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엮여 Ⅰ
"같은 함정을 두 번 밟는 사람은 없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전장에서, 인형들은 달리면서 뒤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 집중 사격 끝에, 쫓아오던 하얀 기갑이 마침내 쓰러졌다.
해냈다... 로델렐로 격파예요!
피해요!
굉음과 함께 류가 균형을 잃고 눈밭에 넘어졌고, 동시에 엄청난 고통이 그녀의 등을 덮쳤다.
"자신 뒤에는 AUG Para밖에 없는데, 그녀가 이런 실수를 저지를 리가..."
류가 망연히 고개를 돌리니, AUG Para도 똑같이 눈밭에 엎어져 있었다.
단지, 그녀의 소체가 유탄의 폭발에 갈기갈기 찢겨 나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
저를 엄호하느라... 이, 이런 상황엔...
VHS 씨, 도펠죌트너예요!
봤어, 화력소대도 준비 완료다!
나랑 M200이 해치울 테니까 넌 원거리에서 엄호 사격해!
네!
멀리서 쏟아진 지원 화력에, 끈질기게 달려들던 하얀 기갑이 폭발했다.
하지만 곧바로, 인형들의 몸이 굳어 제자리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M200...!
몸이 안 움직여요... 이 상황은... 전자 침투... 그녀가...
M200은 총을 떨어뜨리고,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고꾸라졌다.
VHS와 류가 뻣뻣하게나마 앞을 확인하니, 초연 속의 가녀린 그림자가 그들에게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아아, 그대 속박된 인형들이여. 고통의 피난처여, 휘몰아치는 폭풍 속 사공 없는 배여..."
머큐로스...!
VHS는 간신히 팔을 움직여 제어콘솔을 더듬었다.
잠시 후, 차단문이 바닥을 긁으며 묵직한 소리와 함께 그 형체를 집어삼켰다.
교란이 약해졌어요! 다행이다, 그럼 다음...은...?
어라... 왜 차단문이 다시 열리죠...?!
비웃음이 절로 나오는구나. 사람은 같은 함정에 두 번 걸리지 아니하고, 이 문을 조작하는 것도 쉬운 일이지.
"보라, 이 종족의 역사가 평화롭고 착한 것이었든 악행과 부덕으로 가득한 것이었든, 파국적인 종말을 맞는 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도다."
머큐로스는 과장스럽게 양팔을 벌리고 하늘을 향해 번쩍 들었다.
그러자 인형들은 형용할 수 없는 소음에 압도되어, 마인드맵이 과부하되어 완전히 마비되고 말았다.
인형 4명 소실, 인형 1명 행동 불가.
제5차 모의전 - 실패. "보통" 난이도, 경과 시간 5분, 이동 거리 1km. 시스템 평가 등급 - C.
곧 모의전이 재개됩니다. 인형 4명의 좌표를 초기화 중...
제6차 모의전 개시.
뭐야, 끝났어? 나 한 발자국도 못 움직였는데...
...일시 정지. 작전 검토하자.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로그아웃.
퍼즐 소대의 인형들은 시뮬레이션 접속을 해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한데 모였다.
방금 작전에선 적 엘리트 유닛 "머큐로스"와 조우했어.
녀석은 전자 침투 능력이 막강한 데다, 단일 목표를 구속해 행동을 마비시키는 능력도 지녔어.
그 문제는 요정으로 유도하거나, 미끼가 될 대원을 한 명 정하고 나머지가 공격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요?
어... 그러면 미끼가 된 분은... 아, 아뇨 아뇨, 여러분의 의견을 따를게요.
거기까지 본 나는 눈을 돌려, 여태껏 제어콘솔에 연결하고 있던 댄들라이를 바라봤다.
아직도 진전이 없어?
아니요, 객관적으로는 많이 발전했습니다.
첫 시도는 기록조차 못 남길 정도로 짧았지만, 이번엔 약 5분 분량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전력 부족을 감안해서 SL8을 투입시켰는데, 왜 아직도 이렇지?
모의전으로 확인한 퍼즐 소대의 포지션 분담은 VHS가 대장, AUG Para가 선봉, 류는 지정사수, M200은 원거리 저격수입니다.
임시 편입된 SL8의 경우 모든 방면에서의 능력이 적당하지만, VHS는 그녀를 활용할 생각이 없는 듯 계속 인질 역할로... 속칭, "버려두고" 있습니다.
......
내가 다시 고개를 돌린 때마침 퍼즐 소대가 작전 검토를 끝마쳤다.
SL8는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지만, VHS는 그런 그녀를 깔끔하게 무시했다.
다른 세 인형들은 SL8에게 미안해하는 것이 전부였다.
아무래도 의견 통합이 잘 안 되나 보구나.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휘관님, 솔직히 말해, 저는 이번 훈련 계획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전술인형들이 대 패러데우스전에 적응하기를 바라시는 거라면 이미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퍼즐 소대는 명확히 불합격이니 이후의 작전에서 제외하면 그만입니다.
네 의견도 이해해, 모든 인형이 훈련을 통해 패러데우스에 대항할 실력을 갖추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야.
차라리 거기에 소모되는 자원을 더 우수한 인형에게 투자하는 편이 현명하겠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안젤리아 씨가 브레멘에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패러데우스의 활동이 예상보다 더 빈번해지고 있어.
언젠가는 놈들과 정면으로 맞붙는 날이 오겠지. 그러니, 기지 내의 모든 인형들이 최소한 사전에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
저번처럼 처참한 상황은 두 번 다신 없어야 해.
지휘관님다우신 대답이군요.
그리고... 이건 카리나가 만든 계획이기도 하니까.
그 애가 없을 때 업무를 잘 처리하기로 약속했어.
카리나를 떠올리니, 나는 할 말을 잃었다.
패러데우스, 카리나의 상태, 그리고 혼란한 국면이 먹구름처럼 내 마음을 뒤덮었다.
또 금세 실패하고 다시 로그아웃한 퍼즐 소대를 보며, 나는 그리폰의 무력 수준도 조용히 내 현재 관심사에 추가했다.
모의작전 실패.
저렇습니다만, 정말 계속하시겠습니까?
물론이지... 다만, 확실히 이대로는 안 되겠어. 어떻게든 속도를 올려야 해.
그말인즉...?
내가 몇 마디 해 줘야지.
퍼즐 소대, 내 말 들려?
안녕 지휘관, 아주 잘 들려.
좋아, 그럼 이번엔 내가 지휘하겠다.
...라저.
퍼즐 소대, 지휘관의 명령을 대기. 지휘관, 지시를 부탁해!
......
어... 저기, 나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해? VHS~? 너네 아직도 살아있어~? 정 힘들면 여기 내가 좀 도와 줄――
시끄러, 전장에서 인질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아니 그러니까... 어, 야, 잠깐! 통신 끊지 말라고!
......
저기요—— 거기 누구 없나요—— 패러데우스 분들—— 혹시 채팅 기능은 없나요—— 이러다 내 큐브 다 닳겠다——
전체 대사 보기 (55줄)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전장에서, 인형들은 달리면서 뒤를 향해 총을 쏘았다.
그 집중 사격 끝에, 쫓아오던 하얀 기갑이 마침내 쓰러졌다.
해냈다... 로델렐로 격파예요!
피해요!
굉음과 함께 류가 균형을 잃고 눈밭에 넘어졌고, 동시에 엄청난 고통이 그녀의 등을 덮쳤다.
"자신 뒤에는 AUG Para밖에 없는데, 그녀가 이런 실수를 저지를 리가..."
류가 망연히 고개를 돌리니, AUG Para도 똑같이 눈밭에 엎어져 있었다.
단지, 그녀의 소체가 유탄의 폭발에 갈기갈기 찢겨 나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
저를 엄호하느라... 이, 이런 상황엔...
VHS 씨, 도펠죌트너예요!
봤어, 화력소대도 준비 완료다!
나랑 M200이 해치울 테니까 넌 원거리에서 엄호 사격해!
네!
멀리서 쏟아진 지원 화력에, 끈질기게 달려들던 하얀 기갑이 폭발했다.
하지만 곧바로, 인형들의 몸이 굳어 제자리서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M200...!
몸이 안 움직여요... 이 상황은... 전자 침투... 그녀가...
M200은 총을 떨어뜨리고, 실이 끊어진 꼭두각시처럼 고꾸라졌다.
VHS와 류가 뻣뻣하게나마 앞을 확인하니, 초연 속의 가녀린 그림자가 그들에게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아아, 그대 속박된 인형들이여. 고통의 피난처여, 휘몰아치는 폭풍 속 사공 없는 배여..."
머큐로스...!
VHS는 간신히 팔을 움직여 제어콘솔을 더듬었다.
잠시 후, 차단문이 바닥을 긁으며 묵직한 소리와 함께 그 형체를 집어삼켰다.
교란이 약해졌어요! 다행이다, 그럼 다음...은...?
어라... 왜 차단문이 다시 열리죠...?!
비웃음이 절로 나오는구나. 사람은 같은 함정에 두 번 걸리지 아니하고, 이 문을 조작하는 것도 쉬운 일이지.
"보라, 이 종족의 역사가 평화롭고 착한 것이었든 악행과 부덕으로 가득한 것이었든, 파국적인 종말을 맞는 데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도다."
머큐로스는 과장스럽게 양팔을 벌리고 하늘을 향해 번쩍 들었다.
그러자 인형들은 형용할 수 없는 소음에 압도되어, 마인드맵이 과부하되어 완전히 마비되고 말았다.
<color=#FFFF00>인형 4명 소실, 인형 1명 행동 불가.</color>
<color=#FFFF00>제5차 모의전 - 실패. "보통" 난이도, 경과 시간 5분, 이동 거리 1km. 시스템 평가 등급 - C.</color>
<color=#FFFF00>곧 모의전이 재개됩니다. 인형 4명의 좌표를 초기화 중...</color>
<color=#FFFF00>제6차 모의전 개시.</color>
뭐야, 끝났어? 나 한 발자국도 못 움직였는데...
...일시 정지. 작전 검토하자.
<color=#00CCFF>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로그아웃.</color>
퍼즐 소대의 인형들은 시뮬레이션 접속을 해제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한데 모였다.
방금 작전에선 적 엘리트 유닛 "머큐로스"와 조우했어.
녀석은 전자 침투 능력이 막강한 데다, 단일 목표를 구속해 행동을 마비시키는 능력도 지녔어.
그 문제는 요정으로 유도하거나, 미끼가 될 대원을 한 명 정하고 나머지가 공격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요?
어... 그러면 미끼가 된 분은... 아, 아뇨 아뇨, 여러분의 의견을 따를게요.
거기까지 본 나는 눈을 돌려, 여태껏 제어콘솔에 연결하고 있던 댄들라이를 바라봤다.
아직도 진전이 없어?
아니요, 객관적으로는 많이 발전했습니다.
첫 시도는 기록조차 못 남길 정도로 짧았지만, 이번엔 약 5분 분량의 기록이 나왔습니다.
전력 부족을 감안해서 SL8을 투입시켰는데, 왜 아직도 이렇지?
모의전으로 확인한 퍼즐 소대의 포지션 분담은 VHS가 대장, AUG Para가 선봉, 류는 지정사수, M200은 원거리 저격수입니다.
임시 편입된 SL8의 경우 모든 방면에서의 능력이 적당하지만, VHS는 그녀를 활용할 생각이 없는 듯 계속 인질 역할로... 속칭, "버려두고" 있습니다.
......
내가 다시 고개를 돌린 때마침 퍼즐 소대가 작전 검토를 끝마쳤다.
SL8는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지만, VHS는 그런 그녀를 깔끔하게 무시했다.
다른 세 인형들은 SL8에게 미안해하는 것이 전부였다.
아무래도 의견 통합이 잘 안 되나 보구나.
제가 보기에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지휘관님, 솔직히 말해, 저는 이번 훈련 계획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대부분의 전술인형들이 대 패러데우스전에 적응하기를 바라시는 거라면 이미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퍼즐 소대는 명확히 불합격이니 이후의 작전에서 제외하면 그만입니다.
네 의견도 이해해, 모든 인형이 훈련을 통해 패러데우스에 대항할 실력을 갖추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야.
차라리 거기에 소모되는 자원을 더 우수한 인형에게 투자하는 편이 현명하겠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안젤리아 씨가 브레멘에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패러데우스의 활동이 예상보다 더 빈번해지고 있어.
언젠가는 놈들과 정면으로 맞붙는 날이 오겠지. 그러니, 기지 내의 모든 인형들이 최소한 사전에 준비할 수 있기를 바라.
저번처럼 처참한 상황은 두 번 다신 없어야 해.
지휘관님다우신 대답이군요.
그리고... 이건 카리나가 만든 계획이기도 하니까.
그 애가 없을 때 업무를 잘 처리하기로 약속했어.
카리나를 떠올리니, 나는 할 말을 잃었다.
패러데우스, 카리나의 상태, 그리고 혼란한 국면이 먹구름처럼 내 마음을 뒤덮었다.
또 금세 실패하고 다시 로그아웃한 퍼즐 소대를 보며, 나는 그리폰의 무력 수준도 조용히 내 현재 관심사에 추가했다.
<color=#FFFF00>모의작전 실패.</color>
저렇습니다만, 정말 계속하시겠습니까?
물론이지... 다만, 확실히 이대로는 안 되겠어. 어떻게든 속도를 올려야 해.
그말인즉...?
내가 몇 마디 해 줘야지.
퍼즐 소대, 내 말 들려?
<color=#00CCFF>안녕 지휘관, 아주 잘 들려.</color>
좋아, 그럼 이번엔 내가 지휘하겠다.
<color=#00CCFF>...라저.</color>
<color=#00CCFF>퍼즐 소대, 지휘관의 명령을 대기. 지휘관, 지시를 부탁해!</color>
......
어... 저기, 나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해? VHS~? 너네 아직도 살아있어~? 정 힘들면 여기 내가 좀 도와 줄――
시끄러, 전장에서 인질이 무슨 도움이 된다고.
아니 그러니까... 어, 야, 잠깐! 통신 끊지 말라고!
......
저기요—— 거기 누구 없나요—— 패러데우스 분들—— 혹시 채팅 기능은 없나요—— 이러다 내 큐브 다 닳겠다——