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 이성질체
"그녀는 홀로 인형의 나라에 서서, 마치 그늘속 검은 그림자 같았다."
예상보다 빨리 왔구나. 과연 AR팀이야.
군은 이미 합류를 마치고 진격할 준비 중입니다. 당신이 말한 방법은 뭐죠?
M4 씨, 잠시만요. 방금 니토와 철혈의 신호를 탐지했습니다.
엑, 니토에 철혈까지?
그럼 어느 쪽을 해치워야 해? 둘 다?
제발 부탁이니까 어느 쪽도 먼저 건들지 말아 줘...
그러니까... 이게 당신의 계획인가요?
댄들라이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M4A1을 문 앞으로 안내했다.
지금부터, 너의 마인드맵을 나의 의식과 싱크로해 줘. 나의 연산을 전력으로 지원하고, 나의 행위에 어떤 의문도 가지지 말아 줘.
...좋아요.
댄들라이가 정문의 잠금을 해제하고, 두꺼운 차단문을 열었다.
그리고 AR팀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기지 깊숙이까지, 눈길이 닿는 곳 끝까지 서 있는 니토와 철혈들이었다.
......
뭐야...? 왜 죄다 꼼짝도 안 하지?
루니샤, 날 믿어 줄래?
방금 대답하지 않았나요?
내 말은, 날 진심으로 인정하고, 이해하고, 두려워하지 않아 주겠어?
......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대답은 대답이지.
M4A1은 댄들라이가 저 조각상 같은 인형들과 연결하는 것이 느껴졌다. 터무니없이 방대한 연산량에, M4A1의 코어가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댄들라이는 천천히 니토에게 다가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 앞의 니토들도 하나둘씩 깨어났다.
그리고 니토를 둘러싼 철혈들도 눈을 뜨고, 어둠 속에서 붉은 빛을 번뜩였다.
너희는 거기서 가만히 있어.
댄들라이는 니토가 내비치는 적대감을 무시하고,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차분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M4...
정말 괜찮을까요...?
저 니토랑 철혈 무리를 깨울 셈인가...?
저도... 몰라요. 정말 모르겠어요.
니토가 팔을 들자, 옆의 철혈 인형이 댄들라이를 향해 총을 쏘았다.
발사된 총알은 댄들라이의 발 앞에 박혀,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무서워하지 마. 난 너희를 집으로 데리러 마중 나왔어.
댄들라이는 양팔을 벌리고 계속해서 니토에게 다가갔다.
니토의 손끝이 떨렸지만, 계속해서 다음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철혈 인형들이 무기를 들었다.
댄들라이!
가만있어!
...!
댄들라이는 다시 니토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이젠 니토를 둘러싼 철혈들의 몸도 떨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줄곧 여기에 갇혀 있었어.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여기서 벗어날 희망이 찾아왔을 때, 또다시 묶여버리고 말았어.
무슨 뜻이죠?
네 과거의 동료가, 이렇게 만들었어.
M16 언니... 말인가요?
자아, 나와... 하나가 되자.
댄들라이는 니토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니토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댄들라이를 껴안았다.
어두운 기지에서, 두 검은 소녀가 포옹했다.
그리고 그 둘 뒤의 니토와 철혈 인형들이 모두 제자리에서 쓰러지더니, 다시 일어나 차단문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M4... 저건...?
괜찮아요, AR-15. 저들에게서 더는 적대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니토들은 철혈 인형들을 이끌고, AR팀의 곁을 지나쳐 기지 밖으로 나갔다.
가자. 저들이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 줄 거야.
방금... 저들의 의식을 흡수했나요?
흡수가 아니라 융합이래도. 모두와 하나가 된 거지.
그리폰 인형이든 저 불쌍한 니토든, 난 그저 그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 줬을 뿐이야.
계속... 살아갈 수 있게...
융합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야. 남을 받아들인다 해서, 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루니샤, 너는 나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 그리고 그때가 되면, 부디 그걸 거부하지 않기를 바라.
......
그럼, 어서 지휘관과 합류하러 가자. 저 인형들도 오래 버티진 못할 거야. 한시라도 빨리 기지 안에서 적을 막아낼 준비를 해야 해.
네... 당장 가요.
AR팀과 댄들라이는 기지 안으로 들어갔다. M4A1은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 니토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햇빛이 그녀들의 검은 치마를 비춰,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지금까지 적대했던 니토였지만, 어째선지 그들에게서 그리움과 동정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순 없었다.
M4A1은 시선을 돌렸다. 저 검은 옷의 소녀들은, 결국 모두 피바다에 잠기게 될 운명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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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왔구나. 과연 AR팀이야.
군은 이미 합류를 마치고 진격할 준비 중입니다. 당신이 말한 방법은 뭐죠?
M4 씨, 잠시만요. 방금 니토와 철혈의 신호를 탐지했습니다.
엑, 니토에 철혈까지?
그럼 어느 쪽을 해치워야 해? 둘 다?
제발 부탁이니까 어느 쪽도 먼저 건들지 말아 줘...
그러니까... 이게 당신의 계획인가요?
댄들라이는 바로 대답하지 않고, M4A1을 문 앞으로 안내했다.
지금부터, 너의 마인드맵을 나의 의식과 싱크로해 줘. 나의 연산을 전력으로 지원하고, 나의 행위에 어떤 의문도 가지지 말아 줘.
...좋아요.
댄들라이가 정문의 잠금을 해제하고, 두꺼운 차단문을 열었다.
그리고 AR팀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기지 깊숙이까지, 눈길이 닿는 곳 끝까지 서 있는 니토와 철혈들이었다.
......
뭐야...? 왜 죄다 꼼짝도 안 하지?
루니샤, 날 믿어 줄래?
방금 대답하지 않았나요?
내 말은, 날 진심으로 인정하고, 이해하고, 두려워하지 않아 주겠어?
......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대답은 대답이지.
M4A1은 댄들라이가 저 조각상 같은 인형들과 연결하는 것이 느껴졌다. 터무니없이 방대한 연산량에, M4A1의 코어가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댄들라이는 천천히 니토에게 다가갔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 앞의 니토들도 하나둘씩 깨어났다.
그리고 니토를 둘러싼 철혈들도 눈을 뜨고, 어둠 속에서 붉은 빛을 번뜩였다.
너희는 거기서 가만히 있어.
댄들라이는 니토가 내비치는 적대감을 무시하고, 마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차분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M4...
정말 괜찮을까요...?
저 니토랑 철혈 무리를 깨울 셈인가...?
저도... 몰라요. 정말 모르겠어요.
니토가 팔을 들자, 옆의 철혈 인형이 댄들라이를 향해 총을 쏘았다.
발사된 총알은 댄들라이의 발 앞에 박혀,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무서워하지 마. 난 너희를 집으로 데리러 마중 나왔어.
댄들라이는 양팔을 벌리고 계속해서 니토에게 다가갔다.
니토의 손끝이 떨렸지만, 계속해서 다음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철혈 인형들이 무기를 들었다.
댄들라이!
가만있어!
...!
댄들라이는 다시 니토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이젠 니토를 둘러싼 철혈들의 몸도 떨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줄곧 여기에 갇혀 있었어. 그리고 그토록 기다리던, 여기서 벗어날 희망이 찾아왔을 때, 또다시 묶여버리고 말았어.
무슨 뜻이죠?
네 과거의 동료가, 이렇게 만들었어.
M16 언니... 말인가요?
자아, 나와... 하나가 되자.
댄들라이는 니토를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니토는 잠시 망설였지만, 이내 댄들라이를 껴안았다.
어두운 기지에서, 두 검은 소녀가 포옹했다.
그리고 그 둘 뒤의 니토와 철혈 인형들이 모두 제자리에서 쓰러지더니, 다시 일어나 차단문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M4... 저건...?
괜찮아요, AR-15. 저들에게서 더는 적대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니토들은 철혈 인형들을 이끌고, AR팀의 곁을 지나쳐 기지 밖으로 나갔다.
가자. 저들이 우리에게 시간을 벌어 줄 거야.
방금... 저들의 의식을 흡수했나요?
흡수가 아니라 융합이래도. 모두와 하나가 된 거지.
그리폰 인형이든 저 불쌍한 니토든, 난 그저 그들이 계속 살아갈 수 있게 해 줬을 뿐이야.
계속... 살아갈 수 있게...
융합이 꼭 틀린 것만은 아니야. 남을 받아들인다 해서, 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루니샤, 너는 나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어. 그리고 그때가 되면, 부디 그걸 거부하지 않기를 바라.
......
그럼, 어서 지휘관과 합류하러 가자. 저 인형들도 오래 버티진 못할 거야. 한시라도 빨리 기지 안에서 적을 막아낼 준비를 해야 해.
네... 당장 가요.
AR팀과 댄들라이는 기지 안으로 들어갔다. M4A1은 마지막으로 고개를 돌려, 니토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햇빛이 그녀들의 검은 치마를 비춰, 은은하게 밝히고 있었다.
지금까지 적대했던 니토였지만, 어째선지 그들에게서 그리움과 동정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킬 순 없었다.
M4A1은 시선을 돌렸다. 저 검은 옷의 소녀들은, 결국 모두 피바다에 잠기게 될 운명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