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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2.5 · 편극광

설담금 II

"히든카드를 꺼낼 때가 되었다."

-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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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분 전, 군부대 진지.

예고르

여기는 랜드. 헤마타이트, 상황을 보고하라.

장교

<color=#00CCFF>랜드, 여기는 헤마타이트. 쿼츠 잔여 병력과 합류하여 철혈공조 및 패러데우스 병력과 교전 중이다.</color>

<color=#00CCFF>저항이 거세 돌파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 이상.</color>

예고르

현 병력 손실 상황은 어떤가, 이상.

장교

<color=#00CCFF>아직 임무 속행 가능한 상태니 안심하라, 이상.</color>

예고르

알았다. 20초 후 다음 효력사를 실시하겠다. 곧 지르콘의 지원이 도착하니 진격 태세를 유지하라, 이상.

장교

<color=#00CCFF>수신 완료. 통신 종료.</color>

예고르는 통신을 끊었다.

부관

대위님, 헤마타이트의 상황이 심각해 보입니다. 인형은 물론 보병마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예고르

알고 있다. 준위, 녀석의 시동을 걸어라. 히든카드를 꺼낼 때다.

부관

예!

포격으로 구멍이 뚫린 격리벽.

넓지 않은 구멍 사이로, 기계의 잔해와 파편, 그리고 인간의 시신이 겹겹이 쌓여 갔다.

교전이 시작된 지 겨우 30분도 채 안 됐건만, 양측 모두 전력으로 맞붙고 있었다.

알케미스트

덤벼라, 인간 놈들아!

헌터

엎드리기나 해!

헌터

망할 놈들, 고작 대포 몇 개 있다고 자랑하기는. 하얀 놈들은 어떻게 됐지?

알케미스트

방금 포격에 맞고 전멸한 모양이야.

헌터

쳇... 다른 예비 병력은?

알케미스트

스케어크로우와 엑스큐셔너가 방금 철수했으니, 우리 둘의 휘하 병력이 전부다. 애당초 주위를 둘러봐, 우리 말고 다른 녀석이 코빼기라도 보여?

헌터

그럼 난 여기서 너와 함께 죽는군... 영 마음에 안 드는데.

알케미스트

그런 시답잖은 말 할 여유 있으......

헌터

...뭐? 왜 말을 하다 말아?

알케미스트

네가 대포 자랑하냐는 말 때문인지 탱크까지 자랑하러 왔다.

헌터

정말 끝이 없군. 인간은 전사한 동료들을 애도한다 하지 않았던가?

알케미스트

몰려드는 꼴이 딱 벌레 떼 같은 걸 보아하니, 신을 안 믿는 것 같은데?

두 철혈 보스 인형은 서로 티격태격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무기를 높이 들었다.

헌터

철혈공조, 돌격!

한편, 그리폰의 임시 진지.

지휘관

현재 상황은?

카리나

철혈의 잔존 병력이 군과의 교전을 계속 중이지만, 패러데우스는 거의 전멸했어요.

지휘관

우리 쪽 작업 진도는 어떻지?

카리나

시가지 폭탄 설치 작업은 거의 다 완료됐습니다. 그런데, 철혈을 지원하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지금 군의 기갑 병력까지 접근한 것으로 관측돼요.

지휘관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어.

현재 우리의 잔여 병력으론 방어선 하나조차 제대로 구축할 수가 없어. 시가지에서 게릴라 작전으로라도 어떻게든 상대의 전력을 소모시켜야 해.

카리나

알겠습니다.

지휘관

군의 동향도 계속 주시해. 놈들도 그걸 모르진 않을 테니, 분명 무슨 조치를 취하려 들 거야.

잠시 후, 무너진 격리벽.

군의 기갑 부대와 지원 포격에, 철혈은 전멸 직전까지 몰렸다.

알케미스트

헌터, 네 부대 이제 몇 명 남았어?

헌터

네가 세고 있지 않았나?

알케미스트

내가 지휘하지 않는 녀석들을 왜 세? 머리까지 망가졌어?

헌터

촉 한번 예리하군. 그걸로 저 인간들이나 저격하지 그러나?

알케미스트

그거 좋겠네. 실수로 네 머리까지 날려버릴 수도 있지만 말이야.

헌터

흥, 허세는...

그나저나, 이딴 쓰레기장에 파묻히게 되다니... 최악이야, 이런 기억은 지워버리고 싶어.

알케미스트

그렇게 싫으면 저놈들한테 사정이라도―― 잠깐, 너희들 왜 돌아왔어?! 철수해서 에이전트와 합류하라 했잖아!

알케미스트의 말에 헌터가 뒤를 돌아보니, 이젠 그림자만 봐도 누군지 아는 두 인형들이 있었다.

스케어크로우

이렇게 재미있는 일에, 내가 빠질 수야 없지.

엑스큐셔너

역시 신세 지는 건 싫어서 말이지, 바로 갚으러 왔다.

헌터

이 멍청이들! 뭐가 좋다고 이딴 곳으로 죽으러 돌아온 거냐!

엑스큐셔너

이대로 돌아가 봤자, 에이전트한테 잔소리를 들을 게 뻔하잖아. 그런 건 나 대신 네가 실컷 들으라고.

스케어크로우

그리고, 무엇보다 이대로 도망치는 게 더 기분 나빠서.

헌터

지금 그딴 농담할――

알케미스트

그만 그만. 저 인간들은 마냥 구경만 할 생각이 없어 보여. 기왕 이렇게 다 죽게 된 거, 함께 싸우다 죽는 편이 더 좋지 않겠어?

헌터

그러기 전에 내가 속 터져 죽겠다!

뭐, 좋아! 철혈공――

헌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폭발이 그들의 함성을 끊었다.

하지만 철혈 부대에서가 아니라, 다른 쪽이었다.

군부대의 한가운데에서, 거대한 폭발이 잇따라 일어났다.

디스트로이어

꺄하하하하하하! 죽어라 죽어――!!

전선의 남쪽 언덕 위에서, 왜소한 몸집의 인형이 나타나 유탄을 퍼부으며 군을 공격했다.

드리머

내 지원 사격이 그리웠지, 한심한 선배님들?

엑스큐셔너

하! 역시 꼬맹이들도 무사했구만!

드리머

계속 수다 떠는 건 내 알 바 아니지만...

그러다 허무하게 죽는 꼴을 모조리 녹화해서 다음 너희들한테 보여 줄 거니까 알아서 해.

대규모 철혈 부대가 언덕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포위망에서 벗어났던 인형들이었다.

그들 중 몸이 멀쩡한 인형은 한 명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전장으로 돌아왔다.

이 갑작스러운 측면 공격에 군의 진격이 주춤했고, 그 틈을 타 만신창이가 된 보스 인형들도 호송되었다.

헌터

고맙다, 이걸로 모두 철수할 수 있어.

드리머

어머, 나한테 감사해도 괜찮겠어? 나한테 신세지는 게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금방 알게 될 텐데~

야 바보! 이제 철수한다! 에이전트가 준 장난감도 이게 끝이야!

디스트로이어

엥? 뭐야, 지금부터 반격하는 줄 알았더니? 그리고 누구더러 바보라는 거야!

드리머

바보에서 고철로 진화하고 싶으면 안 말릴게.

디스트로이어

치이... 어, 저거 뭐야?

디스트로이어가 군부대 너머 뒤쪽에서 일어나는 모래 먼지를 가리켰다.

드리머

뭐긴, 또 이상한 무쇠딱지겠...

아니, 잠깐만... 저건 진짜 재밌어 보이네...?

군부대 최전선.

기갑부대 장교

여기는 지르콘. 포격 목표 수정 바란다. 좌측에 대규모 철혈 부대가 나타났다. 반복한다, 포격 목표 수정 바란다, 이상.

???

<color=#00CCFF>수신 완료. 포격을 잠시 중단하고 현 위치에서 대기하라. 13번 진격로 상의 유닛은 양측으로 나뉘어 길을 내고, 나를 따라 격리벽을 돌파한다, 이상.</color>

기갑부대 장교

여기는 지르콘-1. 귀측의 신원 확인 바란다, 이상.

예고르

<color=#00CCFF>지르콘, 여기는 랜드. 현재 엠버 4기를 지휘 중이다, 이상.</color>

기갑부대 장교

수신 완료!

거대한 기갑 유닛 4대가, 그 몸집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속도로 군부대 사이를 가로질렀다.

그리고 순식간에 최전방에 도착했고, 철혈이 발밑으로 투척한 유탄의 폭발에도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예고르

이대로 통과하기엔 격리벽의 구멍이 너무 좁다. 일제사격으로 폭파한다.

부관

엠버, 사격 개시!

콰아앙!!

이온 빔의 집중포화를 맞은 격리벽이 완전히 무너져내렸다.

예고르

잘했다 동지들. 전 병력, 돌격하라! 목표는 잠수함 기지의 메인 승강기다!

몇 분 전, 그리폰 임시 진지.

카리나

지휘관님! AR팀이 합류했습니다!

지휘관

무사했구나. M4, 내 말 들리나?

M4A1

<color=#00CCFF>수신 감도 양호. 죄송합니다, 지휘관님... 군이 해안선의 포탑을 발사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color>

지휘관

넌 충분히 최선을 다했어. 현재 상황은?

M4A1

<color=#00CCFF>약간의 부상을 입었지만, 전원 작전 속행 가능합니다. 댄들라이도 저희와 합류했습니다.</color>

지휘관

다행이다.

현재 위치는? 기지 내부로 진입했나?

지금 2번 입구도 폭파하려 하니, 아직 못 들어왔다면 서둘러.

M4A1

<color=#00CCFF>이미 기지 내부로 진입해 폭파 작업 임무를 수행 중인 제대와 동행 중입니다. 작업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마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color>

지휘관

정말 좋은 소식이야. 군에 관한 다른 정보는 없어?

M4A1

<color=#00CCFF>인근의 철혈과 패러데우스 유닛을 군부대와 맞붙게 만들었으니,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 수 있을 겁니다.</color>

지휘관

잠깐, 놈들이 왜 움직였나 했더니 너희가 한 거였어?

M4A1

<color=#00CCFF>설명하기 복잡하지만, 댄들라이가 그들의 일부를 지배해 군의 진격을 지연시켰습니다. 어쩌면 군이 진입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color>

지휘관

정말 그렇게 된다면 좋겠지만... 일단 작업을 서둘러.

M4A1

<color=#00CCFF>알겠습니다. 통신 종료.</color>

카리나

지휘관님... 정말로 괜찮을까요? 두 입구를 전부 파괴하면 저희까지 안에 갇히게 되는데...

지휘관

하벨 씨가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길 바라야지...

원거리 통신 설비가 열차와 함께 박살 나 버려서, 이제 와서 뭘 물어보고 싶어도 못 하니... 이렇게 제 무덤 파는 짓이라도 별 수 없이 해야 해.

카리나

아 참, 방금 K 씨가 깨어났어요! 그분한테 방법이 있을지도 몰라요!

지휘관

뭐? 언제?

카리나

지휘관님이 폭파 작업을 지시하실 때요. 그땐 방해하면 안 될 것 같아서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지휘관

그 인간이 이제야... 마침 숨 돌릴 시간도 생겼으니 잠깐 얼굴이나 보자고.

K

여긴 어디지?

지휘관

잠수함 기지 내부다. 군에게 포위당해서, 지금 입구를 폭파해 놈들의 진격을 지연시키려는 중이다.

K

안젤리아는?

지휘관

아직 연락이 닿질 않아. 그녀를 찾으러 소대 하나를 보내긴 했다만...

K

칫... 쓸모없는 녀석...

지휘관

따로 할 말 없다면, 난 위치로 돌아가겠다.

K

지휘관, 내게 질문이 있을 텐데?

지휘관

내 경험상, 뭘 물어봐도 대답해 주지 않을 거지?

마찬가지로, 전처럼 뭐가 됐든 지원을 제공해 주지도 못하겠지?

K

......

지휘관

그러니 괜히 실랑이나 벌이면서 쓸데없이 시간 낭비하지 말자고.

K

우리에게 도움이 될 화력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지휘관

정말로?

그 높으신 양반들이 우리에게 화력 지원을? 차라리 예고르가 우리와 화해하고 말지.

K

그런 헛소리로 날 조롱하지 말아 줬으면 하는군.

확실히 그 작자들에게 우린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이 우리 손에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휘관

그게 뭐지?

K

우선 안젤리아가 임무를 달성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지휘관

안젤리아의 임무?

K

시치미 떼지 마라. 비록 극비 사항인 인물이지만, 그자의 이름을 너도 들어봤겠지?

지휘관

"윌리엄" 말인가?

K

칫, 역시 알고 있었군.

우린 그놈이 이 기지에서 진행한 연구 자료를 모아, 놈을 찾아낼 단서를 단서를 수색 중이었다.

지금 우리 손에 그 정보가 들어온다면, 밖에서 불구경이나 하고 있는 녀석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어.

그들이 손가락을 살짝 튕기는 것만으로, 우리 모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카리나

지휘관님! 상황 발생!

지휘관

무슨 일이야?

카리나

AR팀의 긴급 보고입니다!

군의 처음 보는 기갑 유닛이 2번 입구로 돌격해 저희 제대를 무시하고 바로 기지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도저히 막을 수가 없어요! 지금 화상 정보 전송받았습니다!

태블릿 화면에 나타난 것은, 군의 최전방에서 다른 병력을 멀리 따돌리면서 전속력으로 돌진하는 거대한 기갑 유닛이었다.

지휘관

아니, 저건 또 뭐야?!

K

강화형 돌격병 기갑 유닛, 아레스다. 저 군부대의 지휘관이 직접 나선 모양이군.

지휘관

군에 저런 병기까지 있었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데!?

카리나

후속 기갑 부대도 진격합니다! 어떡하죠?!

지휘관

당장 입구 폭파해!

카리나

아직 폭탄 설치가 완료되지 않았어요!

지휘관

상관없으니까 당장 터뜨려!

펑! 퍼엉!

연달아 일어나는 폭발에 천장에서 먼지가 떨어져 내렸다.

카리나

이걸로 됐을까요...?

지휘관

설마 저런 걸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AR팀에게 연결해!

카리나

아, 알겠습니다!

M4A1

<color=#00CCFF>지휘관님, 들리십니까?</color>

지휘관

입구 상황은 어떻지?

M4A1

<color=#00CCFF>폭탄을 절반밖에 설치하지 못해, 입구를 완전히 봉쇄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color>

지휘관

입구는 됐으니 당장 리벨리온과 함께 기지 안으로 진입한 기갑 유닛을 쫓아! 댄들라이도 데려가고!

M4A1

<color=#00CCFF>네? 하지만 그럼 입구의 수비가...</color>

지휘관

입구는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어서 가! 그 기갑 유닛들을 반드시 막아야 해!

M4A1

<color=#00CCFF>알겠습니다, 즉시 움직이겠습니다.</color>

AR팀과의 통신을 종료하기가 무섭게, 다른 통신이 들어왔다.

안젤리아

<color=#00CCFF>아직 살아있지, 지휘관?</color>

카리나

아... 안젤리아 씨!

안젤리아

<color=#00CCFF>그리폰이 전멸하진 않았구나. 다행이다.</color>

<color=#00CCFF>우리와 합류한 404가 봉쇄를 해제했으니, 우리도 지금부터 작전에 참가하겠어.</color>

<color=#00CCFF>방금 폭발이 꽤 크던데, 지금 상황은 어때?</color>

지휘관

입구에서 군부대를 저지 중이었는데, 예고르와 그의 친위대로 보이는 웬 기갑 유닛 한 부대가 기지 내부로 진입했습니다. AR팀이 저지에 나섰으니, 그쪽의 협력을 부탁합니다.

이쪽은 입구를 완전히 틀어막는 데 실패해서, 후속 병력과 싸우게 될 겁니다.

안젤리아

<color=#00CCFF>K는 살아있고?</color>

K

난 멀쩡하다.

안젤리아

<color=#00CCFF>그럼 네가 가진 수단으로 우릴 살려내 봐. 그 멋으로 차고 다니던 명찰을 이런 때 아니면 또 언제 쓰겠어?</color>

K

실험실 상황은?

안젤리아

<color=#00CCFF>살아있는 샘플을 포함해서, 너희가 원하는 물건을 전부 수집했다. 기필코 안전하게 회수할 테니 걱정 마셔.</color>

K

...그럼 나도 손을 써 보지.

안젤리아

<color=#00CCFF>지휘관, AR팀의 지휘 권한을 내게 인계해 줘. 예고르 그 자식은 내가 확실하게 해치우겠어.</color>

지휘관

부탁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십시오.

안젤리아

<color=#00CCFF>노력하지. 통신 종료.</col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