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퍼링I
"네가 원한 시간이다, 절대 실망시키지 마라."
......
카리나, 현재 상황은 어때?
그 기갑들은 입구 돌파 후... 메인 수직 승강기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하로 들어갈 생각인 것 같아요.
스타피쉬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 거군...
일단 거긴 안젤리아에게 맡기자. 이젠 병력을 나눌 여유도 없어.
입구 상황은?
군의 후속 기갑 부대가 무너진 잔해를 넘어오려 하고 있어요. 애매하게 무너져서 그리 오래 막지 못할 거예요.
반격할까요?
안 돼. 제대도 얼마 안 남았는데 손실을 더 키울 순 없어.
젠장할... 기지 내부로 후퇴할 수밖에 없나?
물러서면 안 된다. 놈들이 아직 외부에 노출된 상태라면, 아직 방법이 있어.
말해 봐.
통신 설비 있나?
원거리용은 다 망가졌다.
단거리용으로도 충분해. 너도 알겠지만, 기지 밖에는 빔펠 부대가 대기 중이다.
그건 알지만, 그들이 도와줄까?
말이 잘 통한다면야.
통신 설비를 주파수 73.975MHz, 도약은 초당 111회로 맞춰 줘. 암호화 양식은 12호다.
카리나.
네, 설정 맞췄습니다.
정말 응답할까요...?
일단 연결부터 돼야겠지.
여기는 폭포. 들리면 응답 바란다.
......
통신기에선 노이즈만 들렸다.
반복한다, 여기는 폭포. 들리면 응답 바란다.
......
반응이 없는데요...
초조한 얼굴의 카리나를 잠깐 흘겨본 뒤, K는 다시 수화기를 쥐었다.
반복한다. 여기는 폭포, 빔펠 제4분대 코발트-13의 지원을 요청한다. 들린다면 응답하라.
식별 코드 DINV-RTSA-1239. 긴급 통신이다, 들리면 즉시 응답 바란다.
마침내 노이즈가 뚝 끊어지더니, 통신기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는 코발트-13. 용건을 말하라.
코발트-13, 여기는 폭포. 지원을 요청한다. 적 부대가 곧 방어선을 돌파해 제한 구역 내로 진입하려 한다.
이는 우리의 임무 수행에 큰 위협이니, 화력 지원을 요청한다, 이상.
거부한다. 당측은 공격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상.
코발트-13, 현재 긴급 상황이다. 적 기갑 부대는 현재 기지의 시가지에서 정체 중이다. 외부에서 유효한 타격을 가할 마지막 기회다.
만약 적에게 돌파당할 경우, 아군의 임무 진행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귀측의 상급자에게 이를 전달 바란다, 이상.
통신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거부한다. 귀측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작전 개시 전 화력 지원이 없을 것을 이미 명시했다. 이상.
우리는 현재 "별" 확보에 성공했다. 대가를 불문하고 별을 지켜야 한다.
현재 적의 기갑 부대가 우리 임무 진행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긴급 상황이다. 즉시 화력 지원을 요청한다!
상황은 파악했다. 하지만 당측은 현재 화력 지원을 실시할 권한이 없다, 이상.
그러니까 그쪽 상급자한테 허가 요청하라고, 이반 이 꽉 막힌 자식아!!!
독일 민주공화국의 국가안전국 소속 케인 슈바벤 소령이 독일 국가안전국을 대표해, 소련에게 이번 작전의 지원을 요청한다!
당장 귀측 상급자에게 전달하라, 이상!
......
통신에서는 절망적인 노이즈만이 새어 나왔다.
겨우 수 초에 불과한 침묵이었지만, 한 세월처럼 느껴졌다.
폭포, 현재 상급자에게 해당 요청을 전달 중이니 대기하라, 이상.
수신 완료. 감사한다.
중앙에 상황을 전달했다. 현재 추가 지시를 기다리고 있으니, 적의 공세를 최대한 지연하도록.
공격이 허가되면 확인 연락하겠다. 이상, 통신 종료.
K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의 눈빛으로 보아, 정말 지원이 올지는 그도 모르는 듯했다.
슈타지라고...?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인 것은 알지만, 나중에 설명하지.
우리 모두 살아남는 게 우선이지만 말이지.
아무튼, 저 코발트-13한테서 응답이 올 때까지 군부대를 밖에 붙들어 둬야 한다는 거지?
그래, 화력타격을 위해 반드시 시간을 벌아야만 해.
그리고 그건 네가 할 일이지, 지휘관.
제기랄... 카리나, 현재 작전 가능한 인원이 얼마나 남았지?
으으... 겨우겨우 몇 제대 편성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알겠어, 연결해주렴.
네...
지휘용 모니터에, 몇 남지 않은 인형들의 모습이 비쳤다. 본디 깔끔했던 얼굴들은 초연과 재로 새카맸다.
모두 말없이 서로 눈빛만을 교환하던 와중, 멀리서 적의 총포가 불을 뿜는 소리가 들렸다.
지휘관의 말은 필요 없었다. 다들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고, 평소처럼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휘관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다음, 입을 열지 않고 그저 손으로 새로운 지시 사항과 이동 경로를 입력했다.
인형들도 마찬가지로,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바로 지정 위치로 뛰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모니터엔 포성과 겨울의 바람소리만이 남게 되었다.
지휘용 태블릿을 내려놓고서야, 지휘관은 꽉 쥔 주먹이 저려오는 것을 눈치챘다.
......
시간은 벌어 주지.
모두를 실망시키지 마라.
...알았다.
전체 대사 보기 (49줄)
......
카리나, 현재 상황은 어때?
그 기갑들은 입구 돌파 후... 메인 수직 승강기로 향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하로 들어갈 생각인 것 같아요.
스타피쉬가 있는 곳으로 가려는 거군...
일단 거긴 안젤리아에게 맡기자. 이젠 병력을 나눌 여유도 없어.
입구 상황은?
군의 후속 기갑 부대가 무너진 잔해를 넘어오려 하고 있어요. 애매하게 무너져서 그리 오래 막지 못할 거예요.
반격할까요?
안 돼. 제대도 얼마 안 남았는데 손실을 더 키울 순 없어.
젠장할... 기지 내부로 후퇴할 수밖에 없나?
물러서면 안 된다. 놈들이 아직 외부에 노출된 상태라면, 아직 방법이 있어.
말해 봐.
통신 설비 있나?
원거리용은 다 망가졌다.
단거리용으로도 충분해. 너도 알겠지만, 기지 밖에는 빔펠 부대가 대기 중이다.
그건 알지만, 그들이 도와줄까?
말이 잘 통한다면야.
통신 설비를 주파수 73.975MHz, 도약은 초당 111회로 맞춰 줘. 암호화 양식은 12호다.
카리나.
네, 설정 맞췄습니다.
정말 응답할까요...?
일단 연결부터 돼야겠지.
여기는 폭포. 들리면 응답 바란다.
......
통신기에선 노이즈만 들렸다.
반복한다, 여기는 폭포. 들리면 응답 바란다.
......
반응이 없는데요...
초조한 얼굴의 카리나를 잠깐 흘겨본 뒤, K는 다시 수화기를 쥐었다.
반복한다. 여기는 폭포, 빔펠 제4분대 코발트-13의 지원을 요청한다. 들린다면 응답하라.
식별 코드 DINV-RTSA-1239. 긴급 통신이다, 들리면 즉시 응답 바란다.
마침내 노이즈가 뚝 끊어지더니, 통신기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나왔다.
<color=#00CCFF>여기는 코발트-13. 용건을 말하라.</color>
코발트-13, 여기는 폭포. 지원을 요청한다. 적 부대가 곧 방어선을 돌파해 제한 구역 내로 진입하려 한다.
이는 우리의 임무 수행에 큰 위협이니, 화력 지원을 요청한다, 이상.
<color=#00CCFF>거부한다. 당측은 공격 허가를 받지 않았다. 이상.</color>
코발트-13, 현재 긴급 상황이다. 적 기갑 부대는 현재 기지의 시가지에서 정체 중이다. 외부에서 유효한 타격을 가할 마지막 기회다.
만약 적에게 돌파당할 경우, 아군의 임무 진행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귀측의 상급자에게 이를 전달 바란다, 이상.
통신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color=#00CCFF>거부한다. 귀측의 상황은 이해하지만, 작전 개시 전 화력 지원이 없을 것을 이미 명시했다. 이상.</color>
우리는 현재 "별" 확보에 성공했다. 대가를 불문하고 별을 지켜야 한다.
현재 적의 기갑 부대가 우리 임무 진행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는 긴급 상황이다. 즉시 화력 지원을 요청한다!
<color=#00CCFF>상황은 파악했다. 하지만 당측은 현재 화력 지원을 실시할 권한이 없다, 이상.</color>
그러니까 그쪽 상급자한테 허가 요청하라고, 이반 이 꽉 막힌 자식아!!!
독일 민주공화국의 국가안전국 소속 케인 슈바벤 소령이 독일 국가안전국을 대표해, 소련에게 이번 작전의 지원을 요청한다!
당장 귀측 상급자에게 전달하라, 이상!
......
통신에서는 절망적인 노이즈만이 새어 나왔다.
겨우 수 초에 불과한 침묵이었지만, 한 세월처럼 느껴졌다.
<color=#00CCFF>폭포, 현재 상급자에게 해당 요청을 전달 중이니 대기하라, 이상.</color>
수신 완료. 감사한다.
<color=#00CCFF>중앙에 상황을 전달했다. 현재 추가 지시를 기다리고 있으니, 적의 공세를 최대한 지연하도록.</color>
<color=#00CCFF>공격이 허가되면 확인 연락하겠다. 이상, 통신 종료.</color>
K가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그의 눈빛으로 보아, 정말 지원이 올지는 그도 모르는 듯했다.
슈타지라고...?
묻고 싶은 것이 산더미인 것은 알지만, 나중에 설명하지.
우리 모두 살아남는 게 우선이지만 말이지.
아무튼, 저 코발트-13한테서 응답이 올 때까지 군부대를 밖에 붙들어 둬야 한다는 거지?
그래, 화력타격을 위해 반드시 시간을 벌아야만 해.
그리고 그건 네가 할 일이지, 지휘관.
제기랄... 카리나, 현재 작전 가능한 인원이 얼마나 남았지?
으으... 겨우겨우 몇 제대 편성할 수 있는 수준이에요.
알겠어, 연결해주렴.
네...
지휘용 모니터에, 몇 남지 않은 인형들의 모습이 비쳤다. 본디 깔끔했던 얼굴들은 초연과 재로 새카맸다.
모두 말없이 서로 눈빛만을 교환하던 와중, 멀리서 적의 총포가 불을 뿜는 소리가 들렸다.
지휘관의 말은 필요 없었다. 다들 상황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었고, 평소처럼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휘관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 다음, 입을 열지 않고 그저 손으로 새로운 지시 사항과 이동 경로를 입력했다.
인형들도 마찬가지로, 아무 대꾸도 하지 않고 바로 지정 위치로 뛰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모니터엔 포성과 겨울의 바람소리만이 남게 되었다.
지휘용 태블릿을 내려놓고서야, 지휘관은 꽉 쥔 주먹이 저려오는 것을 눈치챘다.
......
시간은 벌어 주지.
모두를 실망시키지 마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