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떠날 때Ⅰ
"돌아가는 길은 또 하나의 여정의 시작이다."
진실은 항상 짙디짙은 안개 속에 숨겨져 있다.
하지만, 그 안개 속을 헤매다 맞닥뜨리는 것이 흉측한 괴물일지, 끝없는 낭떠러지일지, 가련한 소녀가 남긴 실마리일지는...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진실을 찾아 나선 자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괴물을 쓰러뜨리고, 낭떠러지를 뛰어넘어, 소녀가 남긴 실마리를 따라 나아가, 진실을 밝혀내기 전까진...
......
팔디스키 잠수함 기지에서의 작전으로부터 1주 후, 그리폰 S09 관할구역 작전기지.
다녀왔습니다――!!!
썰렁한 대문 앞에서 카리나가 만세를 하며 외쳤지만, 당연히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녀는 양팔을 천천히 내리곤, 고개를 돌려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외쳤다.
다녀오셨어요 지휘관님!!!
그 난리에서 돌아온 지 벌써 일주일은 지났잖아, 너무 호들갑 떠는 거 아니야?
헤헤, 좋은 걸 어떡해요!
작전 끝내고 돌아왔던 데는 하벨 씨가 잠시 빌려주신 기지였잖아요? 거긴 그냥 임시 거처였다고요.
하지만 오늘! 드디어! 우리의 원래 기지로 돌아왔는데, 어떻게 흥분 안 할 수가 있겠어요!
그런가?
난 거기가 좀 더 지내기 편하다 싶었는데.
에~이... 하여간 지휘관님은 감수성도 없으시다니까요.
어휴 진짜, 피곤해 죽는 줄 알았어요. 죽다 살아나서 겨우 돌아왔더니만, 웬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우르르 몰려와서는 아주 시시콜콜 다 캐묻고 말이에요.
우리 인형들한텐 별 흥미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니까요.
덕분에 그 사이에 섞인 "불순분자"들이 들키지 않았지.
정말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그래도, 그 애들 인형 흉내 정말 잘하던데요?
나름대로 즐기는 것 같더라.
방 배정은 끝났지?
제가 직접 했는데 당연하죠! 다들 아직도 방에서 쉬고 있어요.
그런데... 로비에 아무도 안 보이니 왠지 쓸쓸한 기분이 드네요...
금방 또 시끌벅적해질 텐데 뭘. 우선 인형 수백 명 분량의 백업부터 처리해야지.
끄응... 지휘관님도 도와주실 거죠...?
그건 걱정 마렴.
로비 반대편에서 그 익숙한 모습이 나타나, 두 사람에게 다가오며 말을 이었다.
인형, 나아가 그리폰의 전력 회복이 달린 일이니, 이 기지로 후방 근무 인원을 추가 배정해 지원할 테니까.
앗! 헬리안 씨! 헬리안 씨도 돌아오셨군요!
그래, 너도 무사히 돌아왔구나.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그 양복 입은 사람들이랑 가 버려서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날 걱정해 주기보단, 아직 한가한 이참에 인형 운용의 전술교리를 다시 짜보는 게 어떨까?
여태까지 계속 싸웠으니, 보고서로 작성할 만한 기록도 잔뜩 있겠지?
으윽... 벌써 거기까지 생각하셨나요...
전술인형의 전투 기록은 그리폰의 소중한 자산이니까. 특히, 그토록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경험한 인형은 더더욱.
하지만... 그래, 당장 시작할 필요는 없겠지.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으니, 푹 쉴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어... 그럼... 휴, 휴가 주시는 거예요?
정말요? 정말 괜찮아요?
큰일이 하나 일단락났는데, 계속 긴장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
그리고 모두 휴가를 즐길 자격이 충분해. 그동안 고생 많았어.
와아아아아!!!
지휘관님 지휘관님! 휴가 가서 뭐 하고 놀까요?!
어... 쇼핑 가서 새 옷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또 뭐 신기한 거 있나 아이쇼핑도 하고...
지휘관의 심부름 값을 아껴서 좋아하는 간식을 더 사 먹을 셈은 아니겠지?
아이잉~ 헬리안 씨도 차암~
지휘관님도, 제가 사~알짝 돈 좀 떼먹어도 신경 안 쓰시죠?
어... 그건 역시 좀...
아주 조금만! 아주 조금이면 괜찮죠?
아, 주, 조, 금, 만!
하아...... 그래, 괜찮지... 괜찮겠지...?
에헤헤, 지휘관님 최고!
돈도 최고지만, 지휘관님이 더 최고예요!
카리나, 그동안 지휘관과 얼마나 친해졌는진 몰라도 괴롭히는 건 적당히 하렴.
그리고 돈 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지휘관, 앞으로는 군수 물자 확보에 대한 부담이 꽤 줄어들 겁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많은 일로 인해 그리폰의 물자 공급 관계가 완전히 변했기에, 새로운 규정이 적용됐습니다.
네? 그럼 예전의 공급처는 이제 못 쓰나요?
당분간은 그쪽과 연락할 필요가 없어졌어, 다른 사람이 해결해 줬거든.
그러니 이제 물자 문제는 고민하지 않아도 돼.
다른 사람이...? 그럼 이제 물자 보급에 돈 안 써도 된단 거예요?
너는 참 이상한 데에서 눈치가 빠르다니까...
카리나의 말대로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그들의 사정이 있는지라, 물자가 도착하기까진 며칠 정도 더 기다려야 할 겁니다.
해결해 줬다는 사람, 혹시 하벨 씨입니까?
그렇습니다. 이 기지의 향후 운영 자금은 모두 IOP가 지정한 펀드에서 지출되니, 당분간은 재정으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하... 역시 하벨 씨가 도와주신 거군요. 뭐, 그만큼 우리한테 목숨을 걸게 했지만요...
위기에 처한 그리폰을 도와주신 분인데, 감사해야지.
제공해준 물자의 품질이 쬐끔 더 나았다면 진심으로 감사했을 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헬리안 씨는 여태까지 어디 계셨어요?
잠수함 기지에서 죽다 살아 나왔더니 갑자기 헬기에서 나오시길래 얼마나 깜짝 놀랐다고요.
크루거 님을 돕느라 여념이 없었거든.
가장 힘들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아아아뇨, 괜찮아요! 크루거 씨도 중요하죠! 사장님이신데!
아, 그럼 크루거 씨는... 이제 무사하세요?
너희가 임무를 완수한 덕분에, 크루거 님도 곤경에서 벗어나셨단다.
와아, 다행이다!
어...? 그럼 설마...?
그래, 지금 이곳으로 오는 중이시지.
지휘관, 이런 때에까지 일을 시켜서 정말 미안합니다만, 수송기 착륙장 주변의 안전을 확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 끝난 차에 또 차질이 빚어지는 건 아무도 원치 않을 테니까요.
네,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럼 저는 마중 준비를 할 테니, 그때까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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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항상 짙디짙은 안개 속에 숨겨져 있다.
하지만, 그 안개 속을 헤매다 맞닥뜨리는 것이 흉측한 괴물일지, 끝없는 낭떠러지일지, 가련한 소녀가 남긴 실마리일지는...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아무도 모른다.
그럼에도 진실을 찾아 나선 자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괴물을 쓰러뜨리고, 낭떠러지를 뛰어넘어, 소녀가 남긴 실마리를 따라 나아가, 진실을 밝혀내기 전까진...
......
팔디스키 잠수함 기지에서의 작전으로부터 1주 후, 그리폰 S09 관할구역 작전기지.
다녀왔습니다――!!!
썰렁한 대문 앞에서 카리나가 만세를 하며 외쳤지만, 당연히 아무도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녀는 양팔을 천천히 내리곤, 고개를 돌려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외쳤다.
다녀오셨어요 지휘관님!!!
그 난리에서 돌아온 지 벌써 일주일은 지났잖아, 너무 호들갑 떠는 거 아니야?
헤헤, 좋은 걸 어떡해요!
작전 끝내고 돌아왔던 데는 하벨 씨가 잠시 빌려주신 기지였잖아요? 거긴 그냥 임시 거처였다고요.
하지만 오늘! 드디어! 우리의 원래 기지로 돌아왔는데, 어떻게 흥분 안 할 수가 있겠어요!
그런가?
난 거기가 좀 더 지내기 편하다 싶었는데.
에~이... 하여간 지휘관님은 감수성도 없으시다니까요.
어휴 진짜, 피곤해 죽는 줄 알았어요. 죽다 살아나서 겨우 돌아왔더니만, 웬 양복 입은 아저씨들이 우르르 몰려와서는 아주 시시콜콜 다 캐묻고 말이에요.
우리 인형들한텐 별 흥미 없어서 천만다행이었다니까요.
덕분에 그 사이에 섞인 "불순분자"들이 들키지 않았지.
정말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그래도, 그 애들 인형 흉내 정말 잘하던데요?
나름대로 즐기는 것 같더라.
방 배정은 끝났지?
제가 직접 했는데 당연하죠! 다들 아직도 방에서 쉬고 있어요.
그런데... 로비에 아무도 안 보이니 왠지 쓸쓸한 기분이 드네요...
금방 또 시끌벅적해질 텐데 뭘. 우선 인형 수백 명 분량의 백업부터 처리해야지.
끄응... 지휘관님도 도와주실 거죠...?
그건 걱정 마렴.
로비 반대편에서 그 익숙한 모습이 나타나, 두 사람에게 다가오며 말을 이었다.
인형, 나아가 그리폰의 전력 회복이 달린 일이니, 이 기지로 후방 근무 인원을 추가 배정해 지원할 테니까.
앗! 헬리안 씨! 헬리안 씨도 돌아오셨군요!
그래, 너도 무사히 돌아왔구나.
헬기에서 내리자마자 그 양복 입은 사람들이랑 가 버려서 얼마나 걱정했는데요...
날 걱정해 주기보단, 아직 한가한 이참에 인형 운용의 전술교리를 다시 짜보는 게 어떨까?
여태까지 계속 싸웠으니, 보고서로 작성할 만한 기록도 잔뜩 있겠지?
으윽... 벌써 거기까지 생각하셨나요...
전술인형의 전투 기록은 그리폰의 소중한 자산이니까. 특히, 그토록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경험한 인형은 더더욱.
하지만... 그래, 당장 시작할 필요는 없겠지.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으니, 푹 쉴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어... 그럼... 휴, 휴가 주시는 거예요?
정말요? 정말 괜찮아요?
큰일이 하나 일단락났는데, 계속 긴장하고 있을 필요는 없지.
그리고 모두 휴가를 즐길 자격이 충분해. 그동안 고생 많았어.
와아아아아!!!
지휘관님 지휘관님! 휴가 가서 뭐 하고 놀까요?!
어... 쇼핑 가서 새 옷도 사고,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또 뭐 신기한 거 있나 아이쇼핑도 하고...
지휘관의 심부름 값을 아껴서 좋아하는 간식을 더 사 먹을 셈은 아니겠지?
아이잉~ 헬리안 씨도 차암~
지휘관님도, 제가 사~알짝 돈 좀 떼먹어도 신경 안 쓰시죠?
어... 그건 역시 좀...
아주 조금만! 아주 조금이면 괜찮죠?
아, 주, 조, 금, 만!
하아...... 그래, 괜찮지... 괜찮겠지...?
에헤헤, 지휘관님 최고!
돈도 최고지만, 지휘관님이 더 최고예요!
카리나, 그동안 지휘관과 얼마나 친해졌는진 몰라도 괴롭히는 건 적당히 하렴.
그리고 돈 얘기가 나와서 말입니다만, 지휘관, 앞으로는 군수 물자 확보에 대한 부담이 꽤 줄어들 겁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많은 일로 인해 그리폰의 물자 공급 관계가 완전히 변했기에, 새로운 규정이 적용됐습니다.
네? 그럼 예전의 공급처는 이제 못 쓰나요?
당분간은 그쪽과 연락할 필요가 없어졌어, 다른 사람이 해결해 줬거든.
그러니 이제 물자 문제는 고민하지 않아도 돼.
다른 사람이...? 그럼 이제 물자 보급에 돈 안 써도 된단 거예요?
너는 참 이상한 데에서 눈치가 빠르다니까...
카리나의 말대로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그들의 사정이 있는지라, 물자가 도착하기까진 며칠 정도 더 기다려야 할 겁니다.
해결해 줬다는 사람, 혹시 하벨 씨입니까?
그렇습니다. 이 기지의 향후 운영 자금은 모두 IOP가 지정한 펀드에서 지출되니, 당분간은 재정으로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하... 역시 하벨 씨가 도와주신 거군요. 뭐, 그만큼 우리한테 목숨을 걸게 했지만요...
위기에 처한 그리폰을 도와주신 분인데, 감사해야지.
제공해준 물자의 품질이 쬐끔 더 나았다면 진심으로 감사했을 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헬리안 씨는 여태까지 어디 계셨어요?
잠수함 기지에서 죽다 살아 나왔더니 갑자기 헬기에서 나오시길래 얼마나 깜짝 놀랐다고요.
크루거 님을 돕느라 여념이 없었거든.
가장 힘들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아아아뇨, 괜찮아요! 크루거 씨도 중요하죠! 사장님이신데!
아, 그럼 크루거 씨는... 이제 무사하세요?
너희가 임무를 완수한 덕분에, 크루거 님도 곤경에서 벗어나셨단다.
와아, 다행이다!
어...? 그럼 설마...?
그래, 지금 이곳으로 오는 중이시지.
지휘관, 이런 때에까지 일을 시켜서 정말 미안합니다만, 수송기 착륙장 주변의 안전을 확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 끝난 차에 또 차질이 빚어지는 건 아무도 원치 않을 테니까요.
네,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럼 저는 마중 준비를 할 테니, 그때까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