업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원들과 제 보급관은 백업을 꿈도 못 꾸는 인간입니다.
그리폰을 장기말 취급하는 건 상관없습니다만, 그렇다고 그들이 무의미한 희생양이 되게 할 순 없습니다.
<color=#00CCFF>어이쿠, 물론이지 물론이지. 오래전에 버려진 기지에서 폐품 하나 주워 오는 일이었으면 자네에게 부탁하지도 않았어.</color>
<color=#00CCFF>그래... 포상으로, 내 한 가지 더 알려 줌세.</color>
<color=#00CCFF>근위대 제22전략폭격사단의 폭격기 편대가 방금 엥겔스 공항에서 이륙했다네. 만일 이상 사태가 발생할 경우, 그 기지는 즉시 쑥대밭이 되어버릴 게야. </color>
뭐라고요...?
<color=#00CCFF>이제 그물을 끌어 올리고, 결판을 낼 시간이라는 뜻이지.</color>
그러니까, 저희는 군을 폭격 지대로 유인하기 위한 미끼란 말입니까?
<color=#00CCFF>아니 아니, 모스크바의 높으신 양반들도 정말 폭탄을 떨구고 싶진 않을 걸세. 팔디스키에는 반란군 섬멸로 지워 버리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물건이 있으니 말이지.</color>
스피라에나 노드 말입니까?
혹시, 나비 사건과도 관계있습니까?
<color=#00CCFF>그리고 두뇌가 명석한 점도 마음에 든다니까. 안젤리아에게서도 많은 정보를 얻었겠지?</color>
<color=#00CCFF>이번 작전으로, 나비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일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걸세. 안전국도, 군도, 그리고 그 "윌리엄"이란 작자도.</color>
윌리엄...
<color=#00CCFF>하지만, 스피라에나 노드뿐만이 아닐세.</color>
<color=#00CCFF>나도 내 나름대로, 지금까지 나비 사건의 목적이 대체 무엇이었는지 고민했다네. 그리고 이제야 모든 단서가 이어지기 시작했어.</color>
<color=#00CCFF>다 중간중간 모자랐던 조각들을 자네와 페르시카가 모아 준 덕분이지.</color>
<color=#00CCFF>아, 페르시카라면 걱정 말게나, 진작에 안전한 곳으로 보냈으니까. 그 아가씨도 곧 알아서 자네에게 진실을 말해 줄 걸세.</color>
<color=#00CCFF>한편, 자네 그쪽엔 오가스 시스템과 공명할 수 있는 전술인형 "M4A1", 그녀에게 이끌려 온 이성질체 "댄들라이", 그리고 리코의 생전 가장 완벽하고 치명적인 걸작 "엘리사"가 있지.</color>
<color=#00CCFF>배우가 모두 한데 모였어. 이게 바로 윌리엄의 계획이 아니면 뭐겠나?</color>
이게 윌리엄의 계획이란 사실을 알고 계셨다면, 왜 저희를 이곳으로 보내셨습니까.
<color=#00CCFF>왜냐하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일세.</color>
승리할 유일한 기회...?
<color=#00CCFF>저번에 그 기지에 있었던 스피라에나 노드는 리코가 있던 철혈공조로 운반된 거라고 했지? 그 후 나비 사건이 일어났고, 베오그라드로 보내져 봉인된 걸 자네가 회수했지.</color>
<color=#00CCFF>이미 알겠지만, 팔디스키는 본디 발트해 함대의 잠수함 정비용 전략 항구였다네. 스피라에나는 발트해 함대가 3차 대전을 위해 보관한 거고.</color>
<color=#00CCFF>하지만 그 기지에서 진정으로 위협적인 물건은 스피라에나가 아니야. 바로 최심층에 위치한 "스타피쉬"라 불리는 시설이지.</color>
<color=#00CCFF>스피라에나를 가동하려면, 유적에서 직접 신호를 보내야 한다네. 그래서 그 무기들을 원격 가동하려고, 구소련은 타바사르-B 유적의 삼진법 신호를 전송하는 오가스 네트워크를 구축했지.</color>
<color=#00CCFF>그리고 유적의 신호를 연결해서 스피라에나를 가동하고 제어해 지시를 전달하는 것이, 바로 그 스타피쉬 시스템이라네.</color>
<color=#00CCFF>지금 정황으로 보건대, 그 기지에는 구소련 때 만들어져 아직도 운행이 가능한 스타피쉬 시스템의 단말기가 몇 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네.</color>
<color=#00CCFF>왜 군이 모든 것을 걸고 팔디스키로 향했는지, 왜 윌리엄이 자신의 비밀 연구소를 그곳에 세웠는지, 이제 알겠나?</color>
<color=#00CCFF>원래 스타피쉬 시설의 3번째 문은 아무도 열 수 없었어. 유적에 관련된 건 그 무엇도 건드려선 안 된다는 불문율을 모두가 잘 알고 있었으니까.</color>
<color=#00CCFF>하지만 보다시피, 상황이 변했네.</color>
그 말씀은... 놈들이 스타피쉬 시스템의 단말기를 가동할 셈이란 겁니까?
하지만 그곳은 군사 기지잖습니까. 그런 수고를 들일 필요 없이 그냥 가동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color=#00CCFF>역사 수업 때 졸았나 보구먼? 1981년에 유적 무기 방지 조약이 체결되면서, 스타피쉬 시스템도 그때부터 영구적으로 봉인됐다네.</color>
<color=#00CCFF>그래서 OKB-413 유적의 일이 아니었다면, 카터는 스타피쉬 시스템이 아직 멀쩡하고, 그걸 가동하려면 모스크바의 권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영영 알 턱이 없었을 게야.</color>
<color=#00CCFF>만일 카터가 가동 권한을 얻게 된다면, 스타피쉬 단말기로 전 지역의 오가스 네트워크를 활성화시킬 걸세. 그리고 그 네트워크는 바로 소련 최대의 유적 시설, 타바사르-B의 보조 시스템에 연결되어 있다네.</color>
역시, 놈들의 목적은 유적의 가동이었군요...
<color=#00CCFF>글쎄, 내가 아는 한에선 그건 불가능하네.</color>
<color=#00CCFF>자네 덕분에 안전국이 스피라에나 노드를 회수해서, 놈들은 유적 관련 시스템의 제어에 필요한 패스워드를 얻지 못했거든.</color>
<color=#00CCFF>지금 놈들이 하는 짓거리는 일종의 무력 시위라네. 우리와 범유럽 간의 외교 관계를 망치고... 현재 추진 중인 대륙을 아우르는 국가 연맹 계획까지 파탄시키려는 속셈이지.</color>
<color=#00CCFF>한마디로, 궁지에 몰렸다는 걸세. 자네가 놈들을 끈질기게 방해한 덕분에 계획이 몇 번이고 수포로 돌아가서, 이제 최후의 수단밖에 안 남은 게야.</color>
정말 저들이 유적을 가동하지 못할 거라 확신하십니까?
<color=#00CCFF>방금 말했잖나, 스타피쉬와 연결된 건 그저 오가스 네트워크의 스피라에나 무기 제어 시스템뿐이라고. 그저 유적과 같은 네트워크에 포함되어 있다는 게 다일세.</color>
<color=#00CCFF>하지만... 놈들이 이렇게 서둘러서 팔디스키로 향하는 것을 보면, 스타피쉬를 가동할 권한을 손에 넣었고, 모스크바의 누군가가 스타피쉬 대표기를 가동했다는 뜻이겠지.</color>
<color=#00CCFF>이건 일개 장교들이 모여서 힘을 합친다고 되는 일이 아닐세. 인민위원회의 고위층의 누군가가 이 일에 가담했고, 크렘린의 정세도 이미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악화됐다는 얘기라네.</color>
<color=#00CCFF>애초부터 팽팽한 긴장 상태였는데, 베오그라드 사태로 도화선에 불이 붙어버렸으니 원. 놈들이 상을 뒤엎고 나설 때도 이제 머지않았어.</color>
왜 항상 평화를 깨뜨리려는 놈들이 있는 건지...
<color=#00CCFF>기억해두게나, 지휘관. 평화도 상대적인 개념이라네.</color>
<color=#00CCFF>어찌하였든, 우리의 목적은 놈들이 스타피쉬를 가동하려 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동시에, 놈들을 막는 걸세.</color>
<color=#00CCFF>안전국이 팔디스키에 직접 나타나지 않는 이상, 반대파들은 핑곗거리를 꺼낼 수 없어. 덕분에 우리 편인 높으신 양반들이 소리소문 없이 그들을 정리할 수 있겠지.</color>
<color=#00CCFF>물론, 젤린스키 그 양반은 자네가 실패할 경우를 상정하고 진작에 빔펠과 공군 폭격 편대를 대기시켰다는 말이네.</color>
<color=#00CCFF>무슨 일이 있어도 스타피쉬가 가동되게 두어선 안 되네. 일이 잘못된다면, 그 즉시 팔디스키는 지도상에서 사라지고 말 테니.</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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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물론 나도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네. 지금은 양측 모두 가진 패를 전부 꺼내 올인을 한 셈이니 말일세.</color>
<color=#00CCFF>폭력은 원한을 더 키우기만 할 뿐이야. 그게 연쇄반응을 일으키면, 국면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돼서... 결국엔 내전이 일어날지도 몰라.</color>
내전... 안전국이 나서지 않는다고 저들이 순순히 포기할까요?
<color=#00CCFF>그래서 이미지 메이킹이 보통 중요한 게 아니라네. 우리는 중립을 유지하는 자들을 끌어들여야 해.</color>
<color=#00CCFF>물론 젤린스키 그 양반이 그동안 고집불통 반란분자들을 가만 놔둘 리가 없지. 군이 기지로 진입하는 순간, 그 반역자 놈들을 모조리 체포할 걸세.</color>
<color=#00CCFF>놈들은 순순히 잡히지 않고 전력으로 저항하겠지. 그래봤자 다 시간문제지만 말이야.</color>
<color=#00CCFF>그러니 꼭 명심하게나, 자네와 그리폰의 목적은 도화선이 다 타들어 가기 전에 자르는 걸세. 이번 작전에서 승리해야만 평화를 이룩할 수 있어.</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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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00CCFF>우리 친애하는 지휘관, 이 정도 대답이라면 납득할 수 있겠나?</color>
이번 임무를 참 거창하게도 포장하셨군요.
<color=#00CCFF>그래... 말만 번지르르하지. 받아들일지 말지는 자네 선택일세.</color>
<color=#00CCFF>나비 작전... 정말로, 나비 효과처럼 엄청난 폭풍우를 일으켰구먼.</color>
<color=#00CCFF>그래도 뭐 어쩌겠나, 세상 모든 것엔 끝이 있는 법이거늘. 악몽에서 깨어날 시간이 된 거겠지.</color>
<color=#00CCFF>행운을 비네, 지휘관. 팔디스키 잠수함 기지를 장악하고, 놈들의 수뇌부가 모조리 체포될 때까지 기지 안에서 놈들의 발을 묶어두게나.</color>
<color=#00CCFF>그리고 명심하게.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놈들이 스타피쉬를 가동하게 두어선 안 되네. 이것이 자네의 진정한 임무일세.</color>
기필코 막아 보이겠습니다.
<color=#00CCFF>자네만 믿네. 다 끝내고 무사히 돌아와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지.</color>
하벨과의 통신이 종료됐다.
<color=#A9A9A9>하벨 씨가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정말 유적을 가동할 수 없는 걸까?</color>
<color=#A9A9A9>윌리엄은 분명 M4와 댄들라이의 존재를 파악했을 터인데... 그리폰을 여기까지 끌어들이고서 정말 다른 속셈이 없는 걸까?</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